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과 창, 방패와 갑옷, 재단의 전설, 불패의 신화——장레이 요원
장레이 요원은 기지 복도에 앉아 있었고, 그의 뒤로 격리실 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경보음은 여전히 귓가를 맴돌았고, 눈부신 붉은 경고등이 복도 끝에서 깜빡였으며, 깨진 타일과 사방으로 튄 검붉은 액체, 그리고 한 남자가 끊임없이 내쉬는 한숨 소리가 있었다. 격리 실패는 이미 기정사실이었고, 이제 기지 전체가 변칙의 위협에 휩싸여 있었다. 인원들은 대피 중이었고, 기동특무부대가 사방에서 달려오고 있었다. 이 모든 일은 어쩌면 피할 수 있었을까? 어쩌면 피할 도리가 없었을까? 장레이는 처음으로 순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손에 쥔 총의 탄환을 이미 모두 쏘아 버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장레이의 발치에는 그가 찢어 버린 특무부대원의 완장이 놓여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장레이는 소대 전체에서 가장 뛰어난 요원이었다. 놀라운 기적학적 재능과 강인한 육체, 변칙과 적을 상대하며 쌓은 무수한 경험까지 갖췄으니, 그가 있는 기지라면 재단 전체에서 가장 안전한 기지라고 해도 무방했다. 지난달에는 장레이 혼자서 단검 한 자루와 시설 구조도 한 장만으로 혼돈의 반란이 점령한 기지 하나를 재단의 통제 아래 되돌려 놓았고, 살아남은 혼돈의 반란 대원들은 이 요원과 1분을 함께 있느니 차라리 격리를 돌파한 SCP-682를 상대하겠다고 털어놓았다. 물론 장레이에 관해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는 기적학 장갑이 완전히 부서지고 갈비뼈 세 대가 부러지는 대가를 치르면서도 SCP-096의 전력 돌진을 버텨 냈다는 일화였다. 그는 재단의 가장 날카로운 창이자 가장 견고한 방패였다.
하지만 지금 이 요원은 자신의 인생이 망가지기라도 한 듯 바닥에 앉아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조금 더 시간이 흐르자 경보음이 멎었고, 복도 끝에서 방독면을 쓴 특무부대원 하나가 걸어왔다. 대원은 장레이를 알아보고 서둘러 다가가 그를 부축해 일으키려 했지만, 장레이가 손을 휘둘러 내민 손을 쳐냈다. 이를 본 대원은 일단 장레이가 바닥에 앉아 있도록 내버려 둔 채 상황을 보고하기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저희 대원들이 기지 입구에서 그 녀석을 제압했습니다. 지금 새 격리실을 마련하고 있고, 상황은 이미 통제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십니까, 장 요원님? 요원님답지 않으십니다.”
정말 그답지 않았다. 그는 이 변칙 개체를 막아서고, 제압한 뒤, 격리실 안에 다시 가둬야 했다. 수천 번, 수만 번 훈련했던 것처럼. 하지만 장레이는 그러지 않았다. 그가 할 수 있었던 일은 복도 입구의 비상 대응 버튼을 누르는 것뿐이었다——그것은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만 누를 수 있는 경보 장치였으며, 버튼을 누른다는 것은 이 기지에서 감당할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는 뜻이었다. 그는 이번보다 훨씬 위험한 상황을 너무나 많이 겪었다. 뱀의 손 소속 기적술사와 뒤엉켜 싸운 적도, 부서진 신의 교단 신도들과 사투를 벌인 적도 있었고, 심지어 역밈에 오염된 붉은 오른손과도 한바탕 싸운 적이 있었다…… 그 어느 것도 이번에 맞닥뜨린 상황만큼 까다롭지는 않았다.
“이 버튼을 누르신 분이 요원님일 줄은 몰랐습니다. 보통은 요원님께서 이 버튼보다 훨씬 도움이 되시니까요.” 대원이 몸을 숙여 장레이에게 말했다. 장레이는 별말 없이 대원의 옷자락에 손을 닦고는, 무언가를 망설이는 듯 대원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끝내 장레이는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대원의 뒤통수로 손을 뻗어 방독면의 버클을 풀었다.
코를 찌르는 냄새가 대원의 후각 세포로 밀려들자 장레이가 입을 열었다.
“그놈이 바닥에 온통 똥을 쌌고, 나는 넘어졌어. 똥 위에 넘어졌는데, 그 변칙 개체가 똥을 집어 나한테 던졌어.”
글
HERE IS A BUTTERF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