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틱 (SCP-4030-JP)
일련번호: LUNATIC
객체 등급: MOONRISE
특별 발광 프로토콜: 내 머릿속에는 달이 있다. 네 머릿속에도 달이 있다. 달빛의 이미지, 밤의 기억, 신화의 별. 하지만 잘 생각해 봐, 우리들의 보잘것없는 사고 영역에 7.347673 × 1022 kg짜리 바윗덩어리가 들어갈 리가 없잖아. 들어갈 리가 없어. 들어갈 리가 없다고. 두개골이 갈라지고 뇌수가 튀고 피부를 찢고 뚫고 나와서, 달은 지금 꿈과 현실의 틈새에 있고, 아니, 이미 나오고 있으니까 현실이군. 실례. 사고와 비사고의 국경 분쟁이 일어났고, 우리는 처음부터 지고 있었다.
격리는 불가능하다. 제19기지는 다들 날아가 버렸고, 제23구역은 어떻게 됐는지 알 게 뭐야. 의외로 네 전두엽 근처에 있을지도 모르지? 봐, 나온다. 업무 보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사일러스 관리자님. 튀어나와 부풀어 오르며 떠오르는 달의 원리를 멈출 수는 없다. 인간 따위가 휴거를 막을 수 있을 것 같아? 젠장, 머리가 아파.
초석은 없다. 세계는 없다. 사회는 없다. 인류는 없다. 정상은 없다. 있는 것은 달뿐, 광기에 온 것을 환영한다.
설명: 달이 떠올라 진피를 찢었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강당이 비친다. 강의는 전자기학과 관련된 내용이다.
한 학생이 관자놀이를 누른다. 처음에는 한 손뿐이었지만, 이내 두 손으로 머리를 누른다. 두통이 상당한 듯, 그는 쓰러져 주위의 이목을 단번에 끈다.
학생: [절규]
학생의 머리가 점차 팽창하기 시작하고, 몸이 공중에 뜨기 시작한다. 주위 사람들은 경악하며 서로 수군거리면서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손가락 사이로 빛이 새어 나온 찰나, 입 부근에서 생긴 균열이 정수리를 향해 급속히 치달아 올라간다.
학생의 머리를 찢고 달을 닮은 작은 구체가 출현한다. 반지름은 대략 1.2 m 정도로 추정된다. 달은──본래는 태양광의 반사에 지나지 않는데도──눈부신 빛을 내뿜으며 강당 안을 비춘다. 한 차례 강렬하게 빛난 뒤, 달의 발광이 잦아든다.
학생의 머리는 대부분 파괴되어, 아래턱만 구체 아랫부분에 간신히 붙어 있다. 이윽고 작게 끊어지는 소리와 함께 붙어 있던 부분이 찢어지고, 아래턱 이하의 몸통이 주위 학생들을 휩쓸며 책상 위로 떨어진다. 사람들 사이에 쌓여 있던 공포와 긴장은 이 시점에 폭발하고, 강당 안은 극심한 공황에 휩싸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학생 몇 명이 마찬가지로 머리를 누르며 괴로워하기 시작한다. 입구 근처에 쓰러진 여학생은 군중에게 짓밟혀 보이지 않게 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의 발밑이 빛나기 시작한다.
감시 카메라는 베이징 시내의 쇼핑몰 창고를 비춘다. 문 앞에는 바리케이드가 쳐져 있으며, 한 소년이 그곳을 등지고 웅크리고 있다.
쇼핑몰의 스피커가 작동하고,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제14번 (통칭, “월광”)이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음질은 현저히 나쁘며, 아마 직접 방송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매체에서 마이크를 향해 곡을 틀어 놓고 그것을 방송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년은 당황한 모습으로 일어나 주위를 둘러본다. 청소용 대걸레를 발견하자, 소년은 그것을 손에 들고 스피커를 후려친다. 소리를 멈추려고 몇 번이고 계속 두드린 결과, 스피커의 소리는 점차 일그러지지만 방송은 완전히 멈추지 않는다.
대걸레가 부러지고 파편이 소년 쪽으로 날아간다. 소년은 눈을 누르며 쓰러진다──왼쪽 눈을 다친 것으로 보이지만 출혈은 보이지 않는다. 소년은 카메라에 다가와 들여다본다──아마 카메라 렌즈에 반사된 모습으로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소년의 눈은 인간의 눈과 크게 달라져, 흰자위는 검게 변색되고 홍채는 희미하게 흰빛을 띠는 원을 닮아 있다. 그 모습은 흡사 밤하늘에 떠오르는 달과 같다.
눈이 빛을 낸다.
일본 아사히 방송의 뉴스가 비친다. 스튜디오에는 2명의 아나운서가 있다. 배경에는 도심 상공의 사진이 표시되어 있지만, 그 중앙부는 검열되어 있다.
남성 아나운서: 밀물과 썰물의 변화로 해안은 위험합니다. 혹은 위험하지 않습니다. 수면에 비친 달을 보러 갑시다. 모든 술을 가져갑시다.
여성 아나운서가 불안한 표정으로 남성 아나운서를 바라보고 있다.
여성 아나운서: 저기요, 하나다 씨?
뒤쪽의 화면이 전환되어 고층 빌딩의 영상을 비춘다. 건물은 연기를 뿜어 올리고 있으며, 아폴로 11호와 일치하는 우주선이 꽂혀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루나 9호와 외관이 일치하는 인공위성이 화면 속 촬영팀 바로 근처로 떨어지고, 폭발음이 울려 퍼진다.
남성 아나운서: 차는 오픈카를 타야 합니다. 하늘을 드라이브합시다. 수도고속도로 전체를 떠오르게 합시다. 우리는 할 수 있다! 유권자 여러분, 소중한 한 표 혹은 산 제물을 부탁드립니다.
여성 아나운서: 하나다 씨!
남성 아나운서: 왜 그러십니까?
여성 아나운서: 아까부터 이상하시잖아요! 대체 무슨──게다가 이 배경은, 뭐가.
여성 아나운서는 카메라 쪽으로 돌아서자마자 말을 잃고, 힘없이 주저앉는다. 보통 예능 프로그램에서 추임새로 쓰일 법한, “샤라샤라랑” 하는 가벼운 효과음이 흘러나온다.
여성 아나운서: 에다 씨? 여러분, 왜, 왜 웃고 계세요. 몰래카메라인가요.
남성 아나운서: 달이 아름답네요. 지상의 인간과는 비교도 안 됩니다.
남성 아나운서의 왼쪽 눈이 흔들리다 떨어진다. 구멍이 된 그 안에서 산토끼의 손을 닮은 물체가 출현하여 주위를 더듬듯 움직인다. 얼마 지나지 않아 토끼의 입을 닮은 물체가 눈 안쪽에 보이고, 구멍을 갉아먹으며 넓히기 시작한다.
여성 아나운서: [비명]
남성 아나운서: 밤하늘에 커다란 빛이 보입니다. 저는 달님이 정말 좋습니다!
떨어진 왼쪽 눈이 빛을 내며 떠올라 카메라 앞을 올라간다. 얼마 지나지 않아 스튜디오의 조명이 꺼지고, 뒤쪽에서 비명과 파열음, 장비가 쓰러지는 소리가 연달아 울린다. 무수한 소리가 교차하는 가운데, 눈의 표면에는 작은 움푹 팬 자국이 다수 생겨나 마치 달 같은 외관이 된다. 이윽고 빛이 멎고 정적이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