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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흐마다이티아 이야기

XV

브라흐마다이티아 이야기[1]

옛날에 아내와 함께 사는 가난한 브라만이 있었다. 생계를 꾸릴 방도가 없었던 그는 날마다 집집이 구걸하러 다니며 쌀을 조금씩 얻었고, 부부는 그것으로 밥을 지어 들에서 주워 온 푸성귀와 함께 먹었다. 얼마 뒤 마을의 주인이 바뀌자, 브라만은 새 지주에게 무슨 은혜라도 청해 보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어느 날 아침 지주에게 문안을 드리러 그의 집으로 갔다. 마침 그때 지주는 하인들에게 마을과 마을 곳곳의 사정에 관해 묻고 있었다. 하인들은 마을 변두리에 있는 어느 반얀나무에 귀신들이 여럿 깃들어 있으며, 밤에는 아무도 감히 그 나무에 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옛날에 무모한 자들 몇이 밤중에 그 나무를 찾아갔지만, 모두 목이 비틀려 죽었다는 것이었다. 그 뒤로는 낮에 소치기 몇이 소를 몰고 그곳에 가는 일은 있어도, 밤에는 누구도 감히 그 나무로 가지 않았다. 이 말을 들은 새 지주는 누구든 밤에 그 나무에 가서 가지 하나를 잘라 가져오면 소작료를 받지 않는 땅 백 비가[2]를 주겠다고 말했다. 지주의 하인들은 귀신들에게 목이 졸려 죽으리라 확신했으므로 아무도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자리에 앉아 있던 브라만은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한 번도 배불리 먹지 못하니 지금도 거의 굶어 죽을 지경이다. 밤에 그 나무에 가서 가지 하나를 잘라 오는 데 성공하면 소작료 없는 땅 백 비가를 얻어 평생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살 수 있을 것이다. 귀신들이 나를 죽인다 해도 지금보다 더 나쁠 것은 없다. 굶어 죽는 것이 귀신에게 죽는 것보다 나을 리 없으니까.’ 그러고는 그날 밤 나무에 가서 가지 하나를 잘라 오겠다고 나섰다. 지주는 거듭 약속하며, 밤에 귀신 들린 나무의 가지 하나를 가져오는 데 성공하면 반드시 소작료 없는 땅 백 비가를 주겠다고 브라만에게 말했다.

그날 마을 사람들은 지주의 약속과 브라만이 나섰다는 소식을 듣고 모두 그 가난한 사람을 가엾게 여겼다. 귀신들이 전에 그토록 많은 사람을 죽였듯 그도 죽이리라 확신했기에, 사람들은 그의 무모함을 나무랐다. 아내도 그 무모한 일을 그만두라고 말렸지만 소용없었다. 그는 어차피 죽을 몸이지만, 살아 돌아와 평생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살게 될 가망이 조금은 있다고 말했다. 그리하여 해가 진 지 한 시간 뒤, 브라만은 길을 나섰다. 그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마을 변두리의 어느 바쿨라나무(Mimusops Elengi)까지 걸어갔다. 귀신 들린 나무는 그곳에서 밧줄 한 길쯤 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바쿨라나무 아래에 이르자 브라만은 겁이 났다. 두려움에 몸이 떨리기 시작했고, 심장은 벼를 찧는 디딜방아의 발판이 오르내리듯 쿵쾅거렸다. 그 바쿨라나무에는 브라흐마다이티아가 살고 있었는데, 브라만이 나무 아래에 멈춰 선 것을 보고 말을 걸었다. “두려운가, 브라만이여? 무엇을 하려는지 말해 보게. 내가 도와주겠네. 나는 브라흐마다이티아라네.” 브라만이 대답했다. “오, 복된 영이시여, 저는 저기 있는 반얀나무에 가서 자민다르에게 가져다줄 가지 하나를 자르려 합니다. 그분은 그 대가로 소작료 없는 땅 백 비가를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용기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도와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브라흐마다이티아가 대답했다. “물론 도와주겠네, 브라만이여. 그 나무를 향해 가게. 내가 함께 가겠네.” 브라만은 평범한 귀신들이 두려워하고 공경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후원자의 초자연적인 힘을 믿고 귀신 들린 나무를 향해 두려움 없이 걸어갔다. 나무에 도착하자 손에 든 낫으로 가지를 자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첫 번째로 내리치는 순간, 수많은 귀신이 브라만에게 달려들었다. 브라흐마다이티아가 끼어들지 않았다면 그는 갈기갈기 찢겼을 것이다. 브라흐마다이티아가 위엄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귀신들아, 들어라. 이 사람은 가난한 브라만이다. 이 사람이 바라는 것은 “첫 번째로 내리치는 순간, 수많은 귀신이 브라만에게 달려들었다.”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될 이 나무의 가지 하나를 얻는 것이다. 이 사람이 가지 하나를 자르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나의 뜻이다.” 브라흐마다이티아의 목소리를 들은 귀신들이 대답했다.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주인님. 명령만 내리시면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브라만이 가지를 자르느라 수고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희가 직접 가지 하나를 잘라 주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눈 깜짝할 사이에 나뭇가지 하나를 브라만의 손에 쥐여 주었다. 브라만은 그것을 들고 두 다리가 허락하는 한 가장 빠르게 자민다르의 집으로 달려갔다. 자민다르와 그의 사람들은 그 가지를 보고 적잖이 놀랐다. 그러나 자민다르는 이렇게 말했다. “좋다. 이 가지가 귀신 들린 나무의 가지인지 아닌지 내일 확인해야겠다. 그 나무의 가지가 맞으면 약속한 상을 받게 될 것이다.”

다음 날 아침 자민다르는 하인들과 함께 몸소 귀신 들린 나무로 갔다. 그들은 가지가 잘려 나간 자리를 보고, 손에 든 가지가 정말로 그 나무의 가지임을 알아차리고는 더없이 놀랐다. 이렇게 확인을 마친 자민다르는 문서를 작성하게 하여, 소작료 없는 땅 백 비가를 브라만에게 영구히 주었다. 이리하여 브라만은 하룻밤 사이에 부자가 되었다.

마침 브라만의 소유가 된 논에는 낫으로 베기만 하면 되는 잘 익은 벼가 가득했다. 그러나 브라만에게는 그 황금빛 곡식을 거둘 방도가 없었다. 추수꾼들에게 품삯을 줄 돈이 주머니에 한 파이스도 없었다. 브라만은 어떻게 해야 했을까? 그는 영인 친구 브라흐마다이티아를 찾아가 말했다. “오, 브라흐마다이티아시여, 저는 몹시 곤란한 처지입니다. 당신의 은혜로 잘 익은 벼가 가득한, 소작료 없는 땅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가난한 사람이라 벼를 벨 방도가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친절한 브라흐마다이티아가 대답했다. “오, 브라만이여, 그 일로 마음 졸이지 말게. 내가 벼를 베는 것은 물론, 낟알을 떨어 곡간에 넣고 짚도 가리로 쌓아 두도록 해 주겠네. 자네는 한 가지만 하게. 마을 사람들에게 낫 백 자루를 빌려서 밤에 이 나무 밑동에 모두 놓아두게. 곡식과 짚을 쌓아 둘 자리도 정확히 마련해 두고.”

브라만의 기쁨은 한이 없었다. 마을 농부들은 그가 부자가 되었다는 것을 알고 필요한 물건을 선뜻 빌려 주었으므로, 그는 낫 백 자루를 쉽게 구했다. 해 질 무렵 그는 낫 백 자루를 가져다가 바쿨라나무 아래에 놓았다. 또 자기 오두막 가까이에 벼를 저장하고 짚가리를 쌓을 땅을 골라, 쇠똥을 물에 푼 것으로 그 자리를 씻었다. 이렇게 준비를 마친 뒤 잠자리에 들었다.

한편 밤이 내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을 사람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가자, 브라흐마다이티아는 귀신 들린 나무에 사는 백 마리의 귀신을 불러 모아 말했다. “너희는 오늘 밤 내가 돌보는 가난한 브라만을 위해 일을 좀 해야겠다. 그가 자민다르에게 받은 땅 백 비가에는 잘 익은 곡식이 가득 서 있다. 하지만 그에게는 그것을 거둘 방도가 없다. 오늘 밤 너희가 모두 그를 위해 그 일을 해야 한다. 여기 보이는 대로 낫 백 자루가 있다. 각자 낫 한 자루씩 손에 들고 내가 알려 주는 논으로 오너라. 너희는 백 마리다. 귀신 하나마다 한 비가의 벼를 베고, 볏단을 등에 져서 브라만의 집으로 가져가 낟알을 떨어라. 낟알은 커다란 곡간 하나에 넣고, 짚은 따로 가리를 지어 쌓아라. 자, 시간을 허비하지 마라. 바로 오늘 밤 안에 모든 일을 끝내야 한다.” 백 마리의 귀신은 즉시 브라흐마다이티아에게 말했다. “주인님께서 명하시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브라흐마다이티아는 귀신들에게 브라만의 집과 곡식과 짚을 쌓도록 마련한 자리를 보여 주고, 황금빛 곡식이 온통 물결치는 브라만의 논으로 데려갔다. 귀신들은 곧바로 일에 달려들었다. 귀신 추수꾼은 인간 추수꾼과 다르다. 사람이 하루 종일 베는 양을 귀신은 일 분 만에 벤다. 서걱, 서걱, 서걱, 낫이 휘돌자 긴 벼 줄기들이 땅에 쓰러졌다. 베기를 마친 귀신들은 볏단을 커다란 등에 짊어지고 모두 브라만의 집으로 날랐다. 그런 다음 낟알을 짚에서 떼어 내어 거대한 창고 하나에 갈무리하고, 짚은 기묘한 모양의 가리 여러 개로 쌓았다. 귀신들이 일을 마치고 자기들 나무로 돌아가 쉬었을 때는 해가 뜨려면 아직 꼬박 두 시간이 남아 있었다. 다음 날 이른 아침 오두막 문을 연 브라만과 아내의 기쁨도, 거대한 곡간과 기묘한 짚가리들을 본 마을 사람들의 놀라움도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 일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들은 곧바로 신들이 한 일이라고 여겼다.

이 일이 있은 지 며칠 뒤, 브라만은 바쿨라 나무로 가서 브라흐마다이티야에게 말했다. “브라흐마다이티야여, 한 가지 더 부탁할 일이 있소. 신들께서 내게 크나큰 은혜를 베푸셨으니, 브라만 천 명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싶소. 잔치에 쓸 재료를 마련해 주면 고맙겠소.” 예의 바른 브라흐마다이티야가 말했다. “기꺼이 해 드리지요. 브라만 천 명을 위한 잔치에 필요한 것을 모두 대 드리겠습니다. 식량을 넣어 둘 곳간만 보여 주십시오.” 브라만은 급히 저장실을 마련했다. 잔치 전날, 저장실은 식량으로 넘쳐 났다. 기(정제 버터) 백 항아리, 산더미처럼 쌓인 밀가루, 설탕 백 항아리, 우유와 응유와 굳힌 우유 백 항아리, 그리고 성대한 브라만 잔치에 필요한 온갖 것들이 갖추어져 있었다. 이튿날 아침에는 브라만 과자 요리사 백 명을 고용했다. 브라만 천 명은 배불리 먹었지만, 잔치의 주인인 이 이야기의 브라만은 먹지 않았다. 그는 브라흐마다이티야와 함께 먹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는 않아도 그 자리에 와 있던 브라흐마다이티야는 그 부탁만은 들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브라만을 도와준 덕분에 브라흐마다이티야에게 정해져 있던 기간이 끝났고, 하늘에서 그를 데려갈 푸슈파카[3] 전차를 보내왔기 때문이었다. 브라흐마다이티야는 유령으로 지내던 삶에서 풀려나 하늘로 올라갔다. 브라만은 아들과 손자들을 얻으며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다.

여기서 내 이야기는 끝나고,

나티야 가시나무는 시드네, 등등.

• ↑ 혼인하지 못하고 죽은 브라만의 유령.

• ↑ 비가는 약 삼분의 일 에이커이다.

• ↑ 힌두교의 재물신 쿠베라의 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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