둠 방탈출: 벽 속에는 누가 있나?
“911입니다. 무슨 일이시죠?” 거의 들리지 않는 목소리. “제발… 도와주세요.” “신고자분, 무슨 일이 있었나요?” “사라졌어요. 전부 사라졌어요.” “누가 사라졌나요?” “제 친구들이요. 모두… 벽이요! 벽이 친구들을 데려갔어요.” “지금 어디에 계시죠?” “둠 방탈출이요. 제가 어디 있는지 모르겠어요. 어두워요. 나갈 수가 없어요.” “전화 끊지 말고 저와 계속 통화하세요, 아셨죠?” “안 돼… 안 돼요, 제발… 빨리 와 주세요.” “신고자분?” “그것들이 여기 있어요.” “누가 있나요?” “괴물들이요.” “신고자분—” “벽 속에서 그것들 소리가 들려요.” 비명이 전화선을 찢고 터져 나온다. 그러고는 잡음. 통화가 끊긴다.
--------
제이크와 내가 가장 가까이 있는 순찰조라서 상황실이 우리를 보냈다. 살인 사건일 가능성. 정신 이상 증세일 가능성. 상황실에서 쓸 만한 정보를 얻기도 전에 신고자의 전화가 끊겼다. 나는 이런 신고가 싫다. 어떤 상황이 기다리고 있을지 전혀 알 수 없으니까. 술 취한 사람. 장난 전화. 험악해진 가정불화. 아니면 정말 끔찍한 일. 하지만 요즘 순찰은 지루했다. 늘 있는 빌어먹을 일들. 교통 단속, 소음 신고, 좀도둑. 그래서 한편으로는 이상하게 신이 난다. 제이크가 운전석에서 나를 흘끗 본다. “장난이라는 데 스무 달러 건다.” “아니야.” 내가 말한다. “방탈출 직원들이 코카인 빤 거지.” 우리는 낡고 허름한 창고처럼 생긴 건물의 주차장으로 들어선다. 입구 위에 빨간 네온 간판이 깜빡이고 있다. 둠 방탈출.
안에는 비좁고 어둑한 로비가 있다. 텅 빈 안내 데스크. 온통 새로 칠한 페인트 냄새가 진동한다. “경찰입니다.” 내가 소리친다. “누구 계십니까?” 대답이 없다. 제이크가 더 안쪽으로 들어선다. “경찰입니다!” 그가 더 크게 외친다. 침묵. 그때— 안내 데스크 옆 좁은 복도 저편 어딘가에서 문이 삐걱거리며 열린다. 제이크와 나는 눈빛을 주고받는다. 우리는 둘 다 본능적으로 권총을 뽑는다. 그러고는 복도로 향한다.
용기 있다면 들어오라 문 위에 빨간 물감이 흘러내리는 글씨로 그렇게 적혀 있다. “경찰입니다.” 내가 문을 밀어 열며 알린다. 제이크가 내 뒤를 따라 들어온다. 방은 어둡다. 천장의 빨간 조명이 깜빡인다. 귀신 들린 거실처럼 꾸며 놓았다. 벽에 붙여 놓은 더러운 소파. 잡음을 내며 지직거리는 낡은 TV. 곰팡이 얼룩이 지고 벽지가 길게 벗겨진 벽. 그때— 움직임. 시야 한구석으로 무언가가 휙 지나간다. 옆방으로 사라지는 그림자. “이봐!” 내가 외친다. 그리고 그 뒤를 쫓아 달린다.
나는 권총을 치켜든 채 들이닥친다. “뭐야?” 제이크가 뒤따라오며 말한다. “누구 봤어?” 침실이다. 빛바랜 꽃무늬가 있는 노란 벽지. 구석에 아늑하게 자리 잡은 일인용 침대. 머리 위에서 윙윙거리는 형광등. 밝다. 깨끗하다. 앞서 있던 방과 정반대다. “누가 있었어.” 내가 말한다. 제이크가 주위를 살피며 더 안쪽으로 들어선다. “그래서… 어디로 갔는데?” 그러게. 어디로? 벽장도 없다. 창문도 없다. 다른 문도 없다. 그 그림자가 갈 곳은 없었다. 그런데 사라졌다.
내가 대답을 생각해 내기도 전에— “살려 주세요!” 다른 방에서 들려오는 외침. 제이크와 나는 거실로 뛰어 돌아간다. 아무도 없다. 하지만 이제야 벽 하나 뒤에 일부가 가려진 다른 문이 눈에 들어온다. “저 안이야.” 내가 말한다. 손잡이를 움켜쥐고 돌린다. 잠겨 있다. “이봐요!” 내가 문 너머로 소리친다. “안에 있어요?” “살려 주세요!” 이번에는 더 먹먹하게 들린다. 나는 어깨로 문을 들이받는다. 한 번. 두 번. 그러자 허술한 나무 문이 쪼개지며 열린다. 십 대 소녀 하나가 몸이 반쯤 벽에 박힌 채 꼼짝 못 하고 있다. 석고보드 벽 안에서 창백한 손 두 개가 뻗어 나온다. 한 손은 소녀의 입을 틀어막고 있다. 다른 손은 소녀의 허리를 단단히 감싸고 있다. 소녀를 벽 안으로 더 깊이 끌어당기면서.
“이게 대체…” 제이크가 문간에 얼어붙은 채 서 있다. 나는 소녀에게 달려가지만, 손을 뻗는 순간— 소녀가 벽 안으로 완전히 끌려 들어간다. 사라졌다. 나는 벽지를 손으로 훑는다. 뭔가 있어야 한다. 이음매. 숨겨진 문. 구멍. 아무것도 없다. 완벽하게 매끈하다. “이봐요!” 내가 외친다. “어디로 간 거예요?” 나는 권총 손잡이 밑부분으로 벽을 두들겨 부수려 한다. 또. 또. 바위처럼 단단하다. 벽에 총을 쏠까 생각하지만, 소녀가 맞으면 어쩌지? “제이크!” 내가 소리친다. “이것 좀 도와줘!” 대답이 없다. 나는 돌아선다. 제이크는 여전히 문간에 미동도 없이 서서 내 뒤쪽 방 안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그의 눈에 고스란히 드러난 공포… 그제야 그것들이 보인다. 어둠 속에서 뻗어 나와 그의 몸을 감싸는 창백한 손들. “제이크!” 나는 그를 향해 전력으로 달린다. 불과 몇 피트 거리다. 하지만 손들은 불가능할 만큼 빠르게 움직인다. 손들이 그를 뒤로 잡아당겨 복도 벽 안으로 끌고 들어간다. 그의 권총이 바닥에 철컥 떨어진다. 그러고는 그가 사라진다. 나만 홀로 남겨 두고.
나는 허둥지둥 무전기를 찾는다. “416 순찰조, 즉각적인 지원 요청! 경찰관 피습!” 스피커에서 잡음이 지직거린다. “둠 방탈출입니다. 경찰관 피습. 제발—” 갑자기 무전기에서 귀를 찢는 듯한 날카로운 소리가 터져 나온다. 나는 무전기를 귀에서 홱 떼어 낸다. 그러고는 잡음만 들린다. “상황실?” “상황실, 응답하라!” 아무 대답도 없다. 나는 복도 벽을 주먹으로 세게 친다. “여기서 나가야 해.” 내가 중얼거린다. 나는 거실로 뛰어 돌아간다. 우리가 들어왔던 입구를 향해 곧장 달린다. 하지만 이제 문이 달라져 있다. 손잡이도 없다. 경첩도 없다. 단단한 철판만 있다. 나는 어깨로 문을 들이받는다. 통증이 팔을 타고 뻗친다. 필사적으로 문틀의 틈새를 찾는다. 종이 한 장 밀어 넣을 공간도 거의 없다. 그때— 목소리. 한 방향에서 들리는 게 아니다. 사방에서 들린다. 남자도 여자도 아니다. 젊지도 늙지도 않다. 어긋나 있다. 이질적이다. 그리고 그 밑에 깔린 것은— 재미있어하는 기색. 벽을 타고 울리는 나직한 비웃음. “니컬슨 경관…” “방탈출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니죠.”
게시자 /u/RicksHorrorArch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