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수다스러운 영화광 유령이 붙은 것 같아요.
이 집에서 전에도 이상한 일을 꽤 많이 겪었지만, 어젯밤 일은 지금까지 겪은 것 중 단연 가장 끈질기고 혼란스러웠어요. 어젯밤에는 집에 혼자 있었는데, 밤 10:00쯤 거실에서 이상하게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어요. 처음에는 최근에 한 약혼을 축하한다며 엄마가 가져다준 풍선이 천장 선풍기에 닿기라도 하나 싶었죠. 가서 확인해 봤는데… 풍선은 멀쩡하게 구석에서 평화롭게 떠 있었고, 소리도 멈췄어요. 뭐, 됐죠. 그냥 잘못 들었겠거니 했어요. 다시 침실로 돌아갔어요. 그러다 자정쯤이 됐는데…. 잠이 안 와서 사과 주스를 좀 마시려고 주방으로 갔어요. 오지(제 고양이)가 바로 제 발치에 있었는데, 갑자기 고양이 출입문이 펄럭이는 듯한 소리가 나서 저희 둘 다 들었어요. 곧바로 이런 생각이 들었죠. 아, 젠장, 라쿤이 들어오려고 하나 봐. 불을 켜자 소리가 멈췄어요. 그대로 서서 몇 분 기다리니 다시 소리가 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조심조심 다가가 확인했죠. 고양이 출입문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는데, 이제 소리는 끊임없이 났어요. 멎지도 쉬지도 않고 계속 덜컹거렸죠. 방 안을 둘러보다가 드디어 소리가 나는 곳을 발견했어요. 제 DVD 플레이어가 계속 열렸다 닫혔다 하고 있었어요. 열렸다 닫혔다. 열렸다 닫혔다. 더 이상한 건 트레이에 《죽은 시인의 사회》가 놓여 있었다는 거예요. 전 그 영화 갖고 있지도 않거든요. 버튼에 뭔가 기대어 눌리고 있는지 확인했어요. 아니었어요. 전원을 껐는데도 트레이가 억지로 다시 열렸어요. 몇 초 뒤에는 저절로 전원이 다시 켜지더니 또 열렸고요. 그런데 이번에는 디지털 표시창이 평소처럼 "Hello"를 띄웠다가 버튼 이름 표시로 넘어가지 않았어요… 그냥 "HELLO"에서 멈춰 있었어요. 소름 끼쳤지만 오래된 기계니까 그냥 합선이 났나 보다 했어요. 플러그를 뽑으려고 뒤로 손을 뻗었죠. 플러그가 꽂혀 있지도 않았어요. 좋아, 안 되겠다. 더는 못 해. 집 안의 불은 모조리 켜고 그대로 둔다. 제 방으로 냅다 돌아와서 자매한테 이 일을 메시지로 쓰기 시작했어요. 방 안은 완전히 조용했어요….. TV는 꺼져 있었고, 오지는 울지도 않았고, 저랑 같은 방에 있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정말 아무런 전조도 없이, 어둠 속에서 제 구글 스피커가 말했어요. "좋은 저녁입니다." 싫어. 씨발, 절대 싫어. 세이지 좀 갖다주고 당장 신부님 불러요.
추가 소식:
우선, 여러분 진짜 웃겨요. 이제 추가 소식을 전할게요. 아무래도 저한테 새 룸메이트가 생긴 모양이거든요. 어제저녁 6:30쯤 집에 도착해서 문을 들어서자마자 약혼자에게 전화했어요. 통화를 시작하고 몇 분 뒤에 DVD 플레이어 쪽으로 걸어갔는데, 어떻게 된 건지 아직도 켜져 있었고, 표시된 재생 시간은 4:47초였어요. 그때까지 제가 통화한 시간과 정확히 같았죠. 제가 그걸 알아차린 바로 그 순간, 다시 띄엄띄엄 열렸다 닫혔다 하기 시작했어요. 규칙도 없었어요. 무슨 볼일이라도 있는 것처럼 태연하게 열렸다 닫혔다 했죠. 약혼자와 저는 좀 더 논리적인 설명을 찾아보려고 했어요. 저희는 스스로를 괴롭히는 걸 즐기나 보죠. 하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어요. 그쯤 되니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 친구야, 그냥 같이 놀고 싶은 거구나. 그래서 통화를 마치고 저녁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원래 들어 있던 영화를 다른 DVD 플레이어에 넣어 보려고 했지만 기술적인 문제가 생겨서 넷플릭스로 타협했어요. 네, 이게 얼마나 완전히 미친 소리처럼 들리는지 알아요. 그래도 이 모든 사정을 DVD 플레이어/유령에게 설명해 줬어요. 😂 실제로 좀 잠잠해져서 뭘 볼지 고르는 데도 끼워 줬고, 《죽은 시인의 사회》는 나중에 꼭 다시 보기로 약속했어요. 그리고 “있잖아, 같이 노는 건 좋은데, 얌전하게 있어야 해”라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어요. 그런 다음에는, 이제 제 인생이 이렇게 된 모양이니까, 녀석 몫으로 작은 그릇에 맥앤치즈도 만들어 줬어요. 그 뒤로는 사실 꽤 순조로운 밤을 보냈어요. 몇 번 더 열렸다 닫혔다 하긴 했지만, 다시 “HELLO” 화면에서 멈추지는 않았고 구글도 조용했어요. 그래서 종합해 보면, 이게 정말 어떤 존재라면 그냥 같이 놀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진심으로요. 아무래도 이제 유령 룸메이트가 생겼나 봐요.
작성자 /u/throwawaybadroomat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