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eudoPod 1035: 주간 고속도로의 모히니들
주간 고속도로의 모히니들
M. L. 크리슈난 지음
죽음으로 가는 길에는 바이타라니강이 흐른다. 우리는 살갗이 벗겨진 채 그 비애에 드러나 있다. 허파 가득 그르렁대는 불안 속에서 우리는 언제나 그 물살을 느낀다.
파르티바누르 주 고속도로에서 금속과 불길과 아스팔트가 내지르는 비명 속에 내가 죽은 뒤로, 시간은 되풀이되는 고리를 그리며 돌았다. 화장은 없었다. 무엇을 불길에 맡길 수 있었겠는가? 검게 탄 내 몸통의 혹 같은 덩어리를? 아직 살조직이 들러붙은 내 턱뼈를? 홀로 남은 이 하나 속에 꼭 맞게 숨어 있는 충전재 하나를?
때로는 흐르는 물을 꿈꾸었다. 사고 뒤에도 내 몸이 남아 있었다면 내가 어디에 있을지를—여기가 아닌 곳, 여기만 아니라면 어디든. 뭉개졌어도 알아볼 수는 있는 몸으로. 특히 죽음 앞에서는 마땅히 존중받아야 할, 인간의 흔적이나마 간직한 몸으로. 밤에 피는 재스민 화환들과, 곡을 하며 가슴을 두드리는 여자들과, 입에 거품이 일도록 내 유골함 주위를 돌며 몸을 흔드는 술 취한 사내들이 물결처럼 흐르는 행렬 속에서 내 재는 바다나 강에 뿌려졌을 것이다. 그들이 탈진이나 쾌락으로 쓰러질 때까지.
처음 먹이를 먹기 시작했을 때, 나는 내가 vet?la인지 pi??ca인지 궁금했다. 하지만 바엘나무에 매달려 흔들리고 싶지도, 방사형 꽃잎이 이빨처럼 뻗은 타타푸 덤불 속으로 뛰어들고 싶지도 않았다. 게다가 새나 작은 설치류에는 식욕이 동하지 않았다. 나는 특정한 부류의 남자들에게만 허기를 느꼈다.
어쩌면 나는 모히니였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게 어떤 존재인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 죽기 전의 삶은 만화경처럼 내 시야에 나타났다 사라졌다 했고, 희미하게 일렁이며 흐릿했다. 모히니에 관해 내가 아는 것은 찢긴 상처 같은 기억의 틈에 떠오르는 B급 영화에서 얻은 것들이었다. 콜로 짙게 테를 두른 눈과 물결치는 머리카락을 지닌, 늘 시폰 사리를 걸쳐 몸이 훤히 드러나는 뚱한 여주인공들. 짙은 유륜은 신호탄처럼 투명한 옷감 너머로 남자 주인공을 불러들였다. 그리고 그들은 언제나 한적한 길가에서 그를 덮쳐, 여러 의미로 남자 주인공을 집어삼켰다.
나는 먹고 싶은 남자들을 어떻게 유혹하는지 몰랐지만, 그들은 더러운 내 옷 밑에서 어딘가 여자 같은 형체를 알아보기만 하면 곧잘 제 발로 다가왔다. 마체테처럼 야위고 날카로운 트럭 운전사들, 약에 취해 번들거리는 눈과 아라크 냄새 나는 숨을 지닌 남자들. LSD 조각을 먹고 안절부절못하다 오토바이에서 내려 내 품으로 미끄러져 들어오는 대학생들. 번듯한 차를 모는 유부남들은 가장 쉬웠다. 그들은 구더기가 가장자리를 두른 내 목의 빈 구멍을 관통한 와이퍼를 보고도 알아본 척조차 하지 않았다. 나는 그들을 모조리 포식했고, 손가락 마디 하나하나와 발톱 하나하나에서 골수를 빨아내어 그들이 종잇장처럼 바스러지는 껍데기만 남게 했다.
아주 잠깐은 허기가 가셨다. 살갗이 부드럽고 탄력 있게 느껴졌지만, 나는 이 새로움과 무게감을 믿지 않았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으니까. 내가 헤아릴 수도 없는, 아무것도 아닌 삶에 뒤따른 아무것도 아닌 죽음. 그래서 나는 고속도로를 따라, 이 잠깐의 공허를 따라 걸으며 먹이를 먹었다. 내가 아는 것은 이것이 전부였다.
Vaitara??가 입을 벌려 살갗을 부풀게 하는 액체의 심연을 드러낸다. 우리에게는 올라가야 할 골짜기들이 있다. 역청 같은 어둠이 우리의 목을 감싼다. 우리는 마신다.
그녀를 처음 본 날에는 눈여겨둘 만한 일이 세 가지 있었다.
1.
나는 짜증이 나 있었다. 막 사파리 수트를 입은 중년의 회계감사원을 먹은 참이었다. 얼굴이 부자연스럽게 부풀어 오른, 한 줌밖에 안 되는 남자였다. 그의 살갗에는 동아 껍질 같은 밀랍 기운이 돌았다. 그는 내가 다가가자마자 내 와이퍼를 움켜잡아 나를 그 자리에 못 박듯 붙들어놓으려 했고, 다른 손으로는 미친 듯이 내 살와르를 풀어헤쳤다. 나는 그의 목을 단번에 꺾어 두 동강 내고 서둘러 시체를 먹었다. 그가 푸트레신으로 찬 살덩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사후 가스와 체액을 사방에 뿜어내기 전에. 고무처럼 질기고 유황 맛이 났다.
2.
먹이를 먹은 뒤 나는 걷기 시작했다. 대도시와 산업폐기물 매립지, 해가 지면 동종요법 진료소도 겸하는 기술대학, 오피오이드 거래가 성행해 북적이는 판자촌을 한데 이어주는 파르티바누르 고속도로 구간을 천천히 걸었다. 눈길이 닿는 데까지 고가도로들이 하늘에 격자를 그렸다. 이곳은 질주하는 차량의 흐름이 깎아낸, 열쇠구멍처럼 좁은 공간이었다. 그런데도 도로 양옆에는 필요에 따라 상점과 간이식당들이 버섯처럼 돋아났다.
그날 나는 가로등을 피해 점점 짙어지는 황혼의 웅덩이 사이로만 몸을 누비며 걸었다. 음식 냄새를 맡을 수 있기를 바라며 비리야니 식당 뒤편에 멈춰 섰다. 미끈거리는 초승달 모양의 양파, 지글거리는 기름, 양철지붕을 가로질러 늘어선 갈고리에 매달린 염소 사체들. 내 노력은 늘 아무 소용이 없었다. 내가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것은 먹기 직전의 인간 먹잇감들뿐이었다. 그들의 공포와 욕망이 끈끈한 찌꺼기가 되어 내 혀를 뒤덮었다.
잡화점과 비리야니 식당 사이에 꽉 끼어 있는 공사장을 가로질렀다. 그곳에서는 노동자들이 대마에 취해 몽롱한 채 서로의 몸 위에 팔다리를 뻗고 널브러져 있었다. 그래도 누군가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군, 나는 생각했다.
마침내 나는 스리 안나이 잡화점에 도착했다. 머리핀부터 저마다 다른 정도로 산화되어 반짝이는 푸르스름한 무대용 장신구, 자동차 배터리용 점프 케이블, 심지어 이 일대를 지그재그로 누비는 최신 정치 집회 입장권까지 온갖 것을 파는 가게였다. 나는 가게 뒤편으로 돌아가 오줌에 젖은 벽의 어둠 속으로 녹아들었다. 벽면은 너덜너덜 벗겨지는 칸니르 안잘리 추모 포스터들로 뒤덮여 있었다. 막 죽은 사람의 인쇄된 사진에 만화 같은 커다란 눈물방울을 덧붙여, 지나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낯선 이의 생이 끝난 것을 애도할 수 있게 했다. 나는 오랫동안 사람들이 가게를 드나드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밤이 깊어갈수록 나는 안절부절못했다.
3.
갑작스러운 고요. 불어나 범람하는 강의 환영이 내 홍채를 갈랐다. 그리고 그만큼이나 순식간에 열기의 벽이 안개를 가르며 환영을 몰아내고 나를 지금 이곳으로 홱 되돌려놓았다.
그리고 나는 그녀를, 아름다운 이를 보았다.
벤츠 한 대가 가게 앞에 멈춰 섰다. 그녀는 움직일 때마다 초록빛으로 번쩍이는, 생물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사리를 입고 차에서 내렸다. 협죽도 꽃봉오리로 감싼 단단한 땋은 머리가 엉덩이까지 내려와 흔들렸다. 부어오른 자국들이 엉덩이 양옆에 지도를 그리며 등으로 둘러 이어졌다. 가로등 아래에서 그녀의 왼쪽 눈은 여러 면으로 세공한 루비였다. 터진 모세혈관들이 눈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그녀를 바라보는 동안, 외로움이 내 발밑에서 싱크홀처럼 입을 벌렸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처음에는 그저 허기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전혀 다른 무엇이었다.
강둑이 물러져 살을 녹이는 진창이 된다. 건너편 기슭에서 숲 하나가 깜박인다. 쇠로 된 잎을 단 나무들이 쉼 없이 울린다.
그 순간부터 나는 그녀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하루하루를 붙들어 매었다. 이제 내 삶은 깔끔하게 두 쪽으로 나뉘었다. 앞선 절반은 시간과 반복과 움켜쥐는 남자들이 끝없이 실려 오는 컨베이어 벨트였다. 그리고 이제는 매 순간이 아름다운 이의 존재에 맞춰져 있었다. 그녀를 다시는 보지 못하리라는 생각만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나는 날마다 흐릿하게 지나가는 차량들 속에서 건메탈빛 벤츠를 찾아보려 했다.
다행히 그렇게 애쓸 필요는 없었다. 곧 알게 되었듯, 그녀에게는 정해진 일상이 있었다.
아름다운 이는 일주일에 두 번 잡화점에 왔다. 쇼핑을 마치면 서늘한 무덤 같은 벤츠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가 떠났다. 하지만 가끔은 비리야니 식당까지 걸어 내려와 양 족발과 밥을 한 꾸러미 주문했다.
나는 밤이 눈 한번 깜박이는 사이 정지하는 그 순간들을 애타게 기다렸다. 초록 비단에 싸인 아름다운 이가 거의 꼼짝도 하지 않고 음식을 기다리는 순간을. 나는 공사장 콘크리트 기둥의 긴 그림자 속으로 녹아들곤 했다. 차량들과 양고기 부위들, 그리고 차 한 대가 우리 곁을 지날 때마다 전조등에 환히 드러나는 그녀의 형체가 담긴 그 한 줄기 시간 속에서라면 나는 여러 생애라도 보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순간이면 언제나 잔물결 치는 물소리가 들렸다. 나지막한 웅웅거림이 얇은 막처럼 나를 덮었다.
어떤 주에는 아름다운 이가 남자와 함께 비리야니 식당에 왔다. 나는 곧 그 남자가 건메탈빛 벤츠의 주인임을 알아차렸다. 엿들은 대화의 조각들을 모자이크처럼 맞춰보니, 그는 막 떠오르는 거물이었다. 맹렬한 정치적 야심까지 키우고 있는 토지 마피아의 깡패였다. 그는 아름다운 이를 곁에 두고 아첨과 음식으로 배를 채운 뒤, 능글맞은 아첨꾼들을 상대로 엉터리 재판을 벌이곤 했다. 그에게는 아내와 다 자란 자식 여덟이 있었다.
거물들에게는 언제나 완벽한 가족이 있었고, 아름다운 이는 그의 아내가 아니었다.
거물이 수행원들을 데리고 비리야니 식당에 올 때마다, 그는 지위에 걸맞게 깨끗한 벤치에 앉았다. 추종자들은 그의 발치에 둘러앉았다. 그러고는 갓 엮어 매듭지은 협죽도 꽃줄기를 아름다운 이에게 내밀었다. 그의 얼굴은 기대감으로 번들거렸다. 그녀는 매듭을 살며시 풀었다. 거물은 그녀를 홱 끌어당겼고, 그녀가 그의 두꺼운 팔 안에서 몸을 비트는 동안 머리카락 둘레에 협죽도를 둘러 묶어 고정했다. 이것은 정기적으로 펼쳐지는 구경거리이자, 굶주린 눈과 그보다 더 굶주린 야심을 지닌 젊은 남자들이 대부분인 추종자들에게 보내는, 간판 조명처럼 눈부신 경고였다. 그녀에게는 일절 손댈 수 없으며 그녀가 오직 그에게만 속한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공연. 그 모든 일이 벌어지는 동안 그녀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아름다운 이가 비리야니 식당의 기름때 낀 유리창 너머로 나를 처음 보았을 때, 그녀는 비명을 지르지도 움찔하지도 않았다. 그저 계속 먹었다. 손에서 입으로 이어지는 움직임은 평온한 메트로놈 같았다. 나는 더 가까이서 보고 싶어 부주의해졌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벽에 달린 형광등 불빛에 그녀의 연초록 사리가 하얗게 바랬다. 목은 멍으로 보랏빛을 띠었다. 거물은 퉁퉁 부은 그녀의 입술을 두고, 자신의 무는 버릇을 두고, 그녀를 통째로 삼키고 싶다며 농담을 하고 있었다.
할 일은 해야지, 그가 말했다. 한밤중에 간식이 먹고 싶으면 먹어야 하는 거야.
아첨꾼들은 신호라도 받은 듯 웃으며 야유를 질렀다. 아름다운 이는 말없이 계속 먹었다. 그녀는 내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밤이 깊어가자 추종자 하나가 휴대전화를 꺼냈다. 크리켓 경기와 관련된 일이었다. 도박 판돈으로 이리저리 옮겨지는 거대한 돈의 물결이 대화를 휩쓸었다. 거물이 여러 대의 휴대전화에 대고 위협을 쉿쉿 뱉어내며 숫자들을 으르렁거리는 동안, 아름다운 이는 손을 씻으러 뒤편 베란다로 빠져나왔다.
내 기회였다. 나는 재빨리 물통 근처로 모습을 드러냈다.
미안해요, 내가 속삭였다. 제발, 제발 무서워하지 마세요. 미안해—
여기 있었네요, 그녀가 놀라는 기색도 없이 말했다. 발리카루타? 아파요?
그녀는 내 목을, 휘어진 막대를 가리켰다. 나는 갑자기 내 모습이 신경 쓰였다.
아니. 딱히.
그러자 그녀가 미소 지었다. 이름은 있어?
기억이 안 나.
아, 나도 이름이 하나 있었어. 그런데 저 사람이—그녀는 안에 있는 덩치 큰 남자를 가리켰다—다른 이름을 지어 줬어.
나 우수로다 일라이. 나는 불쑥 내뱉었다. 난 살아 있지 않아.
그녀는 길고 견딜 수 없는 시간의 통로처럼 느껴지는 동안 나를 바라보았다. 유리 같은 피부를 가진 도마뱀이 바닥을 가로질러 쏜살같이 달려갔다.
알아, 그녀가 마침내 말하고는 비리야니 식당 안으로 돌아갔다.
죽음의 길 위에 뜬 달은 가늘게 휜 선이다. 원치 않는 입에서 찢어 낸 미소.
아름다운 이와 나는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녀가 반투명한 어둠 속에서 혼자 양 족발 요리를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조용히 눈에 띄지 않게 말을 주고받았다.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듯했다.
한번은 내게 음식을 사 주겠다고까지 했다.
아니, 아니, 나는 안—난 이걸 먹을 수 없어.
그녀는 곰곰이 생각했다. 죽었다면, 밥은 먹을 수 있어?
잘 모르겠어.
우리 할머니 장례식 때 엘루 사담 우룬다이를 만들었어. 검은깨 밥을 동그랗게 뭉친 거야.
그녀는 할머니 이야기를 자주 했다. 할머니가 고집스럽게 블라우스 입기를 거부하고 맨살에 사리만 두르고 다녔다는 이야기. 찻잔 받침만큼 넓은 귓불을 장식한 탄다티 이야기. 금으로 된 사면체 모양의 귀걸이는 쇄골 위에 떠 있었다. 염소 다리를 코코넛 밀크에 넣고 몇 시간씩 뭉근히 끓이는 국물 요리인 파야를 얼마나 정성껏 만들었는지에 관한 이야기.
전에는 그걸 정말 싫어했어, 아름다운 이가 웃으며 말했다.
나는 미소를 감추려 했다. 그런데 늘 이걸 시키잖아.
그녀는 끈끈한 콜라겐 맛과 가래 같은 녹색 빛깔을 몹시 싫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자 그 부드럽고 알싸한 후추 맛이 당기기 시작했다. 이제는 먹을 수 있을 때마다 먹었다.
괜찮아, 얘야, 그녀가 말했다. 난 이것만 먹고 싶어.
그 순간 나는 그녀가 이 음식을 유독 갈구하는 마음의 모양과 윤곽을 이해했다. 내 식욕도 오직 하나만을 향한다고, 나도 한 가지밖에 먹을 수 없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녀처럼 나 역시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굶주림에 매여 있다고.
이해돼, 내가 말했다.
또 다른 밤. 아름다운 이가 내 손에 철제 도시락통을 밀어 넣었다.
한번 먹어 봐.
나중에 혼자 있을 때 뚜껑을 열었다. 기름지고 울퉁불퉁한 검은깨 주먹밥 덩이들이 통 밖으로 쏟아졌다. 하나를 먹으려 했지만, 내 살 한가운데를 꿰뚫은 와이퍼 부분에 끈끈하게 달라붙었다. 남은 밥을 기침으로 뱉어 내자, 신호라도 받은 듯 쉬파리들이 즉시 그 위를 점액으로 뒤덮었다.
나는 통을 꼭 닫았다. 내용물을 가능한 한 오래 보존하고 싶었다. 이걸 가져도 되는지 그녀에게 묻고 싶었다. 그녀의 것이니까. 그녀와 나를 이어 주는 실타래였으니까. 그녀가 없을 때 지닐 부적이었으니까.
다음번에는 물어보자, 나는 스스로에게 약속했다.
탄식의 우물, 작은 언덕, 쏟아져 내리는 창끝들. 우리는 어떻게 우리 자신을 갈기갈기 찢는가?
덩치 큰 남자는 화가 나 있었다. 아직 쏟아 내지 않은 분노의 돌풍에 휘감겨 비리야니 식당 안을 휘젓고 다녔다. 이쪽으로, 저쪽으로, 이쪽으로, 저쪽으로 성큼성큼 오가다가 격노가 욕설이 되어 입 밖으로 흘러나올 때면 의자를 넘어뜨렸다. 아무도 감히 다가가지 못했다. 그는 주먹으로 휴대전화 세 대를 으스러뜨렸다.
그를 따르던 무리는 겁에 질려 숨을 곳을 찾아 허둥지둥 흩어졌다.
투자 실패래.
땅 거래가 틀어졌대. 저 사람 끝났어.
CBI 급습이래.
아첨꾼들이 수군거리는 말이 조금씩 들렸다. 덩치 큰 남자는 돈을 많이 잃은 모양이었다. 그의 사업이나 야망이 내놓는 요동치는 시세표 따위는 내 알 바 아니었다. 나는 아름다운 이만 찾았다. 비리야니 식당 뒤쪽 베란다에서 그녀를 발견했다. 늘 그렇듯 물통에 기대어 있었다. 침묵을 걸친 채 움직이지 않는 기둥.
안에서는 구타가 시작되었다.
덩치 큰 남자의 분노가 드디어 폭발했다. 아첨꾼 하나가 눈알을 잃었다. 다른 하나는 코가 부러졌다. 베슈티를 두른 팔십 대 노인이 덩치 큰 남자에게 비틀비틀 다가가 살며시 팔에 손을 댔다. 대가가 큰 실수였다. 덩치 큰 남자는 노인의 머리 위로 벤치를 내리쳐 부러뜨렸다. 팔십 대 노인은 이상하게 부글거리는 소리를 내며 살과 드러난 뼈가 뒤엉킨 덩어리로 무너져 내렸다.
아름다운 이가 끼어들기로 한 것은 그때였다. 어떻게든 덩치 큰 남자의 잔혹함이 얽힌 매듭을 풀어 보기로, 그에 맞서 팔십 대 노인 위를 제 몸으로 덮기로 한 것이다.
내가 그녀를 막기도 전에, 빗나가는 법 없이 모든 것을 끝장내는 덩치 큰 남자의 주먹에서 그녀를 지켜 주기도 전에, 그 전에, 그 전에, 그 전에, 모든 것 이전에, 이 밤과 비리야니 식당과 건메탈색 벤츠와 익히 아는 그의 폭력의 궤적 이전에, 그의 손이 그녀의 얼굴을 갈랐다. 한 번, 두 번, 세 번.
아름다운 이의 몸이 불가능한 각도로 꺾이더니 안으로 접혔다. 헐떡이는 숨과 함께 이들이 입에서 달그락거리며 쏟아졌다. 나는 그녀에게 달려가 팔을 따라 목까지 손끝으로 짚어 올라갔다. 고동을, 맥박을, 그 두드리는 희망을 간절히 빌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그 순간 광기가 생존이라는 진공에서 나를 풀어헤쳤다.
나는 옷을 할퀴어 벗어 던지고 양철 지붕이 지지대에서 벗겨져 나갈 때까지 울부짖었다. 덩치 큰 남자의 어깨 위로 뛰어올라 허벅지 사이에 그를 끼워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그는 육중한 몸으로 계속 버둥거렸다. 내 턱이 관절에서 빠져 그의 턱 속으로 벌어지고, 와이퍼로 그를 꿰뚫어 꼼짝 못 하게 하는 동안 나는 머리카락으로 이루어진 화환처럼 흐릿해졌다. 와이퍼의 쓸모가 드디어 뚜렷이 드러났다. 구더기가 들끓는 걸쭉한 액체가 쏟아져 우리 발치에서 철벅거렸다.
나는 허기에 미쳐 있었다.
하지만 여기에는 내 창자를 굶주림으로 태우는 폴리펩타이드의 쇄도도, 평소 먹어 치우던 남자들의 회전목마를 향한 무감각도 없었다. 대신 내 피부는 낯선 감각으로 고동쳤다. 이빨이 줄지어 박힌 격노였다.
나는 시간을 들여 덩치 큰 남자를 먹어 치웠다. 힘줄과 손발톱과 물렁뼈 하나하나를 후루룩 빨아 먹는 동안, 그의 내장이 번들거리는 밧줄처럼 똬리를 틀며 내 무릎 위로 늘어졌다. 손은 마지막까지 남겨 두었다.
우리는 대가도, 간청도, 속죄도 가져오지 않는다. Vaitara?? 강의 건너편은 보이지 않는다. 열두 개의 태양이 머리 위에서 눈부시게 타오른다.
처음에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러다 아름다운 이가 곁에 있을 때 내 안에서 무언가, 어쩌면 누군가의 고동을 느꼈다. 그녀가 사라지자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들과 무언가인 것들과 누군가인 것들 모두의 벼랑 너머로 몸을 내던지고 말았다.
나는 그녀의 시신으로 기어가 가까이 끌어당겼다. 그녀의 살갗을 내 살갗에 맞댔다. 덩치 큰 남자의 피가 내 수척한 몸뚱이, 관절이 양방향으로 꺾이는 그 동굴 안에서 세차게 두드렸다.
나는 오랫동안 그곳에 누워 아름다운 이의 몸이 내 품에서 굳어 가도록 두었다. 내가 그녀를 알아보았기에 그녀의 고통이 붉게 물들며 또렷해졌다. 라디오의 주파수를 정확히 맞추듯, 우리 고립의 잔물결이 고리를 이루어 함께 존재하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한 여자가 다섯 차로를 뒤엉켜 달리는 차들에 치여 죽어도 사람들은 저마다의 삶을 계속 흘러갈 수 있었다. 그녀의 죽음은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점이었다. 또 다른 여자가 앉아 있었다. 피부에 상처들이 번쩍거렸지만, 모두가 못 본 척했다. 하지만 나는 보았다. 그리고 아름다운 이도 나를 알아보았다. 그 점에서 우리는 하나였다.
마침내 강이 왔다. 나는 그것이 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강은 길게 펼쳐진, 귀를 먹먹하게 하는 소리의 장막이 되어 내 몸을 흘렀다. 그리고 열기가 찾아왔다. 물 위로 밤을 활짝 갈라 놓으며 저녁 어스름과 별들과 가장 깊은 어둠을 터뜨렸다.
아름다운 이와 나는 끓어오르는 범람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나는 그녀의 시신을 내 몸에 단단히 밀착시켜 안았다. 강은 살과 머리카락을 불타는 껍질처럼 벗기며 우리에게 남은 마지막 조각들을 씻어 냈다. 골수가 섞인 거품이 내 목을 채웠다. 제련한 구리 광석 맛, 오래전 삶의 잔불 맛이 났다. 안도의 맛이었다. 어쩌면 기쁨의 맛이기도 했을 것이다. 이제는 기쁨이 무엇인지 더 이상 기억나지 않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