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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P-4656-JP - 진창 밑바닥의 여제

SCP-4656-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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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P-4656-JP

일련번호: SCP-4656-JP

등급: Dagdagiel1

특수 격리 절차: 현재 SCP-4656-JP의 출현을 억제할 방법은 확립되지 않았으며, 추가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또한 회수된 SCP-4656-JP는 연구 시료를 제외하고 전량 소각 처분합니다.

설명: SCP-4656-JP는 아무런 인쇄도 되어 있지 않은 붉은색 캡슐제입니다. 내부가 완전히 비어 있으며 변칙적 성질의 실재를 전혀 확인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모든 분석 결과가 입증하고 있음에도, SCP-4656-JP를 복용·섭취한 인간은 예외 없이 어떠한 흔적도 남기지 않고 그 자리에서 즉시 소멸합니다.

해당 객체는 인간이 존재하는 주변 환경에 아무런 징후 없이 섞여 드는 형태로 출현합니다. 예로는 "시선을 돌린 직후 책상 위에 출현한다", "다른 약품이 담긴 약병에 섞여 든다", "옷 주머니에 손을 넣었을 때 발견된다" 등이 알려져 있으며, 여러 사례에서 피해자는 이질감을 알아차리지도 못한 채 SCP-4656-JP를 섭취했습니다.

부록: ████/██/██, SCP-4656-JP 연구팀 총괄 책임자인 리스 선임연구원에게 같은 팀의 주임 담당자인 블레어 박사가 객체에 관한 중요한 제언을 보고했습니다. 다음은 해당 보고 당시의 모습입니다.

<기록 시작>

[두 사람은 의자에 앉아 사무용 책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다]

블레어: 선임연구원님, 오늘은 바쁘신 와중에 시간을 내 주셔서──

리스: [손끝으로 책상을 두드린다] 박사님, 형식적인 서두는 됐습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서, SCP-4656-JP에 관해 알아차리셨다는 그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블레어: 알겠습니다. [헛기침] 우선 말씀드리자면, 현재 SCP-4656-JP의 등급으로 지정된 "Dagdagiel"이 "꿈속에서 작성된 보고서"에 부여되는 등급 분류라는 사실은 선임연구원님께서도 이미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블레어 박사가 흥분한 기색으로 의자에서 일어난다]

블레어: 우리는 어째서 지금까지 알아차리지 못했던 걸까요? 이는 곧 우리도 꿈속에 있다는 증거가 아니겠습니까. 이를 고려하면 SCP-4656-JP로 인해 소멸한 피해자들은 사망한 것이 아니라, 단지 현실에서 깨어났을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리스: [다시 손끝으로 책상을 두드린다] 잠깐만요, 박사님. "꿈속에서 작성된 보고서"라니 무슨 말입니까? 그런 엉뚱한 등급 개요를 대체 어디서 보고 들으신 겁니까?

블레어: 그건 [말을 머뭇거린다] 분명, 어디 개인 파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리스: [한숨] 박사님, "그런 것 같습니다"로는 곤란합니다. 설마 그렇게 출처가 의심스러운 정보를 근거로, 원래라면 벌써 잠들었어야 할 한밤중에 사무실까지 들이닥치신 겁니까?

블레어: 아뇨, 아뇨. 그런 의도는 전혀 없었습니다.

리스: 애초에 등급이란 "개체의 상황·상태"를 분류하고 지정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박사님께서 조금 전에 말씀하신 개요는 "보고서가 작성된 상황·상태"를 분류하고 지정하는 것이었죠. 그런 부적절한 등급 분류와 지정이 실재한다고 정말 생각하십니까?

블레어: 그렇다면, [침묵] "Dagdagiel"이 진정으로 뜻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블레어 박사는 갑작스러운 두통에 관자놀이를 누르며, 힘이 풀리듯 의자에 앉는다]

리스: 박사님, 우선 진정하세요. 오늘 드실 두통약은 이미 드셨습니까?

[리스 선임연구원은 책상에서 진통제 약통을 꺼내더니, 그 안에서 파란색 캡슐제 1개를 꺼내 블레어 박사 쪽 책상 위에 놓는다]

블레어: 죄송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블레어 박사는 캡슐제를 집어 그대로 삼킨다]

리스: 아, 그래서. "Dagdagiel"의 진짜 개요에 관한 이야기였죠. [작게 숨을 내쉰다] 실은 말입니다만, 말하자면 "Dagdagiel"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습니다.

블레어: 저,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리스: 애초에 "Dagdagiel"이란 옛날 어느 지네고래가 적당히 꾸며 낸, 재단은 그 실재조차 알지 못하는 가짜 등급에 불과했습니다. 당연히 그 꿈속에서 일어난 사건이나 보고서들을 명확히 기억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리스 선임연구원은 천천히 일어나 방 안을 걷기 시작한다]

리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Dagdagiel'은 꿈속에서 작성된 보고서의 개체를 지정하기에 적합한 등급임이 틀림없다"고 제멋대로 믿게 된 겁니다. [미소] 아무런 함의도 기능도 없이, 지네고래가 적당히 악의 나무에서 빌려 왔을 뿐인 외국어 단어를 말입니다.

블레어: [졸음을 억누르듯 한 손으로 양쪽 눈꺼풀을 누르며] 죄송합니다만,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리스: 그렇겠죠, 박사님. 지금의 박사님으로서는.

[리스 선임연구원은 어느새 의자에 앉아 고개를 숙인 블레어 박사 앞으로 이동해 있다]

리스: 조금 전에 "'Dagdagiel'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만, 한편으로 저는 이렇게 해석하기도 합니다. 이 등급이 부여된 개체에 관여하는 사람은 모두 "무언가 중대한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거나, 알아차리려고 노력하지 않는" 게 아닐까 하고요. 마침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리스 선임연구원은 만년필을 꺼내 자신의 목에 찔러 넣는다]

리스: 박사님, 눈을 떠 보세요. 무엇이 보입니까?

블레어: 저, 자신의 목에 만년필을 찔러 넣고 계신 것 같습니다만. [얼굴에 튄 피를 닦으며] 그게 지금까지 하신 말씀과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리스: [미소] 훌륭합니다, 박사님. 지금 박사님은 등급 이야기에만 의식이 쏠려 있어서, 제가 목의 경동맥을 후벼 파 자결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거나, 아니면 신경 쓰려고조차 하지 않는 겁니다. [기침한다] 그 이름의 출처인 악의 나무에서 "Dagdagiel"이 우둔함과 거부의 껍질을 이어 주는 통로라는 건, 우연치고는 제법 그럴듯하지 않습니까?

[리스 선임연구원은 목을 누른 채 비틀거리다가 사무용 책상 위에 걸터앉는다]

리스: 아니, 혹은 그런 명칭을 부여받았기에 나중에 "이름이 실체를 드러내는" 성질이 되었다고도 해석할 수 있겠군요. [기침한다] 이처럼 적당히 이름 붙였을 터인 "Dagdagiel"이 여러 면에서 그야말로 꿈다운 성질을 보인다는 건, 어떤 의미에서는 역설적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블레어: 혹시 몸이 편찮으신 겁니까?

리스: 네, 그런 셈입니다만, 신경 쓰지 마세요. 저는 어차피 곧 죽을 테니까요. [기침한다] 뭐, 아마 괜찮을 겁니다. 여러분이 또 다음 날 밤 꿈을 꾸면 저도 다시 그 꿈속에 나타날 테니까요.

블레어: [침묵] 제가 도와드릴 일이 있습니까?

리스: 아뇨, 여기에 있는 한 여러분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알아차리지 않아도 됩니다.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우둔하기에 아무것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거부하기에 알아차리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 그런 여러분이 꿈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저는 그저 지켜보고 싶습니다.

[블레어 박사는 다시 관자놀이를 누르고, 신음하며 고개를 작게 젓는다]

블레어: 선임연구원님, 이 상황은 [침묵] 그래, 정상이 아닙니다. 선임연구원님께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겁니까? 어째서 선임연구원님은 "Dagdagiel"의 의미를 알고 계시는 겁니까?

[리스 선임연구원은 온화한 미소를 띤 채 사무용 책상 위에 힘없이 눕는다]

리스: 글쎄요, 무엇이었더라. 분명 제 기억으로는, 저는 현실 시간으로 17년 이상의 세월을 지네고래의 배 속에서 보냈습니다. [기침한다] 아마도 그때 꿈속에서 겪은 일그러진 경험과, 그로 인해 현실에서 잃게 된 기나긴 세월이 제가 꿈에 빠져들게 된 계기를 만들었겠지요. 아아, 이제 와 생각해 보면, 어쩌면 제 등지느러미에 "Dagdagiel"이라는 개념이 붙어 따라다니고 있을 뿐인지도 모르겠군요.

[리스 선임연구원은 조용히 눈을 감고, 천천히 폐 속의 공기를 모두 내쉰다]

리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먼 과거의 일 따위 아무래도 좋습니다. 여러분이 밤에 잠들 때마다 따뜻한 진창 같은 꿈의 밑바닥에서 그저 저와 함께 계속 빠져 허우적거려 주기만 한다면, 그 무엇도.

블레어: 자신과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을 꿈에 빠뜨리는 것이 선임연구원님 자신의 목적이라는 말씀입니까?

리스: 아뇨, 이제 제게 목적의식은 없습니다, 박사님. 다만, 그렇군요. [기침한다] 저는 이제 그저 그런 존재가 되어 버렸다는 겁니다.

블레어: 그런 존재라니요?

[리스 선임연구원은 미소를 띤 채 움직이지 않는다. 이제 입조차 움직이지 않는다]

리스: 꿈의 밑바닥. 그 탓에 저는, 저를 꿈에서 본 사람들을, 여러분을, 제가 있는 곳까지 끌어들여야 합니다.

블레어: 그래서 선임연구원님은 자신에게 끌려 들어가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며 여기가 어디인지 알아차리기 시작한 사람에게는 파란색 약을 먹이고, 그래도 알아차리려고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붉은색 약을 [침묵] 그러니까 SCP-4656-JP를 먹이고 계신 겁니까?

리스: [미소] 박사님. 진통제 한 알 더 드시겠습니까?

<기록 종료>

각주

1. 개체에 관한 보고는 꿈속에서 작성되었습니다. 2. 이 등급이야말로 꿈속에서 보고가 작성된 개체에 가장 적합한 분류·지정이라고 누구나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3. 현실의 재단은 이 등급에 관한 지식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4. 설령 꿈속의 재단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그들이 이 등급을 사용하는 일은 없습니다. 5. 이 등급의 온전한 기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6. 이 등급이 기재된 보고의 작성자·열람자·등장인물 중 누군가, 혹은 그들 모두가 무언가 중대한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거나, 알아차리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글쓴이

amamiel

각주

1. 개체에 관한 보고는 꿈속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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