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등이 있는 사각형을 모두 선택하세요.
나는 구글 검색창을 클릭하고 남동생에게 씩 웃어 보였다. “쩌는 거 좀 볼래?”
조지는 내 옆,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있었다. 녀석이 몸을 조금 꼼지락거렸다. “좋아.”
나는 턱으로 방문을 가리켰다. “닫아.”
녀석은 문으로 쪼르르 달려가 딸깍 닫고는 다시 쏜살같이 돌아왔다. 폴짝 뛰어 침대 위로 올라왔다.
나는 글자를 입력했다.
POR—
그때 화면이 하얗게 변했다. 커서가 부풀더니 빙글빙글 도는 로딩 표시로 바뀌었다. “뭐야, 씨—”
신호등 하나가 찍힌 사진이 8x8 격자로 나뉜 채 화면에 번쩍 나타났다. 위에는 문구가 있었다. 신호등이 있는 사각형을 모두 선택하세요.
“벤 형?” 조지가 말했다. “이거야? 왜냐면…나 신호등은 본 적 있거든.”
“아니, 이거 아니야, 이 이중모음아.” 내가 말했다. “당연하잖아.”
나는 신호등 위로 커서를 끌고 가 신호등이 들어 있는 사각형 네 개를 클릭했다. 사각형들이 서서히 검게 변했다. 커서를 아래쪽 제출 버튼으로 끌고 가다가 멈췄다. 뭔가 눈에 걸렸다. 신호등의 작은 조각이 다른 사각형에 삐져나와 있었다.
봤지? 내가 이런 걸 싫어하는 이유가 이거다. 저것도 클릭하라는 건가? 아니면 너무 작아서 안 치는 건가? 진짜 멍청하기 짝이 없다. 에라, 모르겠다. 클릭한다. 저 안에 있잖아. 그럼 포함이지.
나는 클릭했다.
그 사각형이 서서히 검게 변했다. 나는 제출 버튼을 눌렀다.
새 사진이 서서히 나타났고, 그 위에 문구가 한 줄 떴다. 시도 1/3 실패. 다시 시도하세요.
나는 손마디가 하얗게 불거지도록 마우스를 꽉 움켜쥐었다. 뒤에서 동생이 킥킥거렸다. 나는 녀석에게 경고의 눈빛을 쏘았다. 딱 삼 초 안에 그 멍청한 웃음을 지우지 않으면 한 대 후려쳐서 지워 주겠다는 뜻이었다. 웃음이 싹 사라졌다.
나는 목을 우두둑 꺾으며 다시 모니터를 봤다. 장난은 끝이었다. 씨발, 이제 머리 좀 써야겠네.
집이 있는 사각형을 모두 선택하세요.
나는 집으로 커서를 끌고 가다가…멈췄다.
이 집은 우리 집과 똑같이 생겼다. 앞마당에는 엄마가 완벽하게 손질해 놓은 장미 덤불. 진입로에는 햇빛 아래 연하늘색 차체가 반짝이는 아빠의 쉐보레. 잔디밭에는 옆으로 쓰러진 조지의 자전거.
“조지?” 내가 말했다. “이거 뭐 같아?”
남동생이 몸을 앞으로 기울여 안경 너머로 화면을 눈을 가늘게 뜨고 봤다. 녀석은 어깨를 으쓱하며 모른다고 작게 웅얼거렸다.
“멍청아. 우리 집이잖아.”
조지가 눈을 가늘게 뜨고 지적인 척 턱을 쓰다듬었다. 그 멍청한 눈깔 뒤에서 진짜 무슨 생각이라도 돌아가는 것처럼. “아닌데.”
“맞아. 우리 집이야.”
“아닌 것 같은데—”
“그만 떠들어.”
나는 사진을 다시 꼼꼼히 살폈다. 이 프로그램이 구글 어스에서 사진을 가져오는데, 어쩌다 우리 집 사진이 걸린 건가? 백만 분의 일이나 될 확률이다. 하지만 그게 아니면 어떻게?
나는 집이 들어 있는 사각형 두 개를 클릭했다. 사각형들이 서서히 검게 변했다.
창밖에서 천둥이 쾅 울렸다. 나는 블라인드를 흘끗 봤다. 블라인드 살들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폭풍이 몰려오는 모양이었다. 나는 커서를 아래로 끌고 가 제출 버튼을 눌렀다.
새 사진이 나타났다.
시도 2/3 실패. 소파가 있는 사각형을 모두 선택하세요.
나는 화면에 주먹을 꽂아 버릴 작정으로 마우스에서 손을 뗐다가, 화면에 뭐가 있는지 봤다. 그대로 굳었다. 가죽 소파가 사진을 가로질러 놓여 있었다. 그리고 거기 앉아 있는 엄마와 아빠.
“아아아.” 나는 조지에게 씩 웃어 보이며 말했다. “그래. 이거…이거 제법인데. 어떻게 한 거야?”
조지는 화면을 살폈다. 녀석의 눈에 당혹감이 스쳤다. “내가 한 거 아니야.”
“에이.” 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어떻게 한 건데?”
“내가 한 거 아니라니까.” 조지가 말했다.
나는 녀석의 얼굴을 살폈다. 나는 조지를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다. 사실 녀석이 태어났을 때부터다. 녀석이 거짓말을 하는지 알아볼 만큼은 충분히 오래 알았다.
이건 거짓말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부모님이 이런 장난을 쳤다는 건데, 문자도 겨우 보내는 분들이니 그럴 가능성은 낮았다. 아니면 해커 짓이거나. 하지만 사진 때문에 그것도 불가능했다. 몰래 들어와 부모님이 앉아 있는 모습을 텔레비전 뒤에서 찍고, 다시 몰래 나갔어야 한다. 말이 안 된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소파가 들어 있는 사각형들을 클릭했다. 소파와 부모님이 서서히 사라졌다.
나는 제출 버튼을 눌렀다. 또 다른 사진이 서서히 나타났다. 내 방 사진이었다.
피가 차갑게 식었다.
뒤에서 찍은 사진이었다. 컴퓨터 앞에 앉은 나와 침대 가장자리에 앉은 동생. 동생과 나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아래층에서는 텔레비전 속 먹먹한 목소리들이 웅얼거렸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어깨 너머로 시선을 옮겨 벽을 따라 문까지 훑었다.
문은 닫혀 있었다.
나는 몸을 돌려 동생을 마주 봤다.
“여기 있어.” 나는 일어서며 말했다. 심장이 쿵 뛰었다. 방문으로 다가가 살며시 열고 복도를 내다봤다.
어두웠다. 아무도 없었다.
“엄마?” 내가 불렀다.
아무 대답도 없었다.
“아빠?”
정적.
나는 복도를 걸어가 계단 아래를 들여다봤다. 아래층 조명은 모두 꺼져 있었고, 계단은 어둠 속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나는 사람의 기척에 귀를 기울이며 삐걱거리는 계단을 한 칸씩 내려갔다.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목소리들이 점점 커졌다.
맨 아래 계단에 도착해 거실을 들여다봤다. 그때 본 광경만큼은 제발 잊을 수 있기를 신께 빌고 싶다.
소파가 있어야 할 자리에 검은 사각형 네 개가 떠 있었다. 그 안은 하나하나가 공허였다.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 가득 찬 어두운 바다들. 나는 계단 밑에서 발을 내디뎠다. 가까이 다가갔다. 사각형들은 저마다 조금씩 다른 음높이로 웅웅거렸다.
“엄마…” 내가 말했다. 숨을 들이마시고 귀를 기울이다가 다시 불렀다. “아빠?”
그토록 고요한 소리는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었다.
나는 주먹을 입에 가져다 댔다. 두 분은 사라졌다. 내가 죽였다.
동생. 동생을 집 밖으로 데리고 나가야 했다. 그 방에서 꺼내야 했다. 나는 뒷걸음질 치다가 계단 밑에서 발을 헛디뎠고, 난간을 붙잡아 몸을 지탱한 뒤 두 칸씩 계단을 뛰어오르며 소리쳤다. “조지. 컴퓨터에 손대지 마.”
나는 맨 위 계단을 딛고 복도를 내달려 닫힌 방문 앞에 이르렀다. 손잡이를 돌렸다. 밀었다. 문이 쾅 열렸다.
동생은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 녀석을 향해 발을 내디디는 순간, 작은 소리가 들렸다—
딸깍.
나는 얼어붙었다.
조지는 웃으며 뒤를 돌아봤고, 녀석을 둘러싼 사각형 공간이 서서히 검게 변했다.
작성자 /u/ElliotPry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