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7408: 변태(Metamorphosis)
애벌레에게 일어나는 일을 생각하면 토가 다 쏠린다.

THUMBNAIL
SCP-7408 - 변태
SCP-408의 재해석.
F.A.Q.
일련번호: SCP-7408
Level5
격리 등급:
메메트
2차 등급:
레이딕스
혼란 등급:
플람
위험 등급:
주목
공문 링크

최초 격리 직후의 SCP-7408-A 개체.
보존된 격리 절차: SCP-7408은 표준 C등급 재단 새장에 격리한다. 하루에 적어도 4시간 이상 직사광선에 노출하도록 한다. 날이 흐릴 경우 태양등을 제공한다.
특수 격리 절차: 어떠한 상황에서도 SCP-7408-A가 SCP-7408-B와 물리적으로 분리되어서는 안 된다. SCP-7408-A 관리는 일체 SCP-7408-B가 맡고 있다..메메트(Memet): 격리를 스스로 도맡는 객체.
SCP-7408-B는 공공장소에서는 SCP-7408-A의 모습이 드러나지 않도록 한다는 조건 아래 재단과의 고용 관계 및 3등급 보안 인가를 유지할 수 있다..레이딕스(Radix): 재단 고용 체계에 편입된 객체. 본 문서 이외에서는 SCP-7408-B를 이름(콘드라키 박사)으로만 지칭해야 하며, 표준 물칭 대명사(대상(it/its))로 칭해서는 안 된다.
설명: SCP-7408-A는 거대한 Lepidoptera graphium agamemnon.아가멤논청띠제비나비. 떼로, 2003년 10월 20일에 한 연구팀이 남극의 얼음 동굴에서 발견했다. 남극 내륙의 연평균 기온이 -57°C임에도 대상은 추위에 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SCP-7408-A의 주요 변칙성은 빛을 조작하는 능력이다. 처음에는 비변칙적 카멜레온처럼 복잡한 의태 방어 기제를 지닌 것으로 여겨졌으나, 이후 SCP-7408-A가 매우 미세한 각도로 빛을 굴절시켜 근변에 착시를 일으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SCP-7408-A는 먹거나 마실 필요가 없으며 살아가는 데에는 빛 노출만이 필수적이다. 어떤 빛이든 생존 요건을 충족하나 자연 태양광에서 얻는 영양분이 가장 많다.
SCP-7408-A는 SCP-7408-B의 의식적·무의식적 신호만을 따라 움직이는데, 사지를 제어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한다. SCP-7408-B가 최소 65%의 SCP-7408-A에게서 20m보다 멀리 떨어질 경우, 뇌사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몹시 높은 것으로 보인다.
SCP-7408-B는 ████████ 콘드라키 박사이다.
요주의 인물 파일 #267-515

PoI-267-515
성명: ████████ 콘드라키 박사.부록 7408-3을 참조하라.
관련 요주의 단체: GoI-267 ("Are We Cool Yet?")
생애: 1970년 1월 22일, 매사추세츠주 리에서 에드먼드 콘드라키와 루치아 콘드라키 사이에서 태어났다. 직계 가족과 사이가 나빴으며, 성인이 된 후로는 쌍둥이 누이인 알리차 콘드라키와만 연락하고 지냈다고 전해진다.
어릴 적부터 학업 성적이 우수하여, 1988년에 생명 과학 박사 학위 취득을 목표로 컬럼비아 대학에 입학했다. 1989년에 사진 촬영 동호회에서 만난 PoI-267-113("휴고 만레이")과 잠시간 연애했다. 그 후 GoI-267을 비롯해 더 넓은 변칙 사회와 접하게 되었고, 빠르게 뒷문소호 변칙예술계에 얽혀 들었다. 그 직후 대학을 자퇴했다.
비밀리에 여러 변칙개체를 대상으로 실험하는 동시에 연구 결과를 활용해 변칙 물체를 제작하며 변칙예술 활동을 이어갔다. 1995년에는 변칙적 카메라 및 필름을 위시한 변칙예술 장비를 만드는 실력 덕분에 국제 변칙예술 사회에서 명성을 어느 정도 얻었다..본인의 작품은 대부분 비변칙적이며 풍경이나 야생 생물 사진이 주를 이룬다. 여러 정상성 기관이 구류를 목적으로 추적했으나 잡지는 못했다.
아들 드레이븐 콘드라키 출생 몇 달 후인 2001년 4월 17일, 제삼자를 통해 재단에 거래를 청했다. 수중에 있는 변칙개체, 연구 기록, GoI-267의 중요 인물들과 관련된 자세한 정보를 대가로 사면, GoI-267의 보복에 대한 보호, 상근 재단 연구직을 요구하였다. 제안은 O5 평의회의 승인 없이 변칙 물체를 만들지 않는다는 조건 아래 성사되었다.
이전에 했던 연구의 공로를 인정받아 초상물리학.초상물리학(Paraphysics): 변칙 물질을 연구하는 학문. '형이초학('Pataphysics)과 혼동하지 말 것. 명예 재단 박사 학위를 받았다.
부록 7408-1 : 회수 자료
이하는 콘드라키 박사의 노트북에서 회수한 문서들이다.
음성 기록 001
오늘에서야 사가이 박사가 첫 단독 임무를 줬다. 더럽게도 오래 걸렸네. 그 늙다리 화석 놈이 대체 언제까지 서류 작업에 커피 심부름 따위나 시키면서 인재를 놀릴지 궁금해지던 참이었는데.
격리된 다른 나비 변칙개체들 문서부터 쭉 읽어 봐야겠다. 그렇게 많지는 않겠지?
위치: 격리실 7408호
[콘드라키 박사가 격리실에 들어온다. 영상 속에서 눈이 편집되어 있다..부록 7408-3을 참조하라. 새장 주위에 커다란 나비 먹이통이 여럿 설치되어 있다..당시에는 SCP-7408-A가 비변칙적 나비와 식성이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지지 않았었다. 강화 채광창으로 햇빛이 들이비친다. SCP-7408-A 개체들이 나날고 있다.]
[콘드라키 박사가 입가에 디지털 녹음기를 가져다 댄 채 근처 먹이통 위에 앉아 있는 몇몇 개체들 쪽으로 향한다.]
콘드라키 박사: 어디 보자… 객체 간 크기 차이는 거의 없다. 색과 무늬도 고만고만하다. 호랑나빗과로 보이고… 속이나 종은 불확실하다. 의태는 아직 하지 않았다.
[콘드라키 박사가 SCP-7408-A 개체들의 생김새나 행동을 음성으로 기록하며 관찰을 계속한다. SCP-7408-A가 서서히 주위로 몰려든다.]
콘드라키 박사: [혼잣말.] 너는 뭐니, SCP-7408?
[갑자기 콘드라키 박사가 질겁하여 뒷걸음치며 소리 지른다. 어느새 격리실 내부의 모든 SCP-7408-A 개체가 한데 모여 지름 약 2.4m 덩어리를 이루었다. SCP-7408-A가 선녹색 나비 떼를 배경으로 하여 흰 문자 환영을 만들어낸다.]
SCP-7408-A: "너는 뭐다?"
콘드라키 박사: 씨발. 이게 말을 한단 소린 없었잖아.
[말을 반복하듯 SCP-7408-A의 메시지가 몇 차례 사라졌다가 나타난다.]
콘드라키 박사: 어— [혼잣말.] 썅, 나 변칙개체랑 얘기해도 되나?
SCP-7408-A: "너는 뭐다?"
콘드라키 박사: [혼잣말.] 아, 몰라. [또렷한 목소리로.] 난 콘드라키 박사고, SCP 재단 연구원이다. 너는 뭐지?
SCP-7408-A: "이것은 어째 존재하는지 모른다"
콘드라키 박사: "이것"이라니?
SCP-7408-A: "이것은 이것이다"
콘드라키 박사: 네가 "이것"이란 뜻이야?
SCP-7408-A: "맞다 이것은 이것이다"
콘드라키 박사: …그래. "이것"한테 이름이 있나?
SCP-7408-A: "이것은 SCP-7408이라 불린다"
콘드라키 박사: 방금 들은 그대로 말하는 것 같은데. 너만의 이름은 없나?
SCP-7408-A: "맞다 이것만의 이름이 있다"
SCP-7408-A: "이것이 이것이라고 했다"
음성 기록 003
첫 번째 문답에선 영 수확이 없었다. 7408도 자기 자신을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자기가 무엇인지도, 어디서 온 것인지도, 비슷한 변칙개체들이 더 있는지도 모른다. 알면서 모르는 척하는 걸 수도 있지만. 그래도 대답은 꼬박꼬박 하는데… 한번 물고 늘어져 볼까? 괜찮은 생각이다.
다음번엔 그 의태를 다시 시켜 보려고 한다. 가능하면, 글보단 나은 걸로.
위치: 격리실 7408호
[콘드라키 박사가 들어온다. 이를 알아챈 SCP-7408-A가 속히 그의 앞으로 모여든다.]
SCP-7408-A: "반갑다 박사 콘드라키"
콘드라키 박사: 안녕, SCP-7408. 오늘 기분은 어때?
SCP-7408-A: "이것은 기분 든다"
콘드라키 박사: 기분 든다고…?
SCP-7408-A: "맞다"
콘드라키 박사: …그래. SCP-7408, 네가 어떻게 문자를 만들어 내는지 아나?
SCP-7408-A: "가짜 모양 생기는 방법 안다"
SCP-7408-A: "가짜 모양 생기는 이유 모른다"
콘드라키 박사: 의태 하는 방법은 알지만 구체적인 원리는 잘 모른다고?
SCP-7408-A: "맞다 이것이 그렇게 말했다"
콘드라키 박사: 혹시 글 말고 다른 걸로 의태 해 볼 수도 있나?
SCP-7408-A: "방법 안다"
콘드라키 박사: 혹시… 흠. 혹시 내 모습으로 변해 볼 수 있나?
SCP-7408-A: "기꺼이"
[SCP-7408-A가 환영("기꺼이"라는 단어)을 꼬고 늘려 새로운 모양으로 바꾼다. 각 개체가 순식간에 새로운 환영으로 변하거나 의태로 모습을 숨긴다. 5초 만에 SCP-7408-A가 콘드라키 박사와 꼭 닮은 복제로 변한다. 콘드라키 박사가 짓고 있는 경탄과 공포 섞인 표정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
[정적.]
콘드라키 박사: 좀 기분 나쁘네. 원래대로 돌아가.
["콘드라키 박사"의 가슴에서 흰 문자가 불룩이 튀어나온다.]
SCP-7408-A: "기꺼이"
음성 기록 004
SCP-7408의 의태 실력은… 무서울 정도다. 동물, 인간, 사물, 무엇으로든 변할 수 있다. 그 실용성만 해도!
그렇지만 아직 이런 생각하긴 이르다. 지금은 메커니즘부터 파악해야지.
아까 오늘 자 영상 기록을 복사해 놨다. 퇴근하기 전에 하나부터 열까지 메모해 두어야지. 싹 다 완벽하게 정리하고 나면 그 기억을 마셔서 없애 버릴 거니까.
음성 기록 016
알고 보니 SCP-7408의 먹이는 빛이었다. 앞으론 격리 비용이 적게 들겠군.
그 의태와도 관련이 있을까? 아니, 사실 의태가 아니라 빛을 이용하는 거였다면? 연구가 시급하다.
음성 기록 031
단어 배열이 개판인지라 딱 잘라 말하기는 힘들지만, SCP-7408이 일부러 내 성질을 긁는 것 같다. 뭐, 가끔은 내가 녀석을 빡치게 만들기도 하지만.
왠지 젊었을 적의 내가 생각나는데. 아, 그리워라.
음성 기록 054
내가 미친 건지 몰라도 장담하건대 오늘 격리실에 가 보니 SCP-7408 개체 수가 불어나 있었다. 생긴 게 거기서 거기니 일일이 새기는 힘들지만, 어제는 분명 300마리 정도였는데 오늘은 350마리 정도로 늘어났단 말이다.
설마 SCP-7408 개체들이 번식할 수 있는 걸까? 애벌레나 번데기 같은 건 한 번도 못 봤는데… 영상 기록을 샅샅이 살펴보고 있지만 아직은 실마리도 못 찾았다. 아메바처럼 분열하는 것도, 떠다니는 빛 알갱이에서 자라나는 것도, 뿅 하고 생겨나는 것도 아닌데…
사실상 아무것도 안 하지. 내가 격리실에 없을 때 찍히는 영상엔 정처 없이 날아다니는 나비들만 보이니까.
정말 번식하는 거라면 숨기는 재주가 대단한 셈이다. 관찰이 요인인가?
음성 기록 067
오늘은 7408한테 드레이븐 얘기를 해 줬다. 아마 규약 위반이겠지만 알 게 뭐야.
드레이븐은 7408을 되게 좋아할 것 같다. 그야 나비 싫어하는 애는 없잖아? 나도 어릴 땐 나비에 미쳐 살았었다. 왜 마음을 접었을까?
위치: 격리실 7408호
[콘드라키 박사가 들어온다. 확대한 사진 몇 장을 왼팔에 끼고 있다. 목에 디지털카메라를 걸었다.]
SCP-7408-A: "반갑다 박사"
콘드라키 박사: [한숨.] 안녕, 7408. 전에 얘기했던 거 기억나? 내가 보여주는 사진을 모방해 보기로 했잖아?
SCP-7408-A: "맞다 이것 기억한다"
콘드라키 박사: [무표정.] 좋았어. 기막히네.
[SCP-7408-A가 사진 두 장 속 동물(호랑이와 해마)을 훌륭히 모방한다. 콘드라키 박사가 이를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한다.]
콘드라키 박사: [혼잣말.] 그럼, 다음은…
SCP-7408-A: "질문"
콘드라키 박사: …뭐지, 7408?
SCP-7408-A: "너 속상하다 왜?"
SCP-7408-A: "왜 속상한지 설명?"
콘드라키 박사: 무슨— 나 속상한 거 아니야. 일에나 집중하자, 응?
SCP-7408-A: "아니다 너 속상하다"
SCP-7408-A: "콘드라키는 대답할 것이다"
콘드라키 박사: [비웃음.] "콘드라키"는 그러지 않을 거야. 여기선 그래 봤자 씨알도 안 먹혀, SCP-7408.
SCP-7408-A: "박사는 이것의 사진 필요하다"
SCP-7408-A: "이것 가짜 모양 안 만든다"
SCP-7408-A: "대답 아니면 안 만든다"
SCP-7408-A: "질문 안 되면 사진 안 된다"
[콘드라키 박사가 두 손으로 얼굴을 문지른다.]
콘드라키 박사: [혼잣말.] 내가 이놈이랑 협상을 하고 있다니—
콘드라키 박사: 알겠어. 알겠다고! 속상한 건 아니고, 짜증 정돈… 난 것 같다. 화났다고. 지금은 더 화났어.
SCP-7408-A: "박사 콘드라키 화나다 빡치다?"
SCP-7408-A: "어째 콘드라키 빡빡이?"
콘드라키 박사: 첫 번째로, 다시는 단어를 그따위로 바꿔 말하지 마. 두 번째로… 문제가 좀 있어서 그래. 가족들 사이에서. 가족 문제로.
SCP-7408-A: "이것 이해하다"
SCP-7408-A: "에드먼드 때문에 콘드라키 빡빡이"
콘드라키 박사: 알겠다, 지금 일부러 이러는 거지— 잠깐. 너 씨발 우리 아버지 이름을 어떻게 아냐?
SCP-7408-A: "이것은 이것이 어떻게 아는지 모른다"
[정적. 콘드라키 박사는 기분이 언짢은 한편 호기심이 동한 듯 보인다.]
콘드라키 박사: 분위기를 좀 바꿔 볼까, SCP-7408. 이번엔 내가 질문을 몇 가지 해 볼 테니 너는 최대한 솔직하게 답해 주는 거야, 알겠어?
SCP-7408-A: "이것 동의한다"
[콘드라키 박사가 SCP-7408-A에게 박사 본인과 연구 분야에 관한 질문을 여러 개 던진다. SCP-7408-A는 주제를 불문하고(콘드라키 박사의 가까운 친척들의 이름 혹은 딸기 분류법 등) 모든 질문에 간단명료하고도 올바르게 답변한다. 대상은 이러한 정보를 어떻게 알고 있는지 설명하지 못한다.]
부록 7408-2: 인지 반사 실험
상이한 삶을 살아온 다양한 피험자들을 격리실 7408호에 투입한 뒤, SCP-7408-A에게 본인만 알 법한 정보에 대해 질문하라고 지시하였다. 대상은 거의 모든 실험에서 올바른 답변을 내놓았다.
실험 번호: 03
피험자: D-8499
주요 사건: 실험이 시작되자 피험자가 상당히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SCP-7408-A가 격리실 천장 한구석에 뭉치며 피험자에게서 숨으려 한 탓에 실험이 20분 가까이 지연되었다. 피험자는 콘드라키 박사의 지시에 따라 SCP-7408-A를 타일러 조금씩 내려오게 하였다.
실험 번호: 19
피험자: D-3976
주요 사건: 피험자와 SCP-7408-A가 차원 조화 함수를 주제로 난해한 대화를 나누었다..D-3976은 과거 프로메테우스 연구소의 연구원이었다. 실험 종료 후 피험자는 SCP-7408-A의 소통 역량에 대해 "미흡하지만 열정이 있는 건 확실하다"라고 평했다.
실험 번호: 20
피험자: D-0500
주요 사건: 피험자에게 직전 실험에서 SCP-7408-A가 받은 질문 목록 사본을 제공하였다. SCP-7408-A는 차원 조화 함수에 대해 아는 티를 내거나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실험 번호: 34
피험자: D-0410
주요 사건: 피험자는 분노 조절, 감정 분출, 타인의 안녕에 대한 관심 부족 문제가 있었다.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SCP-7408-A가 피험자에게 여러 번 생생하고 구체적인 살해 위협을 가했으나, 단 한 번도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실험 번호: 48
피험자: D-9707 & D-4244
주요 사건: 피험자들에게 사전에 질문을 준비하고 동시에 물으라고 지시했다. SCP-7408-A는 그때마다 두 질문에 동시에 답하려고 하였으며 곧잘 답변을 섞었다.
실험 번호: 49
피험자: D-8099 & D-1585
주요 사건: 피험자들에게 말이 겹치지 않도록 주의하고 SCP-7408-A에게 답할 시간을 주라고 지시했다. SCP-7408-A의 답변은 대체로 옳았지만 피험자 한 명에게 응답하는 경우보다는 정확도가 낮았다.
실험 번호: 55
피험자: D-3266
주요 사건: 실험 직전에 피험자에게 시간차 진정제를 주사했다. SCP-7408-A는 실험 초반에는 평소와 같이 응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조리 없는 답변만 하였다.
실험 번호: 72
피험자: D-6022
주요 사건: 피험자를 옆방에 투입하고 격리실 7408호 스피커와 연결된 마이크를 제공했다. SCP-7408-A는 비대면 발화에 답변하거나 반응하지 않았다. 피험자를 격리실에 투입하자 예상대로 SCP-7408-A가 질문에 답하기 시작했다.
실험 번호: 74
피험자: D-2183 & D-1260
주요 사건: 피험자 A(D-2183)에게는 비대면으로 질문하라고 지시하고, 피험자 B(D-1260)에게는 격리실에 들어가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SCP-7408-A는 비대면 발화에 반응을 보였고 답변 또한 할 수 있었으나 옳은 답은 아니었다.
음성 기록 108
알아냈다.
말도 하고 복잡한 사고도 가능하지만, SCP-7408은 "지성체"가 아니다.
녀석은 홀로 있을 땐 인간 수준의 지성을 뽐내지 못한다. 한 번에 두 명 이상과 마주하면 혼란에 빠지기 일쑤다. 나와 대화할 때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거나 툭하면 반항하고는 했는데, 인정하기는 싫지만 솔직히 나도 그런 면이 있다.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을 할 때도 이런 식으로 성격이 변하는 걸 확인했다.
SCP-7408은 집단 지능이 아니라, 거울이다. 마음을 반사하는 거울. 주변에 아무도 없으면… 백지나 다름없다. 나비 수백 마리로 연결망을 이룬 텅 빈 뇌가 누군가 자길 채워 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뿐.
빛줄기로 그러듯이, SCP-7408은 자기를 통과하는 생각을 구부리고 굴절시킨다. 그것은 단순화와 추상화를 거친 반사다. 이해 없는 정보, 인격 없는 개성이다. 조각은 모두 갖고 있지만 녀석에겐 그걸 끼워 맞출 도구가 없다.
심리 반사와 환영을 겸비한 SCP-7408은, 더럽게 위험하다는 소리다.
처음으로 맡은 게 나라서 참 다행이군.
부록 7408-3: 사건 7408-01
2004년 8월 4일 오후 2시 15분, 콘드라키 박사가 격리실 7408호에 진입하기 직전 격리실 내부와 주위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가 12.5분 동안 작동을 멈추었다. 카메라 피드가 사전 녹화된 30분 길이 영상을 반복 재생하도록 설정돼 있었기에 기지 보안부가 이를 즉각 알아차리지 못하였다. 다음은 콘드라키 박사의 디지털 녹음기 잔해에서 회수한 기록이다.
음성 기록 204
7408한테 한 가지 걸리는 점이 있다. 처음부터, 그 녀석 덕에 승진하기도 전부터 계속 마음 한구석이 근질근질했다.
이 변칙개체는 사람의 관찰을 중심으로 행동하지. 빛, 환영, 반사. 보는 눈이 없으면 수가 불어난다. 7408을 들여다보며 읽어 내려 들면, 녀석도 곧바로 이쪽을 들여다보며 읽어 낸다.
그건 색채다. 해석이다. 예술이다. 누군가의 작품이다.
그렇지만 또 최근에 만들어진 건 아닌 것 같다. 이건 그냥 감이지만 7408 같은 걸 현대 예술가가 만들지는 않았을 테다. 아주, 아주 오래된 것 같다.
새로 받은 보안 인가를 써서 변칙예술사 기록을 볼 수 있는지 확인해 봐야겠—
[정적.]
뭐지…?
[종이 부스럭거리는 소리. 헉하고 들이켜는 숨소리. 갑작스러운 돌풍.]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려온다. 녹음기 가까운 곳이다. 마치 다른 음성이 담긴 짧은 오디오 클립 여럿을 짜깁기하여 만든 소리 같다.]
???: 안녕, ████████. 움직이면 쏜다.
콘드라키 박사: 오지 마! 씨발 오지 말라고!
???: 가면 어쩌려고? 그까짓 녹음기로 네가 뭘 할 수 있는데? 이제는 장비도 없잖아.
콘드라키 박사: 목숨 걸고 도박을 하시겠다?
???: 있잖아, 난 무척이나 실망했어. 사람들한테 이렇게 말했었거든. "걔가 이따위 속임수에 넘어갈 리 없어요. 달리와 돌 하우스도 구분 못 하는 초짜가 아닌걸요. 얼마 안 가 내막을 밝혀내면 반전 없이 모든 게 우리 예상대로 흘러가겠죠."
???: 그런데 기어코 그걸 읽고 나를 들여보내 줬구나.
???: 너 때문에 내가 얼굴을 못 들어, ████████. 역시, 제자는 스승을 뛰어넘지 못하는 법이네.
[정적.]
콘드라키 박사: 휴고? 휴고 만레이? 당신이야?
만레이: 그때 그대로지? 말이 그렇다는 거지만.
콘드라키 박사: 당신 몸을 어떻게 한 거야?
만레이: 이럴 때는, 내가 널 어떻게 할 건지 물어야지?
콘드라키 박사: 나를 쏘려고? 설마, 그게 최선은 아니잖아.
만레이: 넌 내 "최선" 따위 누릴 자격 없어. "대충대충"도 아깝지.
만레이: 너 같은 건 총이나 맞고 재단의 여느 실패작들처럼 기억 속에서 지워져야 해.
만레이: 자, 그럼, 옛정을 생각해서. 마지막으로 할 말은?
[정적.]
콘드라키 박사: 난—
[총성. 녹음기가 바닥에 떨어진 뒤 미끄러져 나가며 여러 번 강한 충격음이 난다.]
만레이: 흠. 아니, 이게 무슨 일이람?
[만레이가 녹음기 쪽으로 다가오자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 동시에 율동적으로 종이 소리, 쇳소리, 철벅거리는 소리가 뒤엉켜 난다. 이는 현재 만레이의 발소리로 추정되고 있다.]
만레이: 네 이름을 벌써 까먹었네.
[강한 충격음.]
콘드라키 박사는 격리실 7408호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로 발견되었으며 오른 관자놀이에 총상을 입어 주변에 피가 고여 있었다. 격리실 안에 있던 SCP-7408-A 개체가 전부 사라진 상태였는데, 만레이가 절도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콘드라키 박사의 녹음기는 부서졌고 오른손에는 구겨진 종이 한 장이 쥐여 있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일련번호: SCP-0000
등급: 배반
특수 격리 절차: SCP-0000은 뿌린 대로 거두어야 한다.
설명: Are we cool yet, ████████?
사건 직후 몇 시간이 지난 뒤, 콘드라키 박사가 매체 개변성 항밈적 변칙 현상의 희생물이 되기도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때부터 콘드라키 박사의 얼굴이 담긴 모든 시각 매체에서 박사의 눈이 자동 편집되고 있다. 이름인 ████████ 역시 시청각 매체에서 편집된다. 콘드라키 박사의 이름을 변칙 현상 이전에 알고 있었거나, 또렷하게 듣는 자도 기억제 없이는 이름을 인지하지 못한다. 부록 7408-4: 사건 7408-02
콘드라키 박사는 피격 이후 혼수상태에 빠졌으나 재단 의료팀이 지혈하자 상태는 안정되었다. 1차 스캔 검사 결과, 총상에 의한 뇌 손상은 여러 중요 장기가 기능을 정지할 정도로 심각했다. 그럼에도 장기 기능은 모두 정상이었다. 이후 스캔 검사에서 콘드라키 박사의 뇌 속, 총알이 두개골을 뚫고 들어간 지점 부근에 알 수 없는 물질로 이루어진 작은 덩어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 후 해당 물질이 몇 마리의 SCP-7408-A 개체로 이루어져 있음이 밝혀졌다.
위치: 제17기지 의료동, 301호실
[혼수상태의 콘드라키 박사가 병상에 누워 있다. 머리에 붕대가 감겼다. 들리는 소리는 심박 측정기의 규칙적인 신호음뿐이다.]
음성 기록 093
잠이 안 온다. 얼마 전에, 아빠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부터 계속. 최근 상태가 아슬아슬하긴 했지만 하루하루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보다.
딱히 애통하지는 않다. 그 개자식 때문에 나는 지옥 같은 어린 시절을 보내야 했다. 그립지도 않다. 그냥, 그 손아귀에서 벗어나고 나면 좀 더 기쁠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 나는…
[정적.]
취했다. 만취한 느낌이다. 자기밖에 모르는 천하의 개새끼, 당신을 위해서 건배.
[콘드라키 박사의 왼손 아래서 SCP-7408-A 개체 하나가 기어 나와 방 안을 날아다닌다.]
요즈음 자꾸 나비 생각이 든다. 일반적인 의미의 나비 말이다. 7408 말고.
[SCP-7408-A 개체 세 마리가 콘드라키 박사의 이불에서 나와 날아오른다.]
옛날에 아빠랑 등산 갔을 때 번데기를 발견한 적이 있다. 그때 내 나이가… 썅, 뭐였더라, 일고여덟쯤? 그 자리에서 바로 뾰족한 돌을 집어 들고 죽 찢어서 열어 버렸다. 그러자 안에서 뭔가 찐득거리는 게 흘러나왔다. 애벌레가 그렇게 된다. 몸이 녹아서 묽은 국물처럼 되고 나서야 비로소 나비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나는 기겁해서 고 조그만 목을 놓아 엉엉 울었다. 아빠는 뿔이 났고. 사냥을 가르치려고 데려왔더니만 애가 죽은 벌레 따위에 질질 짜고 있었으니.
[SCP-7408-A 개체 여섯 마리가 콘드라키 박사의 병원복에서 기어 나와 공중에서 다른 개체들과 합류한다.]
애벌레에게 일어나는 일을 생각하면 토가 다 쏠린다. 죽는 거나 마찬가지 아닌가? 나중에 다시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온몸이 통째로 녹는데. 뭐, 세포가 모두 살아 있으니 정말로 죽는 건 아니지만. 죽지만 죽지 않는다고나 할까.
[감시 카메라의 시야가 닿지 않는 병실 구석구석에서 SCP-7408-A 개체들이 쏟아져 나온다.]
[SCP-7408-A 개체들이 허공을 빽빽이 메운다.]
난 옛날부터 내세를 믿지 않았다. 때가 되면 내가 그냥… 멈출 거라고 생각했다. 그 편이 평온하니 좋다고.
그런데 지금은… 재단 안에서 내 인가로는 많은 걸 알 수 없지만, 삶 이후에도 무언가 있다는 것 정도는 알게 되었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탈바꿈이다. 육신은 시체가 되지만 혼인지 영인지 하여튼 그건 몸을 벗어나 새롭게 변한다. 탈바꿈. 계승. 죽지만 죽지 않는다.
[SCP-7408-A가 한데 모은 날개로 빛을 끌어모으자 형광등이 어두워진다.]
그게 섬뜩하다. 그게 내가 매일 밤을 뜬눈으로 새우는 이유다. 언젠가 내 차례가 오면…
[선녹색으로 빛나는 무수한 점들만이 휘몰아치며 병실 안을 밝힌다.]
…나는 무엇이 될까?
[콘드라키 박사가 깨어난다.]
/
제왕과 거장
생각 중에 다친 콘드라키 박사
by
Sol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