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은 언제나 기차를 좋아했다
우리는 방문객 면담실에서 기다렸다. 경찰 심리상담사는 어린 내 동생하고만 이야기하고 싶어 했지만, 동생을 혼자 만나게 둘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동생이 바닥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동안 나는 방 한쪽 거울 앞에 서 있었다.
잠시 후, 심리상담사가 들어와 앉았다.
“안녕, 티미. 나는 마크스 박사야. 만나서 반가워. 기분은 어떠니?”
동생은 대답하지도, 고개를 들지도 않았다.
“그 장난감들 가지고 노는 거 재미있니?”
침묵.
“나도 네 나이 때는 레고를 참 좋아했어. 뭔가 만드는 걸 좋아했거든. 너는 뭐가 제일 좋니?”
동생은 대답하지 않았다. 물론 기차였다. 동생은 언제나 기차를 좋아했다.
“그 기차들 가지고 노는 거 재미있니?”
“괜찮아요.”
“새로 나온 꼬마 기관차 토마스 세트에 들어 있는 기차들이야. 토마스 좋아하니?”
“가끔요.” 동생은 토마스와 소도어에 관한 것이라면 뭐든 좋아했다. 가장 좋아하는 것들이었다.
마크스 박사는 몇 분 동안 말을 멈추고 티미가 기차를 가지고 노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럼, 오늘 밤 조금 전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 볼래?”
동생은 어깨를 으쓱했다.
“너랑 형이 엄마하고 집에 있었다고 들었는데, 맞니?”
다시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다가 아빠가 집에 온 거지?”
침묵.
“아빠가 집에 왔을 때 기분이 어땠니?”
동생은 몸을 굳히고 나를 돌아보았다. 동생은 언제나 아버지를 두려워했다. 심리상담사도 그걸 알아차렸다.
“아빠가 조금 무서웠던 것 같구나. 아빠가 무서웠니?”
무서웠냐고? 아버지는 괴물이었고, 엄마와 내 몸에 남은 흉터가 그 증거였다. 아버지는 늘 폭력적인 사람이었지만, 엄마는 늘 아버지를 감싸고돌았다. 나는 자라면서 엄마가 매일 아버지 편을 드는 모습을 보았고, 엄마가 아버지의 삶이 얼마나 고된지 우리에게 이야기하는 동안 엄마 몸에 새로 생긴 멍을 바라보았다. 엄마가 왜 그런 사람과 둘째까지 낳았는지는 도무지 모르겠지만, 나는 아버지가 엄마와 나에게 그랬듯 티미를 해치게 두지는 않겠다고 맹세했다.
티미는 계속 기차를 가지고 놀았지만, 불편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아주 중요한 질문이 있어, 티미. 아빠가 너를 아프게 한 적 있니?”
동생은 내가 예상한 대로 계속 장난감을 가지고 놀며 대답을 거부했다. 하지만 경계하는 눈빛과 팽팽하게 굳은 근육을 보면 알 수 있었다. 대답은 분명히 ‘그렇다’였다. 심리상담사는 가지고 온 가방 안으로 손을 넣었다.
“티미, 정말 멋진 거 보여 줄까?”
동생은 놀던 손을 아주 잠깐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심리상담사는 가방에 손을 넣어 가져온 물건을 꺼냈다. 티미의 눈이 조금 휘둥그레졌다.
“이건 맨티스맨이야. 우리 아들이 제일 좋아하는 액션 피규어지. 맨티스맨 아니?”
티미는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맨티스맨의 가장 멋진 점은 초능력이 없다는 거라는 것도 알겠네. 어떤 공격에도 끄떡없는 몸은 아니잖아. 다칠 수도 있지. 그래도 영웅이야. 그렇지?”
동생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다치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니까. 살다 보면 다칠 때도 있지. 하지만 맨티스맨은 다쳤다고 포기하니?”
“아니요.” 동생이 조용히 대답했다.
“그래, 포기하지 않아. 이겨 낼 만큼 강하니까. 너도 그럴 거라고 생각해. 어떠니? 너도 그만큼 강하니?”
동생은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맨티스맨의 또 어떤 점을 좋아하는지 아니?”
티미는 궁금하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맨티스맨이 거짓말하는 일도 있니?”
티미는 힘차게 고개를 저었다.
“맞아. 언제나 진실을 말하지. 너는 어떠니, 티미? 진실을 말할 만큼 강하니?”
티미는 잠시 멈추더니 나를 돌아보고, 다시 박사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박사는 정말 능숙했다.
“그럼 말해 주렴. 아빠가 너를 아프게 한 적 있니?”
티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빠가 어디를 아프게 했는지 맨티스맨으로 보여 줄 수 있겠니?”
동생은 잠시 망설이다가 피규어의 팔과 다리, 뺨을 가리켰다. 마크스 박사는 침을 삼키더니 의미심장하게 내가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방해하고 싶지 않아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 밤에는 무슨 일이 있었니?”
동생은 잠시 멈췄다가 고개를 들었다. “아빠가 집에 왔는데 화가 나 있었어요.”
“어떻게 화가 나 있었니?”
“우리를 아프게 하기 전에 그러는 것처럼요.”
“그다음에는 무슨 일이 있었니?”
“엄마가 아빠를 진정시키려고 했는데 아빠가 엄마를 때렸어요.”
“엄마 어디를 때렸니?”
“얼굴이요.”
“그런 일이 처음이었니?”
“아니요. 그런데 이번에는 새미 형이 아빠를 때렸어요.”
“그다음에는 무슨 일이 있었니?”
“새미 형이 아빠를 때리고 나니까 아빠가 다시 일어나서 새미 형을 아프게 하려고 했고, 둘이 싸우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엄마가 자기 방에 갔다가 긴 쇠막대기를 가지고 돌아왔어요. 엄마가 아빠한테 그만하라고 했어요.”
“그래서 아빠가 그만뒀니?”
“아니요. 엄마한테 달려들었어요.”
“그다음에는 무슨 일이 있었니?”
“엄마가 막대기를 겨누고 눈을 감았는데, 큰 소리가 두 번 났어요. 쾅, 쾅.”
마크스 박사는 안타까운 눈으로 티미를 바라보았다.
“그때 형이 죽은 거니?”
티미가 나를 돌아보았고 나도 동생을 마주 보았다. 다시는 동생을 안아 올릴 수 없다는 게 슬펐다. 하지만 다른 누구도 나를 볼 수 없더라도, 적어도 동생은 아직 나를 볼 수 있었다. 동생은 안전했고, 엄마와 함께 있었으며, 아버지는 다시는 동생을 해치지 못할 터였다. 중요한 건 그것뿐이었다.
게시자 /u/CBenson12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