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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간행MIDNIGHT GAL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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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P-769-KO: ㅈ은 자살이다

일련번호: SCP-769-KO

등급: 안전

특수 격리 절차: 섭취되지 않은 SCP-769-KO는 수거해 제21K기지 표준 안전 등급 격리함에 보관한다. SCP-769-KO-1들은 인간형 SCP 격리실에 3구씩 나누어1 1구씩 나누어 수용하며, 기상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한다.

기한을 넘겨 부패한 SCP-769-KO-1의 경우 내부의 시체는 소각한 후 알껍질은 연구 목적으로 보관한다. 만일 SCP-769-KO를 섭취한 인원의 신상이 확인된다면 '신변을 비관해 자살했다'는 내용의 역정보를 민간에 유포한다.

설명: SCP-769-KO는 '도망치기'라고 적힌 작은 비닐 포장지 안에 낱개로 포장되어 있는, 다양한 색깔에 크기 약 1.3cm의 둥근 타원형 사탕을 총칭한다. SCP-769-KO는 수 년 전부터 정상사회에 소량 유통되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된다. 대상을 유포하는 개인 혹은 단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SCP-769-KO의 변칙성은 구강 섭취 시에 드러난다. 대상을 완전히 섭취한 인원은 30초 내로 심각한 현기증과 두통을 호소하고, 곧 대뇌겉질의 기능이 크게 저하되어 의식을 잃고 식물인간과 유사한 상태가 된다.

이후 대상의 피부 곳곳에는 약 1시간에 걸쳐 조류의 알껍질과 유사한 탄산칼슘 막이 형성된다. 막은 점차 확장되며 하나의 단단한 구조물을 만들어 SCP-769-KO를 섭취한 대상을 완전히 감싸고, 외부에서의 개입을 차단한다. 이 상태의 인원을 SCP-769-KO-1이라고 지칭한다.

SCP-769-KO-1은 추가적인 음식 공급 없이 몇 년 동안 알 상태를 유지하며 생존이 가능하나, 약 5~6년이 지나면 영양실조로 사망해 부패한다. 탄산칼슘 껍질에 구멍이 나는 순간 SCP-769-KO-1이 즉사하기에 외부에서 강제적으로 영양분을 공급해 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재까지 확인된 SCP-769-KO-1이 알을 깨고 부화하는 유일한 방법은 새로운 인원이 SCP-769-KO를 섭취하는 것이며, 이때 SCP-769-KO를 섭취한 새 인원의 인격이 자신의 바로 전에 사탕을 섭취한 SCP-769-KO-1의 육신에서 기상하게 된다.

부록: 재단이 SCP-769-KO의 존재를 확인하고 SCP-769-KO-1들의 수거를 개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한 SCP-769-KO-1이 알껍질을 깨고 부화했다. 신체 검사 결과 해당 존재는 변칙성이 없는 민간인으로 파악되었다. 대상에게 간단한 식사를 지급한 후 면담이 진행되었다.

장██ 박사: 식사는 좀 괜찮으세요? 지금 문을 연 곳이 서브웨이밖에 없어서.

이██: 샌드위치도 좋아해요. 감사합니다.

장██ 박사: 좋습니다. 물도 좀 드세요.

(약간의 소음과 부스럭대는 소리.)

이██: 친절하시네요.

장██ 박사: 제가 좀 그렇죠. 좋습니다, 작은 것부터 시작해 볼까요. 이름이 어떻게 되시나요?

이██: 제 이름이요, 아니면 이 몸의 이름이요?

장██ 박사: (짧은 침묵) 둘 다 말해주시겠어요?

이██: 본명은 이██. 이 사람의 몸은 박██이라고 하네요.

장██ 박사: 좋아요. 두 분은… 무슨 관계실까요?

이██: 그 사탕을 먹었다는 것 외에는 모르는 사이입니다. 저랑 전혀 접점이 없더라고요. 이거 좀 미친 소리 같죠?

장██ 박사: 괜찮습니다. 저희는 미친 소리에 익숙해요. 조금 더 자세히 말해주세요.

이██: (한숨) 저는… 자살하려 했어요.

이██: 스물여섯의 나이에 이룬 것 없이 시간만 허비했죠. 지잡대에 자격증도 따 놓은 게 없고, 남들 다 하는 학부연구생이나 대회 수상, 하다못해 알바도 안 해 봤어요. 그냥 부모님 돈만 축내는 버러지였죠. 그러다 어느 날, 더는 그렇게 살 수 없다는 걸 알게 됐죠. 아빠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거든요.

장██ 박사: 그렇군요.

이██: 상주로 장례식장에 서 있는데 내게 날아오는 눈총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어요. 내가 무슨 자격으로 여기에 서 있는 걸까. 내 동생이 훨씬 더 나은 사람인데. 차라리 내가 죽었으면 모두가 편했을 거야. 이런 생각들도 들고. 그리고 사실이기도 하고. 그래서, 장례식이 끝나자마자 죽으려고 했어요.

이██: 그리고 그걸 찾았죠. 대체 무슨 빌어먹을 주술인지는 모르겠지만.

장██ 박사: 어딘가에서 구입하신 건가요?

이██: 아뇨. 어느 날 일어나 보니 책상 위에 놓여 있었어요. 처음에는 누가 제 집에 주거침입이라도 한 줄 알았어요. 근데 그런 흔적도 없고, 돈도 그대로 있더라고요. 그리고 포장지에 적힌 그…

장██ 박사: 도망치기.

이██: 네. 그거. 그래서 그냥 믿고 먹었죠. 독이 들었을 거란 생각도 해 봤는데, 자살하고 싶은 사람한테 뭐가 무섭겠어요? 그런데 씨발 먹자마자 눈앞이 흐려지더니 엄청나게 어지럽고, 머리가 아프고. 깨어나 보니 그 알껍질 속이었어요. 처음엔 납치라도 당한 줄 알았는데.

장██ 박사: 아까 말씀으로는, S… 그러니까 그 알껍질 속의 육신과 접접이 없음에도 그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고 하셨죠.

이██: 깨어나고 나서 기억이 몰려들었어요. 내 것이 아닌 기억이. 그런데… (침묵)

이██: 그거 알아요? 이 사람은 빚이 7천만 원 있어요.

장██ 박사: 네?

이██: 이 사람, 그러니까 박██, 인버스 주식에 전 재산 넣었다가 빚이 7천만 원 생긴 사람이에요. 심지어 여친이랑 친구한테 빌린 돈도 넣었던 거고. 빚투라고 하던가? 그거요. 그래서 한강에 뛰어내리려 하다가 대신 이 알약을 먹은 게 제가 본 이 사람의 마지막 기억이에요. 아마 제 바로 전에 사탕을 먹은 게 이자인 거 같은데…

이██: (침묵) 전 앞으로 이 몸으로 살아가야 하는 거에요? 아니죠? 차라리, 차라리 원래 몸이 더 나은 거 같은데. 이건 도저히 아니에요. 빚이… 씨발, 빚투 같은 건 대체 왜 하는 거야.

장██ 박사: 진정하세요. 저희가 도울 수…

(이██의 피부에 잿빛 조각들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부풀어오른다. 탄산칼슘 막이 빠르게 신체를 감싼다.)

이██: 다른 곳으로.

면담 직후 박██의 육신은 다시 SCP-769-KO-1의 형태로 변화했다. 직후 제21K기지에서 보관 중이던 다른 SCP-769-KO-1의 알껍질이 깨어지고 이██로 추정되는 인원이 기상했으나, 면담팀이 격리실에 도착하기 전에 다시 SCP-769-KO-1로 되돌아갔다.

이후 기지 내의 다른 SCP-769-KO-1은 기상하지 않았다. 이██는 재단이 확보하지 못한 다른 SCP-769-KO-1에서 기상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시간이 흐르며 몇 달 동안 기지에서 보관하던 SCP-769-KO-1들이 산발적으로 부화했으나, 전부 몇 분이 지나지 않아 다시 알의 형태로 되돌아갔다. 현재까지 새로운 육신에 영구적으로 정착한 SCP-769-KO-1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부록-2: 면담 기록으로부터 2년 후, 기지 내 장기 보관 중이던 SCP-769-KO-1 중 하나가 새롭게 기상했다.

대상은 부화 직후 비명과 함께 알껍질 조각으로 자신의 팔다리에 깊은 자상을 입혔으며, 같은 격리실에 보관 중이던 다른 두 SCP-769-KO-1들을 공격해 파괴했다.

이후 대상은 파괴된 SCP-769-KO-1 속의 육신들을 끄집어내어 양손으로 얼굴과 목을 몇 분 동안 내리쳐서 짓뭉갰다. 해당 과정 동안 대상은 알아들을 수 없는 중얼거림과 비명을 계속해서 내지르다가, 보안 요원들이 격리실에 진입하자 빠르게 알의 형태로 되돌아갔다. 예상치 못한 사고에 따라 격리 절차가 갱신되었다.

해당 SCP-769-KO-1은 사태 이후 약 3주 뒤에 사망해 부패했다.

by

Plone

각주

1. 부록-2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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