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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에바가 몰락하던 때

나는 그대를 경멸했다, 내 사랑. 그대의 황혼은 나를 공허하게 만들었다.

badooga

다에바가 몰락하던 때, 일곱 사람의 의회는 이미 수장을 잃은 오합지졸이 되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비 온 뒤의 흙냄새에 취한 채, 어찌할 바를 모르고 목적을 잃었다. 우리 같은 종족이, 그토록 쉽게 찬탈자들의 손에 쓰러지고 말았다니. 그들에게 남은 숨결은 화장용 장작더미에서 피어오르는 향기 짙은 연기 속에 흔들렸고, 그 뒤에는 배신과 오물의 탁한 기운만이 남았다. 호수의 마녀는 이날이 끝내 오리라는 것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녀의 광란 어린 독기는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북적이는 거리를 휩쓸며, 우리의 의회와 백성들을 함께 심연으로 끌고 들어갔다. 세상에는 그대와 나 둘만 남았건만, 그대는 여전히 새벽을 맞으려 하지 않았다.

수십 년이 지날 때마다, 그저 찰나에 불과한 순간 동안, 나는 그대를 품에 꼭 안을 수 있었다. 마음속으로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내가 손을 놓는 순간, 그 폐쇄된 어둠이 다시 그대를 삼키리라는 것을. 그대의 창백한 뺨은 모든 빛을 두려워하며 피하고 오직 달만을 연모했으나, 여전히 햇빛에 따스해진 내 손바닥에 기대어 있었다. 내 손끝은 그대의 등 위에 공허한 사랑의 말을 그려 나갔다. 이기적으로 그대의 거짓되고 황폐한 깨달음을 끝내기를 갈망하며, 이기적으로 위대한 직조자에게 기도하며, 내 품이 그대의 고독을 물들이기를 바라며, 이기적으로 간절히 바라며, 나의 햇빛이 그대의 끝없는 음울함을 덮을 수 있기를 바라며, 이기적으로 그대를 빼앗을 준비를 하며, 그로써 마침내 내 가치를 증명하려 했다. 나는 그대를 증오했다, 내 사랑. 그대의 황혼은 내 속을 남김없이 비워 버렸다.

다에바가 몰락하던 때, 조종이 세 번 울려 죽음의 애가를 전했고, 대홍수는 더할 나위 없는 극심한 고통을 휘감은 채, 포효하며 우리의 영원한 도시를 뒤덮었다. 백성들의 생명의 불씨는 두려움 속에서 흔들렸고, 무너진 거리에는 절망의 아우성이 가득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빛을 향해 인도와 자비를 부르짖었으나, 나는 그들의 기도에 응답할 겨를이 없었다. 내게는 세상에서 오직 그대가 가장 중요했다. 나는 떨리는 날카로운 검을 손에 들고, 단순하고 율동적인 춤사위를 밟으며 그대의 경비병들을 하나씩 베어 죽였다. 그들에게서 흘러나온 선홍빛 피는 그대를 파괴하려는 내 집념을 더욱 키웠다. 나는 그대의 침전 문을 거세게 들이받아 열었다. 밤의 한기가 쏟아져 나왔고, 이내 나는 너무나도 익숙한 그 고요 속에 빠져들었다. 짧은 추궁 한마디가 이 죽음 같은 정적을 깨뜨렸고, 헛된 간청 한마디가 만물의 종말 끝자락에 걸렸다. 나는 그대를 침울한 그림자에서 해방하기를 바랐고, 그대의 영원한 맹세를 완전히 풀어 버리기를 바랐으며, 그대의 유려한 목소리가 빛을 잃은 다에바의 백성들을 위해 질서를 다시 세우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대는 내내 입을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가슴이 찢어지도록 그대의 이름을 부르짖었다. 눈물이 번져, 그대의 영원한 성전에 달빛이 가득 내려앉은 수면 위로 흘러넘쳤고, 절망은 그대의 연약한 평온을 철저히 짓이겼다. 하지만 그대는 여전히 입을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바로 그 순간, 나는 검을 휘둘러 그대의 가슴을 꿰뚫었다.

그대의 입술 사이로 맑고 서늘한 숨결이 나의 경련하는 혈관 속으로 밀려들었고, 피의 짙은 뒷맛이 원망으로 가득한 내 혀끝을 태웠으며, 후회와 수치가 끓어올랐다. 그러나 그대의 운명은 이미 돌이킬 수 없었다. 찬탈자들은 이미 내전을 집어삼켰고, 머지않아 이곳까지 들이닥칠 터였다. 그들의 비열한 노예의 입이 죽은 이들의 살과 피를 뜯어 먹었으나, 어떠한 굶주림도 감히 견줄 수 없었다. 내 입술과 이가 그대의 매끄럽고 부드러운 살갗에 닿을 때의 그 흥건하고 찢어발기는 듯한 갈망에는. 그대의 떨리는 허벅지를 따라, 그대의 경련하는 목을 따라, 그대의 오르내리는 아랫배를 따라, 그대의 헐떡이는 가슴을 따라. 나는 나의 오만한 파괴로 이미 더럽혀진 이 모든 것을 더는 모독하고 싶지 않았다.

다에바가 몰락하던 때, 우리는 마침내 함께하게 되었다. 그대의 눈부신 머리카락이 폭풍 속에서 흔들렸고, 광풍은 전각을 가득 채웠으며, 내 마음도 가득 채웠다. 나는 나의 햇빛 속에 그대를 부드럽게 안았다. 그대의 오팔 같은 눈동자는 신을 모독한 내 영혼을 꿰뚫어 보았고, 그 눈 속에는 원한이 한 점도 없었다. 그러고는 마침내 눈빛이 사그라져, 그대를 낳은 끝없는 어둠으로 돌아갔다. 그대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 그렇지 않은가? 이 종말의 날, 다에바가 마지막 숨을 거두는 이날, 그대는 내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이 격렬한 찌르기로 그대의 무거운 짐을 벗겨 주기를 바라며. 그대는 늘 죽음과 부패를 피할 수 없다고 썼다. 내 사랑, 이것이 그대가 말한 결말인가?

별들이 하나둘 시선을 돌렸고, 하늘에는 맹렬한 불길이 타올랐으며, 별이 추락하며 내리꽂는 창들이 맴돌며 떨어졌고, 진홍빛 격류가 다에바를 남김없이 휩쓸어 갔다. 영원한 도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거리는 무너지고 황폐해져, 다시는 복구할 수 없었다. 내 비천한 뼈와 피는 나 또한 이 파멸의 공범임을 잘 알고 있었다. 나는 목 놓아 비명을 지르고 싶었으나, 끝내 침묵을 지켰다.

글쓴이

chixyu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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