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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P-4004-JP - 상자 속에 남겨진 희망(가득)

SCP-4004-JP-A
SCP-4004-JP-A

SCP-4004-JP-A

일련번호: SCP-4004-JP

격리 등급: Archon

특수 격리 절차: SCP-4004-JP는 각각 기지-81YH의 관리하에 둡니다. SCP-4004-JP-A는 불투명한 케이스에 넣은 상태로 인식재해 대응 보관고에 격리합니다. SCP-4004-JP-B는 표준 영안실에 격리합니다. 실험 시를 제외하고 SCP-4004-JP-A와 SCP-4004-JP-B가 10m 이내의 거리로 접근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격리 이전의 SCP-4004-JP 관련 정보 및 대상자는 관련 사건들이 비변칙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고 대상자 자신도 SCP-4004-JP의 변칙성을 인식하지 못하므로, 평상시 대응은 이를 감시하는 데에만 그칩니다. SCP-4004-JP-B의 응원회 명의로 기일 법요를 개최하여 대상자의 원조 욕구를 통제합니다. 각종 관련 사건에는 내집단 편향에 따른 비정상적인 열광이라는 역정보를 적용합니다.

설명: SCP-4004-JP는 골판지로 만든 상자(이하 SCP-4004-JP-A)와 그 전 소유자인 한다 다이가 씨(이하 SCP-4004-JP-B)를 통칭합니다. SCP-4004-JP-B는 발견 당시 이미 사망한 상태였으나, 관련 사건을 통해 생전과 변칙성이 달라지지 않았음이 밝혀졌습니다. SCP-4004-JP는 A, B 양쪽을 모두 직접 목격한 인물(이하 대상자)에게 정신적 영향을 미칩니다.

대상자는 SCP-4004-JP-B에게 연민을 느끼며,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주고 싶다는 강한 생각을 품게 됩니다. 그러나 후술할 방법을 제외한 모든 형태의 원조는 SCP-4004-JP-B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대상자는 오직 SCP-4004-JP-A 안에 '희망'이라고 적힌 종이를 넣는 것만이 최고의 원조라고 인식하며, 이를 행함으로써 강한 성취감을 느낍니다. 이 정신적 영향은 기억소거 등으로 제거할 수 없습니다.

SCP-4004-JP에 기인하는 사건은 적어도 20██/██/██부터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각 사건에는 노숙자인 SCP-4004-JP-B에게 희망을 줄 수 있었다는 증언이 공통으로 나타납니다. 그러나 명백히 변칙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2007년에 시작된 초상 흔적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변칙 존재 탐지로 이를 밝혀내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SCP-4004-JP 관련 사건 001

발생 일시: 20██/██/██

개요: 대학생 하코자키 씨가 SNS인 Twitter에 SCP-4004-JP-B에 관한 내용을 게시했다. 인터넷상의 SCP-4004-JP 관련 정보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다음은 하코자키 씨와의 면담 기록이다.

대상: 하코자키 씨

면담자: Agt.바바

부기: Agt.바바는 높은 인지 저항 수치를 보유하고 있다.

<기록 시작>

Agt.바바: 하코자키 씨가 그 골판지 상자를 알게 된 경위를 알려 주십시오.

하코자키 씨: 상자라기보다는 그 아저씨 아닌가요? 알게 됐다고 하자면, 그 근처에 나가서 어슬렁거리다가 거기서 아저씨를 봤는데요, 그 순간 반드시 이 사람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음,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지금까지 그렇게까지 누군가를 돕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거든요. 그런데 그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 건 저도 드디어 누군가에게 친절을 베풀 수 있는 어른이 됐다는 뜻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예를 들어 거기서 그냥 돈을 건네는 것도 뭔가 정이 없잖아요. 돈이 있으면 행복하다고 단언할 수 있을 만큼 사람이 단순하지는 않고요. 돈만 주면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은근히 말하는 것 같아서 실례잖아요.

Agt.바바: 개인적으로 돈은 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코자키 씨: 뭐, 뭐, 뭐, 물론 돈이 필요한 일도 여러 가지 있겠지만 그건 지금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음식이나 옷을 드리거나 우리 집에서 재워 드리는 것처럼 이것저것 생각해 봤는데…… 어쩐지 어느 것도 딱 맞지가 않더라고요. 어느 것 하나 이 아저씨가 정말 원하는 게 아닌 것 같았어요.

그러고 엄청나게 고민하고 있는데 아마 회사원이었던 것 같은 분이 다가오더니, 혹시 이 아저씨에게 해 드릴 수 있는 일 때문에 고민하시냐고 묻는 거예요. 어, 어떻게 아셨어요, 하고 물었더니 저도 예전에 똑같은 생각을 했거든요, 하시는데 뜻밖에도 인생 선배를 만난 거죠.

그러더니 그분이 가방에서 종이와 펜을 꺼내서 거기에 희망이라고 쓰고 골판지 상자에 넣더라고요. 어, 이게 무슨 뜻이지? 하고 생각했는데 얼굴에 드러났나 봐요. 의아한 마음도 이해하지만 한번 해 보세요, 하면서 종이와 펜을 건네주셨어요.

그래서 저도 한번 해 봤는데 정말 깜짝 놀랐어요. 이거야말로 내가, 아니 나와 아저씨가 원하던 거구나, 하는 걸 감각적으로 알 수 있었거든요. 역시 사람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것 중에서 가장 고귀한 것은 희망인데, 돈이니 밥이니 생각하던 제가 어찌나 부끄럽던지요.

그 회사원분도 자기 선배에게 배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게 저한테 이어지고 이렇게 희망의 사슬이 연결되어 가는 거구나 싶었어요.

Agt.바바: 좋은 이야기라고는 생각합니다만, 결국 그건 종이에 적힌 희망이라는 말일 따름이지 않습니까.

하코자키 씨: 뭐, 아저씨를 모르는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죠. 그러니까 한번 아저씨를 만나러 가 보세요. 수많은 희망으로 가득 차서 싱글벙글 웃고 계신 아저씨를요. 아저씨는 지금도 힘든 처지지만 그래도 싱글벙글 웃을 수 있는 건 제 희망으로, 모두의 희망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에요. 그렇게 사람이 정말 소중히 여겨야 하는 게 무엇인지를 아저씨가 몸소 가르쳐 주신 거죠.

<기록 종료>

SCP-4004-JP 관련 사건 019

발생 일시: 20██/██/██~

개요: ██정의 ████유치원에서 SCP-4004-JP를 이용한 도덕 교육이 이루어졌다. ████유치원은 유치원 교사 대부분이 본 사건 이전에 대상자가 되었으며, 자신이 담당하는 원아들을 적극적으로 SCP-4004-JP에 노출하고 있었다. 다음은 이 교육을 실시하던 유치원 교사와의 면담 기록이다.

대상: 후쿠다 씨(████유치원 교사)

면담자: Agt.바바

<기록 시작>

[중요도가 낮은 부분 생략]

Agt.바바: 먼저 후쿠다 씨는 노숙자분, 한다 씨를 알고 계셨습니까.

후쿠다 씨: 알고 말고 할 것도 없이, 그 동네에 한다 씨보다 유명한 분은 없어요. 그야말로 도덕을 구현한 분, 아니 도덕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래서 돌아가셨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정말, 정말, 돌아가시기엔 너무나 아까운 분이라고 생각해요.

Agt.바바: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그런데 한다 씨를 통해 도덕 교육을 하셨다는 건 무슨 뜻입니까.

후쿠다 씨: 네, 알고 계시겠지만 한다 씨는 어려운 처지에 놓이더라도 희망이 있으면 사람은 살아갈 수 있다는 걸 몸소 보여 주신 분이에요. 저는 그토록 고귀한 삶을 사는 분을 알지 못해요. 원아들도 한다 씨처럼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저희는 한다 씨에게 희망을 지원해 드렸어요.

Agt.바바: 그렇군요. 하지만 한다 씨는 이후 사망하셨듯이 신체적으로도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었습니다. 물론 본래는 행정 기관이 해야 할 일이지만, 그러한 물질적 원조도 현실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요.

후쿠다 씨: 말씀하시는 바는 저도 이해해요. 사람은 희망만으로 살아갈 수 없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반대로 희망이 없는 사람을 살아 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요즘 무기력하고 삶에 미련이 없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고 들었어요. 저는 그 아이들이 그렇게 죽은 사람처럼 그저 살아 있기만 한 사람이 되지는 않았으면 해요. 그래서 목숨보다도 소중한 것이 이 세상에 있다는 사실도 이번 일을 통해 배웠으면 해요. 한다 씨,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후쿠다 씨가 울기 시작한다.]

<기록 종료>

SCP-4004-JP 관련 사건 067

발생 일시: 20██/██/██

개요: 요코하마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YouTuber 하기와라 씨는 요코하마와 관련된 유명인을 다루는 영상 시리즈를 제작하고 있었으며, 그중에서 생전의 SCP-4004-JP-B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촬영은 노숙 생활을 하는 장소에서 이루어졌으며, 촬영 시점에 SCP-4004-JP-B는 현저히 쇠약해진 모습을 보였다. 다음은 YouTube에 게시된 인터뷰 영상이다.

하기와라 씨: 네, 안녕하세요! 요코하마 YouTuber 하기짱입니다! 이번에 이야기를 나눠 볼 요코하마 토박이분은 바로 이분!

SCP-4004-JP-B: ……응, 아, 안녕하세요.

하기와라 씨: 요즘 화제인 노숙자 아저씨, 한다 씨입니다! 이야, 이번에 출연을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SCP-4004-JP-B: 예, 감사합니다.

하기와라 씨: 그럼 바로 여쭤볼게요, 한다 씨. 이렇게 많은 희망을 여러분께 받은 소감을 솔직하게 말씀해 주세요!

[하기와라 씨가 SCP-4004-JP-A를 카메라 앞에 들어 올린다.]

SCP-4004-JP-B: 그러게, 말입니다. 예, 기쁩니다. 예.

하기와라 씨: 그렇겠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유대가 희박해진 현대 사회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다는 건 그것만으로도 위업이라고 해도 되겠죠! 한다 씨 본인은 어쩌다 이렇게 대단한 존재가 되셨다고 생각하시나요? ……어라, 한다 씨? 한다 씨ー?

[SCP-4004-JP-B가 쇠약으로 인해 응답이 늦어진다.]

SCP-4004-JP-B: ……아, 예. 왜일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하기와라 씨: 그렇게 겸손하실 수가. 역시 이만큼의 희망을 모으는 분답게 인품이 아주 훌륭하시네요. 이런 분이기에 많은 사람이 희망을 드리고 싶어 하게 된 거겠죠. 그럼 마지막으로 한다 씨에게 가장 큰 희망이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조금 짓궂은 질문일지도 모르겠네요.

SCP-4004-JP-B: 내…… 내 희망!

[SCP-4004-JP-A를 뒤집어엎고 바닥에 흩어진 종이를 뒤진다.]

하기와라 씨: 한다 씨?!

SCP-4004-JP-B: 아, 찾았다.

[수많은 종이 중 한 장을 집어 들고 하기와라 씨에게 내보인다. 종이는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희망이라고 적혀 있으며, 온통 구겨져 있다.]

SCP-4004-JP-B: 이게, 이게 제 희망입니다. 이건 제가 넣은 희망입니다. 이게 있으니까 저는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기와라 씨: 이건 전단지에 적은 거네요. 대체 왜 이게 가장 큰 희망인가요?

SCP-4004-JP-B: 이건 정말로, 정말로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때의 희망이었습니다. 춥고 굶주리고 배도 고프고……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저는 이 희망이 있었기에 살 수 있었습니다. 이건 제게…… 유일한 희망입니다.

하기와라 씨: 정말 열정적으로 말씀하시네요. 괜찮으시다면 그건 어느 분이 적어 주신 희망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SCP-4004-JP-B: 예, 이건 제가 쓴 겁니다.

하기와라 씨: 네, 한다 씨가요?

SCP-4004-JP-B: 네, 제가 넣은 겁니다. 여기서 살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저는 이제 끝장이라고,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이건 제가 제 빚 때문에 초래한, 완전히 자업자득인 처지입니다. 그래서, 그래

[SCP-4004-JP-B가 심하게 기침한다.]

하기와라 씨: 한다 씨, 괜찮으세요! 보세요, 지금 한다 씨에게는 이렇게나 희망이 많잖아요.

SCP-4004-JP-B: 아, 아아, 괜찮습니다…… 그래서 이제 제게는 이만큼의 희망밖에 없구나, 하고 자조하는 마음으로 넣었습니다. 그런데 그러자, 그 희망을 넣는 순간 정말로 제 안에서 희망이 솟아났어요! 지금 나는 나 자신에게 희망이 될 수 있었구나, 하고요! 남겨진 단 하나의 희망은 내가 인생에 절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거였구나, 하고요! ……그래서 저는 이게, 이 희망이 있다는 것만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기와라 씨: ……그렇군요ー,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한다 씨가 살아갈 희망이 될 수 있도록 모두 힘내 봅시다! 그럼, 안녀ー엉!

회수된 종잇조각 중에서 위 영상 속 SCP-4004-JP-B가 작성한 것과 동일한 것이 확인되었다. 해당 종잇조각은 인근의 생활 빈곤층 지원 단체가 제작한 전단지를 사용한 것으로, 배포 일시는 확인된 모든 SCP-4004-JP 관련 사건보다 앞선 시점이었다. 영상 속 행동까지 고려하면 SCP-4004-JP-B 자신도 SCP-4004-JP의 영향을 받고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SCP-4004-JP 관련 사건 108

발생 일시: 20██/██/██

개요: 사망한 SCP-4004-JP-B를 발견한 지역 주민 남성이 다른 주민들을 모아 추후 대규모 장례식을 치렀다. 장례식은 ██정의 ██공원에서 밤에 열렸으며, 그 형식에는 종교성이 없고 송별회에 가까웠다. 이 장례식은 행정 기관의 허가 없이 공공장소를 사용한 행사였음에도 주민의 신고나 경찰의 출동이 없었다. 장례식 다음 날 직원이 ██공원에 방치된 SCP-4004-JP-B의 시신을 발견하면서 사건이 드러났다. SCP-4004-JP-B는 관을 본뜬 커다란 골판지 상자에 안치되어 있었으며, 내부에는 「희망」이라고 적힌 종이가 대량으로 투입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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