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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장은 내 죽음에 배당률을 매겼다

예상 읽기 시간 — 4분

세 시간 전, 내가 자정까지 살아남을지를 놓고 배당률을 제시하는 베팅 시장을 발견했다.

내 이야기라는 걸 알 수 있었던 건, 그 베팅 항목에 창문 밖에서 찍은 내 침실 사진이 올라와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칠 층에 산다.

경찰이 내 말을 믿지 않아서 이 글을 쓴다. 여기서도 아무도 믿지 않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어딘가에는 오늘 밤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기록을 남겨두고 싶다.

나는 가끔 도박을 하지만 심하게 하는 편은 아니다. 예측 시장도 가끔 들여다보기 때문에 현실의 사건에 돈을 거는 개념이 아주 낯설지는 않았다. 사람들이 선거나 스포츠를 비롯한 주요 사건의 결과를 어떻게 예상하는지 보려고 폴리마켓을 이용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오늘 밤 발견한 웹사이트는 달랐다.

이 분야는 잘 알지만 그 사이트의 이름은 몰랐다. 사이트에는 회사 정보도 로고도 없었다. 소개 페이지조차 없었다. 화면은 가운데 있는 흰색 글씨 한 줄을 제외하면 거의 온통 검은색이었다.

다시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대상자 4417.

당연히 나는 ‘대상자 4417’이 새로 방문한 사람마다 무작위로 부여하는 사용자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그 웹사이트에 들어간 적이 한 번도 없었으니까. 하지만 아래로 스크롤하자 이런 내용이 보였다.

대상자 4417은 오전 12:00까지 살아남을 것인가? 예: 93% 아니요: 7%

물론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 ‘싸구려 속임수’를 보고 웃기까지 했다. 그 순간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다 이미 사용자 184명이 돈을 걸었다는 걸 알아차렸다.

하지만 곧 대상자 4417의 프로필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나이는 내 나이였다. 프로필에는 내 직업과 집 주소가 정확한 아파트 호수까지 나와 있었다. 내 휴대전화 기종, 평소 출근할 때 다니는 경로, 욕실 수납장 안에 있는 약까지 적혀 있었다.

이건 도가 지나쳤다. 그래도 기업들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수집한다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우리 대부분은 온라인에서 스스로 믿고 싶어 하는 만큼 익명으로 지내지 못한다. 하지만 그건 겁에 질리기 직전에 늘어놓은 합리화에 지나지 않았다. 너무 기이해서 믿기 어려운 일을 마주하면 우리 인간은 언제나 그렇게 한다.

그때 사진을 봤다.

창문 밖에서 찍은 내 침실 사진이었다. 책상에 앉아 그 웹사이트를 바라보는 나도 찍혀 있었다. 타임스탬프에 따르면 불과 이 분 전에 찍힌 사진이었다.

커튼을 젖히려고 황급히 돌아봤지만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내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침실 문은 닫혀 있었고 커튼이 창문을 가리고 있었다.

다시 컴퓨터로 돌아왔을 때는 배당률이 달라져 있었다.

예: 81% 아니요: 19%

그러니까 내가 살아남을 확률이 81%로 떨어진 것이다.

현관문을 잠갔다. 86%로 올랐다. 경찰에 전화했다. 49%로 떨어졌다.

그때 이 게시글을 열고 지금까지 벌어진 일을 전부 적기 시작했다. 그 뒤로 틈이 날 때마다 내용을 추가하고 있다.

신고를 받은 상담원은 정중하게 들어줬지만, 분명 온라인 괴롭힘이라고 생각하는 눈치였다. 내가 그 여자에게 주소를 알려주는 순간 수치가 다시 떨어졌다.

그러더니 베팅 시장 아래에 댓글란이 나타났다.

northstar: 지난번보다 일찍 경찰에 전화했네. cornerhouse: 계단실 작업 수락됐습니다. white_room: 침실 창문 확인한 사람 있나요? guest8821: 창문 닫혀 있음. 지금 증거 올리는 중.

사용자 한 명의 프로필을 클릭했더니, 이전 베팅 내역 대신 그 사용자가 완료한 작업들이 나왔다.

로비 카메라 연결을 끊으세요. 측면 출입구를 잠그지 않은 채 두세요. 대상자 4417에게 전화해 계속 주의를 돌리세요.

그제야 이 시장이 내 죽음을 예측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낯선 사람들이 돈을 받고 내 죽음을 실현하고 있었다.

우리 집 복도 불이 꺼졌다. 누군가 천천히 우리 집 문손잡이를 돌려봤다.

경찰을 기다릴 수 없어 관리용 계단으로 뛰어 내려갔다. 휴대전화로 배당률을 확인했는데, 층을 지날 때마다 달라졌다. 삼 층에 이르렀을 때 생존 확률은 38%가 됐다. 지하에서는 갑자기 12%로 떨어졌다.

누군가 내 뒤에서 내려오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비상구로 빠져나와 길 건너 불이 환하게 켜진 편의점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곳에는 카메라도, 직원도 있었고, 손님도 여러 명 있었다.

생존 확률이 98%로 올라갔고, 나는 숨을 내쉬었다.

11:57에 베팅 시장이 마감됐다. 그러자 가게 안의 모든 휴대전화에서 똑같은 알림 소리가 났다. 모두가 자기 화면을 봤다. 그러고는 나를 봤다.

휴대전화를 보고서야 그들 모두가 시장의 마지막 작업을 보고 있다는 걸 알았다. 대상자 4417을 오전 12:14까지 안에 붙잡아두세요.

보상은 $500였다.

계산대 직원이 문을 잠갔다.

지금은 12:04다.

아무도 내 몸에 손을 대지 않는다.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그저 나와 문 사이에 서서 휴대전화를 꺼내 들고, 내가 보는 것과 똑같은 카운트다운을 보고 있다.

그래도 출입문 쪽으로 가봤다. 계산대 직원은 아무 말 없이 고개만 살짝 저었다. 나만 빼고 모두가 이미 아는 규칙을 내가 어기기라도 한 것처럼. 나이 든 남자가 휴대전화를 확인하더니 나를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고 빈틈을 막았다. 아무도 나를 위협하거나 내게 말을 걸지 않았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내가 여기서 십 분만 더 서 있는 것이었고, 그리고

아무도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다. 아무도 나를 위협하지 않았다. 위협은 필요 없다. 내가 여기서 십 분만 더 서 있으면 된다. 그리고 이 방을 가득 채운 낯선 사람들에게는 그게 충분히 값어치가 있는 모양이다. 아무도 저 문을 열어주지 않을 테니까.

시장에는 내 시신이 12:16에 이곳에서 발견될 거라고 나와 있다.

12:14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그런데 내 뒤에 있는 냉장고에서 웅웅거리던 소리가 멎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무언가가 두드리기 시작했다.

잠시 기다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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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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