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693-KO
일련번호: SCP-693-KO
등급: 케테르
특수 격리 절차: SCP-693-KO 출현이 밝혀지면 가장 가까이 위치한 재단 기지에서 요원을 파견하여 민간인의 진입을 막는다. 어떠한 이유로든 SCP-693-KO 내부로 인간이 진입할 시 그 인물의 구출은 포기한다. 진입하는 것을 목격한 다른 사람이 있는 경우, 개체의 특성상 별도의 기억소거 처리는 대체로 불필요하므로 즉시 귀가하게 한다.
SCP-693-KO 출현 패턴에서 시간적, 공간적 규칙성을 찾아내려는 시도가 진행 중이다.
설명: SCP-693-KO는 대한민국 국내에서 무작위로 출현하는 엘리베이터를 지칭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적인 오티스 사의 엘리베이터와 어떠한 차이점도 보이지 않는다. SCP-693-KO는 사람이 타기 전에는 일반적인 엘리베이터와 마찬가지 방식으로 작동하지만, 인간이 진입하고 문이 닫힌 이후에는 또 다른 무작위 장소로 이동한다. 이 특성 때문에 개체의 격리는 전 세계에 엘리베이터가 존재하는 한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된다.
SCP-693-KO는 경기도 성남시에 소재한 한 5층 규모의 상가 건물에서 최초로 발견되었다. 당시 엘리베이터 안으로 이미 3명의 민간인이 진입한 상태였고, 인지 필터를 착용한 재단 요원이 우연히 현장을 목격하면서 개체가 처음으로 재단에 알려졌다. 이후 RAISA에 등재됐던 유사한 변칙 사건들을 취합하면서 SCP-693-KO라는 일련번호가 정식으로 부여되었다.
이외 변칙성에 대한 연구는 개체의 특성상 극히 어려우나, 지금까지 아래와 같은 사실이 밝혀진 상태다.
• SCP-693-KO 안으로 들어갔다가, 문이 닫힌 뒤로는 다시 나올 수 없다. 나오지 못한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그대로 실종된다.
• SCP-693-KO 안으로 들어간 인간에 대한 기억 및 서면 기록은 외부 세계에서 말소된다. 영상 기록은 남는다.
• SCP-693-KO를 한 번이라도 눈으로 인지한 인간은 개체와 관련하여 벌어지는 사태에 어떠한 의문도 품지 않는다. 이 부분에 대한 재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단의 면담 기록을 참조하라.
• SCP-693-KO로 인간이 들어가는 과정에는 현재까지 어떠한 변칙성의 개입도 확인되지 않았다. 즉, SCP-693-KO로 사람이 들어가는 것은 순전히 본인의 의지에 의해 좌우된다. 다만, SCP-693-KO 내부 상황이 상식적으로 이상하더라도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므로, 원래 엘리베이터를 탑승하려던 사람들은 그대로 SCP-693-KO로 탑승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SCP-693-KO가 출현했던 건물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와 엘리베이터 내의 카메라1 등을 통해 영상 기록을 일부 확보할 수 있었다. CCTV의 특성상 녹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영상을 선명히 확보 가능했던 일부 녹취록을 아래에 게재하였다.
사건 번호 #3 발생 장소: 부산광역시 중구의 업무용 건물 발생 일시: 2023. 03. 26
<기록 시작>
[정장을 입은 젊은 남성 한 명이 SCP-693-KO 앞에 선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길 기다리는 듯이 보인다. 남성은 손목시계를 연달아 바라보며 발을 동동 구른다.]
[SCP-693-KO가 남성이 서 있는 층에 도착한다.]
[SCP-693-KO가 열린다.]
[SCP-693-KO 안에서 정장 차림의 사람들이 쏟아진다. 아래쪽 사람들은 압력에 의해 의식을 잃은 듯하다.]
[위쪽에 몸을 구겨 넣고 올라타 있던 사람들이 엘리베이터 문 밖으로 굴러 떨어져서, 밖에 서 있던 남성의 발치에 부딪힌다. 이들은 곧 도로 SCP-693-KO 안으로 돌아간다.]
[정장의 남성은 바지 끝을 털어낸다. 한숨을 쉬는 듯한 동작이 보인다.]
[정장의 남성이 쌓인 사람들의 가장 위로 올라간다.]
[SCP-693-KO의 문이 닫힌다.]
<기록 종료>
사건 번호 #6 발생 장소: 서울특별시 영등포구의 아파트 건물 발생 일시: 2023. 07. 12
<기록 시작>
[흰 민소매에 반바지를 입은 중년 남성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남성은 다소 멍하게 자신의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SCP-693-KO가 남성이 서 있는 층에 도착한다.]
[SCP-693-KO 안에서 각종 복장의 사람들이 쏟아진다. 사건 #3에 비하여 엘리베이터의 크기가 작고, 사람들은 모두 똑바로 서 있다가 일부 인파가 튕겨 나온 듯하다. 튕겨 나온 사람들 중 일부는 압박 손상 때문인지 의식이 없어 보인다.]
[튕겨 나온 사람들이 밖에 서 있던 남성과 강하게 부딪힌다. 의식이 있던 일부 사람들은 도로 SCP-693-KO 안으로 몸을 쑤셔 넣는다.]
[중년 남성이 표정을 심하게 찌푸리며, 안에 탄 사람들을 향해 손가락질을 한다. 무언가 격한 말을 쏟아내지만, 내용은 알 수 없다.]
[중년 남성이 똑바로 선 채 몸을 간신히 끼워 넣는다. 이 과정에서 몸을 집어 넣는 데에 10초가 넘게 소요된다.]
[이때, 바깥에서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들어온다. 여자아이는 엘리베이터가 도착한 것을 보자, 달려와서 들어가려고 한다. 바깥에 쓰러져 있는 사람들을 인지한 기색은 보이지 않는다.]
[방금 들어온 중년 남성이 주변 사람들에게 눌려 숨을 가쁘게 내쉬면서도, 표정을 크게 찌푸리면서 엘리베이터 안의 닫힘 버튼을 연타한다.]
[SCP-693-KO의 문이 닫힌다.]
[바깥의 여자아이가 엘리베이터 층 표시를 바라보다가, 바깥쪽에 있는 '오름' 버튼을 누른다.]
<기록 종료>
갱신 사항 1: 재단이 파악한 바로는, 2026년까지 SCP-693-KO의 출현은 총 17회 발생했다. 각 사건은 최소 1명 이상의 사망자를 동반했으며, 사건에 대한 기억을 보존한 생존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2
그러나 2026년 10월 12일, SCP-693-KO에 탑승했다가 돌아온 인물 중 기억을 유지한 사람이 최초로 나타났다. 사건은 대전광역시 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사태 수습을 위해 파견된 기동특무부대 요타-98 ("야쿠르트 아주머니")3 소속 부대원이 해당 생존자와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자: 이선영 요원 면담 대상: 최유준 (29세, 남성) 비고: 요원은 평소 입던 프레시 매니저 복장을 착용하는 대신 해당 아파트 경비원으로 위장했다. 면담 기록 녹화는 요원의 바디캠으로 이루어졌다. 면담 후에는 야쿠르트로 위장한 기억소거제를 면담 대상에게 섭취시키는 데에 성공했고, 면담 대상은 귀가 조치했다.
<기록 시작>
이선영 요원: 그러면, 잠깐 아까 엘리베이터의 상황을 설명해 주시겠어요.
최유준: 예예, 그, 잠깐 친구랑 약속 있어서 나갔다가 집에 돌아가던 참이었거든요. 해서 집에 도착하고, 평소처럼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어요. 폰하면서.
이선영 요원: 그 뒤에 어떤 일이 있었나요?
[최 씨가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인다.]
최유준: 문이 열리니까 평소처럼 별 생각 없이 들어갔는데, 발에 뭐가 채이는 거예요. 폰에서 눈을 떼고 슥 앞을 보니까, 사람들 몇 명이 바닥에 엎어져 있대요.
이선영 요원: 거참 이상한 상황이었네요.
최유준: 그렇죠? 제가 들어갔는데도 그 사람들, 그냥 멀뚱멀뚱 절 잠깐 쳐다봤다가 그대로 누워있더라고요. 어쩐지 소름이 팍 돋아서, 그대로 뒤로 돌아 빠져나왔어요. 뭔가 기분 나빠져서 운동하는 셈 치고 계단으로 집에 갔어요.
이선영 요원: 많이 놀라셨겠어요.
최유준: 그쵸? 그나저나 대체 뭐였던 걸까요? 단체로 약이라도 했던 걸까요. 요즘 뭐 단속에서도 자주 걸린다고 하잖아요? 뉴스 같은 데서.
이선영 요원: …혹시 그 상황을 보고, 바로 이상하다고 느끼셨나요? 어쩐지 평범한 모습처럼 보였다든가, 그러진 않았나요?
[최 씨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요원을 쳐다본다.]
최유준: 그걸 직접 보셨으면 그런 소리 못하실걸요? 사람들이 다 엎어져 있는데, 뭐 독가스라도 터졌나 해서 빠져나오지 않을까요. 보통은.
이선영 요원: 그래도 뭔가 눈치 보이지 않았나요? 다 어쨌든 타고 있는데.
최유준: 눈치요? 아니, 바보도 아니고. 쎄하다 싶으면 옆 사람 내팽개치고 도망가야죠.
<기록 종료>
종료 보고서: 설명 문단에서 언급하였듯, SCP-693-KO가 정말 탑승자들에게 '자연스러운 풍경'이라고 정신조작을 일으키는지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다. 검사 결과 최 씨의 인지저항수치(CRV) 등은 평균적인 민간인 수준이었다. 다만, 면담 종료 후 최 씨 자신이 '평소 눈치를 잘 안 보는 성격'이라고 언급한 바가 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갱신 사항 2: 19번째 사건에서 특이 사항이 발견되었다. 아래 기록을 참조하라.
사건 번호 #19 발생 장소: 충청남도 천안시의 병원 건물 발생 일시: 2026. 10. 20
<기록 시작>
[흰 가운을 입은 남성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휴대전화를 내려다보며, 약간 조급한 듯한 표정을 짓는다.]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고 문이 열리자, 새빨간 고깃덩이들이 쏟아져 나온다.]
[남자가 당혹스러운 듯한 표정을 짓는다. 가운을 포함한 전신에는 피와 살점 조각이 묻었다.]
[이내 한숨을 푹 쉬던 남자가, 짧게 어떤 말을 남긴 뒤에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려 시도한다.]
[엘리베이터는 살점으로 거의 꽉 찬 상태기에, 남성은 안간힘을 다해 몸을 안으로 구겨 넣는다.]
[남성의 모습이 살덩어리 안으로 사라지고, 엘리베이터 문이 닫힌다.]
<기록 종료>
종료 보고서: 마지막 진입하기 전, 재단의 영상 복원 기술로 확인한 입술의 움직임으로 보아 남성이 말한 말은 "그래도 가야지"로 추정된다.
해당 사건에서 쏟아져 나온 고깃덩이 일부를 회수하여 분석했지만, 인간의 것이라는 사실 외에 특별한 사실은 밝혀내지 못했다. 즉, 이들의 신원은 불명인 상태다. 이것이 SCP-693-KO의 희생자들을 잊히게 만드는 변칙성 때문인지, 아니면 SCP-693-KO가 기준세계 외의 차원 등에서도 희생자를 만들기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SCP-693-KO의 피해자들의 행방은 현재까지도 확인할 수 없다.
희박한 확률이지만, 재단 건물 내에서 SCP-693-KO가 출현하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격리 절차 개정이 예고되어 있다.
갱신 사항 3: SCP-693-KO의 패턴에 변화가 관찰되었다. 엘리베이터가 SCP-693-KO로 대체되었을 때, 문이 아주 조금밖에 열리지 않은 채 문틈으로 예리하게 잘려나간 고깃조각들이 던져지고 있다. 파견된 요원들은 문틈 너머로 봤을 때, 흰색 가운을 입은 인간형 독립체가 엘리베이터 내에 가득 찬 살덩이를 수술용 메스로 잘라내고 있었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패턴은 2027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인간형 독립체가 어떻게 에너지원 없이도 끊임없이 움직이며 살점을 잘라내고 있는지, 왜 SCP-693-KO에 이런 변화가 생겼는지는 불명이다. 엘리베이터 안에 살점이 가득 차 있었다고 가정했을 때, 현재 속도로 꾸준히 살덩이가 제거되면 향후 15년이 경과할 시 SCP-693-KO 안에는 살점이 남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사건 번호 #19 이후 SCP-693-KO로 인한 더 이상의 추가 희생자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SCP-693-KO 앞에 선 민간인들은 대부분, 문이 제대로 열리지 않아 탑승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분노, 당혹, 걱정 등의 감정을 드러낸다. 재단은 역정보 '엘리베이터 고장'을 적용해 이러한 불만 제기에 대응하고 있다.
by
LR0725
각주
1. SCP-693-KO 내부의 영상을, 원래 자리에 있던 엘리베이터 내부의 감시 카메라에 온전히 남아 있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불명이다. 적절한 밈 백신을 투여받지 않은 사람이 영상을 확인했을 때도 상황의 이상한 점은 파악할 수 없다. SCP-693-KO가 사라지고 난 뒤, CCTV 화면은 다시 원래 엘리베이터 안을 비추게 된다.
2. 사건 #6에서처럼 한번 탔던 사람이 튕겨져 나온 경우에는 생존자가 존재했지만, 이 경우 SCP-693-KO에 대한 기억을 전혀 떠올리지 못했다.
3. 야쿠르트사의 '프레시 매니저'로 위장한 감시 및 첩보 특화 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