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들
아빠가 며칠 동안 집을 비우게 되어 어떤 아저씨가 우리 집에 머물렀다. 엄마에게 누구냐고 물었더니 아빠가 돌아올 때까지 여기 있을 사람이라고 했다. 아저씨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엄마는 최면에 걸린 것 같았다. 나는 엄마와 함께 자곤 했는데, 아침마다 눈을 뜨면 복도에 누워 있었다. 침실 문을 두드리면 두 사람이 나왔다. 아저씨는 내게 말을 거의 걸지 않았고, 심부름을 시켜 밖으로 내보냈다. 가끔 아저씨와 엄마가 이상한 언어로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았다. 엄마는 숙제를 안 해도 나를 혼내지 않았고, 밥도 제때 챙겨 주지 않았다.
그날 밤, 엄마 옆에서 자다가 누군가 나를 들어 올리는 느낌이 들었다. 눈이 완전히 떠지지는 않았지만, 나를 안고 있는 사람은 괴물처럼 보였다. 눈은 거대했고, 머리카락 대신 촉수가 나 있었으며, 엄니 같은 이빨이 두 개 있었고, 피부는 초록색이었다. 나는 울기 시작했다. 엄마 목소리가 들렸다. "내려놔, 애가 보겠어." 그러자 그가 말했다. "이 애는 상관없어." 목소리가 그 아저씨와 똑같았다. 엄마가 거듭 재촉하자 그는 나를 도로 내려놓았다. 엄마 쪽을 보니 엄마도 괴물처럼 보였다. 몸을 일으켜 앉았을 때는 엄마가 하얀 시트로 몸을 가리고 있었고, 그 아저씨가 바지만 입은 채 서 있었다.
다음 날 아저씨가 나간 뒤, 나는 엄마에게 왜 나를 방 밖으로 밀어내고 아저씨와 다른 방에 들어가느냐고 물었다. 엄마의 눈이 커졌다. "쉿…… 다른 사람 앞에서는 이런 말 하지 마." 엄마가 속삭였다. 그러더니 웃었다. "엄마는 자고 있던 게 아니야, 바보야. 아저씨는 그냥 엄마를 도와주는 거야. 엄마한테 가르쳐 주시는 거라고." "그럼 나도 공부할래!" "그래, 그런데 아저씨는 어른들만 가르치셔."
며칠이 지났고, 아빠가 언제 돌아와도 이상하지 않을 때가 되었다. 닫힌 문 너머에서 그 아저씨가 엄마와 말다툼하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 뒤 아저씨는 나를 노려보며 떠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엄마는 내게 햄버거와 피자, 초콜릿을 먹이며 전부 아저씨가 준 거라고 했다. 아빠에게는 말하지 말라고 했다. 말하면 아빠가 이런 맛있는 것들을 못 먹게 할 거라고 했다.
아빠가 돌아와 앞으로 몇 달 동안은 집에 있을 거라고 했다. 나는 너무 기뻐서 아빠 무릎 위로 뛰어들었고, 엄마는 아픈 사람처럼 웃으며 서 있었다. "엄마, 어디 아파?" "아니야." 엄마는 억지로 웃으며 이를 드러냈다.
많은 날이 지났는데, 요즘 들어 엄마와 아빠가 말다툼을 하기 시작했다. 결국 두 사람은 아예 말을 하지 않게 되었다. 아빠가 잠들고 나면 엄마는 베란다로 나가 계속 통화를 하곤 했다. 어느 날, 엄마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안 돼, 그러지 마. 들킬 수도 있어."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비가 내리던 어느 저녁이었다. 아빠는 아직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자동차 소리가 들려 밖을 내다보니 비옷을 입은 남자가 아빠와 함께 있었다. 나는 엄마에게 달려갔다. "엄마, 아빠가 누구랑 같이 왔어!" 엄마의 얼굴에 긴장한 기색이 번졌지만, 희미한 미소도 떠올랐다. 엄마는 발코니로 달려가 아래를 내려다보더니, 누군가 문을 두드리자 대문 옆으로 가서 섰다.
아빠가 안으로 들어왔고, 그 뒤로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엄마는 그 사람의 눈에 푹 빠져 있었다. 아빠가 신발을 벗었다. "차가 고장 났는데 이분이 고쳐 주셨어. 다른 동네에서 오셨는데 내일 아침에 떠나신대." 엄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그 사람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고, 두 사람 모두 웃고 있었다.
저녁상이 차려졌다. 아빠는 한쪽에 앉고 그 남자는 아빠 맞은편에 앉았으며, 나는 엄마와 나란히 앉았다. 엄마는 음식을 씹으면서도 웃었다. 아빠는 전화를 받고 발코니 쪽으로 갔다. 아빠가 자리를 뜨자마자 엄마가 그 남자에게 말했다. "내가 그러지 말라고 했잖아, 응? 무슨 일 있었어?" "아무 일도 없었잖아, 그렇지? 오늘 밤 실컷 즐기자. 하룻밤인데 뭐." 엄마가 장난스럽게 그의 손을 때렸다. 남자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그가 나를 보며 말했다. "냉장고에서 물 좀 가져와." "여기 물 있잖아요." 엄마가 내 이름을 불렀다. "아저씨께 찬물 좀 가져다드려."
나는 물을 가져다주었지만, 아저씨는 계속 엄마만 바라보았다. 마침내 내가 물었다. "전에 우리 집에 오신 적 있어요?"
두 사람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그 남자가 입을 열기도 전에 엄마가 말했다. "아니, 이분은 여기 처음 오신 거야." 그러자 그 남자가 머뭇거리며 말했다. "그래, 그건 다른 사람이었을 거야."
"아…… 그게, 우리 집에 며칠 동안 머물렀던 아저씨가 있었거든요. 아저씨랑 똑같이 생겼는데 머리가 더 짧고 수염이 없었어요."
"쉿…… 그 얘기는 하지 말라고 했지?" 엄마가 내 말을 막았다. 남자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잠시 두 사람은 그저 서로를 바라보았다.
저녁을 먹고 모두 잠자리에 들었다. 엄마와 아빠는 두 사람의 방에서, 나는 내 방에서, 그 남자는 복도에서 잤다. 하지만 나는 잠들 수 없었다. 아빠는 그에게 내 방에서 자라고 했지만, 그는 굳이 복도에서 자겠다고 했다. 침대에 누워 선풍기가 돌아가는 것을 보고 있는데 발소리가 들렸다. 나는 이 남자가 도둑질하러 온 거라고 생각했고, 현장을 덮쳐 잡고 싶었다.
방문을 열고 복도를 내다보았지만 남자는 없었다. 엄마를 깨우러 갔지만 엄마는 침대에 없었다. 발코니에서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 그쪽으로 갔다. 달빛 아래 두 괴물이 몸을 밀착한 채 서로 촉수가 뒤엉켜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들은 나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나는 천천히 뒷걸음질 치다가 달리기 시작했다.
갑자기 누군가 나를 붙잡았다. 그 괴물들 중 하나였다. 그가 내 머리를 세게 때렸고, 나는 쓰러지기 시작했다. 엄마 목소리가 들렸다. "무슨 짓을 한 거야?!" "걱정 마, 그냥 기절한 거야."
깨어났을 때는 낮이었다. 아빠와 엄마가 침대에 앉아 있었고, 그 아저씨는 가고 없었다. 내가 깨어난 것을 보고 아빠가 나를 끌어안으며 물었다. "어쩌다 미끄러졌어?"
"미끄러지다니? 그 괴물이 날 때려서 쓰러뜨렸어!"
"뭐? 하지만 엄마 말로는—"
"아이고, 아직 꿈을 꾸네." 엄마가 말했다.
작성자 /u/IamToof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