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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제이 페이더 사망사건

stormbreath

by stormbreath

crewtime 2015/04/23 (목) 01:03:29 #83920137

에이제이 페이더(AJ Fader)(와 그 친구들)이 사망한 사건은 태평양 연안 북서부 지역의 가장 알쏭달쏭한 미스터리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살인자로 추정되는 이의 확고한 증거 사진까지 있는데도 그의 신원은 여전히 불명이다.

사건 당사자들은 당시 갓 대학을 졸업한, 워싱턴 대학교의 2003년 졸업반 6명이었다. 그중 한 명인 매트 멘텔(Matt Mantell)은 AP 학점에 여름 학기를 수강하고, 학기 중 강의도 남들보다 많이 수강하는 등 갖가지 방법을 써 1년 먼저 졸업했다. 맨텔은 졸업한 뒤 캘리포니아주 유레카의 본가로 돌아갔다. 나머지 다섯 명인 에이제이 페이더, 블레이크 소어번(Blake Thorburn), 엘리사 트랜(Elisa Tran), 리브 벤자민(Liv Benjamin), 자크 오그래디(Zach O'Grady)는 모두 이듬해 졸업했다. 졸업 후 이들은 에이제이의 1997 4러너 자동차를 타고 시애틀에서 유레카까지 장거리 여행을 떠나고, 겸사겸사 중간에 오리건 해안가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계획을 세웠다.

매트의 말에 따르면, 본래 계획은 우선 시애틀에서 포틀랜드까지 이동한 다음, 포틀랜드에서 밤을 보내고 해안가를 따라 천천히 달리면서 며칠을 여유롭게 지내는 것이다. 이들은 특별히 서두르고 있지 않았다. 만약 최대한 빨리 도착했더라면 매트가 아직 일 때문에 아주 바쁠 때에 도착할 것이 뻔했다. 계획대로라면 해안가 삼나무 숲에서 야영을 했을 테고, 마지막 학년의 바쁜 일상을 탈출한 기념으로 여유를 즐길 수 있었을 것이다. 안전한 계획이 될 예정이었지만, 에이제이는 만일을 대비해 총을 준비했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 여행의 처음 얼마간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일행은 문제 없이 포틀랜드에 도착했고, 그곳에 사는 에이제이의 친구 집에서 묵었다. 도착한 날 밤에는 술집 몇 군데를 방문했으며, 다음 날 낮에 떠나기 전에는 공원 몇 곳을 들르기도 했다. 그 동안 이들 일행은 매트와 긴밀한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자신들의 전체 여행 과정을 알려 주었다.

crewtime 2015/04/23 (목) 01:10:11 #83920828

문제가 생긴 것은 포틀랜드를 떠난 이후다. 이들은 틸라무크에서 저녁을 먹은 뒤 낙스 해변 캠핑장을 향해 떠난다. 틸라무크에서는 1시간 정도 떨어진 조그맣고 이용객도 적은 캠핑장으로, 바다와 가깝다. 일부러 외딴 곳의 캠핑장을 선택했는데, 아무한테도 방해 받지 않길 원했기 때문이다. 낙스 해변 캠핑장은 사람의 발길이 뜸한 곳이고 방문객이 오는 일도 드물다. 캠핑을 하러 가면 자신들이 유일한 방문객인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들이 유일한 손님이 아니다. 오후 8시 13분 매트에게 걸려온 전화에서, 엘리사는 캠핑장에 자기들 외에 다른 야영객이 있다고 언급한다. 낙스 해변은 크기가 커 두 일행이 충분히 멀찍이 떨어진 채 있기 충분하고, 그 때문인지 전화에서 엘리사는 나무들 사이로 다른 숙박객들이 불을 피우고 있는 게 보인다고만 언급한다. 그녀는 그 손님들에 대해서 길게 말하지 않고, 대신 그날 있었던 일과 낙스 해변의 특색에 대해 얘기한다.

엘리사가 전화를 마친 오후 8시 19분부터, 에이제이가 매트에게 음성 메시지를 남긴 오후 11시 47분까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 (매트는 이때 잠들어 있었다.) 후자의 기록 전반에서는 엘리사, 리브, 자크가 조용히 대화를 나누는 소리가 뒤편에서 들려온다.

에이제이: 매트, 지금 우리 여행 돌아가는 상황 좀 알려주려 했어. 우리가 약간, 음, 사건이라고 해야 되나, 싸웠거든. 낙스 해변에서 캠핑하던 다른 사람들 중 한 명하고. 정확히는 다른 캠핑객이래봤자 그 사람 한 명뿐이긴 했지만. 그 뒤에 그냥 바로 뛰쳐나왔으면 제일 좋았을 것 같은데. 신체적으로 말고, 그러니까… 어쩌면 맞을지도.

엘리사: (뒤편에서) 왜 그 사람이 그런 말을 했던 거지? 어떻게 그 사람이 그걸 알고 있는 건데?

자크: (뒤편에서) 그 남자가 말한 건 별로 걱정 안돼. 그가 대체 뭐였는지가 더 신경 쓰이지. 나는 (판독 불가능) 라고는 생각 안 하거든.

에이제이: 오늘 밤에 어떡할지는 잘 모르겠어. 블레이크가 운전 중이야. 아참, 블레이크, 우리 어디로 가고 있댔지?

리브: (뒤편에서) 그 사람 눈 봤어? 제대로, 똑바로 봤어?

블레이크: 그 또라이 한테서 멀어질 수 있으면 어디든지. 네가 어떻게 생각할진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 사람이 무서워. 일반적인 공포가 아니야, 그것조차도 충분히 나쁜데, 그런데… 너도 그 남자 봤잖아. 무슨 말인지 알겠지.

엘리사: (뒤편에서) 아니, 뭘 보기에는 너무 어두웠잖아. 그림자밖에 못 봤어.

AJ: 아무튼, 그래. 어디로 갈지도 확실히 모르겠어. 나중에 있는 곳 다시 알려줄게, 유레카 도착하면 오늘 밤 일도 다시 대충 말해주고.

자크: (뒤편에서) 그렇게 안 어두웠어, 엘리사. 네 눈은 똑바로 보였었는데, 그 남자 눈은 잘-

자크가 말을 미처 끝내기 전에 통화가 갑자기 끊겼다.

crewtime 2015/04/23 (목) 01:13:36 #83921076

그날 밤 이 다섯 명은 월마트 주차장에 주차한 채 차에서 잠든다. 낙스 해변에서 나오기도 전에 이미 다른 캠핑장은 모두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들은 그날 더 이상 아무 문제에도 휘말리지 않았다. 다음 캠핑장이 있는 해리스 해변에서도 별문제 없이 머물렀고, 매트와도 연락을 이어간다.

일행은 크레센트 시티1의 IHOP2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이는 가게의 보안 카메라에도 촬영된다. 이들이 식사하는 도중, 선글라스를 낀 남성 한 명이 가게에 들어온다. 일행이 그 남자와 눈이 마주친 일순간, 한 치의 움직임과 반응도 보이지 않은 채로 얼어붙는다. 남자가 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등을 돌리는 와중에, 에이제이 일행은 테이블에 50달러 지폐를 황급히 집어던지고 뛰쳐나간다. (이 금액은 전체 식사 비용을 지불하기엔 부족했다.)

매트는 에이제이에게서 또 다른 음성 메시지를 받는다. 시점은 다섯 명이 IHOP에서 도망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이다. 이때 매트는 일하는 중이었다.

매트, 나야. 저번에 그 남자, 그러니까 낙스 해변 캠핑장에서 봤던 사람이 우릴 쫓아온 것 같아. 우리가 밥 먹던 식당으로 들어오더라고, 그래서 최대한 빨리 도망쳐 나왔어. 어떻게 그 남자가 우릴 따라온 건진 모르겠지만… 어쩌면 이런 일이 벌어질지 않을까 이미 걱정도 했었어.

그것이 오는 걸 봤어. 해변에서 좀 빙 우회하면서 그 남자가 우릴 계속 쫓아오는지 볼 거야. 계속 유레카로 가고 있어, 가는 길만 달라졌을 뿐이야. 좀 이따 다시 전화할게.

crewtime 2015/04/23 (목) 01:18:08 #83921273

그러나 에이제이는 다시는 전화를 걸지 않았다. 위의 음성 메시지가 매트가 친구들한테서 받은 마지막 통신 기록이다.

이 전화 이후로 이들은 해안에서 멀어져 캘리포니아 중심부로 진입해 들어간다. 이때의 여행 계획이 무엇이었을지 예상하기는 어려우나, 가장 합리적인 예측 경로는 199번 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달리다가, 그레이백 로드로 들어가 96번 도로로 올라탄 뒤에 유레카로 향하는 것이다. 이렇게 이동하면 원래 여행 계획보다 4시간 정도가 더 소요된다. 연락이 갑자기 두절된 탓에 이들이 굳이 이렇게 더 긴 여행길에 오른 이유는 알 수 없다.

다음으로 일행이 목격된 것은 여행 4일차 밤으로, 오리건주 클래머스 폴즈에 위치한 주유소의 야외 감시 카메라에 포착된다. 이 시점에서 그들은 이미 유레카와 반대 방향으로 3시간이나 달린 뒤였고, 게다가 여기에는 유레카로 갈 수 있는 길이 전혀 없다.

4러너 차량이 카메라 화면에 들어오고, 차에서 에이제이, 엘리사, 블레이크, 리브가 내린다. 자크는 화면 어디에도, 심지어 차 안에도 보이지 않는다. 주유소 카메라는 흑백 화면이며 소리는 기록되지 않는다. 블레이크와 엘리사가 말싸움을 벌이고, 에이제이와 리브도 끼어든다. 에이제이는 차량 계기판에 올려져 있는 총을 가리킨다. 논쟁은 몇 분 동안 이어지고 넷은 다시 차로 돌아와 길을 떠난다.

2분 뒤, 1969 포드 머스탱 차량이 나타난다. 차량 앞뒤에는 아무런 번호판도 붙어 있지 않다. 남성이 차에서 나온다. 밖이 어두운데도 여전히 선글라스를 끼고 있다. 남자는 에이제이 일행이 사용한 주유기 근처 지면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고개를 카메라 쪽으로 홱 튼다. 거의 1분 동안이나 이 남자는 카메라의 관찰자를 똑바로 노려본다. 이후 그는 조용히 기름을 채우고 일행이 아까 간 쪽과 같은 방향으로 출발한다.

에이제이의 4러너 차는 셸던 국립 영양 보호지역 바로 바깥에서 버려진 채 발견되었다. 이곳은 클래머스 폴즈에서 거의 200마일3이나 떨어져 있다. 시애틀을 떠난 지 5일 만이었다. 매트는 4일차 저녁 즈음에 실종 신고를 넣었었지만, 누구도 이들이 그 멀리서 발견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그나마 최선의 설명은 다섯 명이 주유소에서 출발한 뒤로 멈추지 않고 계속 달리다가, 기름이 다 떨어지자 차를 갓길에 빼두었다는 것이다.

한 고속도로 순찰 대원이 갓길에 세워진 이 차량을 발견해 조사를 위해 그 옆에 차를 세웠다. 그 안에서 순찰 대원은 시체 세 구를 발견했다. 칼에 찔려 죽은 블레이크, 엘리사, 리브였다. 이들의 안구는 모두 두개골에서 빠져 있었고,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 자크는 실종되어 지금까지도 행방을 알 수 없다. 발견된 모든 시신은 차의 좌석에 앉아 안전벨트까지 매고 있었다.

한편, 두 사람의 발자국이 4러너 옆쪽에서부터 쭉 이어져 있었다. 순찰 대원은 이 발자국들을 따라갔는데, 발자국 하나는 다른 발자국보다 20피트4 먼저 멈춰 섰다가 되돌아간 것으로 보였다. 남은 발자국 하나를 따라가자 에이제이 페이더의 시신이 나타났다. 총을 움켜쥐고 도로 방향을 마주하고 있었다.

사인 말인가? 에이제이 스스로 발사하여 생긴 총상이다. 자기 오른쪽 눈을 향해 말이다.

by

LR0725

각주

1. 역주: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도시.

2. 역주: 미국의 식당 프랜차이즈.

3. 역주: 약 321km.

4. 역주: 약 6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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