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골

아버지는 고기를 썰기 전에 늘 손바닥을 얹었다. 온도를 보는 것도 같았고, 도마가 흔들리지 않는지 확인하는 것도 같았다. 내가 이유를 물은 적은 없었다. 같은 일을 오래 한 사람에게는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동작이 생긴다고 생각했다.

그날은 손을 오래 떼지 않았다.

돼지는 잔칫집 헛간에 누워 있었다. 푸른 방수포 밖으로 뒷발 하나가 나와 있었다. 발굽 사이에 마른 진흙이 끼었고, 젖꼭지 옆으로 털이 덜 벗겨진 부분이 있었다. 귀에는 주황색 표가 달려 있었다.

“너무 큰 걸 잡았네.”

아버지가 말했다.

잔칫집 주인 장 노인은 웃으며 옆구리를 발로 건드렸다. 칠순에 쓸 돼지를 직접 길렀다고 했다. 잡는 일까지 남에게 맡기기는 싫었다고, 이제 뼈만 잘 발라주면 된다고 했다. 아버지는 대답하지 않았다. 돼지 목 아래 검게 엉긴 상처를 손가락으로 벌려 보았다가 놓았다.

나는 접이식 작업대를 펴고 칼집을 올렸다. 정육점 문을 닫은 지 삼 년이 지났지만 아버지에게는 여전히 이런 부탁이 들어왔다. 나는 그때마다 차를 몰고 따라왔다. 아버지는 칼을 놓지 못했고, 나는 아버지가 혼자 칼을 쓰게 둘 수 없었다. 오른쪽 발목에 철판을 넣은 뒤로 오래 서 있으면 다리가 떨렸다.

“이번까지만 해.”

내가 말하자 아버지는 돼지에서 손을 뗐다.

“앞다리부터 받을 준비 해.”

헛간 건너편 부엌에서는 솥에 물이 끓고 있었다. 장 노인의 딸이 파를 씻었고, 손자는 휴대전화를 보며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있었다. 열 살쯤 된 아이였다. 부엌 문턱에 개 한 마리가 묶여 있었다. 아까부터 물그릇을 넘어뜨리고 줄이 끊어져라 뒤로 당겼다.

머리를 떼어놓은 뒤 아버지는 배를 열었다. 내장을 받는 대야에 더운 김이 피었다. 아버지는 간 끝에서 작은 조각을 잘라 소금을 찍어 먹었다. 젊을 때부터 하던 버릇이었다.

“익혀 먹으라니까.”

“아침도 안 줘놓고.”

나는 차 안에 김밥이 있다고 했다. 아버지는 이미 다음 칼을 집고 있었다.

나는 앞다리를 스테인리스 쟁반에 받았다. 따뜻한 고기는 무거웠고, 내 손바닥이 눌린 자국을 잠깐 간직했다. 칼을 다시 들여다볼 만큼 낯선 감촉은 아니었다.

쟁반을 작업대 끝에 놓고 비닐봉지를 가지러 갔다 왔을 때 고기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나는 아버지를 보았다.

“내가 안 건드렸다.”

쟁반은 제자리에 있었다. 물기가 있어서 미끄러졌을 것이다. 나는 앞다리를 씻어 옆방 냉장고에 넣었다. 다시 떨어질 수 없는 맨 아래 칸이었다.

아버지는 갈비를 나누고 있었다. 나는 잘라낸 조각들을 받아 부위별로 담았다. 장 노인의 딸이 와서 수육거리를 가져갔다. 아이도 뒤따라와 귀를 만져봐도 되느냐고 물었다. 아버지는 만져보라고 했다. 아이는 한 번 만지고는 손을 바지에 문질렀다.

“사람 귀 같아.”

“사람 귀보다 질기지.”

아버지는 웃었다. 아이는 웃지 않았다.

정오가 되기 전에 개가 제 목줄을 물어뜯었다. 장 노인이 몽둥이를 들고 나갔지만 개는 맞는 동안에도 줄을 놓지 않았다. 결국 노인이 줄을 풀었다. 개는 우리를 지나 담 밖으로 달아났다.

그때 냉장고 안에서 쿵 소리가 났다.

나는 문을 열었다. 앞다리가 선반 앞턱에 걸려 있었다. 발굽이 문 쪽을 향하도록 넣었는데, 절단면이 밖을 보고 있었다. 앞다리 뒤쪽으로 밀린 김치통의 뚜껑이 깨져 있었다.

고기를 잡으려는 순간 손끝에서 무언가 당겼다.

나는 손을 놓았다. 앞다리가 턱을 넘어 바닥으로 떨어졌다. 무게 때문에 한 번 튀었고, 그 뒤에는 튀지 않았다. 대신 잘린 쪽을 앞으로 하여 천천히 움직였다. 타일 위에 분홍빛 물기가 길게 남았다.

“아빠.”

아버지는 돌아보지 않았다.

“아빠, 이것 좀 봐.”

앞다리는 문틀에 부딪혔다. 살이 한쪽으로 눌렸다. 뼈 끝이 나무를 긁었다. 나는 발을 들어 그것이 지나가게 했다.

작업대 위에서 작은 고깃점이 굴렀다.

처음에는 파리인 줄 알았다. 콩알만 한 지방 조각이었다. 그것이 도마의 칼자국에 걸렸다가 길쭉하게 늘어나 빠져나왔다. 아버지의 칼등에 붙어 있던 붉은 점도 떨어졌다.

두 조각은 배를 열어놓은 몸통 쪽으로 갔다.

아버지는 칼을 내려놓았다.

우리는 앞다리가 작업대 밑에 도착하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곧장 올라가지 못했다. 젖은 절단면이 쇠 다리에 붙었지만 무게를 이기지 못해 떨어졌다. 다시 붙었다. 둥근 발굽 두 개가 바닥을 두드렸다.

“신경이 남아서 그래?”

내가 물었다.

아버지는 대답 대신 몸통에서 떨어져 나온 갈비 한 덩이를 집었다. 몸통 위로 가져가자 손에 잡힌 고기가 팽팽해졌다. 나는 양쪽 절단면이 서로 맞는 방향으로 조금씩 돌아가는 것을 보았다.

“놓지 마.”

아버지가 말했을 때 나는 이미 손을 뻗고 있었다.

갈비는 아버지의 손에서 빠져나갔다. 젖은 수건을 바닥에 던지는 소리와 함께 몸통에 붙었다. 갈라져 있던 흰 지방층이 떨리더니 선을 잃었다. 바깥으로 튀어나왔던 뼛조각이 살 밑으로 들어갔다.

아버지는 방금 붙은 곳에 손톱을 세웠다.

우리가 나란히 보고 있는 동안, 칼로 자른 자리가 없어졌다.

부엌에서 뚜껑이 떨어졌다.

장 노인의 딸이 솥 앞으로 뒷걸음질하고 있었다. 끓는 물이 가장자리로 넘쳤다. 물속의 고깃덩이들이 솥 한쪽에 달라붙어 있었다. 물이 펄펄 끓는데도 같은 쪽을 향했다. 솥이 아궁이 위에서 조금 움직였다.

아이는 의자에 앉아 두 손으로 배를 누르고 있었다.

“할아버지.”

아이는 장 노인에게 손을 뻗었다.

“누가 잡아당겨.”

아버지가 배를 움켜쥐었다.

그제야 나는 빈 소금 접시를 보았다.

장 노인의 딸은 아들에게 조금밖에 주지 않았다고 했다. 덜 익은 게 아니라고, 제일 먼저 익은 끝부분을 잘라주었다고 했다. 나는 휴대전화를 꺼냈다. 주소를 말하는 동안 작업대가 바닥을 긁으며 움직였다. 바닥의 앞다리가 붙으려고 당기고 있었다.

상담원이 사람이 다쳤느냐고 물었다.

“고기를 먹었는데요.”

나는 무슨 말을 먼저 해야 할지 몰랐다.

“먹은 게 움직여요.”

아버지가 내 어깨를 잡았다. 손가락이 옷을 뚫을 것처럼 조였다. 아버지의 몸이 작업대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오른쪽 신발 바닥이 콘크리트를 비볐다.

“나 좀 잡아.”

나는 전화기를 내려놓고 아버지의 허리를 안았다.

아버지의 배 안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그 소리가 너무 평범해서 나는 잠깐 안심했다. 배탈일 수 있었다. 우리는 이상한 고기를 보고 겁을 먹었고, 아버지는 날것을 먹고 탈이 난 것이었다.

그러나 내 팔 안에서 아버지가 들렸다.

발뒤꿈치가 먼저 떨어졌다. 나는 작업대 다리에 발을 걸고 버텼다. 아버지는 입을 벌린 채 숨을 들이마셨다. 어금니 사이에 아까 먹은 간이 한 점 끼어 있었다. 그것이 침에 매달려 떨고 있었다.

“토해.”

나는 아버지의 등을 쳤다.

“아빠, 토해내.”

아버지는 손가락을 입에 넣었다. 침이 흘렀다.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은 배에서는 신물만 나왔다. 그 사이 부엌의 아이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의자는 뒤에 남았다. 아이의 어머니가 발목을 붙잡았다.

아버지는 작업대 끝을 양손으로 잡고 있었다. 떠오른 발이 내 정강이를 걷어찼다.

“애부터.”

나는 못 들은 척했다.

“애는 방금 먹었어.”

아이의 이마가 부엌 문턱에 부딪혔다. 어머니가 비명을 질렀다.

나는 아버지의 허리를 놓았다.

아이에게 달려갔을 때 아이는 이미 토하고 있었다. 울면서 삼켰던 것을 게워냈다. 나는 아이를 옆으로 돌리고 입가에 걸린 고기를 빼냈다. 손가락 두 마디만 한 조각이었다. 그것은 내 손안에서 헛간 쪽으로 굽었다.

나는 던졌다.

아이의 몸이 어머니 쪽으로 툭 넘어갔다. 아이는 바닥을 짚고 기침했다. 어머니가 아이를 안아 일으켰다. 둘 다 더는 끌려가지 않았다.

헛간에서 아버지가 나를 불렀다.

작업대가 넘어져 있었다. 돼지 몸통과 아버지가 함께 바닥에 떨어졌다. 아버지는 옆으로 누워 팔꿈치로 몸을 밀고 있었다. 배와 돼지의 벌어진 배 사이에 틈이 없었다. 옷자락이 안쪽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나는 아버지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 당겼다. 아버지가 내 손목을 물었다. 아파서 한 짓이었다. 곧 놓고 미안하다고 했다.

“배가 찢어진다.”

나는 당기기를 멈췄다.

옆방에서 쟁반들이 떨어졌다. 따로 담아두었던 고기들이 문턱을 넘어오고 있었다. 마찰 때문에 모양이 길어졌다가 다시 뭉쳤다. 바닥의 먼지와 톱밥이 붙었다. 그것들은 우리 곁을 지나 돼지에게 달라붙었다. 바깥쪽에서는 가죽이 맞물렸고, 배 속으로는 내장이 들어갔다.

아버지가 팔을 뻗어 간을 잡았다. 대야에서 나온 간은 아버지의 옆구리에 막혀 있었다. 아버지는 그것을 옆으로 밀어보았다. 간은 다시 돌아왔다.

한쪽 끝에 칼로 잘라낸 작은 면이 있었다.

아버지가 그 면을 내려다보았다. 그러고는 자기 배를 보았다.

내가 칼을 집자 아버지는 눈을 감았다.

나는 아버지를 베려던 것이 아니었다. 몸통에 붙은 고기를 떼어내면 당기는 힘이 줄어들 거라고 생각했다. 칼을 깊이 넣고, 방금 되붙은 갈비를 벌렸다.

아버지가 소리를 질렀다.

나는 칼을 멈췄다. 돼지의 갈비 사이에서 피가 흘렀고 아버지의 입에서도 피가 나왔다. 아버지는 내 소매를 잡고 고개를 저었다. 눈을 크게 뜬 채 몇 번이나 저었다.

나는 칼을 뽑았다.

잘린 면이 다시 닫혔다. 아버지는 길게 숨을 내쉬었다.

밖에서 장 노인이 뭐라고 외쳤다. 도와달라는 소리인지, 도망가라는 소리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나는 장 노인을 불러 아버지의 손을 잡게 했다. 우리 둘이 당기자 아버지의 셔츠가 찢어졌다.

찢어진 옷 밑에서 피부가 밀리고 있었다.

배꼽이 옆구리 쪽으로 옮겨갔다. 아버지는 손으로 자기 배꼽을 짚었다. 놓치고 싶지 않은 작은 물건처럼 손가락으로 가렸다. 돼지의 배 안쪽에서 우두둑 소리가 났다. 아버지의 어깨가 갑자기 낮아졌다.

장 노인이 손을 놓고 주저앉았다.

나는 계속 아버지의 왼손을 잡았다. 오른손은 이미 돼지 몸통 아래에 있었다. 보이지 않는 손으로 아버지가 바닥을 긁고 있었다. 손톱 긁는 소리가 나다가 멎었다.

부엌의 솥이 뒤집혔다. 뜨거운 물이 마당을 지나 헛간으로 흘렀다. 희게 익은 고기들이 물보다 먼저 문을 넘어왔다. 나는 무릎에 뜨거운 물이 닿았는데도 움직이지 못했다. 익은 고기는 날고기 사이로 파고들었다.

아버지의 왼팔이 짧아졌다.

손목의 시계가 내 손과 부딪혔다. 나는 시곗줄을 잡았다. 살이 줄 사이로 부풀었다. 급히 버클을 풀자 시계만 내 손에 남았다.

“아빠.”

아버지의 얼굴은 돼지의 목이 있어야 할 자리에 가까워져 있었다. 입술은 움직였지만 말이 들리지 않았다. 나는 귀를 가져갔다.

“발.”

나는 오른쪽 발목을 잡았다. 바지는 무릎까지 끌려 올라가 있었다. 수술 자국이 보였다. 굵고 창백한 선이었다.

“여기 있어. 내가 잡고 있어.”

“아니.”

아버지는 힘겹게 숨을 삼켰다.

“너 발.”

내 발목에 대장이 감기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걷어차고 일어났다. 내장이 빈자리를 지나 안으로 들어갔다. 다시 무릎을 꿇었을 때 아버지의 얼굴을 찾을 수 없었다. 바닥에는 틀니가 떨어져 있었다. 위쪽 틀니였다. 아버지는 아래쪽 이가 조금 남아 있었다.

나는 아버지의 이름을 불렀다.

돼지의 열린 목에서 숨이 나왔다.

선반 위에 놓아두었던 머리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귀의 주황색 표가 방수포에 걸렸다. 머리는 거기서 몸통을 향해 턱을 달싹였다. 나는 방수포를 빼주지 않았다.

몸통이 움직였다.

다리가 전부 붙어 있었다. 한쪽 앞다리가 다른 쪽보다 두꺼웠다. 돼지는 일어서지 못하고 그 다리를 바닥에 끌었다. 그때마다 목의 구멍에서 바람이 샜다. 짧게 두 번, 길게 한 번. 아버지가 아플 때 숨 쉬던 방식이었다.

밖에서 사이렌이 들렸다.

나는 머리를 보았다. 눈이 열려 있었다. 눈동자가 나를 따라 움직였다. 코끝이 마른 바닥에 닿았다 떨어졌다. 숨을 들이마시려는 것처럼 콧구멍이 벌어졌지만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몸통 쪽에서는 계속 숨이 샜다.

나는 방수포를 잡아당겼다.

머리가 미끄러져 갔다. 목의 절단면이 맞닿자 몸통 전체가 길게 늘어났다. 발굽이 바닥을 밀었다. 돼지는 주둥이를 벌리고 처음으로 온전한 숨을 들이마셨다.

큰 짐승이 내는 큰 숨이었다.

배가 부풀었다가 천천히 가라앉았다.

다음 숨은 없었다.

나는 소방대원들이 들어왔을 때도 돼지 옆에 앉아 있었다. 누군가 내 어깨에 담요를 씌웠다. 나는 아버지가 여기 있다고 말했다. 대원은 돼지 너머를 살폈다. 나는 다시 말했다. 여기 있다고.

그들이 몸통을 옆으로 굴리려 하자 나는 소리를 질렀다. 조금 전까지 잘린 고기들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설명했다. 말하는 동안에도 대원들의 손을 보았다. 누구도 칼을 들지 못하게 했다.

돼지는 움직이지 않았다.

등을 눌러도, 눈을 만져도 움직이지 않았다. 아버지의 전화가 울렸다. 벨 소리는 배 안에서 났다. 소방대원 한 사람이 손을 멈췄다. 전화는 오래 울렸다.

그제야 그들도 내 말을 듣기 시작했다.

돼지를 옮기는 데 여섯 사람이 붙었다. 장 노인은 처음 들여올 때 네 사람이면 충분했다고 했다. 그 말을 하고 나서 노인은 마당에 토했다.

나는 병원에서 무릎의 화상을 치료받았다. 아이는 위장에 남아 있는 것이 없는지 검사를 받았다. 아이의 어머니가 내 손을 잡고 울었다. 나는 괜찮다고 대답했다. 그 말 외에는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사흘 뒤 경찰이 영상을 보여주었다.

돼지 안에서는 아버지의 전화와 허리띠 버클, 지퍼, 동전들이 나왔다고 했다. 따로 분리할 수 있는 사람의 몸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경찰은 ‘따로 분리할 수 있는’이라는 부분을 종이에 적힌 그대로 읽었다.

촬영한 뼈 사진 몇 장이 책상 위에 놓였다.

나는 아버지의 발목을 수술한 병원 이름을 알려주었다. 경찰은 확인해보겠다고 했다. 나는 사진 한 장을 당겨왔다.

하얗게 찍힌 철판에 나사가 여섯 개 박혀 있었다. 한쪽 끝이 조금 휘어 있는 모양까지 기억과 같았다. 수술 후 아버지는 저게 자기 몸에 들어 있다는 게 신기해서 병원에서 받아온 사진을 정육점 벽에 한동안 붙여놓았다. 손님이 족발을 달라고 하면 자기 오른발을 내밀기도 했다.

“이겁니다.”

경찰이 사진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른쪽 뒷다리인가요?”

나는 뼈의 방향을 살폈다. 오래 아버지 곁에서 일한 덕분에 앞다리와 뒷다리를 구별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앞다리요.”

경찰이 내 얼굴을 보았다.

나는 사진 위에 손바닥을 얹었다. 종이는 차가웠다. 손을 떼면 경찰이 다음 사진을 보여줄 것 같아서, 한동안 그대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