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내 생일에 깜짝 선물을 준비했다
서른두 번째 생일인 토요일 아침에 눈을 떠 보니 집은 비어 있었고 냉장고에는 쪽지가 붙어 있었다.
“신나는 모험을 준비했어, 이 지시만 잘 따르면 깜짝 선물을 찾게 될 거야.”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지만, 그럴 만도 했다. 호프는 원래 게임을 좋아했고, 지난 며칠 동안 뭔가 숨기는 눈치였다.
좋아, 재미있겠는데, 하고 생각하며 지시를 읽기 시작했다.
“내 지시가 이상해도 웃으며 참아 줘, 첫 번째 장소에는 이것들이 있어. 착용하면 따뜻해질 거야.”
쪽지에는 숫자들도 적혀 있었다. 한참 뒤에야 위도와 경도라는 걸 알아차렸다. 차를 몰고 가리키는 장소로 가 보니 겨울 의류 매장이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 둘러보았다. 착용하면 따뜻해질 거야.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니까 코트나 모자는 아니었다. 바지와 양말을 살펴봤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다 장갑을 뒤져 보았고, 진열대 뒤쪽에 넣어 둔 장갑 한 켤레 안에서 다른 쪽지를 찾았다.
“잘했어, 내 사랑. 훌륭한 탐정이 되겠는걸, 다음 장소에는 스테이크를 먹을 때 쓸 만한 게 있어.”
다음 좌표는 주방용품점으로 이어졌다. 안으로 들어갔다. 여기서 스테이크를 먹을 때 쓸 만한 게 뭐가 있을까? 당연하지. 스테이크 나이프였다. 나는 칼이 있는 곳으로 가서 이리저리 뒤적이다가 다음 쪽지를 찾았다.
“내가 무슨 장난을 벌이는 것처럼 느껴지겠지, 하지만 다음 장소는 예쁘게 장식된 종이를 살 수 있는 곳이야.”
좌표를 따라 문구점에 도착했다. 안으로 들어가 돌아다니기 시작하고서야, 아내가 준 단서가 이 장소만 알려 줬을 뿐 어디를 찾아봐야 할지는 알려 주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손님?” 계산대 뒤에 있는 젊은 여자를 돌아보았다. “뭘 찾으세요?”
“찾는 게 있기는 한데, 솔직히 뭘 찾는 건지 저도 잘 모르겠네요.”
“이게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여자가 자기 앞 계산대 위에 종이 한 장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다가가서 살펴보았다. 이렇게 적혀 있었다.
“이 여정을 즐기고 있길 바라, 내 사랑, 서명하면 다음 단서를 건네줄 거야.”
이름을 적자 직원은 그 서류를 가져가고 말없이 쪽지 하나를 건넸다.
“끝이 가까워지고 있어. 하지만 멈출 생각은 마, 길을 건너 장을 볼 만한 곳으로 가 봐.”
밖으로 나와 보니 맞은편 모퉁이에 농산물 시장이 있었다. 뛰어가 안으로 들어갔다가, 이번에도 뭘 찾아야 할지 모른다는 걸 깨달았다. 한 바퀴 둘러보기 시작했을 때 누군가 나와 부딪쳤다.
“앞 좀 보고 다녀, 이 새끼야!” 한 남자가 소리쳤다. 나는 그를 훑어보았다. 키는 육 피트쯤에 달리기 선수 같은 체격이었다. 내가 감당하지 못할 상대는 아니었다.
“네가 나한테 부딪쳤잖아, 자식아. 너나 앞 좀 보고 다니지?”
그가 다가와 내 어깨를 밀쳤다. 나는 균형을 잡고 더 세게 밀쳐 버렸다. 얼마나 세게 밀쳤는지 그가 뒤로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는 벌떡 일어나 나한테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고, 나도 관리 직원이 우리를 가게 밖으로 쫓아낼 때까지 맞고함을 질렀다. 새 쪽지도 새 주소도 없이 밖에 앉아 이제 뭘 해야 하나 생각하고 있는데, 웬 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며 내 무릎에 쪽지를 떨어뜨렸다.
“몇 시간째 뛰어다녔네. 시간 참 빠르지,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가면 깜짝 선물이 기다리고 있어.”
마지막이라고? 드디어. 쪽지 끝에는 마지막 좌표가 적혀 있었다. 그 좌표를 따라가자 가까워질수록 점점 더 낯익어지는 동네가 나왔다. 나는 교외의 수수한 주택 현관문 앞으로 걸어갔다. 그냥 아무 집이나 되는 게 아니었다. 얼마 전 우리가 보러 왔던 집이었다. 문을 시험 삼아 밀어 보니 잠겨 있지 않았다. 나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얼어붙었다.
바로 내 앞 바닥에 내 불륜 상대의 시체가 누워 있었다. 그 옆에는 쪽지가 있었다.
“끝을 약속했으니 거짓말은 하지 않으려고, 여기서 당신이 부정할 수 없는 비밀을 찾아봐. 내 시험을 통과한 당신에게 마땅히 돌아갈 횡재는 방금 살해된 당신의 소중한 걸레, 셀레스트의 시체야. 바람피운 거 알아. 당신은 그렇게 영리하지 못하거든, 그러니 이걸로 우리 연애는 끝낼게. 당신에게 남은 시간은 그리 길지 않지만, 어떻게 일이 틀어졌는지 그림을 그려 줄게. 시체는 막 날을 세운 칼에 찔렸어, 그 쇼핑 연극에서 당신 지문이 묻은 바로 그 칼에. 앞서 나온 두 번째 단서를 떠올려 봐, 그러면 연보라색 장갑이 기억날지도 모르지. 그 여자는 이제 죽었지만, 찾아낼 수 있게 그곳에 남겨 뒀어, 당신이 서명한 종이에 적힌 범행 자백을. 그리고 동기는, 생생한 영상 하나면 되겠지, 그 여자가 자주 가던 가게에서 당신이 격분한 모습이 담긴. 마지막으로, 나는 그 여자의 심장을 찌르고 그곳에 남겨 뒀어, 우리의 새 출발이 되길 바랐던 그 집에.”
어떻게 알았을까? 그렇게 조심했는데. 그런데도 아내는 어떻게든 셀레스트를 찾아냈을 뿐 아니라, 그녀를 죽이고 나한테 살인 누명까지 씌웠다. 내가 살펴본 장갑부터 만졌던 칼, 서명한 종이, 나를 도발한 낯선 남자까지. 아내가 한 단계씩 전부 준비해 놓은 거였다. 도망쳐야 했다. 지문을 지우고 떠날 수만 있다면, 그 전에—
높아졌다 낮아지는 경찰 사이렌 소리가 사방을 채웠다. 젠장! 주위를 둘러봤지만 빠져나갈 길이 없었다. 경찰이 도착하기 전에 전부 없애고 달아날 방법도 없었고, 증거가 이렇게나 많은데 내 말을 믿어 줄 리도 없었다. 어쩌다 이런 일이 벌어질 줄도 몰랐을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하고 이 쪽지를 보여 주면 어쩌면—
갑자기 종이에 불이 붙었고, 나는 그것이 손안에서 재로 변하기 전에 마지막 구절을 읽었다…
“아마 이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겠지, 그런데 잠깐, 저 사이렌 소리 들려? 전부 당신 때문에 온 거야! 당신의 배신도, 비웃음도, 거짓말도 이제 끝이야, 그러니 마지막으로 딱 한마디만 할게. 깜짝 놀랐지!!”
게시자 /u/CBenson12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