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손톱을 확인하라
나는 평소 지방정부에서 행정 업무를 한다. 시청 수준의 일로, 대단하거나 인생을 바꿀 만한 업무는 아니다. 같은 자리에서 15년 동안 일정 조율과 시장에게 정보 전달하기, 신입 직원들이 첫날부터 업무를 따라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해왔다. 번듯한 일은 아니지만, 행정 조직이 작은 중서부의 중간 규모 도시에서 바랄 수 있는 일자리 중에는 꽤 괜찮은 편이다.
어느 날 아침, 출근 준비를 하던 중 전화가 왔다. 모르는 번호였지만 정부 기관과 관련된 번호라는 건 알 수 있었다. 나는 전화를 받았다.
“도움이 필요합니다.” 수화기 너머의 남자가 말했다. “갑자기 담당자가 취소하는 바람에, 일련의 면접을 진행해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저는 기자가 아닌데요.” 나는 농담을 했다. “어떤 면접이죠?”
“새로운 직책의 직원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채용 면접과 평가 시험을 진행해본 경험이 있으시죠?”
“꽤 많이 해봤죠.”
“자세한 내용을 보내드리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남자는 전화를 끊었다. 이름조차 듣지 못했지만, 어쩐지 일부러 그러는 것 같았다.
지시 사항이 담긴 이메일이 왔다. 어느 부서에서 보냈는지는 자세히 말하지 않겠다. 다만 질문을 너무 많이 하기에는 꺼림칙한 사람들이 보낸 것이라고 해두자. 정부의 그쪽 부문과는 전에 접촉한 적이 없었고 내 직급으로 감당할 수준을 한참 벗어난 일이었지만, 그래도 면접일 따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세부 내용을 보니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우선 내가 면접을 볼 사람들은 정부 기관에 취직하려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내가 일하는 곳이, 뭐랄까, 정부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상한 일이었다. 외딴 지역의 통신 설비를 담당할 현장 기술자를 채용하는 민간 기업이라는 설정이었고, 그것도 초급직이었다. 사실 내가 정부에서 일한다는 말 자체를 꺼내는 것도 엄격히 금지되어 있었다. 누가 물으면 아주 유명한 통신 회사에 다닌다고 해야 했다. 지원자들에게 나눠줄 안내문 출력본에는 그 회사 로고까지 들어가 있었다.
가짜 채용 공고의 업무 자체는 그리 특별하지 않았다. 일하면서 기술을 배우는 사내 유지보수직이었다. 외딴 지역으로 출장이 잦고, 시간이 지나면 순환 근무 일정에 따라 혼자 일하게 되는 자리였다. 먼 거리로 정보를 전송하는 마이크로파 중계소를 유지보수하는 업무였다. 대용량 전력을 다루고 핵심 통신 기반 시설을 책임져야 한다는 뜻이었다.
지원자들에게 할 질문은 상당히 일반적이고 기술적인 내용이었지만, 일부 지시 사항은 비밀로 해야 했다. 지원자들을 관찰하고 몇 가지 사항을 기록해야 했다. 까다로워지는 건 여기서부터다.
나는 손톱이 노란지 확인해야 했다.
단순히 노란 매니큐어를 바른 손톱이 아니라, 손톱 자체가 실제로 노란색인지 확인해야 했다. 이 점은 매우 중요했다. 지원자의 손톱이 노랗다면 별도의 폴더에 들어 있는 별도의 명단에 이름을 적어야 했다. 의문을 품을 시간도 딱히 없었다. 나는 그냥 지정된 주소로 갔다.
솔직히 말하면, 이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마음이 불편했다. 거짓말을 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내게 선택의 여지가 별로 있는 것도 아니었다. 지시 사항에 그 점이 아주 분명히 명시되어 있었다. 원래는 훨씬 노련한 담당자가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럽게 취소했다고 했다. 다음 순번이 나였다. 내 경험뿐 아니라 검증된 충성심 때문이라고 했다. 솔직히 나는 충성심보다는 지금 자리에 안주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십 년 넘게 쌓아온 경력을 시궁창에 내던지지는 않으리라는 걸 그들은 알고 있었다.
이메일에 적힌 주소에 도착했다. 도시 외곽에 있는 막사 형태의 임시 건물이었다. 전에는 공사 현장 비슷한 곳이었던 기억이 났다. 건물에는 회사 로고가 붙어 있었고, 앞에는 차가 두 대 더 주차되어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려니 불안했지만, 알고 보니 나 혼자가 아니었다.
안에는 여자가 한 명 있었다. 40대 후반에 짧은 회색 머리, 블러드하운드처럼 지쳐 보이는 얼굴이었다. 수십 년 동안 줄담배를 피웠거나 지난 일주일간 잠자는 걸 잊고 지낸 사람 같았다. 처음 보는 여자였다. 여자는 내게 다가와 폴더 두 개를 건넸다. 그러고는 하나씩 차례로 가리켰다.
“흰색은 보통 사람들용이에요. 저 파란색은 손톱이 노란 사람들용이고요.”
“실례지만, 누구시죠?”
“오늘 스물두 명을 처리해야 하니까 얼른 시작하는 게 좋겠어요.”
“네, 그런데 누구시냐고요?”
“잡담을 하고 싶어요, 아니면 일을 좀 하고 싶어요?”
“그냥 여쭤보는 건데—”
“난 빌어먹을 잔 다르크예요. 앉아서 자기 일이나 하라는 수호성인이죠.”
여자는 내가 면접을 진행할 작은 옆 사무실로 안내했다. 사무용품 몇 가지가 놓인 이케아풍의 싸구려 책상이 있었다. 이름이 적힌 명패가 있었지만, ‘잔’이 치워주었다. 내가 대신 온 사람을 위해 만들어둔 명패였다. 혼자 남겨지기 전, 맨 위 서랍에서 병 하나를 발견했다. 무슨 화학 약품이었다.
“아세톤이에요.” 잔이 설명했다. “손톱에 매니큐어가 발라져 있으면 그걸로 진짜 색을 확인해야 해요.”
더 물어볼 새도 없이 잔은 문밖으로 나갔다. 벌써 지원자가 대기실로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황급히 질문들을 다시 훑어보고, 나눠줄 안내 책자 출력본을 확인하고, 자기소개를 연습했다. 가명을 써야 하는 걸까? 그렇지 않으면 내가 정부에서 일한다는 사실을 쉽게 알아낼 수 있을 텐데.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잔은 첫 번째 지원자의 면접을 보러 갔고, 내게는 두 번째 지원자인 30대 중반의 남자가 배정되었다. 중동계로, 검은 머리를 가지런히 빗어 넘겼고 광대뼈가 놀랄 만큼 둥글었다. 우리는 악수를 했고, 남자는 자기소개를 했으며, 나는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안내 책자를 건네고, 우리는 첫 면접을 진행하기 위해 자리에 앉았다.
해당 직무와 관련된 경력에 대해 여러 가지 질문을 하는 동안, 나는 자꾸만 남자의 손을 유심히 들여다보게 되었다. 정말 손톱이 노란 건지, 아니면 내가 괜히 거기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애초에 ‘노란 손톱’이라는 게 무슨 뜻이지? 무엇을 기준으로?
다행히 내 고용주도 그 점을 생각해두었다. 면접 과정에는 간단한 신체검사가 포함되어 있었다. 간단히 말해 손에 손상된 곳이 있는지, 유연성은 어떤지 확인하는 일이었다. 작은 탁상등이 있었고, 손바닥과 손등을 살펴본 다음 손가락을 굽혀 통증이 있는지 확인하는 짧은 절차가 있었다. 실제로 내가 하는 일은 밝은 조명 아래서 손톱 색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이 남자의 손톱은 노랬다.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탁상등 아래에서 손을 살펴보자 대낮처럼 분명하게 드러났다. 하지만 단순히 노란색인 게 아니라, 손톱 너머로 비쳐 보이는 작은 S자 모양의 노란 함몰 무늬가 있었다. 바로 들여다보지 않으면 거의 보이지 않았지만, 한 번 보고 나면 못 알아볼 수가 없었다.
“좋아 보이네요.” 나는 남자의 경계를 조금 풀어주려고 말했다. “이 손가락을 굽히면 관절이 아프지는 않으신가요?”
“전혀요.” 남자가 웃었다. “이런 일은 전에도 해봤거든요.”
“보험 때문에 하는 거라, 꼼꼼히 확인해야 해서요.”
“이해합니다.”
면접이 끝나갈 무렵, 나는 폴더 두 개를 집어 들었다. 하나에는 흰 튤립이, 다른 하나에는 파란 해바라기가 붙어 있었다. 모서리에 붙은 작은 스티커들이었다. 나는 남자를 바라보며 파란 폴더로 바꿔 들고 맨 위에 그의 이름을 적었다.
“검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자가 말했다. “언제쯤 연락을 받을 수 있을까요?”
“절차에 일주일 이상 걸리지는 않을 겁니다만, 그건 제 고용주에게 달려 있습니다.”
“그 고용주가 누구죠?”
혀가 목구멍에 걸린 것처럼 말문이 막힌 나를 남자가 바라보았다. 내가 다닌다고 해야 할 통신 회사의 이름을 잊어버렸다. 나는 마른침을 삼키고 폴더를 슬쩍 내려다보며 인쇄된 종이 모서리에 적힌 회사 이름을 확인했다. 자세를 바로 하고 질문에 대답한 다음 남자를 돌려보냈다. 완전히 납득한 것 같지는 않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면접을 세 차례 더 진행했다. 첫 번째는 20대 초반의 남자였다. 건방진 부류였고, 손톱은 노랗지 않았다. 다만 손가락을 검사하는 일을 두고 비꼬는 말을 했는데, 직업인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태도였다. 두 번째는 40대 초반의 여자였다. 운동으로 다져진 체격에 태도가 아주 진지했다. 신경이 예민한 면이 좀 있었는데, 손가락을 깨무는 모습에서 알 수 있었다. 손톱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지만, 노랗게 변색된 부분은 없었다. 두 사람 모두 흰 폴더에 들어갔다.
세 번째 면접자는 20대 후반의 여자였다. 도나라고 해두자. 지중해계에 곱슬곱슬한 갈색 머리, 짙은 눈동자를 지녔다. 동공이 커서 인형 같은 인상을 주었다. 말을 들을 때마다 고개를 왼쪽으로 살짝 기울였다. 나는 자기소개를 하면서 여자가 손톱에 빨간 매니큐어를 발랐다는 점을 눈여겨보았다.
“면접 절차의 일부로, 유연성에 영향을 주는 기존 질환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간단한 신체검사를 해야 합니다.” 내가 말했다. “보험 때문에요.”
“그럼요.” 도나가 말했다. “문제없어요.”
“좋습니다. 그리고 손톱 하나의 매니큐어를 지워주셔야 합니다.”
“뭐라고요?”
“매니큐어요.” 나는 아세톤 병을 책상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손톱 하나의 매니큐어를 지워야 합니다.”
“그럴 필요까진 없을 텐데요. 이거 비싸게 한 거예요.”
“그러셨겠죠. 하지만 절차는 절차라서요.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우리는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어느 쪽도 입을 열지 않았다. 여자는 미간을 찌푸리고, 손을 감싸려는 듯 팔짱을 꼈다.
“안 할래요.”
“그러시면 유감이지만 더 진행할 수 없습니다.”
여자는 한참 나를 바라보다가 내 폴더들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고는 아세톤 병을 보았다. 표정이 바뀌면서 찌푸렸던 미간이 펴졌다.
“폴더가 왜 두 개죠?” 여자가 물었다.
“서로 다른 직책의 지원자들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다른 직책은 뭔데요?”
“지원하신 자리와 비슷하지만, 상급직의 결원을 충원하는 자리입니다.”
나는 내 거짓말의 앞뒤를 맞추려 애쓰며 마른침을 삼켰다. 여자는 믿지 않았다. 나는 그때그때 말을 지어내고 있었다.
“그런 공고는 못 봤는데요. 저도 그런 자리를 알아보고 있었거든요.”
“내부 승진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럼 면접은 왜 봐야 하는데요?”
“새로운 직책을 제안할 때 법적인 문제가 있어서—”
“거짓말하고 있잖아요.”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가리켰다.
“날 어느 폴더에 넣을 건데요?”
나는 입을 다물었다. 그녀가 폴더에 손을 뻗자 나는 폴더들을 뒤로 당겼다. 내가 다른 말을 꺼내기도 전에 그녀는 사무실을 박차고 나가더니 전속력으로 거리를 달려갔다.
한숨 돌릴 틈이 생겼을 때 대기실에서 조앤을 만났다. 지원자들이 더 올 예정이었지만 잠깐은 우리 둘만 있었다. 나는 빨간 손톱을 한 도나와, 그녀가 사무실을 박차고 나간 일을 이야기했다.
“검사를 거부하면 파란 폴더에 넣어요.” 그녀가 말했다. “손톱이 노랗든 아니든, 확인할 기회조차 안 준다면 뭔가 문제가 있는 거니까.”
“애초에 손톱을 왜 확인하는 건데요?”
조앤은 눈을 굴리더니 자기가 쓰는 옆방으로 들어갔다. 설명을 더 해 달라고 하기도 전에 다음 지원자들이 도착했다. 아직 점심시간도 되지 않았다.
나는 하루 종일 면접을 봤다. 절반이 조금 넘는 지원자가 노란 손톱을 하고 있었지만, 그들 대부분은 평범한 지원자였다. 나는 각종 업무와 복리후생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어떤 업무용 차량을 제공하는지, 지원자들이 일하게 될 담당 구역의 정확한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같은 것들은 즉석에서 거짓말로 지어내야 했다. 그들은 교대 근무와 장기 파견 시 숙소 같은 것을 물었고, 나는 거짓말을 계속 이어 나가기가 버거웠다. 이후 면접에서는 좀 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사람들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메모하기 시작했다.
노란 손톱을 한 지원자들에게서 몇 가지 눈에 띄는 점이 있었다. 평범한 지원자들은 대개 직무와 그에 따르는 책임에 관해 물었지만, 노란 손톱을 한 사람들은 회사 자체와 업무를 통해 어디까지 출입할 수 있는지에 더 관심이 있어 보였다. 혼자 일하고 싶어 하는 기색도 역력했고, 함께 배정될 선임 기술자에게서 벗어나고 싶어 했다. 정상적인 손톱을 한 지원자는 단 한 명도 그런 것을 묻지 않았지만, 노란 손톱을 한 지원자는 모두 물었다. 그들 중 상당수는 선임 직급이 된 뒤 장기간 출장을 나갈 때 가족이나 친구를 데려가도 되는지도 물었다.
첫날 면접이 끝났을 때 내 노란 손톱 명단에는 아홉 명의 이름이 올라 있었다. 조앤의 명단에는 일곱 명이 있었다. 우리는 메모를 비교하고 특정 사안에 관해 그럴듯하게 거짓말하는 요령을 몇 가지 주고받았다. 그녀는 그 분야에 관해 놀라울 만큼 해박했다. 사정을 몰랐다면 실제로 통신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녀는 마이크로파 중계국의 작동 방식과 가장 흔히 발생하는 유지 보수 문제를 자세히 설명할 수 있었다. 조앤이 이 일을 꽤 오래 해 왔다는 인상을 받았다.
집에 오는 길에 태국 음식을 샀다. 그날 일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익숙한 영역에서 너무 멀리 벗어나 있었던 탓에 현실감이 없었다. 다음 날에도 다른 지원자들을 면접하러 돌아가야 했지만, 지원자 수는 그날만큼 많지 않을 예정이었다. 그 뒤로는 조앤 혼자서 처리할 수 있는 모양이었다.
집에 도착해 주차하다가 현관문 밖에 누군가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앞서 내 사무실을 박차고 나갔던 여자, 도나였다. 그 눈만큼은 어디서 봐도 알아볼 수 있었다. 그녀가 돌아서서 나를 바라보았다. 막 노크를 한 것처럼 손은 여전히 문에 대고 있었다.
“무슨 일이시죠?” 나는 조심스럽게 차에서 내리며 물었다.
그녀는 손을 내리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골랐다. 몇 번 대답을 하려다가 깊은 한숨과 함께 포기했다.
“내 이름을 명단에 올렸어요?”
“무슨 말씀이세요?”
“그러니까, 그 사람들이 나 같은 사람들을 명단에 올리고 있냐고요.”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네요.”
나는 그녀를 밀치듯 지나쳐 열쇠를 꽂고 문을 열었다. 그다지 위협적인 사람 같지는 않았고, 대화가 길어질수록 내가 말실수를 할 가능성만 커졌다.
“정부에서 일하잖아요.” 그녀가 말을 이었다. “당신에 대해 알아봤어요.”
“돌아가 주세요.”
나는 안으로 들어가 등 뒤로 문을 닫았지만, 반대편에서 그녀가 말하는 소리는 여전히 들렸다.
“제발, 그냥 명단에서 내 이름을 빼 주세요. 아무 문제도 일으키고 싶지 않아요.”
“가세요. 안 그러면 경찰을 부르겠습니다.”
“명단에서 내 이름 좀 빼 주면 안 돼요? 제발요!”
나는 장 본 봉투를 손에 든 채 복도에 서서 기다렸다. 얼마 후 그녀의 발소리가 진입로를 따라 멀어졌다. 나는 길게 숨을 내쉬고 잠시 마음을 가다듬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나는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대체 무엇을 위해서? 어떤 식으로든 사람을 식별하려는 건가? 무슨 의미였을까?
다음 날 나는 두 번째 면접을 진행하러 돌아갔다. 이번에는 준비가 조금 더 되어 있었다. 폴더도 명단도 전날 것 그대로였다. 아마 모든 절차가 끝나면 제출하게 될 터였다. 명단을 보다가 그 여자의 이름에 시선이 머물렀다. 도나는 나쁜 사람 같지 않았다. 절박해 보였고, 나쁜 의도가 있었다면 내 집 문 앞에서 나를 해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저 명단에서 이름을 빼 달라고 부탁했을 따름이었다.
조금 손이 갔지만 나는 명단에서 그녀를 지웠다. 빈 종이를 꺼내 그녀의 이름을 뺀 명단 전체를 새로 쓰고, 이전 명단은 파쇄기에 넣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그녀를 믿어 주고 싶었다. 이건 나쁜 사람들의 명단이 아니라 손톱이 이상한 사람들의 명단이었다. 그쪽에서 명단의 목적을 솔직하게 알려 줄 생각이 없다면, 나도 거기에 올리는 이름에 대해 솔직할 필요가 없었다.
조앤은 그날도 와 있었다. 잡담을 나누지는 않았지만, 전날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몇 가지가 눈에 들어왔다. 예를 들어 그녀는 주기적으로 밖에 나가 전화를 받았다. 누가 계속 전화를 걸어 오는지는 전혀 몰랐지만, 한 시간마다 상황을 확인하는 것처럼 규칙적이었다. 통화 상대에게도 내게 대할 때만큼 무례했다. 그 점만큼은 한결같았다.
그날 일은 별다른 문제 없이 진행됐다. 사람들에게 거짓말하는 것이 달갑지는 않았지만, 절차에는 조금 더 익숙해져 있었다. 운도 좋았다. 둘째 날 내가 대화한 사람들은 대부분 평범했다.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한 사람이 한 명 있었지만, 색을 확인하는 데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예상대로 그녀에게는 문제가 없었다. 시간이 좀 지나자 손톱을 확인하지 않아도 누가 괜찮고 누가 그렇지 않은지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몇 가지 징후가 있었다.
예를 들어 노란 손톱을 한 사람들은 질문을 훨씬 많이 했다. 조금 더 안절부절못했고, 주위를 둘러보거나 뒤를 살폈다. 대체로 대화하기 편한 사람들이었지만, 더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언제나 누가 생각 없이 한마디만 잘못 꺼내면 곧장 전속력으로 내달릴 것처럼 보였다.
둘째 날이 끝날 무렵 내 노란 손톱 명단에는 이름 다섯 개가 더해져 있었다. 나는 조앤과 앉아 메모를 비교했다. 그녀가 수를 세었다.
“어제 아홉 명, 오늘 다섯 명이었죠. 총 열네 명.”
“어제는, 어, 여덟 명이었어요.” 내가 정정했다.
그 말에 그녀가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확실해요?”
“네, 여덟 명이요. 죄송해요. 제가 정확하게 말하지 않았네요.”
그녀는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보여 주었다. 전날 명단을 사진으로 찍어 둔 것이었다. 이름이 아홉 개라는 것은 누가 봐도 명백했다.
“누굴 감싸 주는 거예요?”
“그냥 실수해서 바로잡은 거예요.”
그녀는 휴대전화를 보더니 다시 내 명단을 보았다. 그녀가 웃었다.
“새로 썼네요. 누구 이름을 뺐는지 알겠어요. 아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이래요?”
“아뇨, 모르는 사람이에요. 실수로 올렸던 거예요.”
“그런데 오늘 출근하자마자 그게 기적처럼 기억났다고요? 못 믿겠네요. 그 여자 이름 다시 올릴 거예요.”
“잠깐만요.”
나는 손을 들어 잠깐 멈춰 달라는 뜻을 전했다.
“좋아요, 맞아요. 제가 명단에서 뺐어요.” 내가 말을 이었다. “그 사람은 거기 올라가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당신이 뭘 어떻게 생각하든 아무 상관 없어요. 우리는 맡은 일을 하는 거예요. 거기에 불만 있어요?”
“실은, 있어요. 우리가 왜 이런 일을 하는 거죠? 이 사람들은 누구예요?”
“이빨 요정들이에요. 당신은 착한 어린이들이 빠짐없이 선물을 받도록 해 주는 거고요.”
“왜 질문에 대답을 안 해요?”
“당신은 왜 그 빌어먹을 이름들을 안 적는데요?”
그녀는 내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대화가 더 이어지기도 전에 그녀는 또 전화를 받으러 밖으로 나갔다. 일부만 들었지만 의도는 분명했다. 무언가를 보고하고 있었다. 논의는 끝났고, 나는 다음 날 아침 원래 업무로 복귀하게 되었다. 그들에게는 더 이상 대타가 필요하지 않았다.
집에 돌아왔을 때 나는 무슨 생각을 해야 할지 몰랐다. 죄책감이 들었다. 나는 갈등을 좋아하지 않는데, 조앤은 내 가장 못난 면을 끌어냈다. 업무에 서툰 것과 거짓말을 하다 들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나는 거짓말에 능하지 않았다.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 이런 일을 하려고 들어온 게 아니었다.
집에 들어와 등 뒤로 문을 닫으며 나는 원래 업무로 돌아갈 날을 고대했다. 면접을 보는 것 자체는 괜찮았지만, 거짓 명목으로 면접을 진행하는 것은 영 마음에 걸렸다. 고급 소음 차단 헤드폰을 끼고 새 오디오북을 들으며 다른 데 신경을 쓰려고 했지만 줄거리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다 모퉁이를 돌아 주방으로 들어가던 나는 멈춰 섰다.
누군가 거기 앉아 있었다. 검은색 스키 마스크를 쓴 사람이었다.
내가 반응하기도 전에 어깨에 손이 얹혔다. 두 사람이었다. 하나는 식탁 옆에, 하나는 내 뒤에 서 있었다. 목에 날카로운 무언가가 닿았다. 우리 집 주방 식탁에 앉아 있는 낯선 사람은 나보다 키가 조금 컸고, 제법 근육이 있었으며, 눈과 피부색이 짙었다. 그 밖에 눈에 띄는 특징은 알아볼 수 없었다. 남자였던 것 같다. 내 뒤에 있던 자가 앉으라고 재촉하는 동안, 그가 종이와 펜을 내 쪽으로 밀어 주었다.
“당신 명단에 있는 사람들 이름을 전부 적어 줘야겠어.” 남자가 말했다. “하나도 빠뜨리지 마.”
“전부 기억나지는 않아요.”
“적어. 당장.”
“말했잖아요, 기억이 안—”
온 세상이 흔들렸다. 얼굴을 맞았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잠깐 시간이 걸렸다. 통증은 충격보다 한참 늦게 찾아왔다. 얼굴에 불이 붙은 것 같았고, 두개골 안에서 엄청난 압력이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목이 쑤셨고, 코피가 종이를 물들이는 동안 코의 신경들이 조여드는 것이 느껴졌다.
“적어.” 그가 다그쳤다. “당장.”
나는 도나부터 시작해서 기억나는 이름들을 적었다. 조앤의 종이에서 봤던 이름이 전부 기억나지는 않았지만, 생각나는 대로 적었다. 그러던 중 내 뒤에 있던 사람이 일어나 자리를 옮기더니 창문 하나를 살폈다. 두 사람은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눴다. 다른 한 사람은 체구가 더 작았고, 인형처럼 커다란 눈을 가지고 있었다. 남의 말을 들을 때 고개를 살짝 기울이기도 했다.
“다른 사람은 확실히 없는 거지? 룸메이트나 여자 친구, 뭐 그런 사람?”
다른 사람이 고개를 저었다. 내가 이름을 적는 동안 두 사람은 번갈아 나를 감시하고 아파트 안을 뒤졌다. 무기나 현금을 찾는 것 같았다. 나는 그런 건 두지 않았다. 기억나는 이름을 최대한 적어 목록을 완성하자(이름이나 성만 기억나는 것도 몇 개 포함했다), 두 사람은 만족한 듯했다. 그들은 쪽지를 접고 현관문으로 향했다.
막 나가려던 두 사람이 멈춰 섰다. 남자는 현관문의 구멍으로 밖을 내다보더니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 밖에 누군가 있었다. 저들이 마주치고 싶어 하지 않는 누군가가. 나는 끼어들면 안 된다는 것쯤은 알았다. 저들은 이제 떠나려던 참이었다. 굳이 나를 죽이려고 돌아오지는 않을 터였다. 얌전히 고개를 숙이고 기다리기만 하면 이 끔찍한 일도 모두 끝날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밖에 누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조용히 있었다.
여자의 목소리가 내 귓가에 속삭였다. 나는 그 목소리를 바로 알아들었다. 도나였다.
“누가 오기로 했어요?” 그녀가 물었다. “여분의 열쇠를 가진 사람 있어요?”
“열쇠는 전부 제가 갖고 있어요.” 내가 말했다. “저밖에 없어요.”
그녀가 남자를 올려다보자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금속이 딸깍거리는 소리가 났다. 누군가 내 현관문 자물쇠에 열쇠를 밀어 넣고 돌렸다. 문이 열렸다.
그다음 몇 초 동안 숨 가쁜 일이 벌어졌다. 남자가 문으로 달려들어 쾅 닫더니 잠금장치를 움켜쥐고 돌려 잠갔다. 그는 문을 붙들고 도나에게 침실 창문을 확인하라고 소리쳤다. 그녀가 창문을 확인하는 동안, 터무니없이 큰 쇳소리와 함께 현관문이 경첩에서 뜯겨 문틀에서 통째로 빠져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내 얼굴을 때렸던 그 남자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보지 못했다. 현관문에 몸을 기대고 어떻게든 문을 닫아 두려던 그가 뒤로 넘어지는 모습만 보였다. 문이 뜯겨 나가자 그가 넘어졌고, 살덩어리가 질척거리는 듯한 소리에 이어 우그러지는 소리와 펑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다른 생각을 할 틈도 없이 의자에서 일어났다. 여전히 스키 마스크를 쓴 도나가 모퉁이를 돌아왔다. 무언가가 그녀 옆을 쏜살같이 지나 복도 벽에 들이박았고, 건물 기초까지 움직였을 법한 힘에 바닥 전체가 흔들렸다. 도나는 내 팔을 움켜잡고 칼을 들이대며 나를 욕실로 끌고 갔다.
안으로 들어가자 그녀가 문을 잠갔다. 그동안 밖에서는 무언가가 미친 듯이 날뛰며 온갖 경보와 경고음을 울려 대고 있었다. 주차장의 차들까지 반응해 경보음이 연달아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도나는 내 목에 칼을 누른 채 내 얼굴을 바라봤다. 이제 스키 마스크는 거의 아무것도 가려 주지 못했다.
“이것도 계획에 있었어요?” 그녀가 숨을 헐떡이며 물었다. “내가 여기 왔다고 그 사람들한테 말했어요?”
“아무 말도 안 했어요! 당신 이름을 빼려고 했다고요! 난 안—”
문에서 쿵 소리가 나고 전등이 깜빡였다. 도나가 내 옷깃을 잡고 칼 쪽으로 더 가까이 끌어당겨 하마터면 피가 날 뻔했다. 나는 맥박이 칼날을 밀어 올리는 게 느껴지는 와중에도 침착하려고 애썼다.
“물러서!” 그녀가 소리쳤다. “난 여기서 나갈 거야!”
반대편에 있는 것이 무엇이든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 듯했고, 충격파가 욕실을 뒤흔들었다. 거울이 떨어져 바닥에 부딪히며 산산조각 났고, 샤워기에서는 김이 펄펄 나는 뜨거운 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천장 등이 완전히 꺼지면서 문 아래로 가느다랗게 들어오는 빛만 남았다.
“난 모든 걸 올바르게 했어!” 도나가 울부짖었다. “여기서 몇 년이나 살았지만 누구 하나 해친 적 없어! 주식 투자조차 안 했다고!”
발톱 같은 무언가가 모서리를 뜯어내자 문 윗부분이 바깥쪽으로 휘면서 떨어져 나왔다. 도나는 뒤로 바짝 물러나 죽기 살기로 나를 붙들었고, 그 팔은 거의 경련을 일으킬 지경이었다. 나를 인질로 잡고 있다기보다는 절박한 승객이 가라앉는 배에 매달리는 것 같았다.
“제발 날 데려가지 마.” 그녀가 속삭였다. “제발, 난 안—”
문이 떨어져 나갔다. 갑자기 빛이 번쩍이며, 문간에 어렴풋이 사람의 형상을 한 무언가가 서 있는 게 보였다. 격렬한 움직임이 휘몰아치더니 도나가 엄청난 속도로 내게서 끌려갔고, 요란한 쾅 소리와 함께 그녀의 목소리가 뚝 끊겼다. 끌려가는 순간 그녀가 실수로 내 목을 그었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는 잠깐 시간이 걸렸다.
나는 변기에 주저앉았다. 목이 화상이라도 입은 것처럼 따뜻했다. 숨을 들이쉴 수는 있었지만 공기가 가슴까지 닿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말을 해 보려 했지만 피 한 덩어리를 뱉어 내는 게 고작이었다. 상처 자체는 아프지 않았지만, 몸이 제 기능을 잃어 가는 걸 느끼며 죽는다는 게 이런 느낌이겠구나 싶었다.
빛나는 두 눈이 나를 훑어보았다. 무광 알루미늄 갑옷이나 무슨 단단한 플라스틱을 걸친 사람처럼 보였다. 눈앞이 흐려졌지만 그것이 내 손을 잡는 건 보였다. 감각은 없었다. 그것은 내 양손을 들어 손톱을 확인했다. 확인을 마치더니 고개를 끄덕이고, 이 세상 것이 아니라고밖에는 표현할 수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바람에 실린 속삭임 같았다.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도 모른 채 의식이 들었다 끊겼다 했다. 사람들이 내 눈에 빛을 비추고 있었고, 입에는 마스크가 씌워져 있었다. 목에 강한 압박감이 느껴졌고, 거치대에 혈액 주머니가 매달려 있는 게 보였다. 수혈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깨어났을 때 나는 병원에 있었다. 침대에 누워 타일로 된 천장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조금 막히는 느낌은 있었지만 숨은 쉬고 있었다. 목에 무언가가 감겨 있었지만 통증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사실 아무 감각도 없었다. 아마 진통제에 잔뜩 취해 있었을 것이다.
간호사가 수액을 갈고 내 상태를 확인하러 들어왔다.
“깨어나셨다고 의사 선생님들께 말씀드릴게요.” 그녀가 말했다. “곧 오실 거예요.”
그녀는 빈 주머니를 떼어 내고 새 주머니를 걸었다.
“정말 큰일 날 뻔했어요.” 그녀가 말을 이었다. “살아 계신 게 행운이에요. 아주 심하게 베이셨거든요.”
그녀는 내 손목에 있는 무언가를 조정했고, 내 눈에 초점이 잡힐 때까지 그 자리에 있었다. 그녀의 손에 있는 무언가가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손톱에 작게 파인 S자 모양의 자국들. 그녀의 노란 손톱에.
그녀는 내가 보는 걸 알아챘다. 잠시 그녀의 손이 내 팔에 꽂힌 무언가 위에 머물렀고, 그녀는 어떻게 할지 가늠했다.
“뭘 보고 계세요?”
“아무것도요.” 나는 쌕쌕거리는 소리로 말했다.
“그래요.” 그녀가 미소 지었다. “아무것도 없죠. 그렇죠?”
“그렇죠.”
“서로 말이 통해서 다행이네요.”
그녀는 내 팔을 가볍게 두드리고 뒤로 물러났다. 표정이 달라져 있었다. 숨도 더 빨라져 있었다.
“그게 무슨 뜻이에요?” 나는 그녀의 손을 보며 물었다.
“모르시는 게 나아요.”
“위험한 건가요?”
그녀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떠나려고 몸을 돌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가끔은요.”
회복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병원에서 노란 손톱을 가진 다른 사람은 보지 못했다. 그 간호사는 몇 번 더 봤지만, 우리는 지나칠 때 서로 고개만 끄덕였다. 그녀는 내가 안다는 걸 알았지만, 나는 그녀를 밀고할 생각이 없었다. 그렇다고 그녀가 내게서 눈을 뗀 건 아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괜찮아져 병원을 나섰다. 다만 목을 가로지르는 흉한 흉터가 남았다.
도나나 그녀를 돕던 사람이 어떻게 됐는지는 모른다. 그저 상상할 수 있을 따름이다. 나는 다시 면담을 진행해 달라는 요청을 받지 않았고, 그 일에 관여했던 누구에게서도 문자나 이메일 한 통 오지 않았다. 다른 일로 조앤을 보거나 그녀에 관한 소식을 들은 적조차 없는 것 같다. 정식 정부 업무였다는 건 확실히 안다. 하지만 누구를 위한 것이었고,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누구도 짐작밖에는 할 수 없다.
나는 이따금 노란 손톱을 가진 사람들과 마주친다. 당신도 분명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가끔 사람들에게 그 손톱에 관해 묻거나 지적하면, 그들은 정말로 놀라는 것 같다. 그중에는 자기 손톱이 그렇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도 있다고 확신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이상할 정도로 방어적인 태도를 보인다. 볼 때는 조심해야 한다.
나는 여전히 시청에서 일한다. 이제 거짓말할 필요는 없고, 원래 채용된 목적에 맞는 일을 하니 제자리로 돌아온 느낌이다. 요즘 내가 진행하는 면담은 주로 임시직 직원을 구하거나 이력서 내용을 확인하는 일이다.
하지만 이따금 사무실에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면, 나는 그 사람과 악수한다. 그리고 악수할 때 그 사람의 손톱을 조금 더 자세히 본다. 백 번 중 아흔아홉 번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가끔은 거기에 무언가가 있다.
어쩌면 그들은 내가 모르는 무언가를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들은 내가 안다는 걸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게시자 /u/Saturde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