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창작 · 미간행 오리지널
인수인계
서진은 도시락통 모서리에 붙은 밥알을 생수로 씻었습니다. 물을 조금 붓고 뚜껑을 닫아 흔든 뒤 싱크대에 비웠습니다. 수도꼭지는 열린 채였습니다. 관 안에서 공기 빠지는 소리가 한 번 났고, 그 뒤로는 손잡이를 어느 쪽으로 돌려도 소리가 나지 않았습니다.
싱크대 위에는 단수 안내문이 붙어 있었습니다. 안내문에 적힌 날짜는 어제였습니다. 서진은 수도꼭지를 잠그고 남은 생수를 종이컵에 부었습니다. 도시락통은 뒤집어 놓았습니다. 바닥의 네 모서리에서 물이 떨어졌습니다.
책상에 남은 인계 자료는 세 종류입니다. 인수인계 두 장, 설비 도면 한 장, 보상 관련 공고 사본 여섯 장입니다. 모두 전임자 문석이 두고 갔습니다.
인수인계서 왼쪽 위에는 열쇠 두 개가 있었습니다. 구분할 수 있는 표시는 하나에만 있었습니다. ‘203’이라는 플라스틱 표찰입니다. 다른 열쇠에는 표찰을 잘라낸 끈이 남아 있었습니다.
인수인계 첫 항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3시가 넘은 뒤 CCTV 녹화본을 되돌려 보지 마십시오.’
두 번째 항목에는 복도 전등 스위치의 위치가 적혀 있었습니다. 세 번째는 누수가 생기면 연락할 번호였습니다. 첫 항목에만 이유와 연락처가 없었습니다. 서진은 인수인계서를 녹화기 옆에 세워 두었습니다. 녹화기 시각은 02:36:09였습니다.
상가는 철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낮 동안 열린 출입구도 밤에는 서쪽 계단 하나만 남았습니다. 서진이 맡은 일은 그 계단의 잠금 상태와 복도 끝 계량기를 확인하고, 전기가 들어오는 점포의 호수를 적는 일이었습니다. 점검표에는 여전히 모든 점포가 인쇄돼 있었습니다. 실제로 문패가 남아 있는 점포는 일곱 곳이었습니다.
관리실은 2층 203호였습니다. 북쪽 문을 열면 동서로 뻗은 복도가 나왔고, 바로 동쪽에는 문을 잠근 204호가 있었습니다. 그 문에는 흰 종이로 ‘폐쇄실’이라고 써 붙여 놓았습니다. 두 방의 문은 같은 복도로 나 있었습니다. 서진이 관리실에 들어올 때 거쳐 온 복도입니다.
설비 도면에 표시된 치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관리실과 폐쇄실 모두 동서 폭 3,000밀리미터, 남북 깊이 4,000밀리미터입니다. 나란한 두 방의 문은 각각 북쪽 벽 가운데에 있습니다. 문 중심 사이 거리는 3미터입니다. 남쪽 벽에는 창문 표시가 없습니다.
이 사본이 설명하는 것은 급수관과 전선의 경로입니다. 두 방의 경계는 한 줄로 그어져 있습니다. 그 선에 벽체 재료나 내부 마감 설명은 붙어 있지 않습니다. 서진이 손가락으로 따라간 급수관은 싱크대 기호에서 시작해 복도 서쪽 계량기함에서 끝났습니다.
관리실 동쪽 벽에는 가로로 긴 유리판이 있었습니다. 아래 가장자리는 책상 높이쯤이었고 위쪽은 문틀보다 조금 높았습니다. 서진은 출근하면서 그 앞에서 작업복 지퍼를 올렸습니다. 왼쪽 소매에는 삼각형으로 덧댄 천이 붙어 있었습니다. 지퍼를 올린 뒤 그 천의 들뜬 모서리를 눌렀을 때 유리 안의 손도 같은 자리에 닿았습니다.
유리 앞의 배치는 도면 위에 옮길 수 있습니다. 책상은 유리와 평행합니다. 책상 중심에서 유리까지의 거리는 방 너비의 절반 정도입니다. 그 사이에 의자가 있습니다. 서진이 서류를 보는 동안에는 등이 유리를 향합니다. 의자를 돌리면 유리 안의 의자도 유리 쪽으로 돌아옵니다. 책상끼리, 의자끼리 유리에서 떨어진 거리가 같아 보이는 배치입니다.
다만 아래쪽은 비교할 수 없었습니다. 책상 상판과 북쪽 끝의 철제 서랍장이 유리 아래를 가렸습니다. 그 뒤의 바닥과 가구 다리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책상 위 액자도 테두리와 사진만 보였습니다. 받침은 상판 뒤에 있었습니다.
서진이 발행일 순서로 펼친 보상 공고에는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었습니다. 첫 공고에는 점포명과 대표자 이름이 있습니다. 두 번째에는 대표자 이름이 없습니다. 마지막에는 점포명도 없습니다. 남은 표기는 ‘2층 잔여 3개 호실’과 그 아래의 협의 기한입니다.
단전 일정표의 세 호실은 201호, 203호, 207호였습니다. 204호는 별도 항목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설비 도면에는 분전반 기호 옆에서 두 방으로 갈라지는 선이 있었습니다. 서진은 그 선을 짚고 점검표 비고란에 적었습니다.
‘203·204 회로 표기 확인’
서류를 옆으로 밀 때 종이 모서리가 액자에 걸렸습니다. 서진은 액자를 들어 공고 사본을 빼냈습니다. 사진에는 간판이 달린 상가 정면이 찍혀 있었습니다. 지금 외벽에 그어진 붉은 스프레이 선은 없었습니다. 액자는 사진이 동쪽 유리를 향하도록 놓여 있어, 책상 동쪽 의자에 앉은 서진에게 정면이 보였습니다.
액자를 원래 자리에 놓고 의자를 돌렸을 때, 서진 앞에는 다른 면이 나왔습니다. 유리 안 액자는 갈색 판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판 위쪽의 검은 고정쇠는 두 개였습니다.
비교되는 면은 사진과 뒷판입니다. 서진이 다시 몸을 돌려 확인한 책상 위 액자는 여전히 사진 쪽이었습니다. 그가 사진 표면을 한 번 닦는 동안 유리 안에서도 액자 위쪽 테두리 너머로 손이 움직였습니다. 그러나 그 아래에는 갈색 판과 고정쇠가 남았습니다.
받침의 방향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관리실 쪽 받침은 서류 더미와 책상 가장자리에 가렸습니다. 유리 안쪽은 상판 아래가 어두웠습니다. 서진이 고개를 오른쪽으로 옮겨도 철제 서랍장에 가리는 범위만 달라졌습니다.
녹화기 위 인수인계서에는 문석의 번호가 있었습니다. 서진은 휴대전화를 스피커로 바꾸고 도면 옆에 놓았습니다. 통화가 연결되자 종이 넘기는 소리가 났습니다.
“204호에도 책상이 있습니까?”
“있습니다. 철거 전에 쓰던 사무용 가구가 남아 있습니다.”
“북쪽 복도에서 여는 문이 맞습니까?”
“네. 관리실 바로 옆입니다.”
“열쇠는 어느 겁니까?”
“표찰 없는 것요. 두 개 드렸습니다.”
서진은 끈이 달린 열쇠를 도면의 204호 위에 올렸습니다. 통화 화면에는 문석의 이름과 통화 시간이 표시돼 있었습니다.
“인수인계 첫 줄은 녹화기 고장 때문에 적으셨습니까?”
“세 시 이후에 돌려 보지 말라는 항목 말씀입니까?”
“네. 실시간 화면도 해당합니까?”
“적어 둔 건 녹화본입니다.”
문석은 고장 여부에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서진은 그 아래에 붙은 녹화기 제조사 서비스 번호를 읽었습니다. 문석은 그 번호가 기기 옆면에도 있다고 답했습니다. 통화는 거기서 끝났습니다.
영상의 출처는 관리실 남서쪽 천장에 달린 카메라 한 대입니다. 렌즈 방향은 북동쪽입니다. 촬영 범위에는 북쪽 문, 책상, 의자, 동쪽 유리가 포함됩니다. 유리 안의 책상과 북쪽 문도 같은 화면에 나옵니다. 싱크대와 카메라 바로 밑 바닥은 범위 밖입니다.
실시간 화면에서 확인한 동작은 일어서기와 다시 앉기였습니다. 서진이 움직일 때 관리실 의자 쪽의 몸과 유리 안 작업복이 함께 움직였습니다. 서진이 의자를 책상 아래로 밀어 넣고 모니터 앞으로 나온 뒤에는 두 의자가 모두 비어 있었습니다.
녹화 검색 창을 열었을 때 시각은 03:08:02였습니다. 날짜 칸에는 오늘이 선택돼 있었습니다. 서진은 전날 날짜를 눌렀습니다. 재생 막대를 02:41로 옮기고 재생 버튼을 눌렀습니다.
전날 02:41:00의 화면에는 두 자리가 나옵니다. 관리실 책상 앞 의자는 비어 있습니다. 북쪽 문은 닫혀 있습니다. 서진이 재생 속도를 보통으로 맞춘 뒤 초 표시가 열두 번 바뀔 때까지, 이쪽 문과 의자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같은 열두 초 동안 유리 안 의자에는 사람이 앉아 있습니다.
확인되는 것은 작업복과 자세입니다. 상체는 책상 쪽으로 기울어 있고 등은 유리 쪽입니다. 얼굴은 나오지 않습니다. 오른팔은 책상 위에서 움직이고 왼팔은 몸 옆에 내려와 있습니다. 상판과 서랍장 아래는 보이지 않습니다.
서진이 정지한 시각은 02:41:12입니다. 이 한 프레임 안에서 관리실 의자는 등받이부터 바닥의 바퀴까지 드러나 있습니다. 좌판 위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유리 안 의자는 등받이 위로 사람의 어깨와 목이 나와 있습니다.
그는 도면에 카메라 위치를 작은 원으로 표시했습니다. 다음으로 유리의 북쪽 끝과 남쪽 끝을 표시했습니다. 카메라에서 두 끝으로 선을 긋자 부채꼴 영역이 생겼습니다. 서진은 그 선과 별도로 화면에 실제로 나오는 가구의 위치를 적었습니다. 책상 중심, 의자, 북쪽 문 순서였습니다.
도면 오른쪽 여백에는 이렇게 썼습니다.
‘카메라 밑에 사람이 있고, 유리에만 잡힌 경우.’
이 경우를 확인할 위치는 카메라 바로 아래입니다. 서진이 그곳에 서자 모니터에서 몸이 사라졌습니다. 동쪽 유리를 향해 팔을 들면 유리의 남쪽 끝에 손 일부가 나왔습니다. 타일 줄눈을 따라 북쪽으로 한 칸 옮긴 자리에서는 실제 팔과 유리 안의 팔이 함께 촬영됐습니다.
책상 앞 의자에서는 결과가 달랐습니다. 서진이 앉자 관리실 좌판이 몸에 가렸습니다. 유리 안 작업복의 위치는 전날 사람의 위치와 같았습니다. 서진은 이 상태의 모니터를 휴대전화로 찍었습니다. 일어난 뒤에는 빈 의자를 찍었습니다.
비교 자료는 전날 영상과 지금 찍은 사진 세 장입니다. 나란히 놓으면 위치가 나뉩니다. 사각에서 든 팔은 유리의 남쪽 가장자리에 나옵니다. 전날 사람은 그보다 북쪽, 책상 중앙에 있습니다. 그 자리에 대응하는 관리실 의자는 전날 영상에 온전히 나옵니다. 촬영되지 않는 곳에 선 사람과 영상 속에 앉은 사람은 같은 위치로 표시할 수 없습니다.
서진은 여백의 문장 아래에 선을 하나 그었습니다.
‘해당 좌판 전체가 촬영됨.’
서진이 재생 시각을 옮겨 확인한 구간은 02:40:30부터 02:41:30까지입니다. 시작과 끝에서도 실제 의자는 비어 있었고 유리 안에는 사람이 앉아 있었습니다. 선택한 일 분은 02:41:00의 앞뒤 삼십 초를 포함합니다. 저장 메뉴의 ‘원본 복사’와 ‘변환 저장’ 중 서진이 누른 항목은 원본 복사였습니다.
전송에는 녹화기 앞면의 휴대전화 연결용 케이블을 사용했습니다. 문석이 붙인 라벨에는 ‘점검 사진 전송’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휴대전화에 옮긴 파일은 하나입니다. 서진이 그 파일을 열고 확대하자, 녹화기에서 확인한 시각의 빈 좌판과 작업복 차림의 사람이 휴대전화 화면에도 나왔습니다.
녹화기 화면을 실시간으로 돌린 뒤 점검표를 집었습니다. 종이컵에 남은 물은 싱크대에 비웠습니다. 빈 생수병을 들고 북쪽 문으로 갔습니다. 병목에 얹어 둔 뚜껑이 문턱에 떨어졌습니다. 열린 문 아래를 굴러가다가 복도 쪽 금속 턱과 타일 사이에 끼었습니다.
서진은 병을 문 옆 분리수거 자루에 넣었습니다. 문을 닫기 전에 뚜껑을 신발 앞코로 건드렸지만 빠지지 않았습니다. 흰 뚜껑의 절반은 복도에, 나머지는 문 아래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그는 점검표를 든 채 서쪽으로 걸어갔습니다. 북쪽 문은 잠그지 않았습니다.
계량기함은 관리실 문에서 서쪽으로 열네 걸음 떨어져 있었습니다. 복도 전등 두 개 중 서쪽 것만 켜져 있었습니다. 서진은 계량기함을 열고 휴대전화 조명으로 번호를 비췄습니다. 계량기 아래에는 이전 점포명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 위에 호수를 적은 테이프가 겹쳐 붙어 있었습니다.
그는 203으로 표시된 계량기 수치를 점검표에 옮겼습니다. 함 안쪽에 붙은 회로표도 찍었습니다. 203과 204는 같은 항목에 묶여 있었습니다. 다른 계량기 두 개는 숫자 표시가 꺼져 있었습니다. 사진에 찍힌 휴대전화 시각은 03:17이었습니다.
계량기 앞에서 보이는 복도에는 사람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열린 철제 함 문이 동쪽을 가리고 있었습니다. 그 방향은 서진의 관찰 범위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서진은 함을 닫고 잠금쇠를 내렸습니다. 돌아가는 경로에는 201호 문 위의 스프레이 표시와 소화전 앞 종이 상자가 있었습니다.
203호 앞에는 흰 뚜껑이 끼어 있었습니다. 문 위 플라스틱 호수판의 숫자 0에는 한쪽 나사가 빠져 있었습니다. 서진은 문을 안으로 밀었습니다. 뚜껑은 금속 턱에 걸린 채 남았습니다.
책상 위 액자가 갈색 판을 내보이고 있었습니다. 고정쇠 두 개가 위쪽에 있었습니다. 서랍장은 책상 남쪽 끝에 놓여 있었습니다. 북쪽 끝에는 서랍장 너비만큼 빈 바닥이 생겼습니다. 바닥의 먼지에는 네모난 테두리가 남아 있었습니다.
돌아온 방이 다른 방이라면 출입구의 표시부터 달라야 합니다. 서진은 문손잡이를 잡은 채 복도로 한 걸음 물러나 호수판과 문 아래를 차례로 보았습니다. 흰 뚜껑에는 신발 앞코로 밀어 생긴 검은 자국이 남아 있었습니다. 이 문과 서쪽 계량기함 사이에 있는 문은 201호 하나였습니다.
실내에도 나가기 전의 물건이 남아 있었습니다. 문 안쪽 자루에는 생수병이 있었습니다. 싱크대 위 도시락통은 뒤집혀 있었고, 떨어진 물은 배수구 쪽으로 이어졌습니다. 보상 공고의 모서리에는 액자에 걸려 접힌 자국이 있었습니다. 서진은 그 공고 위에 도면과 점검표를 놓았습니다. 호수, 문턱, 실내 물건은 같은 방을 가리켰습니다.
그는 서랍장 북쪽의 빈 바닥을 휴대전화로 찍고, 남쪽으로 옮겨진 서랍장도 찍었습니다. 관리실 문 안에서 촬영한 두 사진에는 동쪽 유리 가장자리가 함께 나왔습니다. 액자를 다시 돌리거나 서랍장을 밀지는 않았습니다.
현재 녹화기 시각은 03:19:46입니다. 서진이 선택한 재생 시작점은 오늘 03:15입니다. 빈 병을 들고 문으로 가는 서진, 문턱에서 한 번 굽히는 몸, 자루에 넣는 병, 퇴실하는 순서가 나옵니다.
배치를 비교할 기준은 문이 닫힌 직후의 화면입니다. 액자는 사진 쪽이 보이고 서랍장은 책상 북쪽에 있습니다. 서진이 나갈 때까지는 두 물건 모두 이전 위치였습니다.
03:16:09에 움직인 의자는 유리 안쪽 의자입니다. 실제 관리실 의자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유리 안 사람은 책상과 유리 사이에서 일어나 등을 보인 채 북쪽으로 걷습니다. 상체가 북쪽 문 위치에 닿으면 오른팔이 앞으로 나오고 문이 열립니다.
03:16:12에는 그 사람이 유리 안 북쪽 문을 통과합니다. 이후 화면에 남는 것은 빈 책상과 열린 문입니다. 서진은 재생을 멈춰 이 시각을 도면에 적었습니다. 다음 여섯 초는 한 프레임씩 넘겼습니다.
03:16:18에 열리는 문은 실제 관리실의 북쪽 문입니다.
같은 작업복을 입은 사람이 복도에서 들어왔습니다. 그 사람은 문 옆 자루를 지나 책상으로 갔습니다. 오른손으로 액자 위쪽을 잡고 반 바퀴 돌렸습니다. 갈색 뒷판이 의자 쪽을 향했습니다. 이어 북쪽 서랍장을 양손으로 잡았습니다.
서랍장 아래에는 작은 바퀴가 네 개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서랍장을 서쪽으로 당겨 책상 끝에서 빼냈습니다. 책상 서쪽의 빈 통로를 따라 남쪽으로 밀고, 남쪽 끝에서 다시 동쪽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서랍장은 책상 옆면에 붙었습니다. 현재 남아 있는 위치와 같았습니다.
영상 속 이동 경로는 바닥에서도 확인됩니다. 서진이 화면과 실제 바닥을 번갈아 보는 동안, 비교되는 것은 책상 서쪽을 돌아 남쪽으로 이어진 바퀴 자국입니다. 서랍장이 책상을 통과하는 구간은 없습니다. 원래 자리인 북쪽의 네모난 자국 안에도 전선이나 바닥 고정 장치는 없었습니다.
그 사람은 몸을 일으키면서 카메라 쪽으로 얼굴을 들었습니다. 영상 시각은 03:16:52였습니다. 서진은 그 프레임을 정지했습니다. 휴대전화에는 계량기함 내부를 찍은 03:17의 사진이 남아 있었습니다. 사진 오른쪽 아래에는 점검표를 받친 작업복 소매가 걸쳐 있었습니다.
서진은 앞면 카메라를 켜고 녹화기 모니터 옆에 휴대전화를 세웠습니다. 두 화면에 이마와 눈썹, 콧등, 입이 나왔습니다. 그는 얼굴의 높이가 같도록 휴대전화 각도를 조절했습니다. 녹화 속 얼굴은 서진과 같았습니다.
얼굴 다음에 비교한 표시는 소매의 삼각형입니다. 서진이 들어 올린 팔은 왼팔입니다. 수선 자국은 소매 바깥쪽에 있습니다. 녹화 속 사람이 액자를 돌리는 프레임에서는 오른손이 위쪽 테두리를 잡고, 왼팔이 테이블 가장자리에 닿아 있습니다. 그 왼팔 바깥쪽에도 같은 삼각형이 있습니다. 서진이 한 사진에 담은 프레임과 자신의 소매는 수선 자국의 모양과 좌우가 모두 같습니다.
녹화 속 사람은 관리실 북쪽 문으로 나갔습니다. 잠시 뒤 유리 안 북쪽 문에서도 작업복이 지나갔습니다. 그 뒤로는 유리 아래쪽에 가려져 화면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서진은 자신이 돌아오는 03:19:31까지 재생했습니다. 두 문이 한 화면에 있는 구간에는 영상이 끊기거나 시각 표시가 건너뛴 곳이 없었습니다.
추가로 복사한 원본은 서진의 퇴실부터 귀환까지입니다. 휴대전화에는 전날 파일과 오늘 파일이 따로 저장됐습니다. 두 파일의 생성 기기는 같은 관리실 카메라입니다. 계량기 사진의 생성 기기는 서진의 휴대전화입니다. 사진 시각은 오늘 파일의 퇴실과 귀환 사이에 들어갑니다.
도면의 표시 대상은 관리실 의자, 유리 안 의자에 대응하는 자리, 북쪽 문 두 개입니다. 서진은 문 표시 옆에 적었습니다.
‘12초 출문, 18초 입문’
두 시각의 차이는 여섯 초입니다. 도면상 두 문 사이의 복도 거리는 3미터입니다. 이 거리를 이동해 옆문으로 들어가는 과정은 그 여섯 초 안에 들어갑니다.
서진은 점검표 뒷면에 기록을 옮겼습니다. 기록에서 분리되는 항목은 세 가지입니다. 전날의 빈 좌판, 오늘 유리 안 사람의 퇴실과 관리실 입실, 가구를 옮기는 손과 바퀴입니다. 방의 호수와 문턱의 뚜껑은 귀환 뒤에도 같습니다. 달라진 배치에는 이동 과정이 있고, 같은 방이라는 표시는 남아 있습니다.
그는 도면 위에 놓아 두었던 두 번째 열쇠를 집었습니다. 잘린 끈이 손가락 사이로 내려왔습니다. 휴대전화에서 오늘 원본을 열고, 설비 도면을 반으로 접었습니다. 관리실 문을 나서면서 흰 뚜껑을 피해 발을 디뎠습니다.
204호의 폐쇄실 표지는 종이 아래쪽만 들떠 있었습니다. 서진은 표찰 없는 열쇠를 꽂았습니다. 열쇠가 끝까지 들어갔고 한 바퀴 돌자 걸쇠가 빠졌습니다. 문을 안쪽으로 밀었을 때 관리실에서 켜 둔 형광등 소리가 복도에서도 들렸습니다.
폐쇄실 안에도 불이 켜져 있었습니다. 북쪽 문에서 남쪽 벽까지는 도면과 같은 길이였습니다. 책상은 방 가운데 놓여 있었고, 의자는 책상 서쪽에 있었습니다. 서진이 관리실에서 앉았던 자리는 책상 동쪽이었습니다. 두 의자는 사이의 유리 가까이에 놓이는 배치였습니다. 폐쇄실 의자에는 사람이 앉아 있지 않았습니다.
문턱에서 대조한 순서는 전날 원본, 오늘 원본, 설비 도면입니다.
전날 원본은 작업복 차림의 사람이 앉아 있는 위치에서 정지했습니다. 서진이 휴대전화 화면 옆에 실제 의자를 맞추자 등받이 위쪽 가로대와 책상 모서리가 같은 높이에 놓였습니다. 오늘 원본에서는 사람이 북쪽으로 나갑니다. 그 방향에 있는 출입구는 서진이 지금 열어 놓은 문입니다.
다음으로 펼친 도면에는 관리실 폭 3미터와 폐쇄실 폭 3미터가 같은 축 위에 적혀 있습니다. 북쪽의 두 문 사이에는 다른 방도 출입구도 없습니다. 서진은 열린 문으로 복도를 보며 관리실 문까지의 타일 수를 셌습니다. 도면의 여섯 초 옆에 문 중심 사이 거리 3미터를 다시 적었습니다.
폐쇄실 책상 남쪽에는 철제 서랍장이 있었습니다. 액자는 책상 위에 놓여 있었습니다. 서진은 책상 서쪽으로 걸어가 액자 뒤에 멈췄습니다. 갈색 판 위쪽에 고정쇠 두 개가 있었습니다. 아래에는 접어 세운 받침이 상판에 닿아 있었습니다. 관리실에서 보던 높이에서는 가려졌던 부분입니다.
갈색 판의 방향은 두 원본에서 같습니다. 전날 파일에도, 오늘 서진이 자리를 비우기 전의 파일에도 뒷면이 나옵니다. 관리실 액자가 돌아가는 구간에서도 이 액자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서진은 파일을 처음으로 돌려 두 책상의 위치를 맞췄습니다. 영상의 빈 의자가 놓이는 곳은 관리실입니다. 작업복을 입은 사람이 앉은 의자의 위치는 폐쇄실 책상 서쪽과 겹칩니다.
관리실에서 거울로 사용하던 유리는 두 방 사이의 투명한 창이고, 녹화 속 반사상은 그 건너편에 앉아 있던 또 한 명의 서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