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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간행MIDNIGHT GAL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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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체 95 - "현실 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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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곳을 샅샅이 뒤졌다. 아무것도 없다.

직원들까지 사라졌다. 그런데 전부 방금 버려진 것처럼 보인다. 다들 갑자기 그냥… 사라져 버린 것 같다. 바 위에는 마시던 술이 그대로 놓여 있다.

길 안내가 잘못된 줄 알았다. 노클립 지점은 직접 찾는 것보다 백룸 로보틱스의 연락망을 이용해서 찾는 게 안전하니까 그렇게 했는데, 그것 때문에 여기가 이 지경이 됐을 리는 없다. 이곳에는 이런 일을 일으킬 만한 진입 효과가 없으니까. 그래, 지금 내가 750에 있는 게 맞는지 확인했다. GPD 페이지에서 세부 정보도 확인했다. 여기 와이파이가 잘 터져서 천만다행이다

(눈에 띄게 흐트러진 필체) 잠깐. 와이파이가 이렇게 잘 터지는데, 지난 12시간 동안 백도어에 #Level750 태그가 달린 게시물이 왜 단 하나도 없지? 뭔가 이상한 일 때문에 이렇게 됐다면, 지금쯤 누군가 기록해서 올렸어야 하잖아?

앞뒤가 안 맞는다.

좋아, 여기 온 지 거의 한 시간이 됐는데 누구한테서도 아무 소식이 없다. 조만간 뭐라도 안 일어나면 나 진짜 돌아 버릴 것 같다.

(필체가 눈에 띄게 정돈됨. 파란색 펜으로 바뀜. 새 페이지)

이 빌어먹을 주둥이가 문제다. 씨발, 이게 뭐야.

어쩌다 보니 바에 앉아 있었다. 달리 할 일도 없었으니까. 지루해서 슬슬 미칠 것 같았고

빌어먹을 누가 이걸 발견하기라도 하면 내 대가리에 총알을 박아 버릴 거다 씨발

졸리기 시작했다. 도착했을 때부터 전기가 나가 있었는데, 아마 역사상 처음으로 내 근처 천창을 통해 진짜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고, 어 나는 빌어먹을 집고양이처럼 그 햇볕을 쬐다 잠들었다. 이러니 그런 소리를 평생 못 벗어나지.

요점은, 완전히 곯아떨어졌다는 거다. 깨어났을 때는 당연히 기분이 엿 같았는데, 어찌나 심했는지 처음에는 시야에… 지직거리는 잡음이 낀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러니까, 오래된 VHS 테이프의 잡음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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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그냥 콘택트렌즈가 맛이 간 줄 알았는데, 생각해 보니 켜지도 않은 상태였다.

이런 종류의 현상은 정말 (판독 불가) 겪어 본 적이 없어서, 겁을 먹고 결국 렌즈를 켰다.

씨발.

"에너지 신호"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거대한 구름처럼 꿈틀거리는 통에 발작할 뻔했다. 이… 것들이 내 망할 눈을 뚫고 들어오기 직전이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랬겠지만 나도 공황에 빠졌다. 다만 안타깝게도 그 탓에, 이곳이 재건되고 이… *해충 떼*가 제거될 때, 아니 만약 그런 날이 오기라도 한다면 BNTG 크레딧을 거액으로 물어 주게 생겼다.

요점은, 조그만 생물들이 막 이러려는 상황을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거다

내 빌어먹을 눈알 속으로 기어들어 오려고.

그러어니까, 그래. 난 그냥… "주전자 뚜껑을 날려 버렸고"(블랑슈는 그렇게 부른다), 그걸로 끝이었다. 나머지 무리가 어떻게 됐는지 보려고 남아 있지는 않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여기는 뭔가 아주, 아주 잘못됐다.

(펜 색깔이 바뀜) 다음 조사거리를 찾은 모양이다. 다음 목적지: 칼라그 …가니가 레벨 482 사건 때문에 아직도 화가 나 있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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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1)

이 일 때문에 일지까지 질질 들고 다니기는 싫었다. 나중에 이 페이지들을 옮겨 끼울 생각이다. 어쨌든 지금 가니의 사무실 대기실에 앉아 있으니, 지금쯤 글을 쓰

좋아, 그러니까. 새로 알아낸 것 몇 가지

-2025년 3월 16일, 40초에 걸쳐 인간 사망자 수가 폭증한 것이 기록됐으며, 에리크도 그중 하나였다. -사인은 어째서인지 "판정 불가"다. 뭐 그렇지. 늘 있는 일이잖아. 전지한 죽음 추적자들이 무엇 때문에 300명 넘는 사람이 죽었는지 전혀 모른다니.

곤충 (2)

-"판정 불가"가 기록된 건 이 밖에 딱 한 번뿐인데, 그 일에 대해서는 나한테 알려 줄 수 없단다. 참 좋네. *가니가 계속 연락해 주기로 했다. 칼라그의 무결점 기록에 생긴 이 오점이 내 호기심을 자극하는 만큼이나 가니의 성질도 건드린 모양이다. 어쩌면 그보다 더.

-(페이지가 찢어짐)

곤충 (3)

(여백에 휘갈겨 쓴 글: "아 세상에 이 새끼는 입을 다물 줄을 모르네") -이번 협의는 내 쪽이 더 이득인 것 같다. 어쩌면 가니는 날 싫어하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서클의 장 마이어와 면담 약속을 잡으라는… 강력한 권고를 받았다.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서클에서 내가 아는 건 닉스뿐이다. 뭐, 됐다. 잠긴 문 따위가 날 막은 적은 없으니까.

(페이지 위쪽 모서리에 적힌 글) 메모/할 일 +새 펜 구하기 씨발 좀 +언제 한번 블랑슈에게 확인할 것. 칼라그도 모르는 일을 블랑슈가 알 것 같지는 않지만, 로트카 사건을 되풀이하지는 말자. +다시 나가기 전에 아이언 피스트 순찰 일정 확인하기.

서클 기지에 불청객을 데려가는 일만큼은 절대 사양이다

(페이지 아래쪽에 휘갈겨 쓴 글) 좋아, M.E.G. 베타 기지에서 앤서니 켈빈을 만날 초대를 어떻게든 받아 냈다

(일시: 3/19, 현지 시각 3:40)

(레벨 4에는 절대 가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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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17일

켈빈을 만나기까지 48시간이 조금 안 남았다. 그때까지 레벨 304에서 느긋하게 쉬기로 했다. 그 난리를 다 겪었으니 좀 쉴 자격은 있는 것 같다. 레벨 7에 갈까도 생각했지만, 말도 안 되는 소리지. 거기서는 가장 잔잔한 구역조차 언제든 미쳐 돌아갈 수 있다. 토착 동물들도 딱히 우호적이지 않고.

(포스트잇 메모: "레벨 7의 신사")

"안녕!"

"차 한잔 어떠신가?"

(말풍선)

게다가 어차피 난 해변이라면 존나 질색이다. 여름 따위 엿 먹어라, 겨울이 최고다!! 최저 기온이 섭씨 40도라고?? 절대 사절이다.

어쨌든, 이곳에서는 정말 평화롭게 지내고 있다. 예상치 못한 노클립도 없고, 느닷없는 왜곡도 없고… 안식처라는 걸 설명해야 한다면 틀림없이 떠오를 만한 곳이다. 개체는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안정적이다. 이런 곳에서는 드물지만, 전혀 없는 일은 아니다. 이번만큼은 내 영혼을 짓누르던 무게가… 사라졌다. 여기에는 내가 흡수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

어떤 느낌인지 잊고 있었다. 평범함이란.

알렉시스라면 여기를 좋아할 텐데. 그만.

어느 가게에서도 손님을 재촉하지 않는다. 딱 "서점 안에 있을 법한 커피숍" 같은 분위기다.

*뭐, 멕시코풍을 바탕에 깔고 있기는 하지만. 이름부터가 "라스 파나데리아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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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20일

맙소사 내가 틀렸다.

지난 40시간 동안 똑같은 그 빌어먹을 무리를 피해 죽어라 도망쳤다.

처음에는 서서히 시작됐다. TV 화면에서 딱 조금 지나치게 멀리 떨어져 있던 잡음. 그 VHS 현상이 또 보인다는 사실만으로 이미 꺼림칙해져서, 들어가 있던 파나데리아를 나왔다. 그 빵집에서 적어도 2마일은 멀어졌을 거다. 다른 빵집에 막 들어가려던 순간 눈에 띄었다. 문 바로 바깥쪽의 콘센트가 "글리치가 일어나는" 물질 덩어리로 덮여 있었다.

이렇게 안정적인 레벨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계속 달렸다. 달리고 또 달렸다.

안전하게 쉴 곳을 찾았다고 생각할 때마다, 거기에 그것들이 있었다.

우리는 하루에 몇 번이나 이런 무리를 지나치면서도 모르고 살았던 걸까?

304에 있으니 더 뚜렷하게 보인다. 이 레벨은 안정적이어야 한다 안정적이다. 말 그대로 느껴진다고. 그런데도 이 꼴이다.

이래서 이… 것들이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던 게 분명하다. 이곳에 살아 있는 다른 사람이라면 누구나 내가 보는 것을 평범한 글리치로 치부했을 테니까. 잠깐. 애초에 "평범한 글리치"라는 게 존재하기는 하나?

아, 안 돼.

마이어와 이야기해야 한다. 약속 잡는 절차를 밟을 시간이 없다.

(한쪽 구석에)

휴대용 수첩 챙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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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4)

-AC의 보안은 신속 대응 면에서 심각하게 부실하다. 하긴, 누가 별 볼 일 없는 사무실에 침입하려고 하겠어?

-장 마이어는 아마 "니코틴에 찌든 흠뻑 젖은 길고양이"를 구글에 검색하면 나올 법한 모습이다.

-여기 다시 올 일이 있으면 방독면을 챙길 것. 씨발 진짜 숨을 못 쉬겠다.

곤충 (5)

-내가 한마디를 꺼내자마자 마이어의 태도가 "누가 이 더러운 퀴어를 내 사무실에 들여보냈어"에서 "흰 가루는 맛있어, 물론 네가 오기 직전에 코로 들이마신 건 절대 아니고"로 바뀌었다.

-마이어는 예상보다 훨씬 도움이 됐다. "너(나)만 갈 수 있는 곳"들을 살펴보라고 제안했다. 함께 몇 가지 생각을 짜냈다.

-그 사람이 주는 커피는 똥맛이다.

곤충 (6)

-기술 장비에 영향을 미치는 시각 현상에 관해 정보를 수집하도록 연락하겠다고 했다.

-갑자기 2분쯤 허공을 빤히 바라보는 순간이 있었다. 나도 그래, 친구.

-304 이후로 무리는 목격되지 않음 (??)

0+(999)324-5926 마이어

0+(000)000-0000 가니 (비상시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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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22일

단서가 있을 만한 곳 목록

블루 채널 (거의 판독 불가) 안 돼. 레벨 750 셰이디 그레이 부서진 곳 레벨 0.2 레벨 252 레벨 797 미들소트

답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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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겪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죽음의 냄새. 그것이 입안에 남기는 숨 막히는 맛.

나는 잊고 나아가려 애쓴다. 눈에 새겨진 흉터를 중독과 분노의 폭발, 스트레스를 주는 일들 밑에 묻는다.

잊으려고.

이름은 흐려진다. 얼굴은 그렇지 않다.

계속 남는 건 눈이다. 그 눈은 너를 바라보지만, 그들이 바라보는 건 네가 아니다.

두려움, 질투, 깨달음, 수용이 뒤섞인 것.

그런 눈을 볼 때마다 내 일부는 아직도 죽어 간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감안해도

그 눈을 보지 못하는 쪽이 어째서인지 언제나 더 끔찍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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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어가 제안한 레벨 대부분을 뒤졌지만 허탕이었다. 다른 곳들에서도 성과는 없었다. 한 곳만 더 확인하고 나면 칼라그와 처음부터 다시 짚어 볼 생각이었다.

우주가 돌아가는 방식이란 참 이상하지 않은가?

그곳은 블루 채널이었다. 뜻밖의 행운처럼 찾아온 악몽.

내게는 서로 이어진 도시 구획들이 커다란 맥처럼 뻗어 있는 곳이 있었다.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며 생각에 잠기곤 했다.

"있었다"는 말에 주목할 것.

어느 날 밤에는 고층 건물 옥상에 누워, 머리 위에서 레벨들이 떠다니는 모습만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다.

나는 304에서 교훈을 얻지 못했다.

이곳에는 평화로운 순간 따위 존재하지 않는다.

놈들이 보이기 전에 먼저 느껴졌다. 내 영혼이 내 몸을 짓눌러 으스러뜨리는 것 같았다.

이건 나만의 문제였다. 다른 사람들은 작은 무리를 지은 채, 바로 머리 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수십억 마리. 어쩌면 그 이상.

모두 우리 쪽으로 움직여 오던 특정 레벨의 아래에서, 그 주위를 에워싼 채 들끓고 있었다.

한 구역의 노이즈가 걷혔다. 레벨 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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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이 순식간에 벌어졌다. 놈들의 악성 덩어리들이 물결치고 맥동하더니—모두 그냥… 흩어졌다…

하지만 레벨 304는…

보호해 줄 보이드스톤도, 붙들어 줄 벌레 떼도 없어진 레벨은 갈가리 찢겨 나갔다.

레벨 자체의 이동 속도 때문에.

조각들이 아래쪽 도시로 비처럼 쏟아졌다. 사람들에게 경고하려 했지만,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들의 안전을 위해 나 스스로 멀리 떨어져 있었던 거다. 이곳에서 나는 불안정하다.

그들에게 닿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 일이 벌어지는 광경은 볼 수 있었다.

이 콘택트렌즈가 그걸 확실히 보여 주었다.

사람들의 몸이 우박처럼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보였다. 함께 떨어지는 잔해에 잘게 난도질당하면서. 사람들은 실내로 달아났다.

엄마와 딸이 아파트를 향해 달려가는 게 보였다. 다른 사람들이 들어오라고 손짓하고 있었다. 떨어지던 "환영합니다" 표지판이 엄마의 머리 옆쪽을 후려쳤다. 그녀는 모래주머니처럼 쓰러졌다.

그녀는 다시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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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혼돈을 보았다. 종말을 극소량씩 투여하는 광경. 파스텔빛으로 소용돌이치는 경계의 지옥.

나는 그것을 다시 보았다

그것이 나를 보았다. 그것이 다가왔다.

그것이 내게 거래를 제안했다.

수백 명의 목숨을 한 명의 목숨과 맞바꾸자고.

나는 거절했다.

그것은 심연 속으로 녹아들었다.

나는 정말 겁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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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벌레

현실 벌레.

놈들을 그렇게 부르기로 했다.

대부분의 생명체는 놈들의 존재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다. 굳이 들여다볼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노이즈는 어디에나 있다.

위험한 거라면 진작 알았을 것이다.

우리가 모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 벌레 떼는

놈들은… 생각한다.

이 미세한 생물들은 왜곡을 먹고 산다. 그 "기이함"을. 내 증상이 하는 일과도 비슷하다. 하지만 놈들의 경우는 다르다. 놈들은 언제나 어디에나 있으며, 끊임없이 식사 종이 울리기를 기다린다.

기묘한 운명의 장난으로, 가장 안정적인 레벨들이 오히려 파괴가 가장 임박한 곳일 수도 있다.

안정성은 먹이 부족의 징후다.

이 생물들은—잡식성이다. 하지만 선호하는 먹이는 있다. 다행히 750 사건은 예외적인 사례인 듯하다. 그래도 경계를 늦추지 마라. 솔직히 사람을 잡아먹는 편이 실상보다는 나을 것이다.

보이드스톤에는 무한한 에너지가 있다. 그 자체로 자연의 기형이다

놈들에게는 뷔페나 마찬가지다. 딱 하나. 작고. 아주 조그마한 문제가 있다.

보이드스톤은 대부분의 레벨이 흩어지지 않도록 붙들어 준다. 그게 없다면 백룸의 형편은 훨씬 더 끔찍할 것이다.

레벨의 붕괴는 자연적인 과정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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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알고 대체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이야기를 시작하자 가니가 지은 표정이 모든 걸 말해 주었다.

가니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내게 대놓고 말해 줬다가는 내가 무슨 짓을 할지도 알고 있었다.

나는 에리크에게 돌아갔을 것이다. 전부 털어놓았을 것이다. 머지않아 M.E.G.가 발표를 했을 것이다.

아수라장이 벌어진다. 집단 히스테리.

가니는 내 입을 막아야 했다. 그러려면 내가 스스로 이 결론에 도달하게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를 직접 보게 하는 것.

어떻게든 마이어의 기억을 지워야겠다. 그는 이 가려운 곳을 긁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같은 부류끼리는 알아보는 법이다.

거짓말을 하면 상황이 더 나빠질 뿐이라는 것도 그래서 안다.

전에 야누스, 헤르네와 거래한 적이 있다—기억을 대가로 지불하는 종류의 거래였다.

그들이 할 수 있다는 건 안다. 그 대가로 내놓을 만한 것만 생각해 내면 된다. 실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그들이 뭘 요구할지 이미 알고 있지만.

어디까지 가야 선을 그을 것인가?

이런 짓을 하고 밤에 어떻게 잠들 수 있을까?

뭐, 어쩌겠어. 하나는 확실하다.

이번 주에는 자낙스가 훨씬 더 많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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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니, 보라, 창백한 말 한 마리가 있었고, 그 위에 탄 자의 이름은 죽음이었으며, 음부가 그 뒤를 따랐다. 그들에게 땅의 사분의 일을 다스릴 권세가 주어졌으니, 칼과 기근과 역병과 땅의 들짐승으로 죽이는 권세였다.

요한계시록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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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16일

오늘 하필 에리크 코벨에게서 문자가 왔다—750으로 와 달란다. 다른 데도 아니고 나이트클럽에서 나를 만나려는 이유가 대체 뭔지 도무지 모르겠다. 나는 사람 많은 곳이 싫다.

뭐, 적어도 오늘은 여기에 적을 재미있는 일이 생기겠지.

뭔가 잘못됐다. 상황이 너무나 말도 안 돼서 바에서 잠깐 짬을 내 이걸 끼적이고 있다. 보통 나이트클럽 한복판에서 개인 일기장을 꺼내 드는 건 사회적 기피 대상이 되는 지름길이지만(적어도 내가 알기로는 그렇다),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여긴 씨발 죽은 듯이 조용하다. 완전히, 철저하게. 사람 그림자도 안 보인다. 오해는 하지 마라, 사람이 없는 건 좋다. 하지만: 에리크는 이런 장난을 칠 사람이 아니니, 뜬금없는 몰래카메라 같은 개소리는 가능성이 없다. 어차피 현실적인 설명도 못 되겠지만. 여기는 씨발 정말 싫다. 바깥이었다면 아주 간단했을 텐데: "아, 지금은 그냥 클럽 문을 닫았구나." 하지만 백룸의 레벨이 문을 닫을 수는 없잖아, 안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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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

글쓴이

Spectre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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