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한밤중에 치르는 의식
진부한소리 7/24/2024 (수요일) 21:04:29 #14571980
여러분, 방금 민간에 전해지는 의식을 하나 발견했는데, 들어 보고 싶은 사람 있어요? 듣고 싶다는 사람이 열 명 있으면 얘기할게요.
서강물결 7/24/2024 (수요일) 21:05:59 #14571981
고귀한 엉덩이 살포시 내려놓고 갑니다.
제리킨스 7/24/2024 (수요일) 21:06:14 #14571982
대기
태적상제 7/24/2024 (수요일) 21:07:24 #14571983
빨리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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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한소리 7/24/2024 (수요일) 21:21:29 #14571996
그럼 시작할게요. 이 의식은 반드시 자기 집 거실에서만 할 수 있어요. 주의할 점은, 여기서 말하는 집의 기준이 굉장히 엄격하다는 거예요. 세 들어 사는 집이면 안 되고, 자신과 혈연관계가 없는 사람이 살고 있어도 안 돼요. 소유권이 온전히 자신이나 가족에게 있어야 하고, 자신과 가족 모두가 그 안에서 적어도 일 년은 살아 본 집이어야 조건에 맞아요.
서강물결 7/24/2024 (수요일) 21:22:22 #14571997
그럼 됐어요. 저는 세 들어 사는데.
태적상제 7/24/2024 (수요일) 21:23:12 #14571998
저도 안 되겠네요. 새집으로 막 이사했거든요.
제리킨스 7/24/2024 (수요일) 21:23:29 #14571999
아내랑 같이 사는데 괜찮나요?
진부한소리 7/24/2024 (수요일) 21:25:19 #14572000
저는 아내가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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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한소리 7/24/2024 (수요일) 21:28:00 #14572005
그다음에는 밤 열 시 전에 잠자리에 드세요. 한밤중 열두 시쯤, 음기가 가장 강하고 양기가 가장 약해지는 때, 이른바 귀문이 열리는 때가 되면 침대에서 일어나 침실에서 거실로 가세요. 그사이에는 최대한 소리를 적게 내고, 되도록 아무 기척도 내지 않는 게 좋아요. 놀라게 하거나 방해하는 일을 줄이기 위해서예요. 거실에는 사 온 뒤 한 번도 두드리지 않은 북 하나와 북채 하나, 그리고 나팔이나 확성기, 그 밖에 소리를 크게 낼 수 있는 물건을 준비해 두세요.
제리킨스 7/24/2024 (수요일) 21:28:46 #14572006
왜 벌써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것 같지……
진부한소리 7/24/2024 (수요일) 21:32:44 #14572007
이어서 제자리에서 시계 방향으로 빠르게 세 바퀴, 다시 시계 반대 방향으로 세 바퀴 도세요. 그런 다음 온 힘을 다해 자신의 생명을 불태우며, 오른손으로 북채를 집어 죽어라 북을 두드리고, 왼손으로 확성기를 집어 켠 뒤 나와 나와 나와 하고 세 번 크게 외치세요. 그러면 아빠가 나와서 여러분을 때리고, 엄마가 나와서 여러분을 때리고, 온 가족이 다 나와서 여러분을 때릴 거예요.
서강물결 7/24/2024 (수요일) 21:33:07 #14572008
어어
태적상제 7/24/2024 (수요일) 21:33:12 #14572009
[도라에몽-겨우 이런 일로 다들 불러낸 거야.jpg]
제리킨스 7/24/2024 (수요일) 21:33:57 #14572010
글쓴님, 개그 터뜨리는 솜씨가 영 별로네요. 웃은 사람이 총 0명입니다. 이런 걸로 관뮤 위키에서 관심을 끌려면 아직 한참 부족해요.
진부한소리 7/24/2024 (수요일) 21:35:37 #14572011
잉잉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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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부한소리 7/24/2024 (수요일) 22:00:23 #14572017
에휴, 됐어요, 됐어. 저는 정말 농담에 소질이 없나 봐요. 이 글은 여기서 끝이니까 다들 그만 놀리세요.
진 도공 6/29/2025 (일요일) 18:10:02 #18732011
정말 감사합니다! 글쓴님이 알려 주신 방법이 정말 큰 도움이 됐어요. 이 은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서강물결 6/29/2025 (일요일) 18:13:32 #18732012
뭔 뜻임
🗿W Scarlet 6/29/2025 (일요일) 18:15:19 #18732013
옛글 끌어올리기+영문 모를 발언. 경고 한 번 드립니다.
진 도공 6/29/2025 (일요일) 18:16:01 #18732014
아니, 운영자님, 설명 좀 들어 주세요. 글쓴님이 하신 얘기는 진짜예요! 제가 직접 해 봤다고요!
제리킨스 6/29/2025 (일요일) 18:17:41 #18732015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네요. 한밤중에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 가족을 깨웠다가 맞는 게 뭐 이상한가요?
진 도공 6/29/2025 (일요일) 18:19:52 #18732016
죄송해요. 지금 머릿속이 좀 복잡해서요. 어떻게 말할지 좀 정리할게요.
진 도공 6/29/2025 (일요일) 18:26:32 #18732017
사정은 이래요. 저를 아는 게시판 분들은 아실지도 모르지만, 저는 일 년 전에 석사 과정을 마쳤어요. 그런데 요즘 경제 상황이 안 좋잖아요. 셋집에서 이렇게 오래 지내는 동안 원하는 직장 면접에는 한 번도 합격하지 못했어요. 입사 제의를 못 받아 본 건 아닌데, 늘 이것저것 걱정하고 거듭 따져 보며 망설이다가 기한을 넘기는 바람에 끝내 못 갔어요. 의욕도 나날이 꺾여서 최근 한 달은 이력서 넣는 것조차 귀찮더라고요. 밥 먹고 자는 시간 말고는 컴퓨터 책상 앞에 널브러져 게시판만 들여다봤고, 최근에는 소화기관에까지 문제가 생겼어요.
며칠 전에 우연히 이 글을 봤는데, 왜인지 갑자기 뭐에 홀린 듯한 충동이 들었어요. 그래서 필요한 물건을 전부 인터넷으로 사고, 북을 넣은 상자에는 뭐가 잘못 부딪쳐 소리가 나는 일이 없도록 발포 플라스틱을 꽉 채운 다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 차를 몰아 고향에 있는 어릴 적 살던 집으로 갔어요. 옛집은 외진 시골에 있고, 대략 이 년 동안 비어 있었어요. 같은 마을 사람들도 거의 다 이사를 가서 홀로 사는 노인들만 조금 남아 있고요. 예전에 부동산에 집을 내놓은 적이 있는데 계속 팔리지 않아서 지금도 제 명의예요. 안에는 온통 먼지가 쌓여 있었어요. 전부 청소하기는 귀찮아서 침실과 식당 같은 곳만 좀 쓸고, 간단히 저녁을 먹은 뒤 아홉 시 반에 잠자리에 들었어요. 사실 잠은 전혀 못 잤어요. 제가 잠자리를 좀 가리기도 하고 긴장도 돼서, 침대에 누워 뒤척이면서 혹시 실수로 늦잠을 자 일을 그르칠까 봐 눈도 감지 못했어요. 그렇게 한밤중까지 누워 있다가 휴대전화를 집어 들고 보니 벌써 열한 시 오십팔 분이더라고요. 그래서 서둘러 일어나 발소리를 죽이고 침실 문을 열었어요.
옷을 입다가 소리가 나는 걸 피하려고 누울 때부터 옷을 벗지 않았는데, 문을 여는 순간 바람이 훅 불어 들어와 추위에 몸을 부르르 떨자 정신이 단번에 맑아졌어요. 어렸을 때는 한밤중에 잠을 안 자고 몰래 서재로 빠져나가 소설을 읽곤 했어요. 밤에는 이슬이 많이 내려서 읽다 보면 몸에 붙은 옷과 손에 든 책이 젖은 것 같았는데, 손으로 만져 봐도 정말 젖은 건지, 너무 차가워서 젖었다고 착각하는 건지 구별이 안 됐어요. 그때 바람을 맞으니 어릴 적 기억이 대번에 되살아나, 정말 그 시절 밤을 새워 책을 읽던 때로 돌아간 것 같았어요. 저도 모르게 이까지 딱딱 부딪치기 시작했는데, 추워서인지 무서워서인지 알 수 없었어요.
얘기가 좀 샜네요. 아무튼 그 순간 이 의식에는 분명 뭔가 있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어릴 적 하던 대로 거실에 놓아둔 북 옆으로 살금살금 움직였고, 가는 동안 소리는 조금도 내지 않았어요. 그다음 일은 별로 얘기할 게 없어요. 먼저 휴대전화로 녹화를 시작해 소파에 놓고, 글쓴님이 알려 주신 순서대로 돌고, 북을 치고, 크게 외쳤어요. 의식을 마치자 갑자기 세상이 빙빙 돌고 눈앞에 흰 점들이 어지럽게 번지더니 온몸에서 한꺼번에 힘이 빠져나갔어요. 서 있기조차 힘들어서 소파에 엎어져 입을 벌리고 거칠게 숨을 쉴 수밖에 없었어요. 그때 저는 거의 꼼짝도 할 수 없었어요. 몸이 제 것이 아닌 것 같았고, 한순간은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으로 제 등이 보이기까지 했는데, 환각이었는지는 확신할 수 없어요.
중요한 건 지금부터예요. 그때 문손잡이 소리가 들리더니 다른 침실 문들이 전부 끼익 하고 열렸고, 곧이어 어지러운 슬리퍼 소리가 제 쪽으로 다가왔어요. 여러 해 동안 듣지 못한 소리였지만, 어렸을 때 듣던 가족들이 슬리퍼를 신고 걷는 소리와 똑같다는 걸 바로 알아차렸어요.
진 도공 6/29/2025 (일요일) 18:27:00 #18732018
댓글 하나에 쓸 수 있는 글자 수를 다 채운 것 같네요. 새 댓글로 이어 쓸게요.
teriteri 6/29/2025 (일요일) 18:27:54 #18732019
잠깐, 혼자 왔다고 하지 않았어요? 부모님은 그전부터 여기 살고 계셨나요?
진 도공 6/29/2025 (일요일) 18:28:27 #18732020
아니요. 두 분 다 오래전에 돌아가셨어요.
teriteri 6/29/2025 (일요일) 18:28:42 #18732021
?
진 도공 6/29/2025 (일요일) 18:35:11 #18732022
제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발소리는 바로 곁까지 와 있었어요. 고개를 들었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요. 그래도 직감으로는 분명 누군가 거기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열린 문으로 샛바람이 불어 나와 온몸에 소름이 돋고 솜털이 곤두섰어요. 어릴 때 한밤중에 책을 읽다 들켰을 때처럼 긴장됐어요.
그러더니 그들이 저를 때리기 시작했어요. 눈으로 봐서는 제 몸을 실제로 때리는 형체가 전혀 없었지만, 정말로 아팠어요. 그중 구별할 수 있었던 건 아빠가 늘 쓰시던 닭털 먼지떨이 하나, 할아버지가 쓰시던 지팡이, 그리고 빗자루로 추정되는 물건 하나였어요. 나머지는 모두 주먹과 손바닥으로 저를 때렸어요. 안간힘을 쓰며 버둥거려 봤지만 도무지 일어날 수가 없었어요. 앞서 영문도 모르게 힘이 빠진 데다 방금 갑자기 몽둥이로 몇 대 맞은 탓에, 조금만 힘을 줘도 눈앞에 별이 번쩍였어요. 허공에서 떨어지는 몽둥이와 주먹질, 발길질은 계속됐고, 저는 아파서 이를 드러내고 얼굴을 일그러뜨리는 와중에 희미하고 불분명한 사람 목소리를 들었어요. 온 힘을 다해 귀를 기울인 끝에 가까스로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있었어요.
대충 “엄마는 네가 이렇게 빨리 오는 거 싫어, 얼른 돌아가”, “사는 법도 제대로 모르는 게 벌써 죽을 생각을 하다니, 너도 아주 다 컸구나” 같은 말들이었어요.
그 말을 듣자 마음이 걷잡을 수 없이 뒤엉켜서, 고개를 들고 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어요. 그러다 몽둥이로 때리는 힘이 약해지는 듯하더니, 그 대신 세게 밀치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어요. 그 느낌이 아주 이상했어요. 분명 누군가에게 떠밀려 움직이는 것 같은데, 몸에서 전해지는 감각은 실제로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고 알려 주는 거예요. 그 어긋나는 느낌 때문에 정신이 어질어질하고 머릿속이 온통 혼란스러웠어요. 어렴풋이 무언가가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간 듯해서 주먹을 쥐어 보고, 힘겹게 몸을 조금 꿈틀거려 봤더니 다시 움직일 수 있었어요.
그 뒤의 일은 기억나지 않아요. 너무 졸려서 몸이 움직인다는 걸 확인하고는 소파에서 몽롱하게 잠들었거든요. 깨어났을 때는 이미 날이 환했고, 주먹질과 발길질, 밀치는 손길과 사람 목소리는 언제 사라졌는지 알 수 없었어요. 거실에 놓인 물건들은 전날 밤 잠들었을 때와 조금도 달라진 게 없었고, 몸만 아직 욱신거렸어요.
소파에 한참 앉아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애써 떠올리고 정리해 보려 했지만, 계속 머리가 어지럽고 지끈거려서 아무것도 제대로 생각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한나절 넘게 쉬면서 뭘 좀 먹고, 몸이 조금 회복되기를 기다렸다가 짐을 챙겨 차를 몰고 도시로 돌아왔어요. 그리고 여기 앉아 글을 쓰며 여러분께 이 일을 얘기하고 있는 거예요.
비조성몽 6/29/2025 (일요일) 18:40:13 #18732023
와 씨, 형님 쩌네요. 우리가 이렇게 여러 해 동안 괴이한 얘기를 들여다봤는데 드디어 직접 겪고 살아 돌아온 사람이 있네. 전에는 얘기하다 중간에 실종되거나 그냥 죄다 지어낸 얘기거나 둘 중 하나였는데, 드디어 끝까지 다 해 보고 돌아와 소식 전해 주는 사람이 나왔어.
진 도공 6/29/2025 (일요일) 18:40:52 #18732024
네네
서강물결 6/29/2025 (일요일) 18:40:49 #18732025
큰일 날 뻔했네. 원글에 “자신의 생명을 불태우며”라고 했잖아요. 설명을 보면 죽기 직전에 영혼이 몸을 빠져나간 것 같은데, 설마 정말로 한 번 죽을 뻔한 거 아니에요?
진 도공 6/29/2025 (일요일) 18:41:52 #18732026
그럴 수도 있겠네요. 다만 그때는 정신이 또렷하지 않아서, 어쩌면 전부 제 환각이었을지도 몰라요. 실제로는 그냥 소파에서 자느라 허리와 등이 쑤시고 악몽을 꾼 것일 수도 있고요…… 그래도 저한테는 사실 별 차이가 없어요.
teriteri 6/29/2025 (일요일) 18:44:15 #18732027
Re 진 도공:
그런데 글쓴님, 영상 찍었다고 하셨죠? 개인정보만 가려서 기록으로 올려 주실 수 있나요? 그러면 좀 더 믿을 만할 것 같은데요.
진 도공 6/29/2025 (일요일) 18:46:01 #18732028
아, 그거요. 나중에 녹화 영상을 확인했는데, 제가 소파에 엎어질 때 휴대전화를 쳐서 뒤집었더라고요. 그 뒤로는 카메라가 계속 소파를 향해서 화면이 온통 까맣고, 쓸 만한 정보는 아무것도 찍히지 않았어요. 소리도 아주 불분명해서 별로 참고가 되지는 않을 것 같아요……
teriteri 6/29/2025 (일요일) 18:48:02 #18732029
Re 진 도공:
그럼 한 번 더 해 볼 생각은 없어요? 읽어 보니 내내 맞기만 하고 아무것도 못 한 것 같은데, 그분들과 말 한마디 못 나눴으면 너무 아쉽지 않나요? 이번에는 미리 준비해 뒀다가 그분들이 나오면 몇 마디 나누고, 사진도 찍고 영상도 남겨서 나중에 기념으로 간직하면 어떨까요?
제리킨스 6/29/2025 (일요일) 18:49:41 #18732030
그건 아닌 것 같아요. 댓글 쓰신 분은 우선 한동안 푹 쉬고, 몸이 불편하면 병원부터 가 보세요. 이런 일에는 더 이상 엮이지 마시고요.
진 도공 6/29/2025 (일요일) 18:53:35 #18732031
됐어요. 그럴 필요 없어요. 다들 제가 너무 일찍 찾아가는 걸 원치 않으시니, 이승에 좀 더 머무는 게 좋겠어요. 이제는 삶과 맞붙어 보려고요. 이미 병원에 진료 예약도 했고, 우선 약을 좀 처방받아서 속부터 다스리려고 해요. 온종일 집에 누워만 있을 수도 없잖아요. 관뮤 위키 계정도 삭제할 생각이라 아마 다시는 안 올 것 같아요. 자기 연민에 빠져 있느니 내일 아침에 뭘 먹을지 생각하는 게 낫겠죠. 그럼 이만할게요.
teriteri 6/29/2025 (일요일) 19:10:02 #18732032
Re 진 도공 기존 사용자 이름 중 일치하는 이름이 없습니다:
네네, 그럼 안녕히 가세요. 잘 지내시길.
글쓴이
fire_chas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