장마가 들 무렵의 한내 지하보도에서는 물비린내가 먼저 마중을 나왔다. 도로 밑으로 스물몇 계단을 내려가면 셔터 내린 구둣방과 열쇠 가게가 마주 보고 늘어선 좁은 복도가 나오는데, 콘크리트가 겨우내 머금었던 물을 도로 뱉어 내는 냄새와 곰팡내, 구석 어딘가에 오래 밴 지린내가 형광등 불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