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877-JP

전이한 직후의 SCP-877-JP.
일련번호: SCP-877-JP
등급: 유클리드
특수 격리 절차: SCP-877-JP는 제81██기지 내부의 C급 소형 생물 격리실에 오직 해당 개체만을 격리한다. 제81██기지는 SCP-877-JP가 보유한 능력에 장악당했다고 추정되므로, 시설 내부의 모든 것은 장애물이 없는 상태로 만들었다. 근무 중인 모든 직원은 넘어지지 않도록 철저히 유의한다. 또한, 시설 내를 이동할 때는 가능하면 두 명 이상이 동행하며, 둘 모두가 주의를 기울이면서 서로, 혹은 일행 전원이 넘어지지 않도록 예방한다. 시설 내 일부 구간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 및 무빙워크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난간을 붙잡고 넘어지지 않게 한다.
설명: SCP-877-JP는 캐번디시 종으로 추정되는 바나나의 껍질로, 이족보행과 유사한 자세로 이동하며 대화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대화 시 음질과 음량은 (비교적 젊은 인상의) 평균적인 성인 남성처럼 들린다. 또한 소리가 나는 부위는 꼭지라고 판명되었지만, 어떤 방법으로 음성을 낼 수 있는지는 불명이다.
SCP-877-JP는 알 수 없는 수단으로 지금 막 넘어지려 하는 인간의 발밑으로 순간이동하여, 전신으로 넘어지는 것을 막아 세우려고 시도한다. 그러나 개체는 이동이 가능하며 순간이동 능력과 대화 능력을 가졌다는 점 외에는 아주 평범한 바나나 껍질이나 다를 바가 없으므로, 넘어짐을 저지하려는 시도는 실패한다. 이때 넘어지던 사람은 개체를 밟는 경우가 많으며, 이 때문에 대개 한 번 더 미끄러지면서 처음에 넘어지는 것 이상의 피해를 입는다. 한편 SCP-877-JP는 밟혀서 입은 손상 때문에 고통스러워 하는 목소리를 내며, 거의 모든 상황에서는 공중으로 날아갔다가 도로 지면에 부딪히기 직전에 어딘가로 순간이동하고, 몇 분이 지나면 원래 위치 부근에 다시 출현한다. SCP-877-JP는 이러한 행위 도중 손상되거나 닳기도 하며, 시간 경과에 따른 부패를 겪기도 한다. 그러나 손상이 치명적인 상태에 이르면 SCP-877-JP는 사라지며, 그 후 다시 출현할 때는 손상이 완전히 복구된다. 모습을 감춘 동안 개체가 어디에 존재하는지는 불명이다.
SCP-877-JP는 주변에 넘어지는 사람이 있거나 개체 자신의 의지가 있다면 어디로든 순간이동할 수 있다고 추정되며, 실제로 실행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다만 근처에서 넘어지는 사람을 감지 가능한 범위는 극히 좁다고 추측되며, 이 부분에 대해 질문하자 "제 담당은 원래 ██까지였는데요. 지금은 여기(제81██기지로 추정)로 바뀌었고, 앞으로는 계속 여기를 지킬 생각이라서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고의로 넘어지는 사람을 만들어내지 않는 한, SCP-877-JP는 재단에 협조적이다.
SCP-877-JP가 가진 능력의 한계를 밝혀내기 위해 넘어짐 실험을 몇 차례 수행했다. 아래는 실험 기록이다.
SCP-877-JP 넘어짐 실험
실험 일시: 20██/██/██ 피험자: 산三 연구원 상세: 우발적 사고. 이동 중이던 산 연구원이 제81██기지 복도의 단차에서 넘어졌다. 이 때문에 SCP-877-JP가 격리실에서 순간이동하면서 격리 파기가 발생했고, 따라서 각 블록마다 격벽을 내려 SCP-877-JP의 격리 파기를 최대한 방지했다. SCP-877-JP는 산 연구원에게 밟히자 비명을 지르면서 다시 순간이동했고, 사라진 지 3분 만에 격리실로 귀환했다. 산 연구원은 뒤통수를 강하게 부딪혀 전치 3일의 타박상을 입었다. 산 연구원은 치료와 동시에 엄중한 주의를 받았고, 업무 블록이 임시로 변경되었다. 또한, 해당 사건을 고려하여 시설 내부 전체를 장애물이 없는 상태로 개조했다. 다른 변칙 개체를 대상으로 실험할 때 넘어짐 사고가 발생할 위험을 고려하여, 제81██기지에는 SCP-877-JP 이외의 개체 격리를 금지했다.
실험 일시: 20██/██/██ 피험자: D-877-JP-1 상세: SCP-877-JP의 격리실에 배치된 D-877-JP-1에게 "쓰러져라"라고 지시했다. D-877-JP-1은 적절한 지시가 아니었는지, 쓰러지기보다는 바닥에 뛰어드는 자세로 넘어지려 시도했다. SCP-877-JP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지만, D-877-JP-1에게 의미 모를 행동을 한다며 걱정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실험 일시: 20██/██/██ 피험자: D-877-JP-1 상세: 상동. D-877-JP-1에게 이전 실험보다 진짜처럼 넘어지라고 지시했다. D-877-JP-1이 지시대로 넘어지려 하다가, 발목을 심하게 삐면서 방 안에 주저앉았다. SCP-877-JP는 역시 반응하지 않았지만, 비록 지시에 따랐다고는 해도 두 번이나 이어진 -877-JP-1의 기괴한 행동에 의아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위 실험들로 보아, 본인의 의지로 일부러 넘어진 경우에는 개체가 반응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판명되었다. D-877-JP-1의 부상은 경미했으며, 하루 만에 근무에 복귀했다.
실험 일시: 20██/██/██ 피험자: D-877-JP-1 상세: D-877-JP-1에게 눈가리개와 방음 헤드폰을 착용시키고, 다나베 박사가 인솔했다. 단차가 있는 실험 부스로 이동한 다음, 인솔하던 손을 놓았다. 이 때문에 D-877-JP-1은 단차에 발이 걸려 넘어졌고, 직후 SCP-877-JP가 실험 부스 내에 출현했다. 개체는 D-877-JP-1가 넘어지는 것을 막으려 했지만 발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했고, 게다가 균형을 잃은 D-877-JP-1에게 몇 번이나 짓밟힌 탓에 괴로워하는 비명을 지르며 다시 순간이동했다. 5분 뒤, 다나베 박사가 있는 실험 부스 바깥에서 SCP-877-JP가 출현했다. 개체는 고의로 D-877-JP-1를 넘어뜨린 점에 격하게 분노한 감정을 드러내면서 마치 정의감에 불타는 듯한 모습으로, 인간이 넘어졌을 때 생명에 위협이 갈 수 있으며 관절과 전신에 커다란 부상을 입을 수 있다고 엄숙하게 설명했다. 이 대화 도중 SCP-877-JP는 여러 차례 순간이동 능력을 사용하면서 다나베 박사가 가는 곳마다 출현하여 놓치지 않으려 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이 실험으로 D-877-JP-1은 전치 5일의 염좌를 당했다. 사견: 설마 하니 바나나 껍질한테 설교를 듣는 날이 올 줄이야. ―― 다나베 박사
실험 일시: 20██/██/██ 피험자: D-877-JP-1 상세: SCP-877-JP에게 GPS 발신기를 붙인 다음 위와 동일한 실험을 진행하여, 순간이동하는 곳을 조사하려고 했다. 그러나, 순간이동하려는 순간에 SCP-877-JP가 엄청난 비명을 내지르며 순간이동에 실패했다. 맹렬한 고통을 호소했기 때문에, 추적 장치를 붙이는 방안은 기각되었다. 발신기를 붙이지 않는 대신, 시설 외부로 이동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얻어내는 데에 성공했다. 사견: 자기 이외의 물건을 순간이동시키는 데에는 제약이 따를지도 모른다. -- 다나베 박사
실험 일시: 20██/██/██ 피험자: D-877-JP-1, 2, 3 상세: 실험에 참가한 D계급 3명에게 위 실험과 동일한 조치를 한 다음, 3명을 거의 동시에 넘어뜨렸다. 직후, SCP-877-JP는 초고속으로 세 명 각각이 넘어지는 위치에 순간이동하기를 되풀이했고, 우렁찬 고함을 지르면서 셋 모두가 넘어지는 것을 막으려고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 결과, SCP-877-JP는 D계급 전원에게 밟혔고, 비명을 지르면서 방 안에서 사라졌다. 15분 후, 개체는 격리실 안 모퉁이에 다시 출현하여, "지키지 못했어"라며 중얼대고 어떠한 말에도 대답하지 않았다. 하루가 지나 다시 면담을 시행했을 때, 개체는 낙담한 태도로 대답했다. 아래는 당시 면담의 기록이다.
SCP-877-JP 면담 기록
기록 일시: 20██/██/██ 면담자: 다나베 박사 대상: SCP-877-JP
다나베 박사: 아, SCP-877-JP?
SCP-877-JP: (주변을 둘러보려는 듯 몸을 이리저리 비튼다)……어어, 저 말임까.
다나베 박사: 맞다.
SCP-877-JP: 예전부터 말했던 건데, 저 그렇게 이상한 이름이 아님다. 필 오브 바나나맨. 그렇게 불러주시면 좋겠슴다.
다나베 박사: 하아, 그러면 필맨.
SCP-877-JP: 필 오브 바나나맨 (강한 말투로 발언함).
다나베 박사: ……필 오브 바나나맨. 그러니까, 으음…… 너는…… 어ー, 왜 넘어지기 직전인 사람의 발밑에 나타나는 거지?
SCP-877-JP: 그러게 말임다. 그거에 대해 말하자면…… 이야기가 길어짐다. 저는, 이게…… 잘 아시지 않슴까. 그렇죠?
다나베 박사: 뭐가 말이지.
SCP-877-JP: 바나나 껍질이잖슴까.
다나베 박사: 그렇지.
SCP-877-JP: ……바꾸고 싶슴다. 그런…… 뭐라고 해야 함까. 인식이라 할까요? 바나나 껍질은 미끄럽기만 한 게 아님다. 넘어지는 걸 막아 세워주는 녀석도 있고, 성대하게 넘어지게 하는 바나나 껍질이 아님다. 알아 줬으면 했슴다. 바나나 껍질이, 아니, 바나나 껍질이라도 좋아서 인간 여러분을 넘어지게 하는 게 아니라고 말임다. 이것도 알아 주셨으면 함다. 엄청 아픔다. 막아 세울 때.
다나베 박사: 허어. 음ー, 그러면, 너는, 순간이동을 하지. 갑자기 우리 앞에서 사라진다든가 하고. 그때 어디로 가는지 모르나?
SCP-877-JP: 전혀 모름다. 그치만, 누군가 낫게 해준단 건 알고 있슴다. 기분이 좋아진 채로 돌아오니까 말임다.
다나베 박사: 낫게 해준다?
SCP-877-JP: (껍질 끝으로 자기 표면의 검은 얼룩을 가리킨다) 이거 보십쇼. 밟혔던 흔적임다. 어제는 일제히 밟혀 버려서 저도 꽤 위험하다 생각했슴다. 그런데 역시나 다 나았슴다. 뭔가, 저는 역시 신님이라든가, 그런 분께서 지켜주시고 계시구나, 그리 생각함다. 사랑받고 있구나 해서. 행복함다.
다나베 박사: ……뭐, 그, 상처……라고 말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낫게 해준다는 거군. 그래서, 대체 누가 해주는 거지?
SCP-877-JP: 모름다. 분명 신님께서 계신 걸검다.
다나베 박사: 아~
SCP-877-JP: 하지만 치료를 받을 수 있으니 저는 반드시 해내야만 함다. 그러니 앞으로도 저는 계속 지켜나갈 검다. 넘어지려 하는 사람들의 평화, 건강, 안심을.
다나베 박사: 넘어지는 건 막지 못한 것 같은데.
SCP-877-JP: 그건 뭐… 저는 바나나 껍질이니 말임다.
<기록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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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R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