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밤을 기록합니다GLOBAL HORROR ARCHIVE
미간행MIDNIGHT GAL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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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P-1823-KO: 알렉스 톨리, (비)현실 연락관은 여기에 있다

일련번호: SCP-1823-KO

등급: 유클리드

특수 격리 절차: 제0기지에 위치한 비현실부 소속 현실 근무자는 현실 연락관 직책을 부여받은 알렉스 톨리 1인으로 한정한다. 비현실부의 구체적인 업무의 내용은 [부서에서 다루는 업무.]로 한정하며, 이 외의 업무는 SCP-1823-KO를 통한 비현실부 이사관 '존 도'의 서명과 승인을 받도록 한다. 비현실부 근무 사무실에는 '존 도 John Doe' '로렘 입숨 lorem ipsum' '야마다 타로 Yamada Taro' 3인의 근무자 책상과 현실 연락관 알렉스 톨리의 책상을 배치하여 주5일, 40시간 (필요시 야근)을 근무시킨다. 비현실부 사무실 내부에는 녹음 및 녹화 기능을 탑재한 CCTV를 설치하여, 알렉스 톨리가 제출한 분기별 보고서와 함께 SCP-1823-KO로 인한 변화, 또는 알렉스 톨리의 근무 현황을 확인하도록 한다. 알렉스 톨리는 비현실부 사무실 근무중 SCP-1823-KO로 인한 변화를 현실에서 관찰한 기록지를 작성하며, 매 분기마다 제0기지 이사관에게 제출하는 것으로 특수 격리 절차를 수행한다. 비현실부 소속 현실 연락관 알렉스 톨리는 SCP-1823-KO를 유념하여 비현실부의 업무를 처리하며, 사유를 불문하고 부서 이동 및 전근 요청 등이 허용되지 않음을 숙지한다.

설명: SCP-1823-KO는 재단 내부에서 비현실부의 존재가 확인된 2022년 이후 제 0기지 내부에서 변칙적인 이동을 보이는 비현실부 사무실 내부에서 비정기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다. SCP-1823-KO로 명명된 해당 현상은 현실 연락관 알렉스 톨리를 통하여 소통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되나, 현상의 명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SCP-1823-KO는 비현실부 사무실 내부 공간 곳곳에 작성되고 있는 영문 필기체로, 작성되는 글씨의 성분은 인간의 혈액이다. 알렉스 톨리의 보고서에 따르면 사무실 벽 등에서 들리는 청각적인 자극도 포함되나, 확보한 CCTV의 녹음 기능으로는 해당 현상의 발생을 확인할 수 없었다.

SCP-1823-KO 현상 이후 남겨진 혈흔의 분석 결과, 채취 된 DNA 샘플의 성분은 현생 인류의 혈액과 동일했다. 재단이 확보한 혈액 성분 DNA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여 분석한 결과, 혈액 샘플과 DNA가 일치하는 인물은 데이터베이스상 존재하지 않는다.

혈액 분석 외에, 별도로 SCP-1823-KO가 서명한 보고서의 필체 확인을 통한 추가 조사가 진행 예정이다.

비현실부 소속 현실 연락관 알렉스 톨리 외의 연구원에게는 비현실부 사무실의 구체적 위치 및 출입이 허가되지 않았으므로, SCP-1823-KO를 관찰한 현상은 CCTV 확보 영상 및 알렉스 톨리가 분기별로 작성하여 제출한 보고서로 대체한다.

부록 1. 비현실부 사무실 CCTV 확보 영상 0031

(관련 없는 내용 생략) ('존 도 John Doe' 이름표가 올려진 사무실 책상 앞에 알렉스 톨리가 서 있고, 책상 너머의 의자엔 아무도 없다. 백지의 보고서가 책상 위에 흐트러진다.)

알렉스 톨리: 난 정말 이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 일은 [적절한 업무.] 뿐이고, 업무가 잘 되는 건지 뭔지도 모르겠고, 그냥 혼잣말만 늘어가는 것 같아.

SCP-1823-KO: (…)

알렉스 톨리: (책상 너머를 쳐다보며) 계신 거죠? 너무 오랫동안 안 오셔서 얼굴 잊어버리는 줄 알았어요. 음, 얼굴이라는 게 존재하시는 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서명 부탁드립니다. 이건 기지 이사관 분께 제출해야 하는 서류입니다. SCP-1823-KO, 당신네들에 대한 이야기에요. 꼼꼼히 읽어봤자 아무것도 없지만. 그래도 당신의 서명을 받으라니까… 아시죠? 재단은 원래 그래요.

SCP-1823-KO: (…)

(건넨 백지 위에 서명이 작성된다. 혈액으로 추정되는 새빨간 붉은 색이 떠오른다. 영문 필기체로 '존 도 John Doe'라는 이름이 적혀진다. 알렉스 톨리는 필기체 위를 손가락으로 쓰다듬는다. 혈액이 완전히 건조되지 않아 종이 끝에 약간 번지지만 알렉스 톨리는 신경쓰지 않는다.)

알렉스 톨리: 감사합니다. 으음, 저는 당신과 같이 일한지 3년째가 되었는데… 이제 슬슬 그 쪽 이야기를 좀 듣고 싶어요. 보셨겠지만 이 쪽의 이야기는 잔뜩 보고하고 있잖아요. 지루할 정도로. 말씀 좀 해보세요. 당신들이 여기에 존재한다, 그 거 말고는 아무것도 모른다고요.

(SCP-1823-KO의 현상학적 존재가 말소된다. 알렉스 톨리는 책상 위에 펼쳐진 보고서를 집어든다. 보고서의 종이 위에 집어든 부분에서 부터 혈액이 약간 번진다.)

알렉스 톨리: 말을 못하게 하네. 왜 비현실 연락관은 따로 없는거지? 재단에게 문의해봐야겠어. 정말 부조리해. 왜 나만. 왜.

(기록 종료)

부록 2. 비현실부 사무실 CCTV 확보 영상 0052

(관련 없는 내용 생략) ('로렘 입숨 lorem ipsum' 의 책상 위의 모니터가 켜진다. 알렉스 톨리는 생수와 플레인 베이글을 가지고 책상에 앉아 모니터를 바라본다. 화면에는 타이핑 프로그램이 실행되며, 하얀 화면에서 붉은 색 빛이 간헐적으로 깜빡인다.)

알렉스 톨리: 지겨워. 매번 똑같은 짓거리 뿐이야. 이게 일하는 게 맞는 건가 아직도 모르겠어. 내가 생각한 직장 생활은 이런 게 아냐.

SCP-1823-KO: (…)

알렉스 톨리: (플레인 베이글과 생수를 꺼낸 뒤, 모니터를 바라본다.) 그래, 너도 그렇지? 일단은 나랑 직급이 비슷하다, 대강은 뭐 그런 설정이라고 들었는데. 당신은 예전에 변칙 예술과 관련있었다면서? 나도 그런 거 관심 있는데. 어, 지금 점심식사 하는 중이야. 식당 가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없고, 점심 시간 알려주는 사람도 없고. 그냥, 여기는 사람이 없어. 하여튼 오늘은 여기서 컴퓨터하면서 먹을 거니까 얘기 좀 해줘.

SCP-1823-KO: (…)

알렉스 톨리: (알렉스 톨리는 모니터 화면에 뜬 붉은 색의 흔적을 쳐다본다. CCTV 상으로 구체적인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 진짜? 아, 역시 위쪽 꼰대들보다는 당신이 낫다니까. 말이 통하잖아. 난 여기 있어. 당신도 거기 있으니까, 더 말해봐.

(알렉스 톨리가 베이글을 물어 먹던 것을 중지하며 깔깔 웃는다. 화면에는 붉은 빛의 혈흔이 조금씩 흘러내리기 시작하며, 구체적인 내용이 불명확한 글씨가 떠오른다.)

알렉스 톨리: 좋아, 그 뭐냐. 재밌는 얘기 좀 해봐. 변칙 예술에 관련된 거라던가.

SCP-1823-KO: (…)

알렉스 톨리: 그러면 맨날 먹는 이 베이글 같은 게 더 맛있어 질지도 모르는데.

SCP-1823-KO: (…)

알렉스 톨리: (화면에 붉은색 혈흔이 선명하게 떠오르고, 모니터의 아래까지 흐르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 할 수 없다. 알렉스 톨리는 모니터에서 눈을 떼고 시계를 본다.) 벌써 점심시간이 끝이라니, 젠장. 다음에는 좀 더 길게 말해줘. 당신 얘기는 꽤 재밌었어.

(SCP-1823-KO의 현상학적 존재가 말소된다. 알렉스 톨리는 물티슈를 꺼내어 모니터를 닦아낸 뒤 쓰레기통에 버린다. 알렉스 톨리가 '로렘 입숨'의 자리에서 일어나 자기 자리로 복귀한다.) (기록 종료)

부록 3. 비현실부 사무실 CCTV 확보 영상 0444

(관련 없는 내용 생략) (알렉스 톨리가 비현실부 사무실 벽을 바라보며 환히 웃고 있다. CCTV상 벽에는 아무것도 표시되지 않는다.)

SCP-1823-KO: (…)

알렉스 톨리: 안녕. 어, 사무실이 이사를 와버렸네. 이사 가봐야 금방 찾아. 당신이 부르는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리거든. 나한테는 늘 있는 일이잖아? 나도 이제 재단에서 일한지가 3년이 넘어. (깔깔 소리를 내며 과장되게 웃는다.) 그리웠어. 최근에는 잘 들리지 않았는 걸. 이 곳에, 오늘도 또 존재하는 당신은 정말이지 최고야.

SCP-1823-KO: (…)

알렉스 톨리: 난 확신하거든. 당신은 틀림없이 존재해. 그런 말도 안되는, SCP-1823-KO? 당신네들을 정의하는 이름 같은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 여기 현실에 있단 말이지. 오늘도 당신들은,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 여기에서 끊임없이 비명을 지르고 있고. 그거 알지? 난 당신 목소리를 들으면 활력이 생겨, 진짜야.

SCP-1823-KO: (…)

알렉스 톨리: 당신들이 비현실에 조난당한 것처럼 나는 현실에 남겨져버렸어. 그래도 괜찮아. 이렇게 목소리 들으니까 기분이 좋아져. 또… 이런 이야기를 보고서에 쓸 수 있다니 그것도 즐거워. 내가 여기다가 뭐라고 쓰면 좋을 것 같아?

(알렉스 톨리는 백지를 벽 앞에서 흔들어보인다. CCTV상 벽에는 아무것도 표시되지 않는다.)

알렉스 톨리: 잘 써야지. 멋진 보고서가 될 거야. 큰 소리로 말해주면 줄 수록 적을게 많아지거든. 당신 의견이 듣고 싶어. 무슨 내용이든 괜찮아. 뭐 어때? 당신하고 나하고, 일한지 벌써 몇 년 째인데. 그러니까 편하게 소리 질러도 돼. 현실적인 해석은 내가 할게.

SCP-1823-KO: (…)

알렉스 톨리: 그래, 그런 식으로. 좋아, 좋아.

(알렉스 톨리가 미소짓는다. 알렉스 톨리가 보고서에 무엇인가를 작성한다. 백지 몇 장이 펄럭이며 뒤쪽으로 넘어가는 모습이나, CCTV 상으로는 내용의 변경 유무는 확인 할 수 없다.)

알렉스 톨리: 더 비명을 질러줘. 나는 정말로 이 사무실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게 좋아. 현실에… 나만 남겨져서, 혼자가 아니라고 당신이 그런 식으로 말해주잖아. 보고서도 꽤 잘 작성 되었으니까 기분도 좋은데, 당신을 보러갈까?

SCP-1823-KO: (…)

(알렉스 톨리가 백지장을 떨어뜨리고, 주머니에서 약을 꺼내어 물과 함께 삼킨다. SCP-1823-KO의 현상학적 존재가 말소된다.) (기록 종료)

오전 내내 작성하다만 보고서를, 알렉스는 아무 감흥 없는 표정으로 넘겼다. 제목은 '비현실부 사무실 내 현상 변화 관찰 기록'. 보고서는 아니었으나, 이런 기록들이 쌓여서 보고서의 토대가 되는 것이다. 업무는 어쨌거나 제대로 해내야만했다. 게다가 비현실부의 사무실은 항상 CCTV로 기록 중에 있다. 그렇다면 작성한 보고서의 내용과 교차 검증도 가능하겠지, 재단이 마음만 먹는다면. 따라서 머리 속에서 지어낸 보고서를 쓸수는 없었다. 변화가 일어난 것의 객관적인 묘사과 함께 시각을 반드시 기록해야 하였으므로 정확해야했다. 알렉스는 시계를 습관적으로 보았다. 시계를 보는 것은 어느덧 알렉스의 버릇이 되어버렸다.

보고서의 내용은 전혀 특별하지 않았다.

'미 동부 표준시 오전 9시 15분, 벽 면에서 청각적 자극 발생. 4초간 지속되다 사라짐.' '미 동부 표준시 오전 11시 32분, 벽 면에서 혈흔 관찰됨. 내용 불명확.' '미 동부 표준시 오전 12시 45분, 모니터에 타이핑 흔적 관찰함.' '미 동부 표준시 오후 2시 09분, 특이 사항 없음.'

특이 사항 없음. 알렉스는 마지막 말에서 작성을 멈췄다. 글씨 위를 펜으로 톡톡 두드리며, 중얼거렸다.

"이건 거짓말이지."

알렉스는 보고서에서 눈을 떼고 비현실부 내부의 CCTV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저 것은 이 공간에 존재하는 자신을 포함해서 모든 것들 중 가장 현실적인 물건이다. 비현실부라는, 명확히 설명되지 않는 비현실적인 현상을 현실인 재단에게 전달해 준다는 점에서는 알렉스 본인의 처지와 크게 다르지 않는 것처럼 생각되었다.

(…)

"그래, 특이사항이 없기는. 그건 아니지. 거짓말을 쓰면 안돼, 보고서니까. 객관적인 말투를 유지해야 하고."

CCTV에서 알렉스의 시선이 이동한다. 알렉스는 벽면을 쳐다보았다. 평범하게 보이는 사무실의 벽면이었지만, 사람의 얼굴처럼 보이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했다. 단 한가지 분명한 것은 그 곳에 그들이 있다. 비현실부의 이사관이, 그리고 직원이. 그리고 이 곳에는 자신이 있다. 사무실이라는 공간을 통하여 그 곳과 이 곳은 연결되어 있었다. 비현실도 현실도 아닌 공간에 있는 자신을 통해서. 알렉스는 이제 자신이 해야하는 [부서에서 다루는 업무.]를 잘 알고 있다.

(…)

"조용하지 않아서 좋네. 내 귀에는 지금도 사무실이 가득 차 있는 것 같아."

알렉스가 쳐다본 벽면에서는 서서히 붉은 글자가 떠올랐다. 영문 필기체. 혈액 성분으로 작성된 것은 그들만의 방법이었다. 이런 방법을 선택한 이유는 아마 가장 인상적으로, 현실에 있는 이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함일 것이라고 알렉스는 추측했다. 그 글씨는 처음에는 공포감을 유발했지만, 이제 아무렇지도 않았다.

Are you there?

"응. 난 여기에 있어."

톡톡.

(…)

알렉스는 붉은 글씨가 새겨진 벽면을 조심스럽게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혈액이 손 끝에 묻었지만 상관 없었다. 여러차례 경험했던 것이다. 이미 익숙한 색상, 눈에 익은 필체. 혈액이라는 건 그냥 현실감을 더해줄 어떤 매개체처럼 생각이 들었다.

다만 이 것이 꿈이 아닌 현실이라면, 그 들에게 언젠가 닿을 수 있기를.

그 생각을 떠올리기가 무섭게 SCP-1823-KO의 현상학적 존재가 말소되었다. 오늘도 여전했다. 거짓으로 기록해두었던 '특이사항 없음.'을 지우고, 알렉스는 겪었던 일을 그대로 작성하기로 마음먹었다.

모든 기록물은 객관적으로, 있는 그대로 관찰한 내용을 거짓없이, 공식적인 서류니까 재단의 형식에 맞도록.

현실 연락관인 알렉스 톨리가 전에도 하였으며 지금도 하고 있고, 앞으로도 해야할 일인 모든 것들. 확신할 순 없지만 이 곳, 비현실부 사무실의 현실 속에 존재하는 유일한 사람. 알렉스 톨리 본인이 아니라면 아무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by

Misty_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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