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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하목록 704: 거신의 사체

정당하고 명예로운 특이화물판무처

의 이사회 검정필

적하목록 704

학예사: 판무관 존 해드필드(John Hadfield)

보관 지시사항

짐승 중 하나를 묘사 한 그림. 16세기 아무도 아닌 자의 동물지Bestiary of Nobody에서 발췌함.
짐승 중 하나를 묘사 한 그림. 16세기 아무도 아닌 자의 동물지Bestiary of Nobody에서 발췌함.

짐승 중 하나를 묘사 한 그림. 16세기 아무도 아닌 자의 동물지(Bestiary of Nobody)에서 발췌함.

화물 인수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이사회, 판무관, 영국 왕실, 오로라호의 승무원들만 확인할 수 있다. 해당 명령을 무시하는 건 오직 빅토리아 여왕 폐하께서 직접 내린 명령에 의해서만 허용된다.

화물의 인수는 판무관 존 해드필드가 준비한 지침과 의식에 따라 수행되어야 한다. 추출 과정에서 수반될 수 있는 잠재적 위험 때문에, 다른 인수 절차를 따르는 것은 엄격히 금지된다.

추출된 화물은 축성된 자작나무 목재로 만든 세심하게 밀봉된 통에 보관해야 한다. 통이 보관된 오로라호의 저장실은 항상 끊어진 부분이 없는 소금 원으로 둘러싸여 있어야 한다. 배의 승무원들이 한 시간 단위로 원을 점검하는 것을 추천한다.

화물 설명

해당 화물은 지중해 동부 수중의 거신의 묘지(Cemetery of the Colossi)에 묻힌 기형의 시체에서 추출한 살점과 비늘, 발톱이다. 해당 물체들은 변칙적인 기형 외에도 다음과 같은 수많은 부자연적스러운 특성을 지니고 있다.

• 판무처가 알고 있는 그 어떠한 무기(마법적인 것과 일반적인 것 모두)로도 수장된 짐승들의 몸을 덮고 있는 비늘을 뚫을 수 없었다. 이러한 속성 때문에, 현재로서 그것들을 추출하는 건 불가능하다.

• 변칙적인 크기 외에도, 짐승들의 발에서 얻은 발톱은 마법을 흡수하는 부자연스러운 성질을 가지고 있다. 발톱 주위에서 어떤 마법 의식을 수행하건, 의식을 수행하는 데 사용되는 에너지가 발톱을 덮고 있는 룬에 흡수되면서 의식이 완전히 무효화 되는 것처럼 보인다. 룬은 현재 알려지지 않은 언어로 쓰여 있다.

• 화물 파편이 보관된 창고 근처 선실에서 숙식한 선원들은 험난한 바닷속에서 짐승 같은 거대한 거신들간의 충돌이 주요 내용인 심상치 않은 꿈을 꾸었다고 보고했다. 전투 중에는 알 수 없는 언어로 구성된 리드미컬한 노래가 곁들여졌다는 보고도 있었다. 해당 현상이 발견된 이후, 통 주변에서 추가적인 은비학적 작업이 시행되었다.

화물들의 특성으로 인해, 매장된 사체의 기원을 파악하거나 해당 부위의 부자연스러운 성질을 분석하려는 시도는 지금까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적하목록 난외도판 1

1862년 7월 18일

그 묘지를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다. 이해하기 어려워서가 아니다. 그 어떤 영어 단어도 그 묘지의 크기를 제대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걸 발견한 날은 내가 바다에서 보낸 세월 중 가장 격동적인 날이었다. 오로라호 주변에선 배보다 높은 파도가 우리를 익사시키려 했다. 하늘과 폭우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내가 살면서 이보다 더 큰 폭풍을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물론, 우리는 둘째 아들의 무덤을 찾아 항해를 떠나면서 (최근 몽골 탐사에서 들어온 보고에 의하면 우리는 완전 엉뚱한 곳을 뒤지고 있었다) 원소들의 분노를 받을 수도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정도일 줄은 몰랐다.

우리는 우리가 아는 모든 모든 신들께 오로라호가 이 난장판 속에서 굳건히 임무를 수행하게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밤낮으로 기도했다. 우리는 이 배를 이루는 위그드라실 나무 널빤지의 안정성이나 황금 양피로 짠 돛의 구조를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바다가 광란 속에서 우리를 집어삼킬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우리 주변의 모든 원소와 거의 30시간 동안 끊임없이 전투를 벌인 끝에, 갑자기 모든게 멈췄다. 눈 깜짝할 사이에 하늘에서 구름이 모두 사라지고 수백 개에 달하는 파도가 잠잠해지면서 바다 표면은 완전히 고요해졌다. 오직 적막만이 오로라호를 둘러싸게 되었다.

그리고 거신의 묘지가 우리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본인이 직접 그린 스케치. 거신 중 하나를 묘사함.
본인이 직접 그린 스케치. 거신 중 하나를 묘사함.

본인이 직접 그린 스케치. 거신 중 하나를 묘사함.

묘지는 시체들로 가득 차 있었다. 물 속의 모든 파편은 인상적인 죽은 짐승들이었다. 나는 평생 그런 생물체를 본 적이 없다. 가장 사악한 흑마법에 의해 생명을 얻은 수십 개의 서로 다른 생물들을 꿰맨 것 같았다. 우리는 이 세계의 구석에서 우리를 여기로 이끈 전설들에 나온 온갖 괴물들을 보게 될 거라고 이미 예상했음에도 그 광경은 여전히 충격적이었다. 그것들은 우리가 지금까지 들어본 것과는 전혀 달랐다.

몇 년 전이었다면, 나는 그것들이 우리가 아뒤툼 유적 근처에서 만났던 키메라와 닮았다고 말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나는 심지어 반란자들 자신도 결코 그렇게 기념비적이고… 부자연스럽고 원시적인 존재를 창조하지 못했을 거라는 걸 안다. 사후의 평온함을 보내고 있는 그것들은 내 인생에서 마주쳤던 수많은 짐승이나 괴물들과 닮지 않았다. 그것들은 악어, 문어, 황소, 사자, 그리고 다른 많은 동물의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은… 거의 사람처럼 보였다.

그리고 모두 죽은 상태였다.

나는 대체 어떤 존재가 그렇게나 거대한 짐승들의 군단들을 말살할 정도로 강력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나는 그것들이 어디서 왔는지, 아니면 누가, 혹은 무엇이 그것들을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책과 전설들의 내용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의 상황과 어떤 식으로든 관련이 있을 수 있는 유일한 정보는 익명의 작가가 세계를 여행하면서 그린 아무도 아닌 자의 동물지에 포함된 스케치북의 판화이다. 그러나 이 책을 맹신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비록 그 그림이 우리가 마주친 존재들과 비슷해 보이긴 하지만, 작가의 알려지지 않은 정체와 판화와 책 본문의 내용 사이의 연관성 부족이 의심스럽기 때문이다.나, 그러니까 우리 판무처가 가진 지식은 우리가 발견한 것들만큼이나 죽은 것이다. 우리의 기록에서 무덤에 쓰러진 거신에 관한 기록은 구멍이라도 난 것처럼 찾아볼 수 없다. 다행히도, 나는 그러한 구멍을 메우는 것이 주된 관심사인 누군가를 알고 있다.

존에게,

자네가 보내준 걸 전부 살펴봤다네. (그림 대신 실제 표본을 준 것에 다시 한번 감사를 표한다네!)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좀 충격적이군. 내 평생 그런 룬을 본 건 단 두 번뿐이네. 한 번은 다에바스탄의 마지막 아이프쉬-우르달(Aifš-Urdal)의 시신을 해부할 때, 다른 한 번은 리치 칼리굴라(lich Caligula)의 무덤을 탐사할 때였지. 다른 곳에서, 특히 그런 곳에 묻힌 그런 존재들의 시신에서 보게 될 줄을 몰랐다네.

자네도 알겠지만, 이 룬들은 별로 복잡하지 않아. 크기가 큰 건 분명해 보이지만, 룬들이 이루는 거대한 패턴들은 단순한 의미 하나를 갖고 있다네. 바로 죽음보고 썩 물러나라고 하는 내용이라네. 이 룬들의 형체와 새겨진 여러 기적학적 기호들로 판단해보면, 각각의 룬은 인위적으로 문자 그대로 죽음을 거부하고 주변의 모든 것에 엄청난 분노를 표출하도록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네.

흥미로운 추측이 있는데, 나 스스로도 그게 사실인지 완전히 확신하는 건 아니니, 다음 내용은 건전한 회의론을 바탕으로 읽어주길 바라네. 이러한 패턴들은 고대 클라비가르 사아른이 사용했던 것에서 비롯된 것들과 현저하게 유사한 거 같군. 그 옛날에는 오직 그녀만이 윤회를 우회하는 방법들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세계의 주기에 충분히 맞추어 작업을 할 수 있었지. 하지만 그 룬들이 불사제국이 망하고 1,000년도 넘은 그 시점에서 이곳에서 무엇을 했던 걸까?

이야기가 딴 길로 샜군. 의식을 행했더니 자네가 보낸 시체 부위들의 연대는 150년경으로 추정된다는 결과가 나왔다네. 제2차 오컬트 대전 시기지. 특히 아론의 기록에 따르면 해당 시기는 로마와 다에바 제국 사이의 관계에 있어서 특히 격동의 시기였다고 하지. 자네가 발견한 것들이 그 시절의 분쟁의 양상과 사용된 무기에 대한 증거를 제공해 줄 걸세. 파편화된 고대 초상역사학 분야에서 기념비적인 발견 아닌가!

프레드릭 윌리엄스, 문화 보존을 위한 비밀결사(Secret Society for Cultural Preservation) 서기관

프레드릭에게,

내가 어떻게 그렇게 무지할 수 있었는지 말이 나오지 않는군.

내 기록을 새로운 관점에서 보니, 자네의 이론이 무척 그럴듯하게 들리더군. 그것은 왜 후기 다에바 귀족들이 그들의 궁전 안에 있는 그림들에서 야수로 묘사되었는지를 설명해 줄 뿐만 아니라 (내가 추측했던 것처럼 단순히 근친상간에 대한 비유가 아닐 수도 있다는 소리지), 3차 대전 동안 로마가 군사적으로 약화된 이유가 뭔지 설명해 줄 열쇠가 될 걸세. 이 모든 사실을 제1차 오컬트 대전이 150년경보다 훨씬 이전에 일어났다는 사실과 합쳐보게. 이건 우리가 마침내 제2차 오컬트 대전에 대한 물리적인 증거를 찾았다는 뜻 아니겠나!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라네. 자네의 편지를 간절히 기다리는 동안 나는 아론에게 거신의 발톱과 살점을 보냈다네. 몇 주 동안의 작업 끝에, 그는 발톱을 사용함으로써 짐승들의 비늘을 덮고 있는 은비학적 방어막을 완전히 무효화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네. 그리고 그건 잠재적인 쓰임새, 특히 잠재적인 군사적 쓰임새의 일부에 불과하지! 두말할 필요도 없이, 내 아버지의 초상성확보격리재단과 대영제국 전체가 그걸 알면 매우 기뻐하겠지.

가능한 한 빨리 런던에 있는 자매에게 우리가 함께 발견한 것들을 전달할 생각이라네.

이 놀라운 발견의 역사적 무게를 과소평가하려는 의도는 결코 아니라네. 이 발견은 의심할 여지 없이 제2차 오컬트 대전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바꿀 것이라네. 하지만 그걸로는 왕실을 위한 무기로 쓰기엔 부족하지. 게다가 지금은 불안한 시대가 아닌가. 자네도 알겠지만, 나중에 후회하는 것보다 미리 대비하는 편이 안전하지.

존 해드필드, 특이화물판무처 판무관

존에게,

아버지께서 깊은 인상을 받으셨어. 솔직히 말해 나도 마찬가지고. 너와 아론이 보내준 연구 결과가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몰라. 허락해 준다면, 난 이 정보를 기쁜 마음으로 우리 재단을 위해 사용할 생각이야. 우리의 연금술 연구는 오랫동안 정체되어 있었지. 그러니 네 연구 결과는 분명히 소중한 도움이 될 거야.

근데 내가 얼마나 기뻐하냐와는 별개로, 연금술 때문에 너에게 편지를 쓴 건 아니야.

다시 한번 말하는데, 네가 발견한 것들은 매우 유용해. 하지만 네 분석 결과가 어떻든, 왕실이 원하는 건 오직 하나뿐이야. 바로 무기지. 그러니 네가 이 거신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싶다면, 네가 할 일은 하나 뿐이야. 가능한 한 많은 시신을 이 섬으로 가져오도록 해. 여기서 이 거신들로부터 유용한 무언가를 만들 방법을 찾을 거야.

너의 역사적 연구를 방해하게 된 것은 매우 유감이야. 하지만 지금 왕실은 절박할 정도로 우리의 은비학적 방어 능력을 강화해야 할 상황이야. 현재 지정학적 상황이 너무 긴박해서, 우리는 섬의 안전을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거든. 우리의 적들이 계속해서 은비학적 무기를 개발하는데 우리만 뒤처질 수는 없잖아.

그러니 그 시체들을 배에 싣고 가능한 한 빨리 집으로 돌아와. 네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을게.

아비가일 해드필드, 여왕 폐하의 초상성확보격리재단 이사관보

적하목록 난외도판 2

1863년 3월 2일

명예로우신 판무관님,

판무관님의 의식이 훌륭하게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기쁜 마음으로 전해드립니다. 비록 처음에 계획했던 것보다 더 많은 촉매제를 사용해야 했지만, 결과적으로 성공했습니다. 이 편지를 쓰는 현재, 오베론호를 필두로 오로라호, 티타니아호, 메이브호가 속한 함대가 무려 20구의 시신을 싣고 섬으로 항해하는 중입니다.

아직 할 일이 많군요. 곧 뵙길 빌겠습니다.

피터 윌슨, 오로라호 부함장

화물 유실 보고

1863년 3월 3일 아침, 영국 함대의 오로라호와 티타니아호 두 척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자주색 깃발을 단 세 척의 적대적인 해적선의 공격을 받고 침몰했다. 범법자들은 훨씬 우수한 대포와 은비학적 무기를 이용해서 지브롤터 해협을 지나 카디즈만 해역을 항해하던 영국 함대를 공격했다. 상술한 선박들의 전체 화물의 4분의 3은 선원 88명과 함께 유실된 것으로 추정된다. 나머지 선박들은 가까스로 습격자들을 피해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고 도주할 수 있었다.

아비가일에게,

오로라호가 침몰했어. 우리의 쓸만한 화물들도 사실상 모두 침몰했고.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모르겠더라. 우리 둘 다 오직 우리만이 바다를 통제할 수 있다고 확신했었잖아. 누구라도 우리에게 맞설 수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우리는 차르의 견자단과 암흑부 모두와 좋은 연줄을 가지고 있잖아. 우리 사업 분야에서 우리를 위협할 수 있는 다른 조직을 생각하기엔 어렵지.

그러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들더라— 이 문제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우리랑 비슷한 외국 기관들만의 문제도 아니야.

우리 싸움터에 신참이 등장한 건 아닌지 염려돼.

그 사실을 인지하고 나니, 퍼즐 조각을 맞추는 일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어. 왜냐하면, 그런 자만심을 가지고 우리의 코 앞에서 피 묻은 자주색 깃발을 흔들만한 놈은 다크 말고는 없으니까. 또 왕실의 분노를 정면으로 마주할 위험을 감수할 정도로 탐욕스럽고 겁 없는 놈도 다크 말고는 없으니까.

이 모든 게 의미하는 건 하나야. 우리는 음지의 세계를 지배하는 독점권을 서서히 잃어가고 있어.

이게 미치광이의 횡설수설처럼 들리는 건 원하지는 않지만, 이 사건은 내가 최근 아론과 논의한 걱정스러운 경향을 확인시켜 주는 거 같아. 세상이 점점 우리를 향해 대담해지고 있다는 거지. 너무 대담하게 말이야. 이 말도 안 되는 일부터 몇 년 전 네 목숨이 위협받은 일까지, 마치… 누군가가 우리에게 도전장을 던지려는 것처럼 보여. 왜냐하면 우리의 모든 적이 싫어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우리 정부가 초상세계에서 다져온 평화로운 질서일 테니까.

제발 이 편지를 쓸데없이 공포심만 부추긴다고 여기지는 마. 만약 무슨 일이 일어난다면, 차르나 프랑스, 혹은 카이저 밑의 동맹 단체들의 지원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특히 아직도 진행 중인 남북전쟁과 거리를 두고 있는 미주확보격리구상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도 좋은 생각 같아.

우리가 가까운 미래에 끔찍한 폭풍에 직면할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어. 거기서 살아남으려면 분명 우리만의 방파제가 필요할 테지.

존 해드필드, 특이화물판무처 판무관.

by

agent reb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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