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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간행MIDNIGHT GAL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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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의 아가리

혼돈의 반란은 제 내장을 도로 쑤셔 넣을 만큼은 살아 있다. 그들의 복수는 신속하고 단호할 것이다. 혁명가로서의 자존심이 걸려 있다.

« 너의 실을 사랑하라 |

샹야오에 있는 혼돈의 반란의 무장을 창자부터 뇌까지 모두 합하면 탄창 오백 개, 권총 백 정, 돌격소총 쉰 정, 수류탄 스물다섯 발, 로켓 추진 유탄 발사기 다섯 정이다. 나머지는 삼사라가 날려 버렸다. 그토록 교묘하게 숨겨 두었다고 믿었던 게릴라 작전은 온 세상 앞에 발가벗겨졌고, 그보다 더 끔찍하게도 아무런 중요성이 없다는 사실까지 드러났다. 세계적 연합 세력이 정밀한 참수 작전을 펼칠 가치조차 없었다. 가짜 재단이 일부러 지저분하게 배를 갈라 내장을 쏟아 놓았을 뿐이었다.

재단이 저지른 끔찍하고도 비참한 실수였다. 혼돈의 반란은 제 내장을 도로 쑤셔 넣을 만큼은 살아 있다. 공동의 압제자를 향한 그들의 복수는 신속하고 단호할 것이다. 혁명가로서의 자존심이 걸려 있다. 샹야오 자체가 황금빛 길을 보여 주었다. 오네이로이 꼭대기에 독점해 둔 두 번째 엔진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엇인들 못 하겠는가?

공허한 원은 대령의 혁명적 추진력을 헛되이 흉내 내며 몇 년 동안 제 꼬리를 쫓아다녔다. 대령은 그들이 마르크스-레닌-소콜로프주의의 기초를 이해하도록 평생을 바쳤고, 자신의 가르침을 토대로 어떻게 더 쌓아 올려야 하는지 알려 주기도 전에 죽었다. 엔진은 그들의 아버지가 복제 방식으로 영혼에 파 놓고 가르침으로도 채우지 못한 구멍을 메울 줄 안다. 그것이 없으면 그들은 발달이 정지된 상태에 갇힌다. 아나키스트들과 다를 바가 없다.

거트스피커에게는 엔진을 위한 계획이 있다. 델타 위원회에도 엔진을 위한 계획이 있다. 샹야오 공산당에는 전력을 백만 배로 증폭시키는 수단을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방식으로 활용할 백만 가지 계획이 있다. 엔진은 주식시장에서 수완을 부리는 법을 안다. 상부 샹야오를 지휘하는 이사회에 자리를 얻는 법도 안다. 그들의 터전을 관리하는 유엔 세력들의 통제권을 장악하는 법도 안다. 그것이 없으면 그들은 통제된 반대파에 불과하다. 격리 파시스트들과 다를 바가 없다.

사령관은 삼사라 같은 무기를 투입할 수 있는 재단 앞에서 자신의 작전이 얼마나 초라한지 안다. 그녀에게는 힘의 균형을 맞출 수단이 필요하다. 엔진은 어느 기지를 습격해야 하는지 안다. 어느 구역이 전향할지도 안다. 보안을 위한 격리 재단에 자신을 넘길 준비가 된 감독관, 이사관, 사령관을 각각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그리고 그러지 않을 자들을 어떻게 몰아낼 수 있는지도 안다. 그것이 없으면 그녀는 공허한 원이나 다름없이 무의미한 반목을 이어 가느라 자신의 삶과 휘하 대원들의 삶을 낭비한 셈이다.

그들이 해야 할 일은 상부 샹야오를 침공하는 것뿐이다.

샹야오는 나른하게, 고요하게, 영원히 잠들어 있다. 인간이 알아낸 물리 법칙을 거스르며 허리케인만 한 크기로 자라난다. 진화에는 그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울 사십억 년의 시간이 있었다. 짐승의 도시만 한 뇌 안에서 신경 가교들은 수 데시미터의 간격이 고작 수 나노미터인 것처럼 생체 신호를 초전도한다. 인간은 그 척수 안으로 들어가 뇌간으로 파고드는 지점의 뼈섬에 정착하고, 경추에 볼트로 고정해 뇌척수액의 바다에 떠 있도록 거대한 뗏목들을 세웠다. 그곳을 관세가 없는 조세 피난처로 만들었다.

상부 샹야오 지구는 웃으며 살이 오른다. 그곳의 부는 아페롤과 참다랑어, 캐비아, 오리고기를 수입한다. 카탈루냐의 엘불리가 문을 닫기 전, 오네이로이 주식회사는 아드리아 형제를 복제하기 위해 대담한 첩보 작전을 실행했다. 최고의 정신공병들이 한밤중에 요리사들의 비전과 상상력, 협동심을 훔쳐 냈다. 그들은 미심쩍은 호의의 표시로 K국에 오네이로이의 엘불리 정신경관을 어디든 무료로 방문할 수 있는 이용권을 보상으로 지급했다. 스리포틀랜즈에서 샹야오까지 세계 어디서든 접속할 수 있는 곳들이었다. K국은 9 마일 역 협정 때 그 이용권들을 격리 재단에 떠넘겼다(캘리포니아의 역과 혼동하지 말 것. 애틀랜타의 역이다).

사령관에게는 요리 예술에 쏟을 시간도 관심도 없다. 그녀는 오네이로이 샹야오 본부를 더 잘 염탐할 수 있도록 가장 잘 보이는 테이블을 골랐다. “이런 곳은 잘 알아.” 그녀가 저녁 식사를 함께하는 일행에게 말한다. “내가 하는 대로 해.”

오퍼레이터는 두툼한 패딩 재킷으로 몸을 감싼 채 그녀 맞은편에 앉아 있다. 오십 달러짜리 합성섬유가 오천 달러짜리 메리노 울 행세를 한다. 거트스피커는 공산당이 굳이 구해다 준 노동 착취 공장의 최고급 비단옷을 걸쳤다. 기사와 대위의 낡고 좀먹은 턱시도는 입구에서 간신히 합격점을 받았다. 사령관 자신의 군 만찬 예복은 완벽한 진품이다. 재단에 스카우트되었을 때, 그리고 다시 진짜 재단에 스카우트되었을 때도 기념품으로 간직한 것이다.

“여기 있는 모두에게 질문.” 사령관이 말한다. “샹야오의 동력은 어디서 나올까? 무슨 비유적인 개념을 말하는 게 아니야. 누가 전기를 공급하지? 세 번째 코스가 나올 때까지 시간을 줄게.”

그녀는 아구스티 토레요 마타, 그란 레세르바 2006 카바를 단숨에 들이켜, 가볍고 감귤 향이 도는 식전주를 알코올이 든 탄산수로 전락시킨다. 딸기는 캄파리에 담갔다가 급속 냉동해 완벽한 과일 아이스바로 만든 것인데, 그녀는 평범한 체리라도 되는 양 입에 쏙 넣는다. 건조 라즈베리를 곁들인 아몬드 거품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음식은 그들이 공유하는 상상의 산물일지 몰라도, 창밖의 세계는 실재한다.

오퍼레이터는 다른 이들의 대답을 살펴본다.

• 전에는 생각해 본 적 없는데. - 기사

• 경랍 연소 발전소. - 대위

• 사우스 차이나 전력 회사. - 거트스피커

• 당신이 알려 줄 거잖아?

“전부 정답이야.” 사령관이 말한다. “사우스 차이나 전력 회사. 경랍 연소 발전소. 전력이 어디서 나오는지 알겠어?”

네 번째 코스가 나오자 깨달음이 테이블을 휩쓴다. 축구공만 한 구체로 얼린 고르곤졸라다. 오퍼레이터는 먹는 법을 찾아 메뉴를 훑어보지만 하나밖에 찾지 못한다. 치즈를 먹는 방법이 어떻게 하나뿐일 수 있지?

“젠장, 내가 그걸 어떻게 놓쳤지?” 거트스피커가 묻는다. “젠장, 넌 그걸 어떻게 놓쳤어?” 그녀가 기사에게 묻는다.

“밈이군.” 대위가 말한다. “이제 내 지각의 가장자리에서 보여…… 미묘하고, 영리하고, 강력해. 뻔히 보이는 곳에 숨기는 방식이야. 어떻게 꿰뚫어 본 거지, 사령관?”

“CFS는 수십 년 전부터 알고 있었어.” 사령관이 말한다. “우리도 그 기법을 쓰지. 더 은밀하게 쓰지만.”

“그래서 뭐?” 기사가 끼어든다. “재단이 계속 전력을 공급해 주니까 전기가 아직 들어온다고? 우리 모두의 배를 갈라 놓은 그 재단이? 무슨 말을 하려는 거야? 이게 오네이로이에 침입하는 데 무슨 도움이 되는데?”

“그들이 떠났는데도 전기는 여전히 들어와.” 사령관이 말한다. “우리 조직은 가짜 재단이 그곳을 버리고 떠나는 걸 지켜봤어. 인정할 건 인정해야지. 시스템이 스스로 존속하도록 설계하더군. 우리한테는 혼자서도 돌아가는 발전소를 운영할 인력도 관심도 없어. 시도할 이유도 없었지. 지금까지는.”

그녀는 상부 샹야오의 스카이라인 한복판을 빽빽이 채운 마천개루를 내다본다. “오네이로이는 사우스 차이나 전력이 아직도 남아 있다고 생각해. 전기가 끊길 거라고는 예상하지 않는다는 뜻이지.”

“방금 그곳을 접수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고 했잖아.” 거트스피커가 말한다. 오퍼레이터가 그들을 돌아본다.

• 접수하려는 게 아니야. 잠깐 가동을 멈추는 거지.

• 우리 병력을 배치해 두고 신호를 기다리게 해.

• 오네이로이의 방어 체계는 완전히 멈출 거야. 기습하기 딱 좋은 상태가 되겠지.

• 그때가 공격할 순간이야. 놈들한테서 엔진을 빼앗을 순간.

전력을 끊어서 얻을 수 있는 우위는 기껏해야 몇 분뿐이다. 요새에 침투해 보안 체계의 통제권을 장악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고, 그다음에는 고도로 훈련된 용병 군단과 맞서야 한다. 그런 전리품이 걸린 이상, 수십 명의 혼돈의 반란 대원들이 벽 바로 너머에 햇빛을 둔 채 기꺼이 죽으려 한다. 적과의 영광스러운 전투에서 죽이고 죽으려 한다.

오네이로이의 방어 체계를 무력화하려는 사람은 열두 명도 안 된다. 샹야오의 광산에서 산업 시설 파괴 공작을 수행하며 중고 방독면이나 꿈틀거리는 창자의 변덕에 목숨을 맡기려는 사람들이다. 거트스피커는 자신이 속한 델타 위원회에 의해 자살 임무의 자원자로 떠밀린다. K국은 이머전 앙제뉘를 내준다. 공허한 원의 원로 대위는 자신과 자신의 기사, 레인저, 이등병 한 명을 차출한다. 재단 쪽에서는 사령관이 자신과 오퍼레이터를 데려가겠다고 고집한다.

사령관은 일행을 모이주머니 가장자리의 숨겨진 승강기로 이끈다. 샤오야쯔의 삼각형 잡화점에서 골목 몇 개만 지나면 나오는 곳이다. 거트스피커는 당 회의에 가는 길에 이 출입구 앞을 여러 번 지나쳤고, 몇 번은 열어 보려 하기도 했다. 다른 곳들처럼 봉쇄된 줄로만 알았다.

“전력 회사가 발전소와 각 지구를 오갈 때 쓰는 정비용 에어록을 적어도 네 군데는 알고 있어.” 사령관이 출입구 옆 망가진 키패드에 암호를 입력하며 말한다. “전부 정제 시설과 보안 수색을 우회하지. 출입 암호는 철수 당시 직장을 옮기려던 전향자한테서 얻었어. 안타깝게도 판가라에서 숙청된 사람 중 하나였지. 이곳들에는 전동 승강기와 포자가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환기 시설까지 있어.”

출입구가 쉭 소리를 내며 열리고 곰팡이 포자가 왈칵 쏟아져 나온다. 거트스피커는 방독면 필터 너머로도 그 맛을 느낄 수 있다. 사령관을 따라 일행은 하나씩 거대한 수직 갱도로 들어간다.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감염이 샹야오의 간질 조직에 뚫어 놓은 통로다. 갱도 벽에 볼트로 고정된 녹슨 레일 한 쌍이 위아래 양쪽의 어둠 속으로 뻗어 있다. 가운데에는 거대한 톱니 궤도에 매달린 전동 승강기 발판이 있다.

누르는 버튼은 없다. 사령관은 발판에 설치된 거대한 레버를 움켜쥐고 두 손으로 뒤로 당긴다. 승강기는 제세동을 받는 사람처럼 덜컥거리며 살아나더니, 타이어에 불이 붙은 것처럼 갱도 위로 연기를 토해 내고, 레일을 타고 내려가기 시작한다.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갱도의 메아리에 증폭되어 허리케인의 포효로 변한다. 그들은 누구나 균형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승강로는 거트스피커를 불안하게 한다. 그 살에는 건강한 분홍빛 유두 돌기가 돋아 있는 대신 물집이 잡혀 진물이 흐르고, 썩어 가는 암갈색이 섞인 겨자색이 덮여 있다. 샤오야쯔의 잡화점 아래에서 썩어 가는 땅이 이보다 건강해 보인다. 엘리베이터가 내려가는 동안 벽에서 전선들이 돋아나고, 거기에 무수한 납 파이프와 연료 배관이 합세해 살을 점점 더 많이 가린다. 어느 순간 승강로는 무기질 배관에 온통 뒤덮여, 식어 가는 용광로의 빛깔로 빛난다.

샹야오의 심장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귓가에 울리던 신의 목소리가 내연기관의 포효와 위험한 기계들의 울부짖음에 묻힌다. 심장이 쿵쾅거리고, 목이 막히고, 팔다리가 굳는다—거트스피커는 난생처음, 인류가 이용할 수 있도록 샹야오가 얼마나 철저히 지형을 개조당하고 속이 파헤쳐지고 감염되었는지 깨닫고 옆으로 쓰러진다.

이머전은 그녀 위에 서서 나이트, 캡틴과 함께 혀를 차며 떠들지만 실질적인 도움은 주지 못한다—커맨더와 오퍼레이터는 한없이 무심하게 지켜보며 운명에 맡기는 것으로 만족한다—손을 내미는 것은 레인저와 프라이빗뿐이다. 존재론적 확신에서 강제로 떨어져 나가는 공포를 이해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태어나는 순간 안드레이 소콜로프의 죽음으로부터 그 두려움을 물려받았다—

엘리베이터가 거대한 강철 방폭문 두 짝 앞에서 쿵 하고 멈춘다. 문에는 엄청나게 큰 붉은 글씨로 “SITE-679”가 찍혀 있다. 거트스피커는 옆으로 몸을 굴리고, 간신히 마스크를 벗자마자 바닥에 토한다. 커맨더와 오퍼레이터는 그녀를 넘어 방폭문으로 향한다. 이머전, 나이트, 캡틴은 그녀를 돌아서 간다. 레인저와 프라이빗은 그녀가 입을 닦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일으켜 세운다.

커맨더가 방폭문 틀에 내장된 여섯 개의 패널을 만지작거리자 문이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밀려 열린다. 그 너머에는 거대한 대리석 신전이 있다. 지붕은 너무 높아 보이지 않고, 바닥은 어둠 속으로 뻗어 있으며, 하늘을 향한 안테나처럼 세워진 거대한 오벨리스크들이 군데군데 솟아 있다. 커맨더는 문을 통과해 안도의 숨을 내쉬고, 엄청난 무게가 떨어져 나간 듯 어깨를 편다. 레인저, 프라이빗, 이머전은 무기를 겨눈 채 들어갔다가 경외감에 다시 내린다. 거트스피커는 재단 Site-679의 문턱을 넘어 위를 올려다보고, 또다시 토할 뻔한다.

나이트와 그녀의 오빠 캡틴이 마지막으로 들어온다. 그들의 복제 원본인 아버지, 안드레이 소콜로프 대령은 이곳과 빌어먹게도 거의 똑같이 지어진 정신공학 비밀시설에서 말년을 보냈다. 두 사람은 그의 곁에서 건축 도면과 실제 결함을 배우며 수많은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안으로 발을 들이기도 전에, 남매는 그 설계가 고통으로 몸서리치는 것을 느낀다. 기능적인 사회주의 고전주의가 어느 미국인이 악몽처럼 꿈꾼 미니멀리즘적이고 개인주의적인 브루탈리즘에 의해 뒤틀려 있다. 침입당하고 새로 꾸며진 그들의 집.

가짜야, 두 사람은 동시에 생각한다.

신전의 벽이 떨린다. 기둥들이 일렁인다. 환영의 막대한 부피가 타격대의 정신을 짓누르고, 죽어 가는 곤충의 경련처럼 팔다리를 앞으로 끌며 움직이도록 정확히 그 방식으로 운동 뉴런을 압박한다. 심령압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명상 기법을 수련하는 나이트마저 앞으로 끌려간다. 그녀는 초보적인 포식성 지성, 허가받지 않은 침입자를 유인하도록 설계된 상태 기계를 감지한다—하지만 구멍이 보인다고 해서 추락을 멈출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캡틴의 뇌는 수년 동안 그런 식으로 짓눌려 왔다. 그는 그 근육들을 꼼짝 못 하게 유지하는 법을 안다. 벽지 뒤에 숨어 있는 아가리를 보고, 울부짖으며 이를 가는 소리를 듣고, 늘어진 가장자리를 찾는다—오벨리스크의 어딘가에 있는 불규칙함, 반사된 빛이 잘못 튕겨 나가는 불쾌한 골짜기 같은 부분, 환영이 타격대의 뇌 안에 자리 잡은 곳에서 그것을 움켜잡아 뜯어내고 짓밟아 죽일 수 있는 지점을.

커맨더가 숨겨진 안내 데스크 뒤의 숨겨진 버튼을 손바닥으로 치자 놀이기구가 멈춘다. 프라이빗은 얼굴부터 바닥에 고꾸라지며 하마터면 총을 쏠 뻔한다. 거트스피커는 간신히 서 있는다. 나이트는 계속 걷다가 접수대에 부딪힌다. 신전이 안쪽으로 무너져 내리며 일행을 겨우 수용할 만한 콘크리트 지하 감옥으로 변한다. 각 벽에는 양문이 하나씩 있다. 캡틴은 이차원의 이빨들이 문 뒤로 물러나는 것을 본다. 그것들은 돌아올 것이다.

“씨발, 저게 뭐였어?” 프라이빗은 황급히 일어서며 칼라시니코프의 총구를 사방으로 휘두른다. 총구가 동료들의 머리를 아슬아슬하게 비껴간다.

“드레인스네이크. 누구 쏘기 전에 총 내려.” 커맨더는 접수원이 앉아 있었을 법한 둥근 시멘트 판 뒤를 여전히 뒤지며 말한다.

“드레인스네이크가 뭔데 -_-?” 이머전이 묻는다. 이 모든 일이 벌어지는 동안에도 K국 요원은 바주카포를 다루는 자세와 방아쇠 안전 수칙을 완벽하게 지켰다.

“어떻게 알았지?” 캡틴이 묻는다.

“여긴 가짜 재단 소유였어.” 커맨더가 말한다. “진짜 재단이 적을 연구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나?”

“그래서 어느 쪽으로 가지?” 레인저가 말한다.

오퍼레이터의 머릿속에는 지도가 있다. 이곳에서 갈 수 있는 세 경로가 보인다. 동관으로, 서관으로, 중앙동으로.

• 동관에는 병영이 있으며, 그곳에서 식당과 샤워실, 재배실로 이어진다. 이런 곳은 식량을 직접 재배해야 했다.

• 서관은 실험실, 감방 구역, 무기고로 이어진다. 재단이 샹야오를 내부에서 연구하고, 기지를 침입으로부터 보호하고, 도시에서 훔쳐 온 고기를 보관하던 곳이다.

• 모두 중앙동을 위해 존재한다. 샹야오에게서 태어난 변칙존재들이 수용되어 있던 곳. 전력이 생산되던 곳. 지도에 난 새까맣게 탄 구멍.

• 선택은 명백하다.

팀은 양문을 지나 중앙동으로 들어서고, 넋을 잃어 말을 하지 못한다.

그들은 절반은 콘크리트, 절반은 유리로 된 거대한 터널의 한쪽 끝에 서 있다. 샹야오의 살을 파내 만든 거대한 체강의 어둠 속에서 번개가 튀어 오르며 터널을 바깥에서 밝힌다. 일정한 거리와 시간 간격으로, 번개는 복도에서 갈라져 나간 다른 원통형 콘크리트 모듈들의 윤곽을 드러낸다. 바깥에서—무언가 움직인다. 키가 오 미터인 완보동물, 자동차만 한 아메바, 섬모를 공중에서 흔들며 공기 중의 정전하를 세포 안으로 끌어들이는 사람만 한 전기 플랑크톤.

“여긴 뭐 하는 곳이야?” 프라이빗이 한 손으로 유리를 쓸며 묻는다.

“저들의 말이 들려.” 레인저가 말한다. “인간의 언어는 아니지만… 저들에게도 언어가 있어. 이런 곳이 존재할 수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어.”

새로운 목소리가 거트스피커의 귀에 들어온다—그녀가 섬기는 신의 북소리 같은 심장 박동도, 기계들이 이를 가는 소리도 아닌, 거의 유기체 같은 느낌을 띤 전자 플루트처럼 높게 웅웅거리는 소리다. 그 부름은 바깥 체강에 울려 퍼지고, 실내에서 번개가 내리치고 인공 천둥이 요란하게 울릴 때마다 되풀이되고 증폭된다.

“들려. 동력 핵이야. 복도 끝에 있어.” 그녀는 이미 움직이면서 말한다. 나머지 팀원들은 서로를 바라보지만 굳이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적어도 처음에는.

“삼십 분째 걷고 있어.” 캡틴이 지적한다. “저 완보동물은 아까도 지나쳤어. 확실해.”

“저기, 얘들아 /_/.” 이머전이 말한다. “뭔가 복도를 따라 오고 있어 <_<…”

다른 이들에게도 들린다. 면도날처럼 날카롭게 벼려진 이빨들이 갈리는 소리가 매초 커진다. 똑바로 바라보면 그곳에는 없다—하지만 눈길을 돌리는 순간 눈가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한다. 거트스피커는 무언가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근잘근 무는 것을 느낀다.

“개미귀신의 기하학자.” 커맨더가 말한다. “저 이빨을 알아. 근거리 방어 수단이야. 발생 장치가 이 하위 모듈들 중 하나에 있을 거야. 비밀번호는 신경 쓰지 말고 문틀을 쏴서 부숴. 저걸 만든 계약업체를 알아.”

“흩어져!” 캡틴이 외친다. “우리 중 하나는 운이 좋겠지. 프라이빗! 레인저! 갈 수 있는 한 입구에 가장 가까운 하위 모듈들을 맡아. 피가 나기 시작하면 물러서.”

그는 달려가려고 몸을 틀다가 무릎 안에서 무언가가 제자리를 벗어나는 것을 느끼고, 가장 가까운 모듈로 절뚝거리며 간다. 이를 악물고 문틀에 탄창 하나를 전부 쏟아부은 다음 어깨로 들이받는다. 문이 넘어가며 무언가 말랑한 것을 깔아뭉개고 커다란 질척거리는 소리를 낸다. 캡틴은 모듈 안으로 손전등을 비추지만, 문 둘레에 튄 보랏빛 얼룩만 보인다.

이빨이 딱딱 부딪히는 소리가 더 커진다.

커맨더와 오퍼레이터는 가장 가까운 하위 모듈로 향한다. 커맨더가 하위 모듈 문틀의 정확한 모서리 지점들에 네 발을 쏜다. 두 사람은 문을 밀어 떼어내고 무슨 실험실 같은 곳에 들어간다. 방 한가운데 있는 탁자 위에는 반짝이는 오리칼쿰 권총이 놓여 있다. 아이의 미술 작품처럼 유리를 불어 만든 구체와 철망이 달려 있지만—의심할 여지 없이 사전에 계획된 악의를 위해 개발되었을 것이다. 여기서는 쓸모가 없다. 오퍼레이터는 벌써 다른 하위 모듈을 찾으며 돌아선다. 커맨더는 뒤에 남아 방 한가운데의 받침대를 탐욕스럽게 응시하며 안으로 걸어 들어간다. 그녀는 저런 설계를 본 적이 있다. 그녀는 그것을 주머니에 넣는다.

이빨이 갈리는 소리가 더 커진다.

이머전 앵제뉴는 살펴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숙련된 경험에서 우러나온 우아함으로, 그녀는 그저 바주카포를 발사한다. 거리가 워낙 가까워 탄두는 속도에 실린 힘으로 인접한 모듈의 해치들을 뚫고 들어간 뒤 방 안에서 폭발한다. 그러고는 몸을 돌려 재장전하고 똑같이 반복한다. 육십 초도 안 되어 그녀는 값을 매길 수 없을지도 모를 전리품으로 가득한 방을 최소 네 개 파괴한다.

이빨을 으드득 가는 소리가 더 커진다.

거트스피커는 그들 모두를 무시한다. 플루트 소리가 그녀를 복도를 따라 곧장 이끌고, 이빨들이 윙윙거리는 소리를 향해 곧장 이끈다. 그것이 자신을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줄 것이다. 그녀는 확신한다.

나이트는 지각을 집중한다. 관찰 기법을 실행한다. 오퍼레이터, 커맨더, 거트스피커, 이머전, 프라이빗, 레인저, 캡틴의 정신을 의식에서 지운다. 건물이 허기에 시달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프라이빗!” 그녀가 외친다. “네가 가장 가까워!”

프라이빗이 발생 장치실에 들이닥칠 때는 이미 귀에서 피가 흐르고 있다. 그것은 천 개의 큰턱을 딱딱 맞부딪치며 그녀에게 포효한다. 나이트, 캡틴, 레인저는 보이지 않는 개미귀신을 찾아낸 그녀의 희열과 그것이 살을 갉아먹을 때 느끼는 공포를 감지한다. 그들은 물려받은 경험에서 나온 순간적인 판단으로, 그녀의 망설임이 모두를 죽게 하리라는 것을 깨닫는다.

나이트가 그녀의 정신 속에서 아드레날린 분비를 촉발한다. 캡틴이 그녀의 도주 반사를 억누른다. 레인저가 자신을 희생하는 것은 특권이라고 그녀를 설득한다. 개미귀신은 그녀가 해제 레버를 당기는 동안 갑옷을 씹어 뚫고, 비상 정지 버튼을 누르는 동안 팔다리에서 살점을 뜯어 내며, 탄창이 빌 때까지 자신에게 직접 총탄을 쏟아붓는 동안 그녀의 경정맥을 물어 끊는다. 그녀는 발전기와 동시에 죽는다. 동료들은 발전기의 정신이 꺼지는 바로 그 순간 그녀의 정신도 깜빡이며 사라지는 것을 느낀다. 레인저가 이병의 희생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들은 그녀의 시신을 쓰러진 자리에 남겨 둔다. 누구도 그것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전력 제어실은… 아름답다. 기지의 나머지 부분을 이루는 낡은 콘크리트와 강철과는 대조적이다. 제어실의 반구형 설계에서는 거의 아르데코에 가까운 감성이 느껴진다. 윤이 나는 알루미늄 콘솔, 먼지 쌓인 컴퓨터 단말기, 가느다란 형광등 기둥들은 핵시설에 문화를 들여놓고 싶어 했던 설계자의 마음을 말해 준다. 방 건너편 벽을 차지한 거대한 단일 유리 관측창 밖에서는 샹야오의 거대미토콘드리아가 갓 태어난 별들처럼 빛나고 진동하며, 수천 톤의 바닷물을 수소로 바꾸고, 광합성의 효율을 넘어 핵융합으로 나아간 뒤, 그 출력을 정전기적 불균형의 형태로 공동의 둘레에 점점이 박힌 백 개의 금속 구체 가운데 하나에 흘려보낸다.

거트스피커는 경외감에 사로잡힌 채 서서 진화의 완벽함이 재현한 우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샹야오에게 이런 면이 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의 광대한 몸속에 또 어떤 신비가 숨어 있을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눈에 눈물이 고인다.

“우리 고향에도 저런 토카막이 있었어.” 나이트가 말한다. “인간의 손으로 만들었지만, 공학적으로 완벽해서 그에 못지않게 숭고했지.”

오퍼레이터는 맥동하는 별빛의 모상을 바라보며 그것을 죽여야 한다는 데 죄책감을 느낀다. 잠깐일 뿐이라 해도.

• 어떻게 정지시키지?

• 반드시 다시 살아나게 할 거지?

• 전력이 계속 죽어 있으면 어떻게 되지?

• 그런 것까지 걱정할 필요가 있나? 성공 아니면 죽음이다.

“성공 아니면 죽음이다.” 사령관이 확언한다. “정보를 믿어라. 역량을 믿어라. 계획을 믿어라.”

그녀가 그들을 한 명씩 차례로 바라본다. “오퍼레이터. 제어봉 네 개를 모두 비활성화할 준비를 해. 나이트, 캡틴, 여기 정지 승인 콘솔의 제어 코드다. 이병? 레인저? 간단한 임무다. 붕괴 조절기 옆에서 대기해. 레버가 뻑뻑할 테니 반드시 끝까지 당겨. 이모젠, 합의한 대로 제논 붕괴와 수동 제어봉 조작을 감시한다. 맞지? 거트스피커… 샹야오의 기분을 좋게 유지해. 준비됐나?”

“준비됐습니다.”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한데 모여 선 혼돈의 반란 병력이 답한다. 운명을 자기 손에 쥘 준비가 되었다. 사령관이 명령을 내린다. 팀이 계획을 실행한다. 전력이 끊긴다.

어둠 속에서 함께 나누는 승리의 한순간.

번개가 번쩍인다. 어둠 속에서 쥐들이 찍찍거린다. 굶주린 쥐들. 무언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깨달음.

번개가 번쩍인다. 사령관은 함정임을 알아차린다. 느리지만 확실하게, 이것은 가짜 쥐들 속에 그들을 익사시킬 것이다. 그들의 뇌와 폐와 심장을 잠겨 죽게 할 만큼은 진짜지만, 수동 장치에 손을 댈 만큼은 진짜가 아닌 쥐들. 그녀는 전력 차단을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승산 있는 길임을 알아차린다. 작업 순서가 어디서 어긋났는지도 벌써 눈에 들어온다. 만약 이 함정에서 빠져나간다면—아니, 빠져나가면, 이 도면을 팔아넘긴 전향자에게 기동특무부대를 풀어놓을 것이다.

번개가 번쩍인다.

이모젠 앵제뉴는 컴퓨터 단말기 위에서 발끝으로 선 채 필사적으로 균형을 잡으며 바닥에 총탄을 퍼붓는다. 해충들은 총탄이 반응할 만큼 진짜가 아니다. 그저 그녀의 통각 수용기가 반응할 만큼만, 고통과 공포로 숨이 막힐 만큼만 진짜다.

거트스피커는 뜨거운 플라스틱이 살을 지지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도마뱀붙이처럼 형광등 꼭대기에 매달려 있다. 그녀는 전에 샹야오의 쥐들과 함께 살아 본 적이 있다. 그 일을 반복하느니 차라리 자신에게 총을 쏘겠다.

번개가 번쩍인다.

오퍼레이터는 이빨들 뒤에 숨은 지성의 소리를 듣는다.

• 한때 샹야오로 향하는 화물선에서 태어난 쥐 열 마리가 있었다.

• 그것의 꼬리들이 서로 엉켰고, 도시의 물이 그것을 바꾸어 놓았으며, 그리하여 열 마리의 몸속에 쥐 백 마리가 갇혔다.

• 그다음에는 천 마리, 그다음에는 만 마리—그러고는 이곳에 족쇄로 묶였다.

• 그것이 몹시 증오하는 재단이 채운 족쇄. 이들에게서 지독하게 풍기는 재단의 냄새.

번개가 번쩍인다.

레인저가 기어간다. 쥐들이 그의 무릎 아래를 모조리 뼈만 남기고 발라 먹었다. 나이트가 그의 다리를 계속 움직이게 한다.

그가 기어간다. 쥐들이 그의 엉덩이와 가슴을 물어뜯고, 아 맙소사, 아프다. 캡틴이 그의 심장을 계속 뛰게 한다.

그가 기어간다. 발톱과 이빨이 얼굴과 팔과 몸속을 헤집는 동안 커다란 빨간 버튼을 더듬어—허우적대며—찾는다. 버튼을 끝까지 내려칠 때까지는 죽지 않도록 자신을 붙든다. 전력이 레인저를 따라 어둠 속으로 사라지며 마지막 함정도 데려간다.

번개가 멎는다.

오네이로이의 두개마천루는 도시의 뼈로 된 하늘을 꿰뚫는 강철과 유리의 돌기다. 그것은 빛의 바다 한가운데 서 있다. 샹야오가 만들어 낸 것 중 진정한 호화로움에 가장 가까운 것, 두개골 틈새의 공허 아래에서 반짝이는 빛나는 진주들. 그 공허는 부유한 주민들에게 탁 트인 하늘을 떠올리게 한다.

암흑이 물마루처럼 솟아오른다. 도시가 어둠의 왕관을 쓴다. 모든 벽과 지붕과 문이 녹아내려 형체 없는 그림자 무리가 된다. 그러고 정확히 육십 밀리초 뒤, 오네이로이 지역 본부의 불빛이 일제히 켜진다. 속칭 ‘두개마천루’다. 그 눈부신 빛은 주변의 고급 공간 전체에 실체를 부여하고, 사라져 가는 도시에 억지로 형체와 윤곽을 입힌다.

이곳에는 발전기가 없다.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하면 처리할 수 없는 기체 부산물이 발생해 이 도시를 무덤으로 만들 것이다. 그래서 다른 불빛은 뒤따라 켜지지 않는다. 두개마천루만이 등대처럼 서 있다. 어떻게 하는 걸까?

아래쪽 발전소에서 나이트가 설명한다. 그들이 드러난 살점 한 군데를 찾는 동안 축축한 암흑이 밀려다닌다. 그들은 탐조등에 의지해 나아간다. 레인저는 아슬아슬하게 임무를 구해 냈다. 이제 그들은 그것을 완수하기만 하면 된다.

쉬운 방법으로는 전력을 생산할 수 없다고 그녀가 일행에게 말한다. 하지만 잘 알기만 하면 우회할 방법은 언제나 있어.

그녀가 반쯤 닫힌 방폭문 사이로 몸을 비집고 들어간다. 전력을 잃은 문은 영원히 그 자리에 멈춰 있다. 이모젠이 투덜거리며 뒤따른다 °_°.

당장 쓸 수 있는 엄청난 잠재 에너지원 같은 게 어디 있으면 좋으련만, 그녀가 연극조로 중얼거린다. 그녀에게는 이렇게 즐길 기회가 별로 없다. 그 에너지 저장소들을 서로 연결하고 전력 분배를 매개하는 전도성 물질의 망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뭐, 어쩌겠어. 그녀는 어깨를 으쓱하고는, 분홍빛 장기가 날것으로 드러난 덩어리에 다가가며 거트스피커에게 손짓한다. 네가 대신 해 줘. 널 좋아하잖아.

거트스피커는 건네받은 칼을 든다. 사실은 마체테로, 도시의 피가 묻어 흉흉하다. 그녀가 표면을 갈라 연다. 충분히 깊게 파고들자 빛이 쏟아져 나와 시야를 가로지르며 파직거린다. 그녀가 눈을 깜빡여 눈부심을 걷어 내는 동안 나이트가 안에서 무언가를 끌어낸다. 끈적하고 축축한 굵은 케이블. 반투명한 흰색이며 전력이 흘러 웅웅거린다.

짜잔!

사령관은 입술을 비틀며 그것을 미심쩍게 흘겨본다.

오네이로이는 꿈을 먹고 산다. 인간의 생각이 지루해지면 거석 같은 거대 괴수의 관념을 맛보려 한다. 이것은 이미 확인된 사실이다.

궁지에 몰리면 그들은 같은 영역에서 해결책을 찾는다. 샹야오의 사고 공간을 뚫고 들어가는 그들의 취출 장치는 그의 신경계를 탈취해 은빛 경로를 따라 동력을 흘려보낸다. 전력이 아니라 가공되지 않은 감각, 도시가 일상적으로 느끼는 감정의 열기다. 이 몇 시간 동안 도시는 감각을 잃는다. 마취된 것이다.

그 감각은 오네이로이 본사까지 줄곧 이어진다. 나이트의 설명이다. 그것이 어디로 나오는지는 그들도 모르지만, 뭐, 정면 공격은 애초부터 위험했다.

내가 통과시켜 줄 수 있어. 변연계를 지나는 동안 약 영 점 영영삼 초간 에그레고르가 될 거야. 그러고는 너희를 내뱉겠지. 할 거야?

이모젠은 얼굴에 기쁨을 띠고 즉시 고개를 끄덕인다. 사령관이 동의하고, 오퍼레이터의 주체성은 발휘되지 못한 채 끝난다. 잠재력만 소진한 불발탄이다. 거트스피커는 생각한다. 평생의 동반자에게 그토록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니. 마침내 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니. 그녀는 해야만 한다.

“가자.”

그들은 또 다른 지하실임이 분명한 곳으로 나온다. 이곳의 공기는 건조하고, 산뜻한 원색 표지판들이 실내 구역을 표시하고 있다. 한쪽에는 감시 정보 처리, 다른 쪽에는 물리적 표적 지정이라고 쓰여 있다.

그들이 폭포처럼 쏟아지는 불꽃 속에서 차례로 나타난다. 거트스피커는 미식축구공처럼 단단한 콘크리트 바닥에 내리꽂힌다. 그녀는 굴러가다 쓰러져 있는 오퍼레이터에게 무릎을 세게 부딪쳐 얼굴을 찡그리지만, 곧 괜찮아진다. 빛이 멎는다. 사령관과 이모젠이 벌떡 일어선다. 나이트는 여분의—서버 랙인가?—그런 것에 몸을 기대며 삐걱삐걱 일어난다. 불빛이 보석처럼 박힌 금속 기둥이다. 거트스피커는 원칙상 마체테로 케이블 다발을 찍어 끊고, 색색의 불빛이 꺼진다. 그들 뒤에서는 갈라진 틈이 액체 번개를 뿜어내며 축전기 뱅크를 파열시키고 있었다. 그것 역시 잠잠해진다.

붉은 불빛들이 번쩍 켜진다. 경보가 울부짖는다. 멀리 떨어진 계단 쪽 출구가 쾅 닫히려 한다. 하지만 금고문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들 넷은 말없이 위로 향하는 통로를 향해 전력 질주한다. 거트스피커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난도질한다. 회오리 같은 학살 속에 더 많은 시스템이 작동을 멈춘다. 비상등이 꺼지지만 경보는 멎지 않는다. 그러고는 그들이 위로 올라간다. 페인트와 곰팡이 냄새가 나는 계단실을 통과해서. 잘 다듬은 정원수 같은 오네이로이식 삶의 겉치레에 난 균열이다.

위층에는 대리석 흑단 유리 분수 장식 따위의 온갖 지랄 같은 것들이 늘어선 로비가 있지만, 그런 것은 전부 그녀에게 아무런 감흥도 주지 못한다. 그녀의 눈에는 오직 한 가지, 문만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바깥에 있는 것.

광장에는 정해진 운명인 양 나머지 반란군이 도착하고 있다. 운이 좋은 건가? 왜 흩어지지 않았지? 어떻게 이제 막 도착한 건가? 거의 백 명, 그중 절반 가까이는 지휘부 보조 병력이다. 뒤쪽의 접수 직원이 이제야 그들을 알아차리고 경계하는 눈길로 그녀를 본다. 상관없다. 보안 요원은 전부 자리에 없다. 위층에 있는 게 틀림없다. 이것도 운인가? 한눈팔지 않는 편이 좋겠다.

그녀는 웅장한 정문의 손잡이 두 개를 붙잡고 몸을 홱 내민다. 시스템이 고장 나는 동안 전자 잠금장치가 헛되이 딸깍거린다.

문이 활짝 열린다. 동료들이 준비를 마친 채 서 있다. 내 군대, 그녀는 짜릿함을 느끼며 잠시 그렇게 생각해 본다.

“들어와. 여긴 실내 장식을 좀 바꿀 필요가 있겠어.”

그녀가 몸을 돌려 두개마천루 안으로 향하고, 반란군이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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