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혼인 서약에는 작은 문제가 있었다
나는 언제나 내가 세상에서 가장 운 좋은 남자라고 생각했다. 완벽한 여자 샐리를 만났고, 우리는 사랑에 빠졌다. 그녀에게 청혼하는 건 내가 살면서 한 일 중 가장 쉬웠다.
결혼을 준비하던 중, 내 아름다운 약혼녀가 아주 사소하고 자그마한 문제 하나를 꺼냈다.
“혼인 서약 말이야.” 그녀가 말했다.
“그게 왜?”
그러니까, 그녀는 그중 한 대목이 너무 음울하다고 생각했다. 보통 신부님은 이런저런 말을 따라 하게 한다. 아플 때나 건강할 때나, 부유할 때나 가난할 때나,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그 부분, 죽음이 어쩌고 하는 부분.” 그녀가 말했다. “너무 음울해. 그냥 ‘영원히, 언제까지나’라고 하면 안 될까?”
그녀가 영원히, 언제까지나 함께 있고 싶다면, 내가 할 말은 “맹세합니다”밖에 없었다.
그때는 별생각이 없었다.
삶은 계속됐다. 나는 늘 바빴다. 시내 병원 응급실에서 담당 전문의로 일했다. 사람을 지치게 하는 일이었지만, 샐리는 내 버팀목이었다. 그녀는 재택근무를 했다.
어느 궂은 겨울날, 갑자기 눈보라가 몰아쳤다. 늦은 오후에 출근할 때만 해도 눈은 일 인치밖에 쌓이지 않았다. 근무 시간이 절반쯤 지났을 때는 벌써 십 인치가 쌓여 있었다.
정전이 났다. 물론 병원에는 비상 전원이 있었다. 하지만 샐리에게서 문자가 왔다. 무섭다고 했다. 휴대폰을 확인할 틈도 거의 없었다. 응급실 근무라면 으레 그랬다. 나는 차고에 발전기가 있다는 걸 일러 주었다. 문자로 보낼 수 있었던 말은 그게 전부였다. 곧바로 또 다른 위급한 환자에게 급히 돌아가야 했다.
도로를 전부 제설했는데도 집에 돌아가는 길은 지옥 같았다. 나는 밤새 병원에 발이 묶여 있었다.
집에 도착하니 사방이 쥐 죽은 듯 고요했다. 발전기가 웅웅거리는 소리만 빼고는. 나는 위층 침실로 뛰어 올라갔다. 그녀가 발전기를 안으로 들여놓았다.
그녀에게 주의를 줄 시간이 없었다. 일산화탄소에 대해서.
그녀는 우리 침대에 누워 있었다. 몸은 체리처럼 붉었고, 숨을 쉬지 않았다. 나는 그녀에게 달려갔다. 본능이었을지도 모른다. 죽었다는 걸 알면서도 뭔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살려 보려고 해야 했다.
흉부 압박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손을 대기도 전에 그녀가 벌떡 일어났다.
“잘 잤어?” 그녀가 말했다. 그녀는 뻣뻣한 다리를 침대 옆으로 돌려 내렸다. “아침 해 줄게, 여보.”
그녀는 좀비라면 저렇게 걷겠다 싶을 만큼 온몸이 뻣뻣했다. 그녀가 죽었다는 데는 추호의 의심도 없었다.
내가 충격을 받은 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죽어서, 그래서 헛것이 보이는 건지도. 그런데 아래층 부엌에서 쿵쾅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나는 무슨 일인지 보러 따라 내려갔다.
식탁 위에는 그릇이 하나 있었다. 그녀는 그 안에 오렌지주스를 부어 놓았다. 오래된 바나나 껍질도 들어 있었다. 어쩌면 벌레도.
“어서 먹어.” 그녀가 말했다.
나는 앉아서 포크로 그릇 안을 휘저었다. 죽고 나면 아침 식사가 뭔지 기억하기도 아마 어려울 것 같았다.
“마음에 안 들어?”
나는 포크를 입으로 가져가 후루룩 먹는 시늉을 했다. “음.”
그때 우리의 서약이 떠올랐다.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가 아니었다. 영원히, 언제까지나.
설마 그것 때문은 아니겠지?
“일하러 갈게.” 아내가 말했다. 그녀는 작업실로 들어가 컴퓨터 앞에 앉아 자판을 두드렸다. 자판을 두드리는 모습은 봤지만, 실제로 일을 하고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
나는 하루 종일 인터넷을 뒤지고 오래된 의학 교과서를 넘겼다. 생각나는 건 뭐든 찾아봤다. 어쩌면, 정말 어쩌면 그녀를 되살릴 방법이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죽은 사람을 되살리는 처치는 없었다. 의사로서 갖춘 온갖 능력이 있어도, 여전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이런 존재로 살아가는 게 그녀에게 얼마나 끔찍할지 걱정되기 시작했다. 영원히 나에게 묶인 채. 이런 이상한 모습에 갇혀서. 지독한 죄책감이 들었다. 어쨌든 내 잘못이었다. 발전기에 관해 말해 준 사람이 나였다.
나는 감정에 휩쓸려 성급한 결정을 내렸다. 하루 종일 죽음을 치료할 방법을 궁리하다 실패한 끝에,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발전기를 켜 둔 채로. 고통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면 우리 둘 다 조금은 평안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다음 날 아침, 나는 몸이 뻣뻣하고 차가운 채로 깨어났다. 혼란스러웠다. 부엌에서 아내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발전기를 켰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켜지 않았던 건지도 몰랐다.
나는 뻣뻣한 걸음으로 부엌에 갔다. 아내는 또다시 그릇에 오렌지주스와 바나나 껍질을 담아 놓았다. 이번 껍질은 유난히 검고 미끈거렸다.
“아침 먹어!”
나는 앉아서 포크로 껍질을 찍어 곧장 입에 넣었다. 행복하게 씹었다. “맛있어, 여보. 정말 일품이야.”
다시 생각해 보니, 나는 틀림없이 죽어 있었다. 그래도 적어도 우리는 함께 죽어 있었다.
“영원히, 언제까지나.” 아내가 말했다.
“맹세합니다.”
게시자 /u/ForgottenW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