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4771-JP
기타
2026년 비기너즈 경연 비기닝 블록 SCP 부문 금상
경고: 제81██기지 소속 외 인원이 본 보고서를 열람하는 것을 엄금합니다.
밈 확산 방지 조치: RAISA 통지에 의거해, SCP-4771-JP에 관한 어떠한 정보든 제81██기지 바깥으로 누설하는 행위는 금지합니다. 누설이 확인된 경우, 즉시 기동특무부대 し-4("연대책임")이 출동하여, 누설자와 SCP-4771-JP를 모두 처분 조치합니다.
——제81██기지 이사관
일련번호: SCP-4771-JP
등급: 케테르
특수 처분 절차: SCP-4771-JP는 제81██기지에 고용된 상태다.
SCP-4771-JP는 그 업무의 필요성과 무관하게, 죽음에 이를 만한 업무에 적극적으로 동원된다. 이때 SCP-4771-JP가 이상한 행동을 보이는 경우, 혹은 보이지 않는 경우에는 적절한 무기를 이용해서 SCP-4771-JP를 처분한다. SCP-4771-JP에 대한 부주의한 접촉은 전혀 금지되지 않으며, 무기 등을 이용한 접촉과 살해는 적극 권장된다.
업무 시간 종료 시에는 SCP-4771-JP를 한 번 처분한 다음, 위험성이 극히 높은 D계급 인원 전용 잡거 감방이나, 자발적으로 행동하는 치명적 변칙 개체의 격리실에 투입하고 입구를 잠근다.
설명: SCP-4771-JP는 D-56418라는 번호가 지정된 35세 남성 D계급 인원이다.
SCP-4771-JP는 다음과 같은 변칙성을 지녔다.
• 사망 후 모든 신체적, 정신적 부상에서 회복한 채로 되살아난다.
• SCP-4771-JP에 대해 인식한 모든 독립체는 SCP-4771-JP를 살해하려 행동한다.
• 주변 독립체는 SCP-4771-JP의 부활에 어떠한 의문도 품지 않는다.
이러한 성질로 인해, SCP-4771-JP는 그 존재를 인지한 타인에게 살해당한다. 살해는 기존의 법령이나 규칙을 초월하는 형태로 실행되며, 실행자는 아무런 책임도 문책당하지 않는다. 또한, 이 성질을 이미 인지한 인물이라 하더라도, 본인의 행동이 SCP-4771-JP의 성질로 인한 것이라고 이해하고서 SCP-4771-JP 살해를 실행하거나 방조한다.
발견 경위: 20██/04/25, 전 사형수이자 현 사형수였던 후지사키 마사카즈藤崎正和가 D-56418로서 재단에 채용되었다. 채용 당시 오리엔테이션에서 재단이나 변칙 개체에 대해 설명하던 도중, D-56418은 재단에게 자신도 변칙 개체라고 주장했고, 조사와 격리를 원한다며 재단에 요청했다.
조사 결과, D-56418은 경관에게 사살당한 후, 무죄 혐의를 받아 형사소추를 당했고, 1심에서 사형 판결 직후에 처형되었고, 2심에서의 사형 판결 후에도 처형당했으며, 3심의 사형 판결 확정 후에도 처형당한 뒤, 이후로도 끊임없이 처형당했다는 사실이 판명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과, D-56418 자신이 지적할 때까지 어떠한 법률 관계자나 대중매체, 재단 인원이 어떠한 의심도 품지 못했다는 사실을 감안하여, D-56418은 SCP-4771-JP로 지정되었다.
부록 1: 변칙성이 발견되어, 격리 시작 직전에 면담이 이루어졌다. 아래는 그 기록이다.
면담 기록 001 - 일자 20██/04/25
대상: SCP-4771-JP
면담자: 이시다 요원
비고: 만일을 위해 이시다 요원은 권총을 소지했다.
<녹음 시작>
면담자: 고생 많으십니다. D-56418. 방금 SCP 개체로 지정되셨고, 앞으론 SCP-4771-JP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SCP-4771-JP: SCP-4771-JP인가요. 새로운 이름에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지만, 변칙 개체 취급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분명, 이 재단은 변칙 개체를 보호하는 거였죠.
면담자: 그렇습니다. 우리 SCP 재단은 당신 같은 변칙 개체를 확보, 격리, 보호하고, 성질을 해명해서, 인류를 지킨다는 목적을 갖고 활동합니다. 그 성질 때문에 자유로운 행동이 제한되시겠지만, 모쪼록 잘 부탁합니다.
SCP-4771-JP: 원래도 자유 같은 건 없었던 데다가, 지금까지 온갖 끔찍한 꼴은 다 당해 봐서, 보호해주신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이쪽이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면담자: 변칙성을 자각하셨을 때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알려주시겠나요.
SCP-4771-JP: 그러게요. 마침 딱 1년 전의 4월이었어요. 밤길을 걸어가고 있었는데, 달리던 자동차들 전부가 갑자기 제 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부딪혔어요. 트럭에 치이고는 프리우스에 치였고, 그 다음 또 다른 트럭한테도 치였죠. 온몸의 엄청난 고통을 버티면서 필사적으로 119에 신고했는데, 달려온 구급차에도 깔려서 잠시 의식을 잃었습니다.
면담자: 그게 첫 번째 죽음이셨던 건가요.
SCP-4771-JP: 아마 그럴 겁니다. 정신을 차리니 옷까지도 상처 하나 없는 상태로 서 있었어요. 주변을 둘러보니, 사고 현장 검증을 하러 온 것 같은 경관님이 계셨습니다. 경관님이 절 보더니, 갑자기 등 뒤로 수갑을 채우고는 "손 들어"라고 말하더라고요. 뒤로 수갑이 채워졌으니 당연히 손을 들지도 못했고, 경찰 지시 불이행이라는 이유로 피스톨에 맞아 사살당했습니다. 또 다시 눈을 떴을 때는 경찰차 안이었고, 그때가 돼서야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면담자: 죽임을 당했을 때, 무언가 살해할 구실을 만들고서 살해하는 경우가 많았나요?
SCP-4771-JP: 그러게요. 구치소에서도 뭔가 핑계를 붙여서 "수상한 행동을 했다"며 죽임을 당했고, 행동을 조심하고 있자니 이번에는 "수상한 행동을 전혀 하지 않는 게 수상하다"면서 또 살해당했어요. 죽인다는 건 이미 기정사실이지만, 이유 없이 죽인다는 거엔 조금 저항감이 있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면담자: 참고하겠습니다.
SCP-4771-JP: 참고요……?
면담자: 아뇨, 저희 쪽 얘기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계속 얘기해 주시겠습니까.
SCP-4771-JP: 그럼 계속하겠습니다. 전 구치소에 들어갔습니다. 친구나 직장 동료들이 차입물을 잔뜩 보내줬죠. 그렇다고 해도 담당관이 내용물을 체크하다 보니, 위험물 이외에는 차입물이 전혀 허가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폭발물이나 독극물, 날붙이만 제 감방에 잔뜩 쌓이게 됐어요. 거기까지는 어떻게든 버틸 수 있었지만, 구류 7일차에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어머니가 파라콰트1를 차입물로 보내셔서, 완전히 마음이 꺾여 버렸어요……
저는 절망하고, 절규하면서 어머니가 보내신 파라콰트를 들이키고, 산처럼 쌓인 흉기로 몇 번이고 자살하려 했습니다. 소용없다는 걸 알고서도요. 완전히 지쳐 버려서 바닥에 누워 뒹굴면서, 친구고 동료고, 심지어 어머니까지 적이 되어버린 사실에 이를 악물고, 엄청난 고독감에 사로잡혔어요.
면담자: 그 심정이 정말 이해됩니다. 재판과 그 이후의 일에 대해서도 알려주세요.
SCP-4771-JP: 재판도 엉망진창이었습니다. 검찰은 사형을 구형하고, 변호인도 사형을 구형해서, 아니나 다를까 사형 판결이 내려지고 바로 집행되었어요. 직후에 변호사가 항소를 하고, 변호사를 포함한 만장일치로 다시 사형 판결이 내려지고 집행됐습니다. 그 이후에 즉시 변호사가 상고했어요. 결과는 말할 것도 없겠죠. 형이 확정된 이후에도 변호인이 매일 재심을 청구해서, 약식 재심으로 사형 판결이 떨어지고, 매일 처형되는 나날이 계속됐습니다. 이런 생활이 반 년 넘게 이어졌고요.
그러다 어느 날, 정기 처형을 끝낸 뒤에, 절 처형한 형무관이 말을 걸어왔습니다. 재단의 D계급 인원으로 스카우트하겠다더라고요. 거기서 재단이나 변칙 개체를 처음 알게 된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제가 매일 열 번 넘게 죽임을 당하는 건 제가 변칙 개체기 때문임에 틀림없다, 여기서 D계급 인원으로 채용돼서 재단한테 보호를 받자, 하고요.
그래서 지금 이렇게 된 겁니다. 아까 오리엔테이션에서도 "재단은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변칙 개체를 파괴하거나 살해하지 않는다"라고 들어서, 제 판단이 역시 옳았구나 확신하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걸로 드디어, 평온한 나날을 보낼 수 있겠네요……
면담자: 이쪽이야말로, 개체 본인이 격리되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달리 무언가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SCP-4771-JP: 분수에 안 맞는 부탁일지도 모르겠지만, 다른 D계급 분들하고는 격리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러분 같은 전문가랑 달리, 중범죄를 저지른 일반인이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오리엔테이션이 시작하기도 전에 3번, 오리엔테이션 도중에는 7번이나 살해당해서요…….
면담자: 검토해 보겠습니다.
SCP-4771-JP: 감사합니다.
면담자: 그럼 이것으로, 면담과 당신을 끝내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SCP-4771-JP: 에?
[총성.]
<녹음 종료>
종료 보고서: 면담 후, 이시다 요원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결과, SCP-4771-JP과 가까운 거리에 있었기 때문에 SCP-4771-JP의 변칙성에 강하게 영향을 받았고, 다양한 방법으로 SCP-4771-JP를 살해 및 처분하려고 계획했다는 사실이 판명되었다.
심의 결과, 특별한 문제는 없다고 판단되었고, 계속 이시다 요원이 SCP-4771-JP 살해 업무를 담당하기로 결정되었다.
또한, SCP-4771-JP 독립체의 의향을 고려하여 신중히 검토한 결과, 인간을 5명 이상 살해한 극히 흉악한 D계급 인원과 SCP-4771-JP를 같은 방2에서 관리하기로 결정되었다.
부록 2: 20██년 6월 5일, "제81██기지에서 무고한 인간형 독립체가 D계급 인원으로 채용된 뒤, 중요성 낮고 치명적인 업무에 몇 번이고 배정되어, 여러 차례 처분당했다"라는 보고를 바탕으로, 본부의 재단 윤리위원회에서 불시 감사를 실시했다.
감사 결과, SCP-4771-JP가 D계급 인원으로 채용되고 살해당한 점은 심각한 인권 침해로 판단되었고, 한시라도 빨리 SCP-4771-JP를 처분하고 SCP-4771-JP의 불필요한 살해 실험을 더욱 빈번히 수행하도록 권고되었다. 이 점에 의거해 추가적인 SCP-4771-JP 살해를 위한 실험이 시행되었다.
실험 기록 097 - 일자 20██/06/06
대상: SCP-4771-JP
실시 방법: SCP-4771-JP를 구속한 뒤,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살해해서 어느 것이 직접적인 사인으로 작용했는지 조사했다.
• 뇌 및 심장을 권총으로 저격한다.
• 10,000V의 고전압을 가한다.
• 치사량의 10배에 달하는 신경작용제를 주사한다.
• 500Sv의 방사선을 조사한다.
• 밧줄로 교수형을 집행한다.
• 단두대로 참수한다.
• 전기톱으로 참수한다.
• 도끼로 참수한다.
결과: SCP-4771-JP는 사망했다. 사인 조사를 위해 생체 해부를 진행했고, 사인은 해부에 의한 실혈사로 판명되었다.
비고: 실험 후, SCP-4771-JP가 날뛰지 않도록 구속한 채로 화장했고, 유골은 제81██기지 D계급 공동묘지에 생매장되었다.
다음날, SCP-4771-JP와 면담을 진행헀다.
면담 기록 098 - 일자 20██/06/07
대상: SCP-4771-JP
면담자: 이시다 요원
비고: 만일을 위해 이시다 요원은 권총을 소지했다.
<녹음 시작>
면담자: 커피 가져왔습니다. 괜찮으시면 마시면서 얘기하시죠.
SCP-4771-JP: 이거, 독 같은 거 든 건 아니죠.
면담자: 농담도 참. 안 들어 있을 리 없지 않습니까.
SCP-4771-JP: ……그렇죠.
면담자: 자, 어제 했던 실험 말인데, 저희에게 몹시 무의미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해서 이 실험에 대해 질문 드리겠습니다. 어떤 처치에서 가장 고통을 느끼셨나요.
SCP-4771-JP: 해부요.
면담자: 감사합니다. 다음으로 고통스러웠던 처치는 어떤 것이었나요.
SCP-4771-JP: 그보다 먼저 제가 질문해도 괜찮을까요.
면담자: 상관은 없지만, 간략하게 부탁합니다.
SCP-4771-JP: 재단의 이념은 확보・격리・보호잖아요? 어째서 변칙 개체인 저를 인간형 개체 격리실에 격리하지 않고, 계속 D계급으로 고용한 채로 위험한 개체한테 죽임을 당하게 하거나, 일일 처분이라는 소리를 하면서 매일 사살하시는 건가요? 오리엔테이션에서 하셨던 얘기랑 다른 거 같은데……
면담자: 딱히 모순은 없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죽이지 않을 뿐이고,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파괴하거나 죽이거나 하는 경우도 있죠. 가령 재단의 손으로 감당할 수 없는 변칙성을 가졌거나, 인간에게 위해를 가하는 개체라면 파괴하기도 한답니다.
SCP-4771-JP: 아니 아니, 전 격리 파기도 일으키지 않고, 누구한테 위해를 가한 적도 없잖아요! 사람한테 위해를 가하고, 감당 못할 정도로 이상한 존재는 여러분 쪽이잖아요?!
[SCP-4771-JP가 책상을 두드리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면담자: 진정해 주세요. 지금 말한 건 어디까지나 예시일 뿐입니다. 당신이 계속 죽는 건 다른 이유라고요.
SCP-4771-JP: 무슨 이유가 있다는 건가요. 설마, 재단 여러분까지 제 변칙성에 당해 버려서 이상해진 건……
면담자: 네, 그 말대로입니다. 저희는 당신의 변칙성에 미쳐 버려서, 이상해졌습니다. 그래서 계속 죽이고 있는 거고요.
SCP-4771-JP: 뭐, 뭘 그렇게 뻔뻔하게 얘기하시는 거예요…… 그걸 알면 대책을 마련해 주시라고요.
면담자: 그게, 뭘 해도 불가능해요. 저 같은 격리 전문가는 인식 강화제를 복용 중이니까, 우리가 변칙에 침식당하는 걸 인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인식재해는 너무나 강력해서, 변칙성을 알고서도 거스를 수가 없고, 애당초 거스르려는 의지조차 전혀 생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SCP-4771-JP: 그런 어처구니 없는. 어떻게 안 됩니까? 감사가 들어왔다는 건, 외부 분들은 문제시하고 있다는 거잖아요?
면담자: 그 부분 말인데, 감사가 들어오고 쓸데없이 사태가 악화돼 버린 탓인지, 앞으로 제81██기지 이외의 인간은 SCP-4771-JP의 취급에 일절 간섭하지 않고, 의논하지도 않기로 공지가 내려왔습니다. 당신에 대해 생각해 버리면 결국 죽이자는 결론이 나오고 말지만, 아예 생각하지 않으면 영향도 미미할 테니까요.
[12초간 침묵. SCP-4771-JP가 의자에 앉는다.]
SCP-4771-JP: ……엉망진창이야. 재단이라면 내 변칙성을 해명해서 보호해줄 거라고 생각해서, 필사적으로 변칙 개체 취급 받기를 바랐는데. 이러면 아무런 의미도 없었던 거잖아요. 누군가, 누군가 도와줄 분은 없는 건가요……
면담자: 없습니다. 가령 당신이 재단 이외의 초상조직에 갔다고 해도 똑같은 결과였겠죠. 구치소에 있었으니 모르셨을 수도 있겠지만, 당신이 사형을 받았을 때 TV나 신문에서 당신 얘길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누구 한 명도 사형에 이견을 제기하지 않았죠. 사형 반대 단체조차도 말입니다.
당신이 재단에 온 시점에서 이미 손쓸 도리가 없었습니다. 부모도, 친구도, 변호인도, 거기에 우리 재단도 포함해서, 지구상에 당신의 아군은 이제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이제 독이 들지 않은 음식이나 음료를 받을 일도 다시는 없을 테고, 당신보다 발이 빠른 사람과 아무 일 없이 스쳐 지나가는 경우도 영원히 없어진 겁니다.
[SCP-4771-JP가 고개를 숙이고 침묵한다.]
면담자: 뭐, 재단은 변칙성을 지녀버린 인간형 독립체들의 쉘터가 아니니까요. 어느 쪽이냐 하면 감옥에 가깝죠. 간수가 죄수를 부조리하게 대한다거나, 죄수끼리 싸움이 발생하는 건 곧잘 있는 일입니다. 그렇게 생각하시고, 포기하신 채 계속 죽어주시면 어떨까요.
SCP-4771-JP: ……그렇게 할게요.
면담자: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SCP-4771-JP: 이해한 건 아니지만, 이제 포기했어요. 아, 전에 실험에서, 해부 다음으로는 화장이 고통스러웠어요. 이 질문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걸로 충분하겠죠. 면담이 끝났으니까, 빨리 그 총으로 저 좀 쏴죽여 주세요.
면담자: 그렇네요. 슬슬 끝내도록 하죠. [총을 준비하고] 그런데, 본인이 직접 쏴달라고 하시는 건 처음이네요. 협조적으로 나와 주셔서 좋습니다.
SCP-4771-JP: 네. 죽을 때만큼은, 이 견딜 수 없는 현실에서 도망칠 수 있으니까요.
[총성.]
<녹음 종료>
부록 3: 20██년 11월 25일, 평상시처럼 담당자가 SCP-4771-JP를 처분하려 했을 때, 자살한 SCP-4771-JP가 발견되었다. 사체는 즉시 재단 의료팀으로 인계되어, 8시간에 걸친 격한 '치료'를 받았다. 그 결과 SCP-4771-JP는 19번 사망하고 나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SCP-4771-JP의 자살 동기가 불명확했기 때문에, 긴급 면담이 진행되었다.
면담 기록 513 - 일자 20██/11/25
대상: SCP-4771-JP
면담자: 이시다 요원
비고: 만일을 위해 이시다 요원은 돌격소총을 소지했다.
<녹음 시작>
면담자: 오랜만이네요. 자살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짓 해봤자 어차피 되살아나니까 아무 의미 없잖습니까.
SCP-4771-JP: 네, 구치소에 있을 때부터 격리 초창기까지는 자주 자살하곤 했죠. 현실을 버틸 수가 없어서,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도 도망치고 싶었어요. 그래도 이번에는 달랐어요. 제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습니다.
면담자: 그렇군요. 자기 변칙성 때문에 몇만 번을 죽었으니, 그야 자기 자신이 미우시겠죠.
SCP-4771-JP: 그것도 물론 밉지만, 제가 가장 용서할 수 없는 건 그게 아닙니다.
면담자: 그 말씀은?
SCP-4771-JP: 저번 주부터 이번 주까지, D계급 인원의 심장을 제거하고, 대신 저한테 뽑아낸 심장을 이식하는 실험이 있었죠.
면담자: 아, 4번 있었죠. 내일도 합니다.
SCP-4771-JP: 제 심장을 이식받은 D계급 인원들은 어떻게 됐나요.
면담자: 그걸 알 필요는 없습니다.
SCP-4771-JP: 제 신체에 관한 일이니까, 대충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제가 되살아나는 순간, 그 심장이 제 몸으로 텔레포트할 테니까, 심장을 잃고서 숨이 끊어졌겠죠.
면담자: ……가령 그렇다고 해도, 무슨 문제 있습니까? D계급의 생사여탈권은 우리가 쥐고 있습니다. 오리엔테이션에서도 들으셨을 텐데요.
SCP-4771-JP: 아뇨. 오리엔테이션에서 말씀하신 내용은, "변칙 개체한테서 인류를 지키기 위해 확보・격리・보호한다.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D계급 인원을 사용한다"라는 거였습니다. 결과가 뻔히 예상되는데, 제 심장을 다른 D계급 인원에게 이식해서, 쓸데없이 인원을 소비하는 행위가 대체 확보・격리・보호에 어떻게 도움이 된다는 건가요?
면담자: 아무 도움도 안 됩니다. 단지 당신을 죽일 핑계에 불과하죠. 제81██기지는 그저 당신을 계속 죽이기만 하는 집단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거스를 방법 없이, 그저 살해 업무를 계속 수행하는 겁니다.
SCP-4771-JP: 정말로 거스를 방법은 없는 건가요? 제대로 조사했나요?
면담자: 이것도 예전에 드렸던 말씀이지만, 극복할 방법을 모색할 의지조차 들지 않아서요.
[SCP-4771-JP가 조금 고민하는 기색을 보인다.]
SCP-4771-JP: ……이번 달 처음으로, 저는 D-56487이라는 인원을 알게 됐습니다. 부모한테서 학대를 받으며 컸고, 교육이라 할 만한 교육을 거의 받지 못했다더군요. 그 결과, 자기 이외에는 전부 적이고, 아군은 한 명도 없다는 왜곡된 사고방식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대로 비행을 저지르다가, 어느 거대 범죄조직의 간부가 되어서, 조직 내외의 인간을 숨 쉬듯이 죽여왔고, 결국에는 무차별 테러 사건까지 일으키고 말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 사람은 감옥에서 책을 읽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조금씩 태도가 부드러워졌습니다. 그리고 작년 4월, 드디어 자기 죄의 무거움을 자각하고, 사람을 죽인 것을 깊이 후회한다면서, 자기가 죽인 피해자들과 사회에 속죄하고 싶다 하여 한 명이라도 많은 목숨을 구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면담자: 사면을 받으려고 겉으로나마 그런 반성의 말을 늘어놓는 D계급 인원은 흔합니다.
SCP-4771-JP: 끝까지 들어주세요. 그 사람도 사형수였어서, 저랑 똑같이 D계급 인원을 권유받았습니다. 그 말을 듣고는 이렇게 생각했답니다. 변칙 개체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을 자기가 목숨을 걸어서 구할 수 있다면, 그게 곧 속죄겠다고. 그 길로 그는 D계급 인원이 되어서, 저랑 똑같이 잡거 감방에 왔습니다.
저랑 그 사람은 때때로 얘기를 나누게 됐습니다. 이 잡거 감방은 D게급 중에서도 특히나 잔인한 살인을 범한 사람만이 모입니다. 거기에 들어온 이상, 이 사람도 1개월 후의 석방이 오기도 전에 어떤 변칙 개체에 배정돼서 죽어 나가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희망을 품고 있었습니다. 격리를 위해 희생이 필요한 개체에 자기를 바쳐서 1초라도 폭주를 늦출 수 있다면, 아니면 사람을 죽이는 개체와 접촉해서 자기가 죽는 대신 성질 해명에 이바지해서 특수 격리 절차의 일부가 될 수 있다면, 그런 기쁨은 또 없겠다. 이렇게 말한 것을 기억합니다.
[SCP-4771-JP의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한다.]
SCP-4771-JP: 3일 전 심장 이식 실험 때였습니다. 제가 수술실에 들어갈 때, 심장을 이식받을 다른 한 명의 D계급 인원이 옆 방에서 끌려 나왔습니다. 그때, 그 D계급의 얼굴이 언뜻 보였습니다. D-56487더군요.
그 사람도 절 눈치채고, 조금 웃는 듯이 보였습니다. 저는 되살아난 뒤에, 그가 있을 법한 장소들을 찾아 다녔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 모두에게 죽임을 당하면서 탐색하느라 이틀이나 걸렸지만, 어디를 찾아봐도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저는, 사람에게 위해를 가하는 개체였습니다. 제 변칙성 때문에, 아무런 의미도 없는 행위를 위해, 그는 죽고 말았습니다 ……. 이시다 씨, 제가 죽는 것은 이제 받아들일 테니, 적어도 다른 사람이 휘말리는 일은 그만둬 주세요. 부탁합니다.
면담자: 그렇군요. 말씀하신 바는 이해했습니다. 마지막 말씀에 대해서입니다만, 결론부터 말하면 그건 불가능합니다.
격리 후에 시간이 지날수록 당신의 변칙성은 점점 강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당신을 죽이기 위해서라면, 그리고 그 구실을 만들기 위해서라면, 이제 모두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D계급 인원을 소비하는 것 따위 이제 망설일 문제도 아닙니다.
이건 이제 부탁으로 어떻게 될 얘기가 아닙니다. 본인의 변칙성을 저주하면서, 포기하고 죽어 주세요.
SCP-4771-JP: 기대도 안 했지만, 역시 안 되는 건가요……
면담자: 어째서 그렇게까지 테러리스트 편을 들어 주시는지는 모르겠네요. 개인적으로는 정말 마음을 고쳐먹었는지도 의심스럽지만, 어차피 이제 확인할 방법도 없으니, 원하시는 대로 상상하셔도 되겠네요.
다만, 당신 외의 D계급 인원은 한 번 죽으면 살아 돌아오지 않는 소모품이니까, 괜히 친해져 봤자 괴롭기만 할 뿐입니다. 잊어버리는 편이 좋아요. 당신 같은 경우, 부활하고 나면 기억소거도 리셋되어 버리는 모양이라서, 우리가 해드릴 수 있는 것도 없습니다. 오늘 받은 치료 내용이라든가, 내일 살해당하면서 느끼실 고통이라든가, 그런 괴로움이라도 떠올리시면서 고통을 달래 보시면 어떨까요.
SCP-4771-JP ……네.
면담자: 얘기는 끝났을까요. 내일의 심장 이식 실험을 준비해야 되니 슬슬 마무리 짓겠습니다.
[이시다 요원이 라이플을 준비한다.]
면담자: 죽고 나서 남길 말 같은 거 있습니까?
[총성. 53초간 정적. SCP-4771-JP가 되살아난다.]
SCP-4771-JP: 그 사람은…… 그 사람은, 절 한 번도 죽이지 않았어요.
<녹음 종료>
각주
1. 맹독성 제초제.
2. SCP-4771-JP 살해 보조를 위해, 방에는 무기가 배치되어 있다.
by
LR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