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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P-1117-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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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가람 선임연구원님,

자투리 시간 내어서 문서를 검수해주신다니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SCP-1117-KO 관련 최종 정리 보고서를 아래에 첨부합니다.

남은 시간 내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최문석 드림.

scp1117ko.pdf

일련번호: SCP-1117-KO 보안 인가 적용됨

격리 등급: 유클리드 담당 부서: 무속학부

특수 격리 절차

SCP-1117-KO가 위치한 가정집은 비워졌으며 재단 소유 하에 있다. 본래 소유자였던 이 훈 일가는 다른 토지로 이전했으며 더 이상의 연관성을 보이지 않기에 약한 감시 상태에 놓여있다.

SCP-1117-KO로 향하는 문은 잠겨 있으며 무속학부의 방재 절차가 1주 간격으로 이루어진다. 토지 내에는 재단 소속 경비원 1인이 상주하고 있다. 경비원은 매일 두 번 주기적으로 순찰을 돌며 거수자나 침입자가 없는 지 살펴야 한다. 거수자는 즉시 재단 보고 후 확보하여 제21K기지로 이송한다.

설명

SCP-1117-KO는 서울 ███ ███ 아파트 302동 502호에 위치한 유래 불명의 외부차원이다. 해당 방은 현재 등기상 이 훈 씨 외 가족 3인의 소유지이며, 구매 과정은 비변칙적이었다.

단체 사진에 찍힌 이 훈 일가. 오른쪽 아래 여아는 포함되지 않는다.
단체 사진에 찍힌 이 훈 일가. 오른쪽 아래 여아는 포함되지 않는다.

단체 사진에 찍힌 이 훈 일가. 오른쪽 아래 여아는 포함되지 않는다.

SCP-1117-KO는 아파트 내부, 안방 구석에 존재했으며 이는 녹슨 철재 문으로 이어져 있었다. SCP-1117-KO로 향하는 문은 자유롭게 개폐가 가능하지만, 생물이 내부로 진입하려 할 경우 모종의 사유로 강한 물리력을 느끼며 실패한다. 모든 생물에게 이런 변칙성이 작용하는 것은 아니며,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생물은 SCP-1117-KO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SCP-1117-KO 내부는 어둡고 적당히 건조하며 바람이 부는, 넓은 공간으로 묘사되나 내부로 들어간 사례가 적은 고로 현재로서는 불분명하다.

이 훈 일가는 이러한 변칙성을 알고 있었으며 특정한 무속학적 방법을 통해 상호작용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 또한 증언을 거부하고 있으며, 재단과의 합의 아래 SCP-1117-KO와의 더 이상의 상호작용을 그만두기로 결정했다.

부록 1: 조사 기록

이하는 재단의 SCP-1117-KO 관련 조사 기록이다. 재단은 개체의 발견 이후, 이 훈 일가에 대해 자세하게 이해하기 위해 인근 이웃 김민식 씨와 면담을 진행했다. 재단 요원은 인근 경찰서 파견 인원으로 위장해 진술을 받아냈다.

네? 502호 사람들이요?

알죠. 말도 마요. 이상합니다, 그 사람들. 진짜로. 아니, 경찰이 이제서야 온 게 솔직히 좀 이상하긴 한데, 아무튼 뭐 조사를 하고 있다니깐. 그런 거 받을 사람들 같았어요, 제 생각에는.

그러니까, 아마 말씀하신 게 맞을 겁니다. 4인 가족이고요, 엄마, 아빠, 아들과 딸입니다. 누가 누군지나 그런 건 모르겠다만… 아무튼 어디 사이비를 믿는 건지 뭔지.

무슨 소리냐고요?

지난번에 제가 여기 처음 이사왔을때 일입니다. 옆집이 갑자기 초인종을 누르고 오더라고요. 그래서 아, 요즘 시대에 흔치 않은 이웃을 반기는 집. 뭐 그런건줄 알았죠. 그런데 갑자기 저보고 반찬을 직접 요리하냐고 물어보는 겁니다. 그래서 그렇다고 했죠. 자취하니깐. 그러니깐, 앞으로 남는 반찬이 있으면 팔라고 하는거 있죠?

반찬가게가 근처에 없는것도 아니고, 제가 그 사람들이랑 친한 것도 아닌데 저보고 다짜고짜 남는 쪼가리들을 달라는겁니다. 기분나쁘죠 솔직히. 아니, 혼자서만 온 것도 아니고 집사람이랑 애 두명이 다 와서 물어보는겁니다. 남은 반찬 쪼가리를 팔라고. 돈 줄거니까. 그냥 사과하고 문 닫았는데, 생각해보면 그 때 녹화라도 할 걸 그랬어요.

그리고 또 생각나는 것이, 저 사람들 참 이상할 정도로 웃고 있어요. 아니, 옆집이 화목한게 싫은 건 아니죠 당연히. 그런데 너무 부자연스럽달까? 그냥, 사람이 가끔은 불편한 때도 있고 무표정인 때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냥… 언제나 조금, 많이 행복해 보인다는겁니다.

해당 면담 이후 대상자는 더 이상의 증언을 거부했다.

이후 기타 주변인을 상대로 진행된 조사에서도 이 훈 일가에 대한 몇 가지 특이 사항이 발견되었다.

• 첫째, 이 훈 일가는 지속적으로 이웃들의 사유재산, 특히나 그들이 직접 제작한 것의 일부를 구매하려 시도한다.

• 둘째, 이 훈 일가의 직업이나 내력은 이러한 사유재산 구매 행위와 일절 관련이 없다.

• 셋째, 이 훈 일가에게 소유물의 일부를 판매하기로 결정한 모든 이들은 현재도 지속적으로 공예품의 남은 조각, 음식 쪼가리나 옷에서 나온 직물 등을 이 훈 일가에 공급하고 있다.

• 넷째, 이 훈 일가의 모든 구성원은 외자 이름을 가지고 있다.

부록 2: 이 훈 일가 조사 기록

재단은 이러한 규칙성을 띄는 현상이 다수 발생하는 것을 통해 이 훈 일가, SCP-1117-KO, 그리고 불분명 변칙성이 서로간 상호작용을 이루고 있음을 추정했다. 재단은 더욱 자세한 조사를 위해 가족 문화를 조사하는 다큐멘터리 담당자로 위장하여 이 훈 일가를 인터뷰했다. 면담은 최문석 연구원이 진행했다. 이하는 당시 면담 기록이다.

네? 가족 문화 취재요?

재밌네요. 마침 잘 오셨어요. 딱 좋은 곳 왔네. 앉으세요, 앉아. 주스라도 드릴게요.

그러니까,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까. 그래요.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거. 그것부터 시작해볼까요? 음, 우리 가족은 말입니다, 늘 완벽을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우리가 완벽주의자라거나 뭐 누굴 학대한다거나 하는 건 당연히 아니고요 (웃음). 입시 이야기도 아닙니다. 전 애들이 그냥 자기 하고 싶은 전공에 직업 가지면 그만이라고 생각해요.

저희는 인간이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믿어요.

인간은 완벽할 수 없어요. 항상 뭔가가 부족하죠. 그리고 그 완벽을 억지로 따라잡으려고 하는 것은 금기입니다. 우린 그러면 동티가 온다고 믿고 있어요. 무언가는 남아야 해요. 사람은 뭔가를 완전히 채울 수 없으니까요. 얘를 들어, 종이를 칠한다고 한다면, 종이를 백 퍼센트 검정색으로 칠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어딘가 자그마하게 하얀 부분은 남거든요. 그런거죠. 그래서 저흰 항상 뭘 하던 뭔가를 남깁니다. 밥을 먹을 때도 조금 남기고, 글을 쓸 때도 공백을 넣고. 그렇게 함으로서 "완벽" 에 다가가지 않고 남은 것을 드린다고 믿어요.

동티? 아, 네. 맞아요. 기독교 집안은 아닙니다. 네. 음, 그냥 무속 신앙이라고 생각해주세요. 그거에 가까운 무종교인이라던가.

그런데 드린 포도 주스가 조금 남았네요. 더 드릴까요?

아, 목이 안 마르시군요. 알겠습니다. 남은 건 저희가 가져가서 치워드릴게요.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록 3: 사료 조사

재단은 SCP-1117-KO 및 이 훈 일가가 무속학적 변칙 개체와 관련이 있다 결론을 내렸으며, "완벽" 과 관련된 설화의 조사를 한국 무속학부에 의뢰했다. 무속학부는 이에 따라 SCP-1117-KO 및 이 훈 일가의 증언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하는 설화를 다수 조사했다. 인근 지역 주민들과의 면담을 통해 구전 설화로 전해지는 일부 설화와 사료들을 얻을 수 있었다. 이하는 면담 기록이다.

완벽?

뭐 완성된 것들 관련된 이야기는 생각나는 것들이 없는디.

아니, 나도 뭐 여기 오래 살긴 했는데, 도시가 한두 번이 바뀌고 사람들이 한두번 갔어야지. 하도 오래 살어서 다 까먹었다야.

아, 하나 생각나는 게 있긴 하다. 이것도 우리 부모님이 들려준 이야기긴 한디, 그래도 그, 역사 조사하는 일에 쓸모는 있겠지.

옛날에 명당 설화같은 거 있잖어, 가족이 가문 묘소를 만들려고 명당을 찾다가 좋은 명당을 찾았는데, 거기 딱 하나 튀어나온 바위가 있어가지고. 그거 하나 부쉈다가, 막 피랑, 학이랑 우수수 나오면서 명당이 다 망가지는 이야기. 그거 비슷한 이야기가 여기 근처에도 전해져 내려온다고 하더라고. 나도 한 번 들어본 거 빼고는 어디 신문에서나 보긴 했는데.

이야기 시작은 같어. 가족이 묘소를 만들라고 막 산을 뒤져. 그러다가 아주 좋은 명당을 발견한 거지. 그런데 거기 딱 하나 튀어나온 바위가 있어 가지고는, 장손이 내려쳐서 바위를 부숴버려. 그러니깐 바위에서 피하고 학들이 막 튀어나오면서 장손한테 튀기고 난리도 아닌 거지. 가족들은 이제 명당이 무너졌다, 하면서 꺼이꺼이 울고. 그런데 이제 원래는 명당이 망가지고서는 끝나잖아, 그게 아니라 장손이 부서진 돌 쪼가리를 집어든 다음 갑자기 산신령을 찾으러 가. 그리고 호수에서 빌고 빌어서 산신령을 찾아. 산신령은 동자신마냥, 어린 모습으로 나왔다고 하고. 보통 늙은이 아닌가 싶긴 한디.

산신령을 찾고서는 어떻게 하냐고? 얘기하려고 하니까 말을 끊어, 아주. 아무튼 산신령을 찾고 거기에 쪼가리를 넣어. 바위 쪼가리. 그러니까 산신령이 나와서는, 갑자기 왠 바위 쪼가리를 주느냐 하고는 물어봐. 그래서 장손이 말해. 아니, 우리가 자만심이 앞서서 완벽한 명당을 찾으려고 했다가, 명당 바위를 깨니까 명당이 사라지고 화를 입었다. 우리가 잘못했으니 앞으로 완벽한 것을 탐하지 않겠다. 그러니까 신령이 그러냐? 그 반성 잘 들었다. 그럼 이제부터 내 말을 따라라. 앞으로 모든 것들은 조금씩 쪼가리를 만들어 쪼개서, 완벽한 것이 없도록 해라. 그 조각을 나에게 줘라. 완벽에 감히 닿으려 하지 말고. 그럼 그게 내 것이 되고 나는 내 것을 극진히 보살필 것이다. 그리고 가족들은 그 말을 따라서 신령을 모시고 잘 살았다.

뭐 이런 이야기인데.

나도 하도 오래전에 들은 거라 잘 기억은 안 나네. 이게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아무튼 그런 거니까 잘 써봐, 청년.

완벽함에 대한 설화라, 무속학부 측에서 조사한 것은 많지만…

굳이 하나 꼽아야 한다면 해당 지역에서 유난히 한옥 관련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는 점을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네. 이상한 점은 아니지요. 한국에서 한옥 관련 설화는 당연히 있어야죠. 하지만 뭔가 이상한 점은 주민들에게 탐문할 때, 이 지역에서 완벽한 한옥과 관련된 이야기가 유난히 많이 나왔다는 점입니다.

완벽한 한옥이요, 네. 조선시대에 99칸 이상의 한옥은 오직 왕만이 지을 수 있었다는 걸 아십니까? 한민족의 미적 양식, 특히나 건축 양식은 자연스러움에 집중하죠. 무언가를 더욱 크게 장식하거나 완성시키는 것에 의의를 두지 않습니다. 그런 이야기와 같은 결입니다.

이 지역에서는 누군가, 특히나 대부호가 99칸 이상의 한옥을 지으려다 천벌을 받아 집안이 망했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돌더군요.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 완벽한 집을 만들고자 했으나 재해가 오거나, 시기를 받아 불타거나, 기둥이 썩어 떨어지거나 하여 말입니다. 그리고 그 후에 대부호는 완벽을 탐한 것을 반성하고 작은 집을 지어 살며, 밥을 먹을 때도 조금 남겨 하늘에 바치고, 물을 마실 때도 조금 남겨 땅에 뿌리고, 옷도, 이름도 한 조각, 한 자씩 빼내 살아갔다고 합니다.

그런 쪼가리들을 모아 바친다는 점은, SCP-1117-KO와도 관련되어 있을지 모르겠군요.

부록 4: 이훈 일가의 내력 조사

재단은 이에 해당 설화의 종합, 그리고 지역의 문화적 지형이 SCP-1117-KO와 관련 있다 판단, 이 훈 일가의 내력에 대해 추가적인 조사를 시작했다. 재단 정보부는 국가초상방재원 및 기타 협조 기관의 허가를 받아 이 훈 일가 전원의 주민등록상 정보 및 내력을 인계받았다. 재단이 첫 면담 당시 수집한 정보와 대조했을 때, 이하의 특이점이 발견되었다.

• 첫 인터뷰 당시 소개받은 가족 구성원을 통해 이 훈 일가의 이름은 전원 외자 이름이라 추측되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이 훈 일가는 전원 3글자로 이루어진 이름을 지니고 있었으며, 현 주택 소유주인 이 훈 또한 법적 이름은 "이지훈" 이었다. 한국은 자호 등의 가명 문화가 존재해왔으나, 이는 현대에는 사용되지 않는 상태인 관계로 이러한 가명 사용이 비변칙적인 행위를 위함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 이 훈 일가에 대한 증언은 다수 해당 주택 내에서 "아기 울음소리" 가 들린다고 언급했다. 재단이 파악한 이 훈 일가의 구성원은 남편 이 훈, 아내, 아들, 그리고 딸이다. 주민등록상 아들과 딸 모두 10세 이상이며, 현재 이 훈 일가가 추가적인 출생신고를 했다는 증빙은 없다. 즉, 이 훈 일가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은 명백한 변칙 현상이다.

이러한 물증을 토대로 재단 무속학부는 SCP-1117-KO 내부 탐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부록 5: 내부 탐사

생물체가 SCP-1117-KO 내부로 들어가지 못 하는 관계로, 재단 무속학부는 무인 드론을 이용하여 SCP-1117-KO 내부를 탐사하였다. 탐사는 이 훈 일가가 전원 집을 비웠을 때 안쪽으로 침입하여 시도했다. 무인 드론에는 온도 및 습도 센서가 내장되어 있었으며 통신 수단을 통해 지속적으로 재단 무속학부로 영상 피드 및 데이터를 전송한다. 이하는 탐사 기록이다.

기록 시작

드론이 SCP-1117-KO 내부로 들어간다. 온도와 습도 센서는 각각 21도, 35%를 가리킨다. 내부 공간은 어둡고 석재 바닥으로 이루어져 있다. 드론이 회전하며 주위를 촬영한다. 현재 드론은 긴 복도 형태의 석재 건물 내부에 있는 듯하다. 정면에 출구로 추정되는 광원이 보인다. 드론이 광원을 향해 이동한다.

드론이 10분간 비행해 광원을 통해 나온다. 광원이 있는 장소는 거대한 공동이며, 자갈이 드문드문하게 박힌 흑바닥이다. 천장은 목조 천장이며 격자 모양 지지대가 배열되어 있다. 천장에는 호롱불 수 개가 사슬에 매달려 아래를 향하고 빛난다. 드론은 전진한다. 바닥에 식물은 없고, 음식물 쓰레기로 보이는 과일 조각, 누룽지 파편, 나물 쪼가리 등등이 떨어져 있다. 조각의 분포는 고르나 특정한 방향을 향한다.

성인 남성의 긴 신음 소리가 울려퍼진다. 공동의 북쪽에서 오는 듯하다. 이후 5초간 정적이 이어지다, 어린 남아의 목소리로 괜찮아요, 괜찮아요 라고 읆조린다. 드론은 잠시 서서 소리를 녹음한다. 이후, 다시 전진한다.

드론은 공동 북쪽으로 난 복도로 이동한다. 복도는 처음과도 같이 석재 구조이며 좁다. 복도 중간중간에는 유리나 놋그릇 따위가 떨어져 있는데, 그릇에는 여러 음식물들이나 나무 잔해가 붙어있다. 드론이 근접하여 놋그릇 하나를 촬영한다. 놋그릇에는 네임펜으로 쓴 것 같은 글자로 "2026.10.11" 이라고 써져 있다. 다음 그릇에도 유사하게 연속되는 날짜가 쓰여 있다. 드론은 다시 전진한다.

드론이 전진하자, 이전과 같이 생긴 목재 공동이 나온다. 공동 중앙에 그릇을 다수 들고 있는 중년의 남성이 서 있고, 그 옆에는 한복을 입은 어린 남자아이가 앉아 있다. 남자아이는 기어다니며 주변에 있는 놋그릇에서 무언가를 집어 먹는다. 드론이 더욱 가까이 간다. 남성은 떨고 있다. 남자아이의 그릇은 부분부분 비어있는, 반 한 숫갈이나 나물 조금, 혹은 실타래나 나무 조각 따위의 것들만이 들어있다. 모든 물체들은 놋그릇마다 분리되어 들어있고 그릇에는 오늘의 날짜가 적혀 있다. 남성은 벌벌 떨다 드론을 바라본다.

드론이 남성의 얼굴을 촬영한다. 남성은 이전 재단과 면담을 진행한 이웃이다.

남성: 아, 아아, 안녕하세요.

남성: 또 뵙네요. 저 분이 알려줬어요.

남성은 고개를 돌려 카메라를 들여다본다. 아이는 신경쓰지 않고 바닥에 떨어진 밥풀을 집어 입에 넣는다. 자갈이 쪼개지며 으드득하는 소리가 난다.

남성: 있잖아요, 그, 지, 지난번에 봤잖아요. 옆집이 어떻게 사는지 알아보고 싶다고. 네. 인터뷰 했었잖아요. 그 분들이잖아요. 네? 알 수 있어요.

남성: 사실 그 이후로 조금 동했어요. 무, 무슨 일인지 궁금했어요. 그래서, 그래서 반찬 남은 쪼가리를 달라고 하는 거에 준다고 이야기했어요. 죄송해요. 그래서 쪼가리를 줬어요. 남은 김치를 조금 줬어요. 돈도 오만 원이나 받았고요.

아이는 다른 그릇에서 열무김치 윗단 조각을 집는다. 붉은 국물이 떨어진다. 아이는 통째로 입에 집어넣고 씹어먹는다.

남성: 씨발. 그러면 안 됐었는데. (어색한 웃음) 조각을 준다는 건 말입니다, 네? 경외하는 거예요. 감히 그 완벽에 닿지 않겠다고. 그러니까, 다르게 말하자면, 조각을 주는 순간, 조각의 나머지도 접근 할 수 있게 해주는 거라고요. 이해했어요?

아이가 먹는 것을 멈추고 그릇을 바닥에 던져놓는다. 남성은 다음 그릇을 꺼내 아이에게 준다.

남성: 가졌다고요. 날 가진 거라고. 저도, 저도 싫었어요. 저도 더 주기 싫었는데! 그 오만 원 받은 걸로 끝내려고 했는데. 정신 차려보니 또 반찬을 주고 있고, 또 남은 옷자락을 주고 있고, 제 몸에서 나온, 그 쪼가리, 손톱까지 주고…

아이가 그릇에서 손톱을 꺼내 퍼먹는다. 오도독 하는 소리가 난다.

남성: 살려주세요. 네?

아이가 그릇을 던지고, 다음 그릇을 받는다. 그릇에는 조금 오래 되어 침전물이 생긴 포도 주스가 들어있다. 아이가 그걸 마신다.

아이는 더 이상 먹지 않고, 드론의 카메라를 가만히 바라본다.

아이: 남은 거, 주셨네요.

남성: 안 돼. 가지 마요. 가지 마—

드론이 빠르게 뒤로 빠지며 들어온 경로를 따라 비행한다. 아이는 달려가며 드론을 추적한다.

드론은 고고도로 비행하며 SCP-1117-KO의 출구를 박차고 나온다. 출구 앞에는 이 훈 일가 전원이 문을 둘러싸고 있다. 일가는 전원 드론을 바라보고 부자연스러운 웃음을 유지한다. 이 훈이 드론을 잡고, 힘을 쥐더니, 카메라를 적출한다. 신호 두절.

기록 종료

재단 무속학부는 SCP-1117-KO에 대한 더 이상의 조사를 중단하고 재단 자산을 활용해 민간인 접근을 차단하도록 했다. 이 훈 일가는 국가초상방재원과의 협조 아래 SCP-1117-KO 범위 외로 강제 이주시켰으며, 추가적인 역정보를 살포했다.

부록 6

보낸 이: ok.tenpics|iohc.koesnum#ok.tenpics|iohc.koesnum 받는 이: ok.tenpics|mik.marag#ok.tenpics|mik.mar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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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실 터인데, 짜투리 시간 내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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