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사 골방의 등잔이 두 번 꺼지는 동안 나는 붓을 들지 못했다. 주인에게 종이를 청한 것은 마지막으로 내 이름을 적어 두기 위해서였다. 김수동. 여든두 해를 그렇게 불렸으니 틀림없는 내 이름이겠지. 그런데 오늘 밤은 자꾸 그것이 남의 옷처럼 헐겁다. 홍수 이야기부터 해야겠다. 아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