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싱글맘과 데이트하는 게 좋다.
내가 아는 남자들은 하나같이 요즘 데이트하기가 얼마나 끔찍한지 입만 열면 불평한다. 내 생각엔 다 헛소리다. 눈만 좀 낮추면 된다! 그러면 세상에 데이트 한번 해 달라고 애원하는 여자들이 널렸다는 걸 알게 될 테니까.
나는 어떠냐고? 나는 싱글맘하고만 데이트한다. 왜냐고? 사랑받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으니까.
자기 아이의 아버지가 자기와 함께 있고 싶어 하지 않으면 자존감에 얼마나 큰 타격을 받을지 상상이 가는가? 그래, 나라도 다른 남자가 나도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걸 증명해 주기를 간절히 바랄 것이다.
게다가 여자에게 아이가 있다는 말만큼 남자의 마음을 식게 하는 것도 없다. 여자가 끝내주게 섹시하든, 직장에서 성공했든, 돈이 많든 상관없다. 남자는 여자에게 아이가 있다는 말을 듣는 순간 사라진다. 제정신인 남자라면 데이트가 누군가의 ‘새 아빠’가 되기 위한 ‘오디션’으로 바뀌길 바라지 않는다. 그러니 싱글맘은 다시 연애 시장에 나서기가 정말 어렵다. 너무 어려운 나머지 절박해지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그때 내가 등장하는 거다!
나는 매력적인 남자 역할을 연기한다. 근사한 식당에 데려가 저녁을 먹고, 문을 열어 주고, 의자도 빼 주고, 심지어 계산도 전부 내가 한다. 데이트할 때의 나는 당신이 만나 본 남자 중 가장 다정한 남자다! 결국 아이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나는 늘 이렇게 말한다. “저는 아이들을 좋아해요!”
나는 그녀에게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물론 실제로는 아주 많이 신경 쓰지만!
데이트가 끝나면, 운이 좋을 때는 잠자리까지 갖고, 그러고 나서는 연락을 뚝 끊고 다음 싱글맘으로 넘어간다.
정말이지, 싱글맘을 찾아다니기 시작한 뒤만큼 ‘데이트’가 잘 풀린 적은 없었다. 레베카, 미셸, 애니, 제시카, 베로니카가 있었다.
젠장, 셀 수도 없을 만큼 데이트를 많이 했다!
오늘 밤에는 사미와 데이트를 하는데, 언제나처럼 모든 일이 잘 풀리고 있다! 저녁 식사는 맛도 좋고 가격도 비쌌고, 이제 우리는 ‘잡담’이라는 걸 나누는 중이다.
“이런 걸 여쭤봐도 될지 모르겠지만.” 나는 눈에 담은 가짜 공감이 그녀에게 보이도록 식탁 너머로 몸을 기울인다. “대니 아버지와는 아직도 왕래가 있나요?”
나는 반드시 아버지 이야기를 꺼낸다. 그러면 여자들은 당혹스러워하고 마음이 약해지는데, 나는 그 틈을 즉시 파고든다.
“아뇨, 이제 저희 곁에 없어요.” 사미가 말한다. “전염병이 퍼졌을 때 죽었어요.”
“정말 안됐네요.” 나는 조금도 안됐다고 생각하지 않으면서 말한다!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어요.”
나는 웨이터를 불러 우리 둘의 잔에 와인을 한 잔씩 더 따라 달라고 한다. 데이트 상대가 와인을 거절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집에 아이가 있고 어쩌면 아이 돌보는 사람까지 기다리고 있다면, 즐길 수 있을 때 실컷 즐겨야 한다. 싱글맘은 혼자만의 시간을 얻기가 어려우니, 한번 나왔을 때는 제대로 즐기는 것이다.
“아이는 있으세요?” 사미가 와인 잔 너머로 나를 바라보며 묻는다.
“안타깝게도 없어요. 젊었을 때 일에만 너무 몰두했거든요. 기회가 없었죠.”
사미는 내 가족과 친구들, 결혼한 적이 있는지 등을 묻고, 나는 최대한 능숙하게 모든 질문을 피해 간다. 나는 화제를 다시 그녀와 아이 쪽으로 돌린다. 대니는 몇 살인가요? 열 살. 뭘 하면서 노는 걸 좋아하나요? 자기 방에서 놀아요. 나는 그녀에게 자신이 싱글맘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킬 만한 질문이라면 뭐든 한다. 오늘 밤 잘못된 결정을 내릴 만큼 자기 처지를 의식하게 만들고 싶다.
“평소에는 이러지 않는데요.” 사미가 말한다. “우리 집에 오실래요?”
빙고. 잘못된 결정이 내려졌다.
“좋죠.” 나는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우리는 우버를 타고 사미의 집으로 간다. 와인에 알딸딸하게 취해 가는 내내 거의 쉴 새 없이 킥킥거린다. 모든 일이 정확히 내 계획대로 흘러가고 있다.
“아이를 만나 보실래요?” 사미가 묻는다.
“대니 말인가요?”
“네.”
이건 아주 중요하다. 싱글맘이 자기 아이를 만나 보고 싶으냐고 물을 때는 언제나 그렇다고 대답해야 한다! 아이를 만나기 싫다고 하는 것만큼 그녀의 기분을 순식간에 망치는 일도 없다. 싱글맘은 그런 식으로 자기 아이를 감싼다. 그녀와 아이는 한 묶음이다. 관심이 있는 척해야 한다!
“꼬마 친구를 만나게 되면 정말 기쁘겠네요.” 나는 뻔뻔하게 거짓말한다.
사미가 나를 위층으로 데려간다. 늦은 시간인데도 대니가 자기 방에서 마구 몸부림치는 소리가 들린다. 아이 돌보는 사람이 없다는 게 뜻밖이지만, 대니는 아마 혼자 있어도 될 만큼 컸을 것이다.
“바로 안에 있어요.” 사미가 문을 향해 고개를 까딱이며 들어가 보라는 뜻을 내비친다.
시큰둥해 보이고 싶지 않아서, 나는 문을 열고 미소를 지은 채 곧장 안으로 들어간다.
“안녕, 대니. 나는…… 맙소사!”
대니의 피부는 썩은 것처럼 창백한 녹색이고, 목에는 목줄이 채워져 벽에 사슬로 묶여 있다.
사미가 방에 들어와 등 뒤로 문을 닫는다.
“왜 그래요? 아이들을 좋아한다고 했잖아요!”
비명을 지르고 싶지만 공포에 몸이 굳어 꼼짝할 수 없다. 대니의 공허한 회색 눈이 나를 똑바로 응시한다. 군데군데 피부가 벗겨져 그 아래 근육과 뼈가 드러나 있고, 방 반대편에 있는 내게까지 그 냄새가 풍긴다.
“애 아빠처럼 병에 걸렸을 때도 이 아이를 떠나보낼 수는 없었어요. 그래서 방에 사슬로 묶어 두고 있어요. 언젠가는 치료법이 나올지도 모르잖아요.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그때까지는 계속 먹여야죠.”
“뇌으으으…….” 대니가 신음한다.
“조금만 기다려, 대니.” 사미가 작게 웃는다.
돌아서자 사미가 내 바로 앞에 서 있다. 목에 숨결이 닿을 만큼 가까이.
“제시카가 당신이 끝내 다시 연락하지 않았다고 화가 많이 났더라고요.” 사미가 미소를 짓더니 있는 힘껏 나를 대니 쪽으로 밀친다.
게시자 /u/ForgottenW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