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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티티 62 - "레거스"

엔티티 번호: #62

백룸의 어두운 레벨을 탐험하다 보면 방랑자들은 드물게 "레거스"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엔티티 62와 마주친다. 알려진 최초의 레거스 목격 사례는 2006년에 있었으며, 이후로도 새로운 목격 사례는 드물지만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 목격 사례가 점점 잦아지면서 집단과 가족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다음 일기는 엔티티 62의 최초 신고 목격자가 M.E.G 팀에 제출한 것으로, 그는 목격 당시 열 살이었다. 그는 익명으로 남기를 원한다.

나는 늘 누나 메리를 우러러봤다. 내가 태어나고 일 년쯤 지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로는, 아버지가 곁에 있어도 부모에 가장 가까운 사람은 메리였다. 누나는 열 살 때부터 아기였던 나를 사실상 혼자 돌봤다. 오해하지는 말았으면 한다. 나는 아버지가 나름의 방식으로 우리를 사랑했다고 믿는다. 메리는 이런 말을 하곤 했다. "하는 걸 보면, 우리가 구멍 속으로 기어들어 가서 다시는 나오지 않아도 눈 하나 깜짝 안 할 사람이야."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았다. 아버지는 그저 우리 힘으로 살아남는 법을 가르쳐 주고 싶었고, 그래서 종종 우리끼리 알아서 버티게 했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이 지옥 같은 공간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테니까. 가끔은 누나의 말이 맞았던 게 아닐까 싶다.

우리는 보급품을 모으려고 다 함께 레벨 9에 들어갔다. 메리는 열여덟 살이었으므로, 아버지의 말에 따르면 한 번에 더 넓은 구역을 뒤지기 위해 혼자 나가 레벨 9의 집들을 탐색해야 했다. 그 레벨에 관해 아는 것도 별로 없고 드나드는 길도 겨우 찾는 형편이었으니, 무모한 결정이었다. 나는 아버지를 따라갔고 메리는 억지로 혼자 떨어져 나갔다. 나중에 거리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 우리는 거리가 얼마나 위험한지 전혀 몰랐고, 그래서 메리를 오래 기다릴 수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운드에게 쫓겨났기 때문이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아버지는 본능적으로 그 레벨을 떠날 생각부터 했고, 메리는 꼬박 한 달 동안 혼자 살아남아야 했다. 나는 그 일을 돌아볼 때마다 나 자신을 탓한다. 내가 했어야 할 일들을 생각하며 머릿속으로 그때를 되풀이한다. 가엾은 누나가 자신도 쫓겨날 수밖에 없을 때까지 그 길에서 우리를 얼마나 오래 기다렸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우리는 누나를 두고 왔던 바로 그 집에 들어갔다. 프런트룸에 있었다면 자라기에 꽤 괜찮은 집이었을 것 같았다. 집 안을 살피는 동안 아버지가 나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가 아플 지경이었다. 아버지가 무언가 속삭이던 소리가 기억난다. 내게 하는 말이 아니라 기도하는 것 같았다. 그전에는 아버지가 하느님을 입에 올리는 것조차 들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때쯤에는 누나가 이미 오래전에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현실을 비로소 실감해서, 마지막 수단으로 기도라도 생각했는지 모른다. 이제 와서 누나를 찾게 해 달라고 기도한들 도움이 될 리 없었지만. 우리는 함께 계단을 올라갔다. 그때 드디어 누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틀림없는 누나였다. 나는 그 목소리를 듣자 숨을 들이켜고 입을 막았다.

"누구 있어요?"

누나는 우리가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를 들은 모양이었다. 아버지가 나를 놓고 계단을 뛰어 올라간다. "얘야?.. 나다! 아빠야! 널 집에 데려가려고 왔어!" 계단 위 복도는 어두웠으므로, 아버지가 계단에서 누나를 봤을 리는 없었다. 누나의 목소리는 복도 반대편 끝에서 들려왔다.

"아빠? 나 때문에 돌아온 거야? 아,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몰라.."

내 기억으로 누나는 아버지를 한 번도 그렇게 부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나는 누나를 믿었다. 누나도 아버지를 그리워할 수 있다고 믿었다. 누나가 무슨 말을 했든 믿었을 것이다. 계단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울었던 기억이 난다. "이리 오렴, 우리 아가." 아버지가 누나를 향해 두 팔을 벌리며 말했다. 어쩌면 우리 평생 처음 있는 일이었다.

누나가 가까이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렸지만, 내 눈에는 누나를 바라보는 아버지와 그 얼굴을 타고 흐르는 눈물만 보였다. 아버지가 우는 모습은 처음 봤지만, 아버지도 울 수 있다는 건 알았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울었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아빠? 왜 나를 버렸어?"

피가 차갑게 식는 듯했던 느낌이 기억난다. 이건 내 누나가 아니었다.

"미안하다.. 하울러들 때문이었어, 나는-"

아버지는 어두운 복도를 따라 누나에게 걸어갔다. 나는 누나를 살짝 보려고 고개를 들이밀었고, 어둠 속에서 아버지가 다가가고 있는 누나의 실루엣을 보았다.

"이리 와… 한번 안아 보자."

누나 뒤에서 무언가가 뻗어 나와 순식간에 아버지의 팔을 뜯어 내는 게 보였다. 나는 누나가 나까지 보지 않았기를 바라며 급히 계단을 뛰어 내려갔고, 모퉁이를 돌아 탁자 밑으로 몸을 숨긴다. 아버지가 벽에 내동댕이쳐질 때마다 비명이 들렸다. 아버지의 몸이 벽에 부딪치는 충격에 집 전체가 흔들렸다. 나는 흐느끼는 소리를 죽이려고 입을 틀어막아야 했다. 나 자신보다 고문당하는 아버지 때문에 더 무서웠다.

아버지가 계단 아래로 내던져졌다. 멍투성이였지만, 아직 분명히 살아 있었다. 불행히도 내가 있던 곳에서는 모든 것이 훤히 보였다. 메리, 내가 사랑하는 누나가 거미 같은 다리로 내려와 계속해서 아버지를 먹어 치운다.

"정말 미안해요, 아버지. 이러고 싶었던 적은 없어요. 이렇게 배고픈 건 처음이에요"

설명:

기생체가 결합한 숙주에게서는 등 밖으로 돌출한 길고 가느다란 검은 부속지 네 개가 발견된다. 몸은 창백하고 눈 주위 피부는 붉게 변해 있다. 이 부속지들은 돌연변이가 아니라, 기생체 자체가 숙주의 몸 밖으로 자라난 것이다. 숙주의 몸은 여전히 걸을 수 있지만 그럴 필요가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레거스는 언제나 이 부속지로 몸을 지면에서 들어 올린 채 지낸다.

레거 기생체는 큰 신체적 변화 외에도 숙주의 정신에 사회학적 영향을 미치며, 이는 성격을 바꾸는 것으로 보인다. 숙주들은 격분하고 굶주리며 식인 성향을 띠게 되고, 검은 거미 모양 부속지를 더 잘 감출 수 있는 어두운 곳에 숨는 경향을 보인다. 어두운 구석이나 희미한 빛만 드는 공간에 숨어서는 애원하거나 울며, 희생자를 가까이 유인할 만큼 무력하게 들리기 위해 필요한 행동과 말을 무엇이든 한다. 보통 사람보다 느리기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 사냥해야 한다.

레거 기생체의 부속지는 힘이 매우 강해 구속 장치를 쉽게 찢어 버리므로, 이를 연구하기는 극도로 어렵다.

기생체는 완전히 성숙한 뒤에야 역류를 통해 미세한 유충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유충은 레벨 73에 있는 것처럼 용기에 담기지 않은 물에서도 발견되지만, 주로 병에 든 아몬드 워터에서 발견되며 병이 밀봉되어 있어도 마찬가지다. 유충은 위산에 닿으면 뿌리를 내어 위의 안쪽 벽을 파고든다. 28일이 지나면 기생체가 완전히 자리 잡고, 커다란 부속지가 나머지 몸을 장악한다. 레거 유충을 죽이는 데 모든 정수기를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단순히 끓이는 것만으로도 죽이기에는 충분

감염 단계:

1단계: 숙주는 레거 유충을 섭취하고 약 8시간 뒤 메스꺼움과 편두통을 느낀다. 16시간 뒤에는 피부 감각을 잃고 위에 날카로운 통증이 생기지만, 다른 증상들은 가라앉는 경우가 많다. 피부가 창백해지기 시작하고 눈 주위 피부가 붉어지며, 이는 증상과 함께 계속 악화된다. 위의 통증은 첫 단계가 끝나면 가라앉는다.

2단계: 숙주들은 뇌가 평소보다 빠르게 작동하는 것 같은 느낌을 호소하며, 가만히 앉아 있기를 어려워한다. 기억이 더 선명해지고 말이 많아진다. 가장 최근의 피험자는 일찍 잠에서 깨어나 연구진이 아침 식사를 내오기 전까지 삼천까지 셌다고 말했다.

3단계: 숙주는 쉽게 짜증을 내게 되고, 이어서 심한 공격성을 보이는 발작적 행동을 일으킨다. 다른 사람에게 달려들어 피가 날 만큼 세게 목을 물어뜯는 식으로 공격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식욕이 증가하고 아무리 음식을 많이 주어도 사라지지 않으며, 몸에 탈이 날 때까지 먹는다. 숙주는 편집증과 환각처럼 조현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이 두 가지는 3단계의 증상 중 유일하게 일시적인 것으로, 4단계에 이를 때까지 지속된다.

4단계: 17-18일이 지나면 마지막 단계가 시작된다. 부속지는 양쪽 견갑골 사이에서 자라나는 작은 그루터기 형태로 시작되며, 4단계에 접어든 뒤 9-10일이 지나면 완전히 자란다. 나중에는 부속지를 구속해야 하지만, 그 힘이 엄청나게 강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가족들은 이 단계 이후로 숙주가 예전의 그 사람 같지 않다고 말한다. 목소리의 어조는 같지만, 전반적인 성격에서 무언가 어긋나 있다. 숙주는 풀려나기 위해 연구진을 조종하는 수단으로 울고 애원하는 법을 배운다. 이 엔티티의 가장 기이한 점은 연구진을 실제로 먹어 치우면서도 계속 울고 자신의 슬픔을 호소한다는 것으로, 이 때문에 M.E.G 연구팀의 많은 구성원은 숙주가 여전히 자신의 행동을 인식하고 있는지 의문을 품는다.

레거스 연구 자료 기록. 리아 사례.

12/12/24 10:00pm

최근 우리는 숙주화 후기 증상을 보이는 49세 남성을 발견했다. 그가 속한 집단에서 레거 기생체의 3단계와 일치하는 이상 증상을 신고했다. 그는 극심한 허기와 날고기에 대한 갈망을 느낀다. 며칠 뒤, 그 49세 남성이 있던 곳과 같은 레벨에서 1단계 증상을 보이는 21세 여성이 신고되었다. 우리는 그 남성을 도울 방법을 찾지 못했고, 감염이 더 진행되기 전에 그를 안락사해야 했다. 부검 과정에서 우리는 특정 화학 물질이 기생체의 세포를 쉽게 죽일 수 있는 반면, 사람에게 소량 투여하면 영향이 거의 없거나 전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화학 물질은 필리오트라고 알려져 있으며, 기름진 마시멜로에 들어 있는 성분이다. 이 화학 물질이 세포를 약화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숙주의 위 속에 있는 뿌리에 이를 적용해 보았다. 불과 몇 시간 뒤 뿌리가 물러지더니 녹아 버렸다. 최근 감염된 여성을 대상으로 이 실험을 계속할 예정이다.

12/13/24 8:30 AM

나는 음식 쟁반을 들고 리아의 방에 들어갔다. 그녀의 두 팔은 벨트로 병상 난간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녀가 자신의 증상을 말할 때 대화를 녹음하고 나중에 행동을 연구할 수 있도록, 나는 녹음기를 가져가야 했다.

“앤드루? 또 나를 찔러 보러 왔어요? 아니면 이 블랙홀 같은 위를 채워 줄 맛있는 음식을 가져다주러 온 거예요? 내가 좋아하는 육포를 가져왔다고 해 줘요.” 리아는 빠르게 말했고, 내가 그녀의 다리 위에 쟁반을 놓기도 전에 말을 끝냈다. 나는 침대 옆으로 의자를 끌어다 놓으며 음식을 가리킨다.

“육포는 가져왔으니까 걱정하지 마. 너 주려고 칠리 통조림도 하나 더 챙겨 왔어.” 그녀의 접시에는 그 밖에도 흔한 아침 식사 음식들이 담겨 있었다. 달걀, 토스트, 통조림 복숭아. 나는 그녀에게 먹여 줄 준비를 하며 숟가락을 집어 들었다.

리아가 음식을 훑어보자 사슴 같은 눈이 반짝였다. “고마워요! 역시 당신이 제일 좋아요.” 그녀는 기대에 차서 머리를 앞으로 내밀고 입을 벌린다. 나는 부지런히 칠리를 먹여 주었다. 그녀의 팔이 구속구를 잡아당기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아마 내가 먹여 주는 속도가 성에 차지 않아서였을 것이다.

“살살 해. 그러다 다치겠어.” 내가 말했다. 그녀는 광대가 볼록 솟아오르는 귀여운 미소로 답했다. 눈가에 선명한 붉은 테두리가 있고, 처음 왔을 때는 훨씬 더 짙었던 피부가 연한 갈색을 띠고 있었지만, 그 미소 덕분에 조금은 덜 아파 보였다. 그녀는 식판을 깨끗이 비울 때까지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 “환각이 보이거나 짜증이 나는 일은 있었어?”

그녀는 마지막 한입을 삼키며 고개를 저었다. “으으, 아직도 너무 배고파요! 아래층에서 칠리 통조림 하나만 더 가져다주면 안 돼요?” 그녀는 그렇게 묻고는 나를 향해 아랫입술을 쭉 내밀었다. 허기와 싸우는 동안 구속구가 원망스러운 듯, 그녀의 두 손은 단단히 움켜쥔 주먹으로 변했다.

“미안하지만 안 돼, 리아. 그렇게 해 줄 수는 없어. 넌 몸이 더는 받아들이지 못할 때까지 먹을 테니까.” 나는 그녀의 귀여움에 전문가다운 태도가 흔들리지 않도록 자제하며 클립보드를 꺼냈다. “이제 아침을 다 먹었으니 줄 게 있어. 빈속에 먹게 하고 싶지는 않았거든.”

나는 주머니에서 투명한 액체가 든 작은 병을 꺼냈다. 농축된 필리오트였다. 솔직히 말해, 그녀에게 이 상황에서 벗어날 기회를 줄 수 있어 기뻤다. 나는 이 여자가 정말 좋았다. 내 목소리만 들어도 내가 그녀를 위해 얼마나 큰 기대를 품고 있는지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녀는 절박하고 진지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병을 그녀의 입술에 대고 기울여 액체를 입 안에 흘려 넣었다. 그녀는 그것을 삼키고 기침했고, 얼굴이 빨개졌다. 나는 그녀에게 물병을 건네 입에 물을 먹여 주었다. 그녀는 물을 꿀꺽꿀꺽 마신다.

“괜찮아?” 내가 물었다.

“네.. 화끈거려요..” 그녀는 심하게 기침하는 틈틈이 대답했다.

“어디가? 어디가 화끈거려?” 나는 곧바로 클립보드에 기록하기 시작했지만, 손이 너무 떨려 쓰기가 힘들다.

그녀가 목을 가리키며 쌕쌕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목이요.. 그리고 배도요.”

나는 서둘러 그 내용을 적는다.

일 분이 지나서야 그녀는 기침을 멈추고 침대의 올려진 상반부에 몸을 기댔다. “어젯밤에 당신 꿈을 꿨어요.” 그녀의 말에 나는 금세 지금 상황을 잊었다. 그녀는 평소처럼 열의와 흥분에 찬 목소리로 말을 이어 갔다.

“계속 꿈을 꾸고 또 꾸느라 거의 쉬지도 못했어요. 꿈속에서 제 손은 돌로 되어 있었는데, 당신이 제 손을 만지려다가 거친 표면에 베였어요. 그리고 내려다봤더니 제 손이 이미 당신 피를 다 빨아들였더라고요. 더운 날 뜨거운 돌이 물을 빨아들였다가 햇볕에 말리는 것처럼요. 그게 무슨 뜻인지 짐작 가는 거 있어요? 무슨 뜻이 있기는 하다면요. 어떤 사람들은 꿈에 의미가 있다고 하잖아요. 저는 그렇게 말하지 않아요. 하지만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요?”

그녀는 빠르게 말하면서도 한 번도 더듬지 않았다. 잠시 대답을 생각해 내느라 뜸을 들인 내 목소리와는 대조적이었다. “어, 잘 모르겠네. 그냥 아무 의미 없는 꿈일 수도 있지. 꿈속에서는 어떤 느낌이었어?”

“안전하다는 느낌이요. 당신 곁에 있으면 대개 안전하다고 느껴요.” 그녀는 꽤나 거리낌 없이 털어놓았다. 그녀의 눈은 내 반응을 살피려는 기대를 담고 나를 계속 바라보았다. 그녀는 유독 나를 특별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었고, 나도 그녀를 그렇게 대했지만, 우리 관계가 더 발전한 적은 없었다.

“나랑 있을 때 안전하다고 느낀다니 다행이야. 난 그저 네가 안전했으면 좋겠어.”

12/13/24 12:30 AM

약물에 졸음이 온 그녀는 잠이 들었다. 나는 약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지켜보려고 네 시간 동안 곁에 머물렀다. 내 팔은 침대 난간에 걸쳐 있고, 머리는 그 팔 위에 얹혀 있다. 고요 속에서 몇 시간을 기다리고 있자 팔꿈치를 살살 긁는 감촉이 느껴졌다.

“앤드루. 이제 배가 안 고파요.” 그녀의 목소리는 기운이 다 빠진 듯하다.

나는 재빨리 고개를 들어 그녀를 마주 본다. “배가 안 고프다고? 또 다른 건? 피부 감각은 느껴져?” 나는 손가락으로 그녀의 손바닥을 부드럽게 쓸었다. 그녀는 지친 듯 고개를 끄덕였고, 내 손길에 반응하여 손을 조금 더 폈다. 나는 다른 연구원들을 데려오려고 벌떡 일어났지만, 그녀가 내 팔을 붙잡아 아직 떠나지 못하게 했다.

“저도 데려가요. 이 침대에 더는 내버려 두지 마세요.” 그녀의 말투는 진심이 담겨 있었고 나른했다.

나는 미처 생각도 하지 않고 그녀의 구속구를 풀어 주었다. 그녀는 내 팔에 매달려 그것을 의지해 침대에서 내려왔다. 손길이 너무나 부드러워서, 아무리 작은 동물이라도 해칠 수 없을 것 같았다. 문을 열려고 열쇠를 꺼내는 순간 정신이 돌아왔다. 그녀가 거짓말을 하고 있을 가능성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아니, 여기 있어. 내가 사람들을 데려올게.”

“여기 있으라고요?” 문 앞에 서 있는 내게 그녀가 한 걸음 다가왔다.

“응, 잠깐이면 돼.” 나는 재빨리 나가 문을 닫고 다시 잠갔다. 창 너머로 그녀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보았다. 더는 비참해 보이지 않는 얼굴이었다. 상태가 나아졌다는 생각에 마음이 가벼워진 나는 서둘러 연구원들을 데리고 돌아온다.

나는 의기양양하게 그들을 그녀의 방으로 데려갔고, 바닥에 쓰러진 청소부를 마주 보고 무릎을 꿇은 그녀를 발견했다. 그녀가 허리와 어깨를 돌려 우리를 바라보았다. 입과 옷이 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앤드루. 제가 나쁜 짓을 했어요.” 사람들이 일제히 그녀에게 달려들기 전, 그녀가 내게 한 마지막 말이었다. 청소부는 목과 어깨를 심하게 물렸다. 피를 많이 흘렸지만 치료를 받고 나서는 괜찮아졌다.

리아는 치료되지 않았다. 치료에 근접하지도 못했다. 그녀는 인내심이 있었고 영리했다. 아직 비폭력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보이려고 증상을 거짓으로 말했다. 그녀가 하는 말과 행동은 완전히 다르다. 미안하다고 했지만, 이것은 갑작스러운 폭발이 아니었다. 그녀는 여전히 두 번째 단계인 것처럼 보이게 하면서 며칠에 걸쳐 신중히 행동을 계획했다. 그녀가 안타깝지만, 사실 우리는 이 피해자들의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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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bbz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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