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창작 · 미간행 오리지널
2026-09-15
폐점 방송
“텔레비전 끄고 와.”
점장은 계산대에서 매출 장부를 넘겼다. 1993년 겨울이었다. 판매원 정수는 쇼윈도 유리와 바깥을 향한 텔레비전들 사이로 들어가 전원 단추를 차례로 눌렀다. 고정 유리에 낮에 붙인 노란 할인 스티커는 흰 접착면만 보였다.
마지막 화면의 생방송 생활정보 진행자가 상품 설명을 멈췄다.
“전 품목 특별 할인.”
정수의 손이 단추에 닿자 진행자가 말했다.
“유리창에 붙은 것 좀 떼 주세요.”
오른쪽 뺨에 가느다란 흰 주름이 있었다. 정수가 유리 쪽으로 한 걸음 옮기자 진행자의 눈도 따라 움직였다. 정수는 단추에서 손을 뗐다.
“방송에서 스티커를 떼라는데요.”
“내일부터 가격 바뀌어. 떼.”
점장은 고개를 들지 않았다. 정수는 쇼윈도 바로 오른쪽 출입문으로 나갔다. 보도에서 보니 스티커 오른쪽 귀퉁이가 들려 있었다. 그곳을 잡아당기자 유리 너머 화면 속 진행자의 오른쪽 뺨도 같은 폭으로 들렸다. 진행자는 입을 다문 채 턱을 조금 내밀었다.
정수는 손가락을 접착면 가까이 옮겼다. 종이가 찢어지지 않게 천천히 당겼다. 마지막 모서리가 떨어지자 정수는 종이를 쥔 채 바로 오른쪽 출입문 손잡이를 잡았다. 문을 당기는 손목이 돌아가며 종이의 안쪽이 드러났다. 노란 종이의 흰 접착면에 진행자의 얼굴 가죽이 눈꺼풀과 입술까지 통째로 붙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