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배송

“누나, 뗀다.” 아래층 정비차에서 돌아온 도윤이 젖은 종이 발판 가장자리에 넓은 주걱을 밀었다. 관리인 없는 임대주택의 빈집이었다. 무당인 누나 수진은 굿을 멈췄던 자리, 현관 안의 마른 수건 위에 서 있었다. 맨발의 발등과 발가락이 모두 보였다.

배송로봇 정비사인 도윤은 복도에 무릎을 댄 채 출입문 옆 로봇에서 라벨 뭉치를 꺼내 건넸다. “내가 고친 거야. 폐기된 배송정보가 묶음으로 천 원이래.” 복도 벽의 운송장들은 받는 사람 이름만 달랐다. 주소는 전부 이 집이었다. 발판도 같은 운송장을 여러 겹 이어 붙인 종이였다. “이름마다 여기로 와. 문턱에서 종이에 받아 접는 거야.” 수진이 라벨을 옆에 내려놓았다.

주걱을 가지러 갈 때 승강기 앞에서 끝났던 젖은 맨발 자국이 발판까지 이어져 있었다. 크기도 같았다. 수진이 방울을 한 번 흔들었다. 수건과 떨어진 문턱 안쪽에 젖은 자국 한 쌍이 더 생겼다. 도윤의 무릎은 계속 복도에 있었다. “이제 걷어.” 수진이 방울을 내려놓았다.

도윤이 바깥쪽 끝부터 들었다. 밑면에도 이 집 주소가 있었다. 문턱 안쪽의 마지막 발자국까지 종이와 함께 들렸고 바닥에는 물기가 남지 않았다. 종이가 두 발 모양으로 처졌다. 가장자리 밖으로 젖은 발톱이 나왔다.

수진이 빈 택배봉투를 벌렸다. “반으로 접어야 들어가.” 도윤은 주걱을 복도 옆에 놓고 종이의 양 끝을 잡았다. 도윤은 운송장에 붙은 두 발의 발가락을 손잡이 삼아, 발바닥이 맞닿도록 발목을 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