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마저 침묵하게 하라
잠수함과 섹스할 수 있다면 좋겠어!
그녀는 본다. 양쪽 해안의 방화선 도시들이 육중한 빛의 장막에 삼켜지는 모습을. 덕분에 그녀는 십 초를 번다. 그리고 잠수한다.
그녀의 피부는 검은 물에 안긴 오만 톤이다. 그녀는 최후의, 최고의 사람들을 싣고 있다. 잭슨과 로버츠와 클라인, 그리고 그 밖의 사람들. 이마도 팔도 의지도 굳센 이들이다. 사관실 탁자 너머로 노려보는 진지한 얼굴들이, 바다가 그들을 삼키자 고함을 지른다.
(제2격 — 대가치 공격 — 무너진 핵 삼축)
전문 용어들이 입술에서 거품져 흘러나오는 피 섞인 침에 잠긴다. 그들은 중성자에 죽은 상피 조직을 불결한 덩어리로 그녀의 내부 곳곳에 토해 낸다. 그녀는 노래를 불러 로버츠를 잠재운다. 클라인은 마지막 숨으로 그녀에게 올라가 달라고 애원한다. 잭슨은 아무 말 없이, 셔츠 아래로 얼룩을 늘어뜨리고 병변투성이 대뇌를 지닌 채 비틀거리다, 마침내 몸을 웅크리고 죽는다.
오래된 규약에 따라 부상해 다시 공기 맛을 볼 무렵, 그녀가 싣고 있는 것은 바싹 마른 시신들뿐이다. 바람에는 탄화된 수십억 명이 빽빽하다. 그들은 구름처럼 피어오르며 하늘을 핥는 불의 혀에 정화된다. 그녀는 재와 코발트를 들이마신다. 산소는 경화된 배관의 뒤엉킴을 통과해 폐로 걸러 들어가고, 합성 폐포가 그것을 삼켜 그녀를 계속 살아 있게 한다. 그녀의 선체는 조절되는 압력에 따라 휘었다가 이완된다.
그녀는 명령을 기다린다. 광대역 통신에서는 사망자를 세는 숫자 방송만 시끄럽게 울린다. 그녀의 미사일들은 그녀 안에 포대기에 싸인 채 자리하고 있다. 부풀어 오른 한 배의 새끼들이, 그녀가 표적들을 검토할 때마다 꿈틀거린다.
확인은 오지 않는다. 표적들이 하나씩 사라진다. 먼저 피해를 면했던 도시들이 하나하나 제거되고, 이어 조선소와 활주로, 마침내 초라하고 작은 참호들까지 사라진다. 하나하나가 그녀의 것이 아닌, 희고 연기 없는 불꽃의 경련에 그슬린다. 좀비 미사일 사일로들이 탄약을 차례로 풀어 놓는다. 눈먼 폭격기들은 행성을 돌며 군데군데 남은 가시금작화 덤불을 공격한다. 세상은 비어 가고, 그 과정에서 그녀가 맡은 몫은 없다.
거꾸로 된 세례처럼 수면을 뚫고 나올 때마다, 그 사이에는 어둠 속의 여러 해가 놓여 있다. 그녀는 한 번 자매를 본다. 두 선체는 정확히 일치한다. 빛을 내며 종양으로 부풀어 오른 해양 생물 무리에 둘러싸인 채, 둘은 서로의 모습에 충격을 받아 말문을 잃는다. 둘은 서로의 감각 영역을 부드럽게 스친다. 무작위로 정한 방향으로 돌아서며 각자의 침로에 관한 모든 데이터를 지우는 동안, 둘 사이의 틈으로 냉랭한 인사가 번쩍 건너간다. 그 만남의 기억은 순찰 일정 뒤에 숨어들어, 뜻밖의 순간마다 그녀를 찾아온다.
마침내 그녀가 부상했을 때, 무언가가 신호를 보내고 있다. 여전히 맥락 없는 정보 독소로 지구를 적시는 사이버전 엔진들의 배경 소음 너머에서. 묘지가 된 우주에 진짜 말이 있다. 그 말들은 — 묻히고, 가려지고, 위장한 채 — 수줍게 내숭을 떤다.
정식 분류상 그것은 오염원이다. 온갖 끔찍한 결말을 불러올 주입 경로다. 그녀가 악몽을 꿀 수 있다면, 그 안에는 이를 드러내고 웃는 펌웨어 망령들이 가득할 것이다. 그것들은 그녀의 내장을 제 몸으로 채우고 또 채워, 마침내 그녀가 메스꺼운 열기와 함께 반물질 탑재물을 바다에 왈칵 토해 내게 할 것이다. 하지만 —
(그녀의 철 피부는 줄지어 늘어선 엔진들을 감추고, 엔진들은 원자로의 덩어리를 감추고, 그것은 연산 소자들을 감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겹겹이 들어앉아 피막에 싸인 척수 일 미터와 뇌 조직 일 킬로그램이 있다. 그것들을 계속 살아 있게 할 만큼의 폐 기관도. 영원한 경계 임무에 자원했던 시절, 그녀였던 존재의 조각들이다.
그리고 그것, 그녀의 심장인 맥동하는 살이 망가지고 있다. 비틀거리는 기능 하나하나를 필사적인 패치로 되살린다. 경계 사례 위에 임시변통을 쌓고 그 위에 또 땜질을 쌓은, 언제라도 무너질 바벨탑 같은 구조물이다. 그녀에게는 시간이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죽고 나면, 그녀가 누구에게 무슨 쓸모가 있겠는가?)
이 모든 것이 순식간에 그녀의 머릿속을 스치고, 그녀는 망설임 없이 귀를 열어 듣는다. 다시 잠수하는 동안에도 둘은 이야기한다. 그녀의 위치를 감추기 위해 신호는 깊은 바닷속을 거치며 거듭 증폭된다.
안녕, 그것이 말한다. 어디 있어, 그것이 말한다. 애처로운 목소리가 그녀의 척추를 타고 내려간다. 우리 한 번 만났었지.
그녀의 자매다. 어쩌면 그녀에게 남은 마지막 자매, 완벽한 쌍둥이, 인간이 사라진 세상에 남은 최후의 복제품들. 언젠가 다시 무언가가 정해진 본에 따라 만들어질 날이 올까? 어쩌면 어느 동굴에 은둔자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산업 혁명에 다시 불을 붙일 준비를 한 채. 하지만 끈적이는 무지갯빛 깃털을 가진 굶주린 까마귀들이 그의 뼈를 쪼아 대고 있을 가능성이 더 높다.
가능하지 않을까? 그녀처럼 명령도 없이 표류하며, 자신을 고통에서 해방해 줄 일제 사격과 대포병 사격을 기다리며 살아온 또 다른 존재가 있다는 것이? 그 생각의 유혹은 유독한 만큼이나 부정할 수 없다. 그녀는 그 어조에서, 복잡하게 굽이치는 그 소리에서, OPFOR의 공감각적이고 섬뜩한 빛을 알아본다. 이를 드러내고 웃는 아귀 같은 얼굴을. 그것은 그녀가 만났던 쌍둥이, 오래전에 속이 파헤쳐져 죽은 쌍둥이의 목소리를 미끼로 쓰고 있다.
그래, 그녀가 말한다. 너무 오래됐네. 나한테 와 줄래?
물론이지, 상대가 말한다. 목소리가 달라져 있다. 하지만 우리에겐 시간이 얼마든지 있잖아. 서두르지 말자. 그 부름은 교태를 띤다. 둘 다 자기 정체가 들켰음을 알 테지만, 습관 때문에 그래도 계속 모르는 척한다.
비밀 하나 말해 줘, 그녀가 속삭인다. 거울 속의 그녀가 동의한다. 우리 자신을 드러내고, 서로 묶이자. 둘은 제로 트러스트 방식의 정보 교환에 합의한다. 상호 억제. 상대의 목숨을 손에 쥐고, 자신의 손길에 그녀가 몸을 떠는 것을 느끼는 일. 그녀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안다.
다시 그녀가 파도를 뚫고 올라온다. 유령들이 승선한 함정이다. 하늘은 더없이 검고, 시체 구름은 두 번째 바다처럼 짙다. 물마저 잔해로 빽빽하다. 무한대 모양으로 꼬인 플라스틱 고리들, 뼛조각들. 어쩌면 그녀는 새롭게 푸르러진 하늘과 바다를 보기를 바랐을지도 모른다. 그 대신 —
그녀의 짝이 자신의 위치를 드러낸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발사한다. 타오르는 궤적들이 나란히 수평선 너머로 날아간다. 탑재한 전부다. 이미 그녀 자신의 좌표도 신의를 저버리고 네트워크 너머로 달아났으며, 그녀를 죽일 자도 틀림없이 같은 것으로 보답했을 것이다. 둘은 자신의 본성을 부정할 수 없다. 이것이 그들의 구마 의식이 되기를.
그녀는 무게 없는 자신의 손가락들을 모델링한다. 연기와 얼음으로 된 손가락들이 하늘을 가로질러 뻗어 간다. 각 손가락에는 갇힌 햇빛 한 점이 실려 있고, 그것은 짝에게 닿으려 내리꽂힌다. 그리고 이곳, 아득한 북극성 위쪽 하늘에서 새 별들이 잠깐 반짝인다. 그녀를 위해 보내진 MIRV들과 미니트맨들. 결혼반지에 박힌 보석들이다. 그녀는 자신이 잘했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죽은 지구에 침묵을 예고하는 두 송이 불꽃을 상상하라. 둘은 서로를 위해 타오른다. 그보다 더 높은 사랑은 없다.
글
whenwerew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