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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아내

XIV

유령 아내

옛날에 아내를 맞아 어머니와 한집에 사는 브라만이 있었다. 집 근처에는 저수지가 있었는데, 그 둑에 선 나무의 가지에는 상크친니라고 불리는 종류의 유령이 살고 있었다.[1] 어느 날 밤 브라만의 아내가 볼일이 있어 저수지로 가다가 근처에 서 있던 상크친니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러자 그 여자 유령은 몹시 화가 나서 여자의 목을 움켜쥐고 자기 나무로 올라가 줄기에 난 구멍 속으로 여자를 밀어 넣었다. 여자는 그 안에서 겁에 질려 거의 죽은 듯 누워 있었다. 유령은 여자의 옷을 입고 브라만의 집으로 들어갔다. 브라만도 그의 어머니도 사람이 바뀌었다는 낌새를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브라만은 아내가 저수지에서 돌아왔다고 생각했고, 어머니는 그 여자가 자기 며느리라고 생각했다. 다음 날 아침 시어머니는 자기 며느리에게서 어떤

“브라만의 아내가 볼일이 있어 저수지로 가다가 상크친니를 스치고 지나갔다.”

변화를 발견했다. 시어머니가 알기로 며느리는 타고나기를 몸이 약하고 기운이 없어 집안일을 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런데 이제는 아주 딴사람이 된 듯했다. 갑자기 몹시 부지런해진 것이다. 이제 며느리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짧은 시간에 집안일을 해치웠다. 아무 의심도 하지 않은 노파는 아들에게도 며느리에게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오히려 며느리가 새사람이 되었다며 속으로 기뻐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놀라움은 점점 더 커졌다. 집안의 음식을 장만하는 데 드는 시간이 전보다 훨씬 짧아졌다.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옆방에서 무엇을 가져오라고 하면, 방에서 방으로 걸어가는 데 필요한 시간보다도 훨씬 짧은 시간에 그것을 가져왔다. 유령은 옆방 안으로 들어가는 대신 문간에서 긴 팔을 뻗어 물건을 가져오곤 했다. 유령은 몸의 팔다리를 어느 것이든 늘이거나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날 노파는 유령이 그렇게 하는 모습을 보았다. 노파가 좀 떨어진 곳에 있는 그릇을 가져오라고 시키자, 유령은 무심코 몇 야드나 떨어진 곳까지 손을 뻗어 순식간에 그릇을 가져왔다. 노파는 그 광경에 깜짝 놀랐다. 며느리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아들에게는 이야기했다. 어머니와 아들은 둘 다 유령을 더욱 유심히 지켜보기 시작했다. 어느 날 노파는 집에 불씨가 없다는 것을 알았고, 며느리가 불씨를 구하러 밖에 나가지 않았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부엌의 아궁이에서는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간 노파는 너무나 놀라운 광경을 보았다. 며느리는 음식을 만드는 데 땔감을 전혀 쓰지 않고, 아궁이에 자기 발을 밀어 넣고 있었는데 그 발이 환하게 타오르고 있었다. 늙은 어머니는 자기가 본 것을 아들에게 말했고, 두 사람은 집에 있는 젊은 여자가 그의 진짜 아내가 아니라 여자 유령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아들도 어머니가 보았던 바로 그 유령의 행동들을 목격했다. 그래서 사람을 보내 오자[2]를 불러왔다. 퇴마사가 와서는 우선 그 여자가 진짜 여자인지 유령인지 알아보려 했다. 이를 위해 강황 한 조각에 불을 붙여 여자라고 여겨지는 이의 코 밑에 갖다 댔다. 이것은 틀림없는 시험 방법이었다. 남자 유령이든 여자 유령이든 어떤 유령도 강황 타는 냄새를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불붙은 강황을 가까이 가져가는 순간, 여자는 큰 소리를 지르며 방에서 달아났다. 이제 그 여자가 유령이거나 유령 들린 여자라는 것이 분명해졌다. 사람들은 힘으로 여자를 붙들고 정체를 물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밝히려 하지 않았으므로, 오자가 자기 슬리퍼를 집어 들어 여자를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유령은 심한 콧소리로 말했다. 유령은 모두 코로 소리를 내어 말하기 때문이다. 자기는 상크친니이며 저수지 곁 나무에 사는데, 어느 날 밤 젊은 브라만 여인이 자기 몸에 닿았기 때문에 그 여인을 붙잡아 자기 나무의 빈 구멍에 넣어 두었으며, 누구든 그 구멍으로 가면 여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사람들은 거의 죽어 가는 여인을 나무에서 데려왔다. 유령은 다시 신발로 얻어맞았고, 그 뒤 브라만과 그의 가족에게 다시는 어떤 해도 끼치지 않겠다고 엄숙히 다짐하자 오자의 주술에서 풀려나 쫓겨났다. 브라만의 아내는 서서히 회복되었다. 그 뒤 브라만과 아내는 오랜 세월 함께 행복하게 살며 아들딸을 많이 낳았다.

이렇게 내 이야기는 끝나고,

나티야 가시나무는 시드네, 등등.

• ↑ 상크친니 또는 상카추르니는 피부가 흰 여자 유령이다. 대개 한밤중에 나무 밑동 곁에 서 있으며, 흰 천을 펼쳐 놓은 것처럼 보인다.

• ↑ 퇴마사, 유령 들린 사람에게서 유령을 쫓아내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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