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2761: 바나나질라
일련번호: SCP-2761
등급: 유클리드
특수 격리 절차: SCP-2761은 현재 제71기지의 납으로 둘러싸인 B급 반수생 격리실에 보관되어 있다. SCP-2761을 이용한 연구는 2등급 인원 이상의 허가를 요하며, SCP-2761의 유전자 연구는 3등급 인원 이상으로 제한된다. SCP-2761은 육식성이지만 배설물에 포함된 발암물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속적인 과일 섭취1가 필요하다. 따라서 제71기지의 SCP-2761 담당 인원은 매주 식량을 보충할 시간을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
설명: SCP-2761은 2005년 격리된 이후 수차례 신체적 돌연변이를 겪은 유전적 잡종이다. 처음에는 플로리다 에버글레이즈(최초 발견 장소)의 양서류 및 어류 종과 유사했던 반면, 현재는 점차 파충류 종에 가깝게 변이하고 있다. SCP-2761은 2016년 5월 13일 기준으로 신장이 12m에 달하며, 외형은 등이 굽은 거대한 이족보행 악어와 비슷하고, 구강 구조는 Carcharhinus leucas(황소상어)와 유사하다. SCP-2761의 외피는 유독 노란색으로, 얼굴을 가리거나 보호할 수 있는 꽃잎과 유사한 형태의 유연한 "프릴"을 지녔으며, "과숙한 바나나"와 비슷한 향기를 풍긴다.
또한 SCP-2761의 혈액은 생물학적 위험성을 띤다. 최소 32종의 유전적 발암물질을 비롯해 파상풍균, 대장균, 연쇄상구균과 같은 수십 종의 유해성 균집이 존재하며, 대상의 장내 미생물군이 지속적으로 생성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화합물과 박테리아는 SCP-2761에 해를 끼치는 대신에 개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돌연변이를 야기하는 듯 보인다. 특이한 점으로는 SCP-2761은 그 모든 돌연변이에도 불구하고 암이나 종양의 징후를 보이지 않는다.
SCP-2761의 세포핵은 극단적으로 거대하며, 유전체 내부에는 다른 종에서 유래한 유전자 수백여 개가 접합된 상태로 들어있다. 또한 주요 유전체 이외에도 세포핵에 68개 이상의 변형되지 않은 DNA가 존재하는데, SCP-2761의 혈액 내에 돌연변이를 유발하는 물질이 가득함에도 지금까지 심각한 돌연변이는 확인된 바 없다. SCP-2761의 유전체는 분해되거나 심각한 장기적 건강 악화를 야기하는 대신 접합되지 않은 DNA를 즉시 재배열해 손실된 부분을 대체하며, 이 과정에서 SCP-2761의 외형은 점진적으로 변화한다. SCP-2761은 모종의 방식으로 섭취한 유기체에서 유전체를 흡수 및 발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2
부록 2761-1: SCP-2761에 대한 조사 결과, 유전자가 변형된 관상어를 판매하는 애완동물 전문점 "아쿠아진(Aquagene)"이라는 업체가 연루된 정황이 드러났다. 이들은 주로 생물 발광이나 이국적인 색상 테마와 같이 자연적으로 볼 수 없는 색상 패턴을 지닌 물고기3를 판매했으며, SCP-2761은 차기작인 "Scenty Fruit FishTM"의 시제품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다음은 아쿠아진 소속의 유전학자 펄 왓킨스 박사(29세)와 마커스 나카무라 박사(41세)를 대상으로 한 면담이다.
면담 대상: 펄 왓킨스 박사, 마커스 나카무라 박사
면담자: 매튜 리우 연구원
비고: 본 면담은 SCP-2761에 대한 정보와 제작 동기에 대해 파악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왓킨스 박사와 나카무라 박사는 환경보호청(EPA) 조사라는 명목으로 제71기지 인근 사무실에서 조사받았다.
<기록 시작, 1320>
리우 연구원: 왓킨스 박사님, 나카무라 씨.
왓킨스 박사: (한숨) 안녕하십니까, 선생.
나카무라 박사: 안녕하십니까.
리우 연구원: EPA에서 나온 매튜 리우 요원입니다. 두 분께서는 왜 여기 계신지 알고 있으시죠?
왓킨스 박사: (바닥을 쳐다본다) 알고있습니다.
나카무라 박사: (방의 왼쪽 구석을 바라본다) 알고있습니다.
리우 연구원: 저희는 한동안 귀사의 판매 기록을 검토해 왔습니다. 시중에 판매된 제품들 중에… 다소 의문스러운 것들이 몇개 있더군요.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왓킨스 박사: 재해가 아닙니다.
리우 연구원: 네?
나카무라 박사: (중얼거림) 펄.
왓킨스 박사: 저희가 판매하는 모든 물고기는 사전에 불임 처리가 됐는지 면밀히 확인합니다. 야생 동물과의 교배로 인한 위험성은 저희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혹시나 저희 물고기가 야생 동물과 번식이 가능할거라 생각하신다면—
리우 연구원: 왓킨스 박사님, 저희는 아쿠아진의 전반적인 사업 방침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저희의 관심사는 특정한 표본 하나 뿐입니다.
왓킨스 박사: (놀라며) 네, 뭐라고요?
나카무라 박사: 그러니까 지금 — 물고기를 판매한 게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는다는 말씀이십니까?
리우 연구원: 지금 당장은 그렇습니다만, 여러분의 협조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겠죠.
왓킨스 박사: 네, 어… 그럼… 그 특정 표본이라 말씀하신 게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인가요?
리우 연구원: 작년 8월, 연휴 기간 동안에 출시할 개량형 물고기 신설 라인을 준비하셨던 것으로 보입니다.
나카무라 박사: (신이 난 듯 고개를 들며) 아, Scenty Fish 말씀이시군요!
왓킨스 박사: (짜증 난 기색으로 눈을 굴리며) 마커스 씨…
리우 연구원: 해당 제품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주시겠습니까?
나카무라 박사: 물론이죠! 자, 저희는 열대 지방을 주제로 물고기 세트를 만들 계획이었습니다. 말하자면 12월의 하와이 같은 느낌이랄까. 사실 물고기들을 살아있는 공기 방향제라는 식으로 소개할 계획이었는데…
왓킨스 박사: 마커스 씨…
나카무라 박사: 처음에는 클래식한 샘플들로 진행하려고 했어요. 계획 중에 채용됐던게, 사과 금붕어, 딸기 테트라, 오랜지 흰동가리, 라즈베리랑 블루베리 베타…
왓킨스 박사: 마커스…
나카무라 박사: … 아, 그리고 파인애플 복어랑 바나나 실고기도요!
왓킨스 박사: (화난 듯 오른 손으로 이마를 탁 치며) 아오, 마커스 씨, 좀, 제발 좀 그 Scenty Fish 이야기 좀 적당히 해주시면 안될까요? 네, 네, 그게 박사님이 제안한 프로젝트고 같이 진행하기로 합의했던 것도 기억하는데, 무슨 광고라도 하시는 거 —
리우 연구원: "바나나 실고기" 라고 말씀하셨습니까?
왓킨스 박사: 네, 맞습니다. 실례했습니다, 리우 씨, 나머진 제가 설명드릴게요. 어떤 점이 궁금하시죠?
리우 연구원: 작년 9월 즈음에 귀사의 수족관에서 표본 하나가 탈출했을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왓킨스 박사: …네?
리우 연구원: 올해 3월 3일에 저희 측 연구팀이… (리우 연구원이 최초 발견 당시의 SCP-2761의 사진을 제시한다. 사진 속 SCP-2761은 노란색으로, 이제 막 다리 부위가 발달하기 시작한 2m 가량의 악어동갈치와 비슷하다.)… 이런 생물체를 발견했습니다. 알아보시겠나요?
왓킨스 박사: 이게 무슨—
나카무라 박사: 미친.
리우 연구원: 여러분께서 이 물고기를 제작했을 가능성이 있습니까?
왓킨스 박사: (더듬거리며) 저— 저는—
리우 연구원: 해당 생물은 게놈이 매우 불안정하고, 모종의 방식으로 섭취한 생물들의 유전자를 발현할 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전자 접합 초기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습니까?
나카무라 박사: 그게 — 그… 어쩌면 그럴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그게… 확실히 노란색은 맞지만— 실고기처럼 생기지도 않았고, 저희가 봤던건 20cm 정도밖에 —
왓킨스 박사: 어, 잠깐만.
리우 연구원: 왓킨스 박사님?
나카무라 박사: 펄? 왜 그래?
왓킨스 박사: 그 망할 새끼. 그 놈이 저런 짓을 벌일 거라 예상했어야 하는건데.
리우 연구원: 왓킨스 박사님, 무슨 일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왓킨스 박사: 히긴스. 처음 유전자 접합 작업을 했던 몇 주 동안 히긴스가 이상한 짓거리를 했었어.
나카무라 박사: 펄. 나는 자네가 "땅콩 해파리" 사건 이후로 히긴스를 해고했으리라 생각했는데, 내 팀에서 계속 일하도록 놔뒀다는 말인가?
왓킨스 박사: 저희 팀의 수석 유전학자들 중 하나인데, 제 마음대로 내칠 수는 없습니다, 마커스 씨. 그 거지같은 과일 유전자 3분의 1을 물고기에 이식하고도 물고기 같이 행동하도록 만드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아십니까?
리우 연구원: 왓킨스 박사님, 나카무라 박사님, 잠시 진정하시죠.
나카무라 박사: 사과드립니다, 리우 씨. 보시다시피, 저희, 음, Scenty Fish 프로젝트는 사실 R&D 과정에서 많은 난관을 맞닥뜨렸습니다.
왓킨스 박사: 역겨울 정도로 과소평가된 표현입니다. 파인애플에는 활용 가능한 염색체가 50개나 있는데, 저희가 연구했던 복어에는 고작 —
나카무라 박사: 어쨌든, 펄이 제가 모르는 사이에 그레고리 히긴스 박사를 제 연구팀에 임시로 채용한 것 같군요. 그는… 다소 전문적이지 못한 행동으로 아쿠아진에서 쫓겨난 사람입니다.
왓킨스 박사: 방금 말씀드린 대로, 그렉은 저희 부서에서 와일드카드 같은 인물이었어요. 똑똑했고, 심지어 천재적이기까지 했습니다. 다만, 그 자는… 자기만의 사이드 프로젝트를 원했고, 게다가 가끔씩은 회사에 도움이 될 거라며 멋대로 개조를 감행하기도 했어요.
리우 연구원: 알겠습니다. 그럼, 저희가 표본을 포획하기 전에도 무슨 일이 있었겠군요?
왓킨스 박사: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한숨을 쉼) 안타깝게도 맞습니다. 개발 5주차 즈음에 히긴스가 바나나 실고기 유체 한 무리를 조작하는 걸 적발한 적이 있습니다. 그 놈은… 물고기들을 더 육식성이고 더 노랗게 개조하고 있었어요. 지역 식료품점에 물어뜯는 바나나를 끼워두면, [욕설] 웃기지 않겠냐고 말했죠. 그건 명백하고 심각한 규정 위반이며, 저희 회사가 주목하는 시장 분야와도 무관한 짓입니다. 그래서 저는 개조당한 물고기들을 압수했습니다. 하지만, 그걸 제대로 처분할 수 있는 레일리가 다음 날 아침에나 올 수 있어서, 일단 제 사무실에 둔 채로 문을 잠그고, 따로 쪽지를 남겨놨습니다.
리우 연구원: 회수하셨다고 하셨는데, 그럼 어떻게 —
왓킨스 박사: 다음 날 출근하니 물고기가 사라져 있더군요. 레일리한테 처분했냐고 물어봤는데 아직 수거하러 돌아다니지도 않았다는 겁니다. 그래서 곧장 히긴스한테 갔습니다. 그 놈은 자기가 직접 처리했다며, 저를 폐기장에 직접 데려가기까지 했습니다.
나카무라 박사: 펄, 자네 말은 그럼 그가 —
왓킨스 박사: 리우 씨, 그 물고기가 유전체 변화에 취약하다는 것 말고도 생물학적으로 다른 특이한 점이 있었죠? 특히 식습관이라든가요?
리우 연구원: 네, 맞습니다. 해당 생물의 배설물 샘플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주로 사람에게서 발견되는 수많은 대장균과 더불어 여러 발암 물질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나카무라 박사: (침묵) 오, 신이시여.
왓킨스 박사: … 농담하시는 거죠.
나카무라 박사: 그러니까… 히긴스는 그걸 가져가서 다른 것들을 더 만들어놓고, 원본만 폐기장에 던져둔 다음에—
왓킨스 박사: 나머지는 그 빌어먹을 변기에 넣고 내려버렸겠죠.
<기록 종료, 1350>
by
tul-uffle
각주
1. Musa 속(바나나와 플랜테인 등)의 과일들이 가장 효과적이다.
2. DNA에는 Alligator mississippiensis (미국악어), Atractosteus spatula (악어동갈치), Grus americana (북미흰두루미), 그리고 불완전한 상태의 Homo sapiens (호모 사피엔스)와 Canis lupus familiaris (개)의 유전자 단편이 들어있다.
3. "Neon SplatterblastTM", "Galactic SparkleTM", "Hot Stuff Lava LampTM" 등의 제품으로 구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