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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간행MIDNIGHT GAL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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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빠지는 건 싫어!

옛날에 마법에 걸린 석호의 깊디깊은 물속에 숨어 산다고 전해지는 아름다운 여인이 있었다.

물론 나는 그 여인을 실제로 본 적이 없었지만, 여신처럼 신비로운 마법을 지닌 여인이라고들 했다.

마녀와 마법사, 용과 인어 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아이였으니, 마법 이야기가 담긴 동화책은 당연히 언제나 내 마음을 끌었다.

그래서 일곱 살 생일에 엄마에게 동화책을 선물로 받은 건 무엇보다 신나는 일이었다.

이야기에 따르면 석호의 여인은 자신을 만나게 된 사람들에게 부드럽게 미소를 지어 주는데, 오후의 햇살 아래 산들바람에 옅은 빛깔의 곱슬머리가 반짝이고 눈에서는 천상의 광채가 빛나서 누구나 감탄을 금치 못한다고 했다.

내가 아는 아이들은 모두 이 세상 존재 같지 않은 그 여인을 알고 있었고, 여인은 원래부터 그곳이 제자리였다는 듯 우리 꿈속 깊숙이 스며들었다. 우리가 눈을 감고 꼭 필요한 잠에 빠져들면 여인이 더없이 우아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우리를 기다린다고 이야기에 쓰여 있었기 때문이다.

때로는 여러 아이가 한꺼번에 여인을 보기도 했는데, 여인은 즐거움이 가득한 목소리로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 주곤 했고, 반짝이는 듯한 경쾌한 웃음소리는 그 행운아들의 귀를 감각에 더없이 기분 좋게 와닿는 소리로 가득 채워 주었다.

어느 날 아침, 언니 레베카가 들뜬 채 내게 와서는 자기도 그 여인을 직접 봤다고 말했다!

그때 언니는 겨우 열두 살이었으니, 거의 들어 본 적 없는 일이었다.

언니의 말이 무슨 뜻이냐고 묻자 부모님은 그저 ‘레베카는 아주 특별한 아이란다.’라고 말씀하셨다.

그 뒤로 레베카는 기쁨으로 환하게 빛나는 듯했다. 특별한 아이들 중 하나가 되었으니까. 여인이 찾아와 준 아이들 중 하나가.

내게는 그런 행운이 없었다. 석호의 여인 같은 이야기를 수없이 탐독했지만, 그 여인 같은 존재를 내 눈으로 직접 볼 만큼 운이 좋은 아이는 아니었다.

동네의 수많은 아이가 석호의 여인을 봤다고 하면서 레베카와 내게 달려와 그 이야기를 낱낱이 들려주곤 했다.

하지만 나는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그렇다고 레베카가 내게 야박하게 군 적은 없었다. 내가 무엇보다 어려워하던 학교 공부를 여전히 몇 시간씩 도와주었으니까. 나는 언니처럼 재능을 타고나는 행운을 누리지 못했기에 그게 고마웠다.

어느 날 사촌 조세핀에게서, 여인의 축복을 받은 아이들은 모두 여인의 마법 나라로 멋진 여행을 떠난다는 말을 들었다.

모두가 그 일로 야단법석이었다. 여인의 축복을 받지 못한 나만 빼고.

나는 남아서 공부를 열심히 해야 했다. 밝고 아름다운 미래를 맞이할 수 있도록. 베키가 내게 그렇게 말했다.

열다섯 살 때에도 레베카가 늘 얼마나 행복해했는지 기억난다. 언니의 밝고 푸른 눈은 언제나 반짝였다. 엄마가 그 여인과 언니가 떠나야 할 힘겨운 여정을 이야기할 때조차도.

나는 언니가 부러웠다. 아주 먼 곳에 있는 마법 나라로 여행을 떠나게 될 내 언니가.

가끔은 언니 손을 잡고 그곳으로 데려가 달라고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함께 있고 싶어서였다! 내가 바라는 건 언니와 함께 있는 것뿐이었다.

어느 날 누군가 나를 방으로 불렀다. 낯선 흰 벽과 전자레인지처럼 삑삑 소리를 내는 거대한 모니터가 있는 넓은 방이었다.

‘베키한테 작별 인사 하렴.’ 엄마가 얼굴에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레베카가 떠날 시간이었지만, 나는 언니가 가지 않았으면 했다.

언니가 영원히 내 곁에 있었으면 했지만, 이야기에서는 석호의 여인이 사는 나라로 가는 사람은 반갑게 맞아 주는 여인의 품 안에서 영원한 행복을 찾게 된다고 했다.

그때 레베카는 그저 나를 보고 웃었다. 눈을 빛내며 활짝 웃었다. 반짝이는 눈이었다.

‘나도 그 여인 보고 싶어!’ 나는 언니의 뼈만 앙상한 손가락을 생명줄처럼 붙들고 졸랐다.

‘너도 곧 만나게 될 거야, 모니카.’ 언니가 약속했다. 나를 향한 사랑이 언니의 눈 속에서 한껏 타올랐다.

어쨌든 레베카는 원래 불평하는 법이 없었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흐른 뒤, 레베카가 내게 준 동화책을 펼쳤을 때 나는 낯익은 푸른 두 눈이 공포에 질린 채 나를 마주 보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 주위에는 얼어붙은 다른 아이들의 얼굴 수십 개가 있었고, 그 얼굴들은 모두 책장에 영원히 새겨져 있었다.

게시자 /u/RosetheSpin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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