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885-KO / 머나먼 미래에서 바라보는 타라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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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의 문서는 통계예언학과 및 불가능성 • 필연적 확률부(DIHN) 간 공동 연구 대상에 대해 서술하고 있습니다. 각 지부 내 데이터베이스에서 원활한 자료 교환을 목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담은 주석을 첨부했습니다. 현재 열람 중인 버전은 한국지역사령부 내 문서입니다.
통계예언학과는 대한민국 광주광역시 북구 금곡동에 위치한 제05K기지 내 소규모 부서이다. 통계예언학과 내부의 인원들은 예언을 만들어내는 변칙 개체 — 예언 산출 개체(Oraclebringer) — 를 연구하고, 이들이 산출해낸 예언을 분석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통계예언학과는 통계학 및 수리적 데이터 분석, 필요 시에는 고전적인 신탁과 같은 다양한 접근법을 사용한다. 학과 내부 분류상 자기 실현적 예언 — 미래의 사건을 강제하고 결정하는 예언 — 의 경우 대체로 모호한 예언 — 사건, 대상, 시각 등의 요소 중 하나 이상이 다수의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예언 — 의 범주에 해당하기에, 다수의 수단을 사용하여 무력화하거나 우회하는 업무 또한 겸한다.
불가능성 • 필연적 확률부(DIHN)는 재단 내 소규모 부서로써, 특정 기지 내에 거점을 두고 있지 않다. DIHN는 인과 관계나 확률 법칙 등을 변화시키는 변칙적 사건이나 개체를 식별, 분석 및 연구하는 역할을 한다. DIHN의 업무 범위는 확률적 변칙 현상의 탐지와 격리에 국한되지 않으며, 필요에 따라 타 부서의 지원 업무 등을 독립적으로 수행 가능하다.
확률적 변칙 현상의 형태는 제3의 면이 나오는 작은 동전부터 발생할 수 있는 사건의 확률을 증가시키는 것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 다수의 개체를 연구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DIHN의 구성원은 SCP 재단 내 다른 부서에서의 경력을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일련번호: SCP-885-KO 등급: 안전
특수 격리 절차:
관찰 초소 내부의 감시 카메라 작동 여부는 하루 간격으로 점검한다. 민간 전승 상으로 SCP-885-KO에 대한 정보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을 고려하여, 개별 기록에 대한 직접적인 역정보 절차는 배제한다. 관찰 초소로부터 반경 11m 범위는 철책으로 출입을 제한하며, 개인 사유지라는 역정보를 유포한다.
SCP-885-KO가 산출하는 예언은 대부분 가항력적이기에 즉각적인 대응은 요하지 않으나, 격리 파기의 가능성을 염두하여 제05K기지 내부 데이터베이스에 예언 전체를 기록한다. 개체가 산출한 예언 중 직접적으로 관찰 초소 인근 상황으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의 경우 해당 절차를 생략한다. 제05K기지 통계예언학과 및 불가능성 • 필연적 확률부(DIHN)는 SCP-885-KO가 산출한 예언을 우선적으로 해석하고 대응할 권한이 주어진다.
설명: SCP-885-KO는 변칙적 생물의 사체 두부이다. SCP-885-KO는 투명한 섬모 형태의 갈기, 금속질의 비늘과 깃털이 달려 있으며, 안면은 연주황색 안구를 제외하고 식별 불가능할 정도로 훼손되어 있다. 대상의 아래로는 20cm의 목 일부가 잔존하는데, 해당 부위의 표피는 거북목(Testudines) 생물의 목 부근처럼 신축성이 있는 주름진 형태이다.
SCP-885-KO는 인접한 대상에게 확률적 변칙의 형태로써 예언을 산출할 수 있다. 예언의 전달 방식은 다수의 경우 환청 또는 환영의 형태이며, 대상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나 이미지로 전달된다.1 개체와의 거리에 반비례하여 예언을 받을 확률이 증가하며, 약 16.1cm 내외의 거리에서 개체가 인접한 대상에게 예언을 산출할 확률은 1에 가깝다.
예언은 항상 개체의 반경 2m 내외 상황에 대한 묘사로 고정된다. 대부분의 개체가 산출하는 예언은 장소와 상황이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으나, 시점은 명확하게 기술되지 않는다. SCP-885-KO가 산출하는 예언의 98%는 이미 과거에 완료된 사건을 기술한다.
SCP-885-KO의 예언이 자기 실현적 예언의 성격을 띄고 나타난 것은 하술할 발굴 당시의 사례가 전부이다. 현장 관계자의 증언에 따르면, SCP-885-KO가 존재하는 공사 현장에서 인부 한 명이 특정 지점을 계속해서 파내고 있었다고 하며. 해당 지점에서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SCP-885-KO의 일부분이 지상으로 드러났다. 인부가 환청을 통해 받은 예언은 '땅을 계속해서 파내려가면 짐승의 머리를 마주할 것이다.' 로 확인되었다. 면담 중인 인부의 옷과 장비에는 흑색 액체가 튀어 오염되어 있었고, 사후 조사 결과 이는 SCP-885-KO의 혈액으로 드러났다.
SCP-885-KO의 존재가 재단에 파악된 것은 2023년 8월 말으로, 타라스콘 성(Château de Tarascon) 보수 공사 현장에서 발굴된 미확인 생물체의 사체가 존재한다는 신고가 프랑스 당국에 접수되면서 발견되었다.2현장에 파견된 요원 2명에 의해 개체가 변칙 생물종의 사체로 판명된 이후, SCP-885-KO라는 일련번호를 배정받고 격리용 관찰 초소가 건축되었다. 현행 격리 절차는 SCP-885-KO를 주변 환경에서 격리하는 동시에, 개체를 안전하게 연구하는 것을 중점으로 설계되었다.

타라스크는 타라스콘 지방 내 전승에서 등장하는 괴수로, 전체적인 외형은 거북이의 등껍질, 사자의 머리와 갈기, 곰과 같은 발톱이 달린 여섯 개의 발과 뱀의 꼬리를 가졌다고 전해진다.
타라스크는 독이 든 숨결을 내뿜을 수 있었으며, 전승에 따르면 베다니의 마르타3가 사람을 잡아먹는 타라스크를 보고 성수를 뿌리고 십자가를 들어올려 복종시켰다. 허리띠에 목이 묶여 마을로 들어온 타라스크는 군중에 의해 돌과 창을 맞고 죽어갔다고 전해진다.
SCP-885-KO는 발굴 지역 인근의 전승에서 등장하는 타라스크(Tarasque)로 불리는 생물과 동일한 개체로 추정된다. 특이 사항으로, 개체가 가지는 변칙성은 외형적 유사성과 달리 전승 내 타라스크와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는다. 이는 SCP-885-KO가 가지고 있는 변칙성은 생전에 보유하던 것이 아닌 사후에 후천적으로 발생한 것이거나, SCP-885-KO를 관찰했던 기록이 후대에 민간 전승으로 와전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타라스크 전승과 추가적으로 다른 요소로써, SCP-885-KO는 외부의 타격이나 도구에 의한 부상이 관찰되지 않는다. 부검이 가능한 타 신체 부위가 존재하지 않기에 가설의 영역에 그치나, 개체가 전승과 달리 외부 공격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사망했다는 증거로 추정 가능하다.
부록: 초기 회동
서론: 이하 기록은 프랑스 DIHN와 한국 통계예언학과 인원 간 초기 회동 기록이다. 녹화본은 관찰 초소 내부 장비를 이용하여 촬영되었다.
참여 인원:
• 통계예언학과 연구원 이람
• DIHN 연구원 마고 벨로즈(Margaux Bellerose)
기록 시작
이람 연구원이 관찰 초소 내로 여행용 케리어를 끌고 진입한다. 마고 벨로즈 연구원이 그를 테이블이 있는 곳으로 안내한다.
이람 연구원: (프랑스어로) 처음 뵙겠습니다. 마고 벨로즈 연구원이신가요?
마고 벨로즈 연구원: (한국어로) 네, 그렇습니다. 이람 연구원 맞으신가요? 함께 연구를 진행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숙녀분.
이람 연구원: …전 남자입니다.
마고 벨로즈 연구원: 아, 죄송합니다. …머리핀을 꽃고 계시니 더 햇갈리는군요.
이람 연구원: 초면인데 그럴 수 있죠, 이해합니다. 그것보다, 한국어에 능숙하시네요.
마고 벨로즈 연구원: 한국지역사령부에서 인원이 발령 온다고 들어서, 연습 좀 했습니다. 연구원님도 그러신가요?
이람 연구원: 연습 중에 시간이 부족해서 비행기에서 외우며 왔습니다. 아무래도 좀 서툰지라 영어로 대화하는 게 편하겠네요.
이람 연구원이 서류를 넘기며 내용을 살핀다.
이람 연구원: 개체의 생물학적 형질은 연구가 끝났다고 들었습니다. 아마 저희 같은 소규모 학과가 초청된 이유는 다른 변칙성에 대한 것 때문이겠죠?
마고 벨로즈 연구원: 네, DIHN는 확률론적인 변칙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통계예언학과는 말 그대로 연구 분야 내 현상이기에 개체의 연구에 배정되었죠. 생물학적 형질을 다루는 부서가 프랑스 지부 내에 존재하지만 그 방향으로는 연구가 거의 마무리되어 철수했다고 들었습니다.
이람 연구원: 약간의 농담을 해 보면, 법의학과가 상주하는 기지에서 학과 내 사람이 죽지 않길 바라는 건 기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런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전 고국에 묻히고 싶거든요.
마고 벨로즈 연구원: 그 마음 이해합니다. 저희도 20년대 이후 사람이 두 명이나 죽었거든요. 전체 부서 인원이 두 자리를 못 넘기는 곳이니 꽤나 높은 사망률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이람 연구원: 유감입니다. 혼자 살아남는 건 언제나 비참한 일이죠. 비상상황 시에 우선 자기 안위부터 챙기는 일은 합리적이겠지만, 마음이 내키지 않을 거 같습니다.
마고 벨로즈 연구원: 불가항력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다 같이 죽고 싶다는 뜻처럼 들리는군요.
이람 연구원: 너무 그렇게만 생각하진 마시죠. 다 같이 사는 걸 모색한다고 말해 주시겠어요? 가급적이면 긍정적인 편이 나으니까요.
마고 벨로즈 연구원: 우중충한 이야기는 이쯤 합시다. 저희가 주목해야 할 건 개체의 변칙성입니다. 확률적 변칙 개체의 특성과 예언 산출 개체의 특성 전부를 가지고 있죠.
이람 연구원: 그리고 예언의 대부분은 이미 과거에 완료된 사건을 가리키고, 실제로 가항력을 가지는 사례는 거의 없었네요. 이렇게나 안전한 개체를 다루는 건 오랜만이지만, 조금 불안하기도 하네요.
마고 벨로즈 연구원: 어떤 점이요?
이람 연구원이 왼손으로 주머니에 꽃혀 있던 펜을 한 번 눌렀다가 다시 땐다.
이람 연구원: 경험해본 변칙 개체 중에서는 행동을 강제하거나, 위험한 상황을 예지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거든요. 기우겠지만 개체가 혹시나 일어날 수 있는 과거를 고정하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들어서요.
마고 벨로즈 연구원: (웃음) 그런 건 일단 연구를 진행해 보면 알 수 있겠죠.
이람 연구원: 그럼… 전 잠시 나가 있겠습니다. 시차 때문에 좀 피곤하네요.
이람 연구원이 문을 닫고 나서며, 녹화는 종료된다.
<기록 종료>
눈에 비추어 보이는 것은 성난 사람들이다. 그들의 쇠스랑과 괭이가 살을 후벼파려고 달려든다. 그러나 나는 아무런 위해도 입지 않았다. 성녀 같은 것은 나의 목을 끌지 않았다. 나는 그저 잘려나가 나뒹구는 머리가 되어 그들의 반응을 눈에 새길 뿐이다.
언젠가 한 번 강가에서 옆면을 씹어먹어 봤던 작은 나무토막이 생각난다. 그것은 더 작은 가지가 튀어나와 있어서, 수면 위로 움직일 때마다 소금쟁이의 다리처럼 넓적한 가지의 단면이 물살을 가르며 이동했다. 그것들은 어떤 소리도 내지 않고, 단지 지나다닐 뿐이였다.
부록: 연구 기록
서론: 이하 기록은 SCP-885-KO의 변칙성에 대한 연구 기록이다. 참여 인원은 상단 문서와 동일하다.
이람 연구원이 문서가 담긴 파일을 들고 문을 열고 들어온다. 마고 벨로즈 연구원이 빔 프로젝터를 키고, 스크린에 자료 화면을 비춘다.
마고 벨로즈 연구원: 뭔가 알아내신 건 있으신가요?
이람 연구원: 개체 주변에 인접해 있으면서 몇 가지 현상을 관찰했습니다. 간혹 환청이 들리는 것 외에 별다른 이상은 없더군요.
이람 연구원이 문서를 탁상 위에 펼쳐놓는다.
이람 연구원: 이 현상들을 보다시피, 개체는 저희 관점에서의 미래를 예건하는 게 아닙니다. 어느 날은 개체의 주변에 출처를 모를 물이 고여 있고, 다른 날에는 꽤나 오래된 타일이 격리실 바닥을 대체하고 있는 식이죠. 마치 처음부터 그랬다는 듯이요.
마고 벨로즈 연구원: 그렇게 변화한 것들은 조사를 위해 회수하신 거고요?
이람 연구원: 물은 타 학과에 분석을 보냈었습니다. 이 근방의 하천과 구성 성분이 거의 비슷하다고 전달받았고요.
마고 벨로즈 연구원: 이 근방에 하천이라면 론 강 정도밖에 없을 겁니다.
이람 연구원: 타일은 12세기 초반의 유물들과 유사한 형태였고요, 전승이 퍼지기 시작한 시기와 거의 일치합니다.
마고 벨로즈 연구원: 꼭 개체가 과거의 환경을 불러오는 것 같네요.
이람 연구원: 아, 그리고 딱 한 번 또렷한 목소리를 들었었어요. 억양 때문에 알아듣기 어려웠지만, 프랑스어 같았습니다.
마고 벨로즈 연구원: 뭐라고 말하던가요?
이람 연구원: 글쎄요… 기억나는 대로 적어서 찾아봤을 때는 사어화된 단어가 대부분이였지만, 대강 이러했던 것 같네요.
나는 회백색의 흙으로 된 거대한 도기 같은 것의 안에 누워 있다. 이따금씩 다른 것들을 생각하면 그것들이 주위에 놓이게 되지만, 그것은 이미 일어난 일이 다시금 형태를 갖춘 것일 뿐 진짜 그 근방의 모습이 아니다.
마고 벨로즈 연구원: 난해하네요… 확실한 건 개체는 어느 정도 격리되어 있다는 상황을 인지하고 있고, 그걸 판단할 이성이 남아 있는 걸까요?
이람 연구원: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변칙 생물에 대해서 죽었거나 살았다고 단정하는 건 별로 좋은 접근법은 아니기도 하고요.
마고 벨로즈 연구원: 다음 날에는 제가 개체 옆에 있어 보죠. 혹시라도 다른 결과를 얻거나 하면 그때 다시 이곳으로 호출하겠습니다.
이람 연구원: 네, 알겠습니다.
누군가 말했다. 괴물이란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그렇게 말을 놓았다. 그것의 왼손에는 커다란 구멍이 하나 나 있었다. 키는 6피트가 넘어갔고, 창백한 팔과 다리에는 듬성듬성 난 반짝거리는 하얀색 깃털이 보였다. 돌을 던지고 있던 사람들의 앞에 서서 그것은 기다란 허리를 굽어보았다.
광장의 누군가가 그것을 지켜봤다. 공허한 두 검정색 눈은 아무것도 비추지 않아서 우물보다도 더 깊어 보였고, 어설프게 모방된 듯한 미소의 호는 금방이라도 내려앉을 듯 불안정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쇠스랑을 꽉 쥐어쥔 남성은 그것이 여덟 개의 발톱을 땅에 꽃고 긴 검정색 머리를 늘어트리며 다가오자 뒷걸음질치며 물러났다.
그것은 남자에게 물음을 건냈다. 그저 살아가는 것과 그것을 묶어서 잘라 두고 돌을 던지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괴물에 가깝냐는 투의 빈정거림이였다.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군중 속으로 물러났다. 그것은 나의 눈을 바라보며, 과거만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은 어떠한 기분이냐고 물어보았다. 나는 성대도 입도 없었고 다만 침묵하였다.
마고 벨로즈 연구원이 헝클어진 가운을 추스르며, 문을 열고 들어온다. 이람 연구원이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커피를 치우고 마고 벨로즈 연구원에게 자리를 비킨다.
이람 연구원: 달라지는 게 있었나 봅니다. 어제는 멀쩡했는데 지금은 꼭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모습이시군요.
마고 벨로즈 연구원: …숨이 막히는 줄 알았어요.
마고 벨로즈 연구원이 마른 기침을 하며 물을 뱉어낸다.
마고 벨로즈 연구원: 무언가에 의해 목이 잘리고, 강으로 던져지면서 눈을 떴지만 잘려 나간 목이랑 몸통의 허파 쪽으로 각각 물이 차오르는 감각이 느껴지더군요.
마고 벨로즈 연구원이 기침을 몇 차례 반복한다.
이람 연구원: 음… 괜찮으세요?
마고 벨로즈 연구원: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였지만, 지금은요.
마고 벨로즈 연구원: 아무래도 개체의 예언은 과거에 존재했던 일을 반복하는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주변에 조건을 충족하는 물체가 있다면 그 상황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 같고요.
이람 연구원: 글쎄요. 단순히 과거에 있었던 일의 반복일 것 같진 않은데…
이람 연구원: 과거에 있었던 일의 재현이라면, 개체의 주위가 전부 침수되는 식으로 환경 자체가 완전히 변화했을 겁니다. 예언이라는 것은 일어날 일을 확정시키는 것이지 원래 일어날 수 있었던 미래를 예측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으니까요. 가향적이라고 해야겠죠.
마고 벨로즈 연구원: 그렇다면 개체가 보이고 있는 변칙 현상은 적어도 완전한 재현은 아니겠군요.
이람 연구원: 저흰 개체가 생각하는 것의 일부를 받아보는 것이니까요. 시체나 다름없는 것에게 생각한다는 말이 조금 이상하게 들릴 수는 있을 겁니다.
이람 연구원: 예언 산출 개체 중에서도 스스로가 예언을 만들어내는 주체라면 판단이 예언의 방향성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통계예언학과가 정의하는 바에 따르면 예언은 미래에 대한 인과적 고정이 된 사건이고, 그 고정은 산출자의 의지와 유관합니다.
마고 벨로즈 연구원: 비록 개체가 더 이상 생명 활동을 하지 않는 상태일지라도 이성이나 잔류 의식 같은 건 남아 있다는 말씀이시네요. 개체가 무작위적으로 산출하는 듯한 예언에도 시기를 암시하는 듯한 연관성이 분명하게 존재하니까요.
이람 연구원: 네, 그래서 말인데… 조금 더 빈도를 높여볼 수는 없을까요?
마고 벨로즈 연구원이 손을 강하게 흔든다.
마고 벨로즈 연구원: 저는 개체 옆에 더 붙어있을 순 없을 것 같습니다. 그대로 기도에 물이 차서 질식사할 뻔했으니 그리 내키진 않네요.
이람 연구원: 사람이 교대로 개체 옆에서 대기하는 건 시간상으로도 딱히 효율적이진 않은 것 같습니다. 방법을 바꿔보죠.
마고 벨로즈 연구원: 동물이라도 사용하실 건가요?
이람 연구원: 네. 적어도 인과 관계를 파악하고 행동을 바꿀 수 있을 만한 지능이 있으면 좋을 거 같네요.
마고 벨로즈 연구원: 초소 근처 시장에서 소동물이라도 몇 마리 사 오겠습니다. 닭 정도면 괜찮을 선택지인 거 같네요.
마고 벨로즈 연구원이 초소를 나간 뒤, 닭 4마리를 격리실 내부로 끌고 들어온다. 이람 연구원이 SCP-885-KO의 근처에 닭 4마리를 동일한 거리에 묶어 놓는다.
마고 벨로즈 연구원: 사 왔습니다. 이걸로 된 걸까요?
이람 연구원: 먹이를 급여하면서 기다려 보죠. 현재로써는 가장 빈도가 높은 것이 현상이니. 단순 확인을 위해서는 이 정도로도 충분할 겁니다.
이람 연구원이 관찰 카메라를 설치한다. 마고 벨로즈 연구원과 이람 연구원이 격리실 내부를 떠난다.
나는 사람의 말을 알지 못했다. 나는 들판을 뛰어다니는 것들과 달랐다. 숨에서는 독이 흘러나와 잔디를 마르게 했고, 기다란 꼬리는 그 강의 어느 것과도 닮지 않았었다. 견갑과도 같은 껍질과 무쇠와 같은 비늘이 나의 연약한 살점을 흐르는 물살로부터 감싸 안아 지켜주었다.
사람이 키우던 작은 두 발 동물을 삼켰을 때가 떠오른다. 짖는 소리를 내던 것은 성질이 사납고 털이 뻣뻣하여 내키지 않았다. 거칠게 숨을 내쉬며 네 다리로 사람이 타고 다니는 나무로 된 우리를 끌고 다니는 짐승은 한 입에 다 들어가지 않았다. 딱히 허기도 목마름도 느껴본 적이 없었지만 그것만큼은 삼켜보고 싶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하루 뒤, 마고 벨로즈 연구원이 SCP-885-KO의 옆에 놓여 있는 닭의 사체를 발견한다. 1마리는 배가 파내어져 내장이 소실된 상태이며, 2마리는 목 아래로 왼쪽 날개를 제외하면 도려내어져 있다. 나머지 1마리는 머리가 잘려나가 있다.
마고 벨로즈 연구원: …아무래도 저희가 개체를 직접 확인하지 않은 건 결과적으로 합당한 판단이 되었군요.
이람 연구원: 예상보다는 일찍 끝났지만. 그래도 자료는 충분히 수집했으니 정리에 문제는 없겠네요.
마고 밸로즈 연구원: 타일 등 인공물 출현이 12건, 자연물 7건, 기타 3건입니다.
이람 연구원: 시간 간격은 거의 일정하네요. 관찰할 수 있는 대상이 많아진다면 더 빈번해질 거라 예상했는데.
마고 벨로즈 연구원: 사고할 수 있는 것과 인식할 수 있는 건 별개의 문제겠지만, 주변에 대한 예언을 할 수 있으니 그렇다고 가정해 봅시다.
마고 벨로즈 연구원: 개체가 거리에 반비례하여 예언을 산출하는 것은 단순 확률적 변칙 현상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인지할 수 있는 거리와 유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람 연구원: 이번에는 저희가 직접 내용을 확인하는 건 불가능했지만, 적어도 며칠 전의 실험에서는 매우 구체적인 내용이였죠.
이람 연구원: 예를 들자면 이렇게 말입니다.
편평하게 빚어진 흙을 기억해 보려 했지만, 기억하던 것과 다르다. 차가운 바닥에는 물줄기 하나 흐르지 않는다.
마고 벨로즈 연구원: 피의 경전 같은 개체보다는 확실히 직관적이네요.
이람 연구원: 모든 개체가 반드시 모호하지 않은 예언을 내놓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몇 가지 사항에서는 모호하거나 확정되지 않는 정보를 내놓곤 합니다.
이람 연구원: 일반적인 경우 수식어, 대상, 시간, 장소 등에서 모호한 예언을 충족시키는 형태로 사건을 만들어서 처리하거나 우회하곤 하지만…
마고 벨로즈 연구원: SCP-885-KO는 아에 스스로 상황을 만들어내죠. 개체 자신이 인식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적 범위의 한계로 결과적으로 모호한 예언에 가까워지는 듯합니다. 그래서 상황이 온전하게 재현되는 수준까지는 못 가는 것이고요.
이람 연구원: 개체가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알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방법은 없네요.
마고 벨로즈 연구원이 잠시 말을 멈추고 이람 연구원을 바라본다.
마고 벨로즈 연구원: 처음 연구원님이 옆에 계실 때 들은 환청이 단서가 되지 않을까요?
이람 연구원: 저도 저 닭들처럼 되면 어쩌려고 그러십니까.
마고 벨로즈 연구원: 음…
이람 연구원: 농담입니다. 가설을 검증할 방법이 그것뿐이면 일단 해봐야죠.
여섯 개의 발을 가진 짐승은 나 외에는 없었다. 닭을 먹어치우고 나서 느껴지는 것은 허기와는 다른 빈 감각이였다. 채워지지 않을 구멍에 작은 불빛 또는 온기를 던져넣고 금방 따뜻해지리라 비는 자기 기만이였다. 괴물로써 만들어진 것은 결코 다른 생으로 만족할 수도 없고, 다른 생명처럼 살아갈 수 없었다. 빼앗거나 빼앗긴다는 감각은 괴물이 아닌 생물에게 허용되는 것이다.
닭이 사라지자 사람은 나를 괴물로써 규정하였다. 나의 모습은 비슷한 것이 없던 형태에서 여러 동물이 뒤섞인, 그들의 입장에서 끔찍하기 그지 없을 것으로 변해 갔다. 투명한 털이 덮혀 있던 머리는 사자의 갈기로, 비늘이 뒤덮힌 긴 꼬리는 뱀의 꼬리로, 튼튼한 발톱은 곰의 것이 되었고. 등에는 거북과 같은 짐을 지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묶어서 사람은 타라스크를 만들었다. 땅의 이름을 따서 붙여놓은 이름일 뿐이였지만, 그 이름은 이전까지 울음소리도 마땅한 모습도 없던 것을 괴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사람은 괴물의 목을 베었다. 그들은 닭이 사라진 원인이 필요했다. 그들은 배가 부서진 이유가 필요했다. 그들은 신앙의 대적점에 설 것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 이전에, 나는 언제부터 나였는가?
이람 연구원이 SCP-885-KO의 옆에서 깨어난다. 유리를 통해 보이는 격리실 바깥은 어스름이 내려앉아 있다.
이람 연구원: 으으… 머리야…
이람 연구원이 일어서서 주변을 둘러본다. SCP-885-KO의 격리실 내부는 설치되어 있던 구조물들과 완전히 상이한 형태를 하고 있다. 바닥면은 이끼가 사이사이에 자라난 오래된 타일과 습기를 머금은 진흙으로 채워져 있다. 조명은 횃대에 매달린 불꽃으로 바뀌었다. 검정색 물결이 찰랑이며 격리실 내벽을 타고 흐른다.
이람 연구원: 얼마나 시간이 흐른 거지?
격리실 내부의 구조물들은 서로 맞물리거나 뒤엉킨 상태로 배치되어 있다. 타일은 색상이나 형태가 다른 상태로 무질서하게 놓여 있고, 천막이나 가판대 같은 시설로 보이는 것들이 격리실 입구의 양 옆으로 늘어져 있다. 일부 사물은 색깔이 흐리거나 형태가 비교적 부정확하게 구현되어 있다.
격리실 바깥으로 나선 이람 연구원이 시계를 찾는다. 시계는 오전 2시를 가리키고 있다. 이람 연구원이 발을 움직일 때마다 질퍽이는 소리가 들려 온다. 밑창을 확인한 이람 연구원은 천을 가져와 진흙을 닦아내고, 노트를 가져와서 상황을 기록한다.
늦은 시간이니(확인한 시각은 9월 ██일입니다.)4 간략하게만 적겠습니다. SCP-885-KO의 변칙성은 단순히 과거에 있었던 일의 재현 같은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개체가 예지를 통해 나타나게 하는 현상이나 사물은 근처에 머무른 시간이 길어질수록 명확한 형태로 나타나는 듯합니다. 그러나 모든 사물이 그렇진 않습니다. 예지 전반이 개체의 기억에 의존한다고 가정한다면, 개체가 예언을 내릴 때 가장 먼저 기억나는 것이 우선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나머지 사물은 비교적 형태가 불명확하거나 뒤섞인 덩어리처럼 나타났습니다.
개체의 기억에 의존한다고 가정한 이유는 SCP-885-KO의 옆에서 예언을 받을 때 무언가를 보고 들은 기억은 있어서입니다. 기억나는 대로 묘사해 보겠습니다.
(투박하게 칠해진 그림이다. 형태가 없는 부정형의 검정색 덩어리 같은 것이 강 위에 떠다니는 모습을 하고 있다. 덩어리가 땅까지 떠내려와 닿자 발이 뻗어나온다. 인파 몇 명이 소동물을 집어삼키던 덩어리를 발견하고 창을 찌르고 돌을 던지는 모습이 아래에 그려져 있다. 창을 맞고 피를 흘리던 덩어리에서부터 등껍질이 자라난다.)
등껍질이 자라난 상태로 그것은 강으로 흘러 내려간다. 타라스콘 강이다.
인간의 눈에 들기 전에, 혹은 그 자신의 눈에 들기 전에 그것은 본래 하나의 작고 검은 더미에 지나지 않았다. 아무 것도 칠해지지 않은 검정은 신에게 맞닿았고, 이름을 얻었고. 신실함을 위한 존재의 증명이 되었다. 타라스크라는 옛 이야기의 실체는 그러하다.
나는 스스로의 주변을 굽어살핀다. 처음으로 본 장면은 목이 없는 상태로 나뒹구는 머리와, 그 머리를 발치에 둔 이형의 존재와의 조우이다. 그 다음의 장면은 매번 다르다.
어떤 때에 그것은 내가 어째서 괴물로써 불리는지를 묻는다. 나는 그때 이렇게 대답하였다. 인간도, 다른 어떠한 것에도 속하지 않으며 동시에 그것과는 온전히 괴리되기에 그렇다. 그것은 그 대답에 공허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미소보다는 어설프게 모방된 동작에 가까웠다.
마지막으로 보는 장면은 강으로 긴 꼬리와 등껍질을 가진 여섯 발의 생물이 기어 들어가는 것이다. 그것이 항상 마지막이다. 그리고 나는 직감적으로 내가 그 장면을 기억하기에 존재하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처음으로 기억하던 장면 속에서 희끄무리한 회백색 날개를 단 것은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 그것은 나를 통해서 알고자 하는 답이 있다며, 나에게 질문에 대한 대답을 요구했다. 인간이 아닌 것은 인간으로 간주될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다른 시야를 가진 것은 인간과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는가.
마지막으로, 그렇지 않다면 자신은 누가 정의하는 것인가를 물었다.
마고 벨로즈 연구원이 서류를 옆에 두고 잠든 이람 연구원을 흔들어 깨운다. 이람 연구원은 일어나서 잠들기 전에 메모하고 묘사한 SCP-885-KO의 예언들을 보여준다.
마고 벨로즈 연구원: 그러니까… 개체가 내놓은 예언대로라면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개체의 주변뿐이라는 거네요.
이람 연구원: 뭐, 적어도 개체 스스로가 생각하기로는 그런 거겠죠.
마고 벨로즈 연구원: 어쩌면 개체는 타라스크라는 이름이 붙어 있기에 이런 모습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
이람 연구원: 무슨 말씀이시죠?
마고 벨로즈 연구원: 연구원님도 경험하셨듯. SCP-885-KO는 스스로의 예언을 통해 현실을 소급적으로 고정합니다. 저희는 그 방향성이 과거 시점에서 본 것을 토대로 미래에 그 형태를 재현하는 것 뿐이라고 가정했죠.
마고 벨로즈 연구원: 하지만 개체가 고정하고 예지하는 건 미래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만약 개체가 스스로의 주변을 계속해서 예지 내지 예언의 형태로 볼 수 있다면, 그리고 그 모든 예지가 인과를 고정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면…
이람 연구원: 개체에게 과거나 미래라는 건 큰 의미는 없단 거겠네요. 사건의 연속성, 그러니까 처음과 나중만이 존재할 뿐 시점과는 애초부터 무관했다는 걸까요?
마고 벨로즈 연구원: 적어도 현재까지의 상황과 연구원님이 기록했던 자료를 통해 유추한 바로는, 그렇다고 봐야겠죠.
나는 연속된 기억 속에서 자기 자신만을 정의할 수 있었다. 그것들이 내가 무엇이였는지를 정해 주었다. 나는 정말로 살아 있다가 죽은 것인지. 아니면 죽음보다 못한 것에서 참수된 머리의 형태를 취한 것인지 알지 못한다.
인식하는 것이 세상의 전부는 아니지만, 적어도 나라는 존재는 그 안에서만 존재한다. 생각하지 않으면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불연속적인 장면들에 불과했다. 그렇기에 나는 이 예지를 놓을 수도 없으며 놓아서도 안 된다.
다시, 강물이 보인다. 여러 가지를 삼키며 결코 동일해질 수 없다는 감각을 받는 것을 떠올린다. 그리고 이 주변에는 한결 부드러워진 회색빛 땅에 몸을 뉘일 수 있으니, 생각을 마치고 반복하는 것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나는 과거만을 바라볼 수 있지만 그 과거는 어디서부터의 과거인지 알지 못한다. 나는 미래를 알지 못해서 내다보지만 그것들 역시 정해진 액자 속 그림들처럼 보고자 하면 뚜렷하게 내다볼 수 있다. 그리고 과거는 보지 않는다면 존재하지 않을 것이니, 미래를 바라보듯이 하여 계속 고정해놓아야 하는 것이다.
나는 존재하기에,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생각을 멈추는 것은 나에게 저주가 될 것이다. 그저 생각하기에 존재할 수 있는 다른 모든 것들을 나는 부러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 없이 비어 있을 뿐이다. 내가 바라볼 수 있는 것들은 생각하지 않아서 지워져 가는 것을 알 수 있을까?
그러니 다시 되새겨야 한다. 의미가 없을지라도 나를 온전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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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번호: SCP-885-KO
등급: 안전 무효
특수 격리 절차: SCP-885-KO는 20██년 9월 26일 이후로 변칙성을 상실하였다. 개체가 이전에 산출하였던 예언은 제05K기지 통계예언학과와 DIHN 측 데이터베이스에 기록된다.
설명: SCP-885-KO는 자기 실현적 예언을 통해 존재하던 변칙 개체이다. 개체는 지속적으로 산출한 예언을 통해 인과를 고정하는 방식으로 과거 시점에 개체가 존재하는 상황을 지속시키고 있었다.
SCP-885-KO는 예언된 사건을 불연속적인 장면으로 인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기록을 통해 확인 가능한 개체의 기억은 비선형적이며, 고정된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지 않았다. SCP-885-KO는 확정된 사건을 예언하는 것으로 개체 자신을 해당 시점에 존재하게 만든 것으로 확인되었다.
일반적으로, 예언 산출 개체는 자기 자신이 존재하는 시간이나 장소를 바탕으로 예언을 만들어내고, 그 에언은 확정된 미래의 인과로써 고정되는 방식입니다.
SCP-885-KO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던 걸지도 모릅니다. 개체 스스로가 존재하길 원했기에 예지를 통해 기억 속 장면들을 재현해가며 인과 내에 스스로를 고정해 넣은 것입니다.
무한한 시간 동안 무한히 예언을 산출할 수 있는 개체가 있었다면 결과적으로 개체가 사건을 연속된 형태로 인과에 고정시킬 수 있는 확률은 1에 수렴할 겁니다. SCP-885-KO의 사례는 예언 산출 개체가 사건이 아닌 인과의 흐름 자체를 만들어냈다고 추정할 수 있기에 특이한 경우입니다.
개체의 원본이 되는 진짜 타라스크가 어딘가에 묻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개체를 본 과거의 사람들이나 개체 스스로가 존재했기에 괴물로써 성립했던 것이라 생각하면 이것이 원래의 타라스크라 생각해도 틀린 건 아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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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예외적으로, 대상의 언어 습득 여부와 무관하게 중세 프랑스어로 전달되는 환청이 존재한다. 이는 전체 발생 빈도 중 0.9%를 차지한다.
2. 현장 내 관계자 전원은 조사 후 기억 소거 절차를 받고 풀려났다.
3. 루가 복음서 및 요한 복음서에서 등장하는 인물.
4. 마지막 기록으로부터 3일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