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가 나를 버려진 벌목 도로로 안내했다. 문이 열린 빈 차들로 꽉 막힌 길에 갇혀 있다.
오늘 사무실에서 누군가 휴게실에 싸구려 포춘 쿠키 한 상자를 가져다 놓았다. 나는 별생각 없이 하나를 쪼갰다. 안에 든 쪽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당신의 경로를 벗어나지 마시오." 나는 웃으며 쪽지를 재활용 쓰레기통에 버렸다. 운명이나 징조, 예언 같은 헛소리는 믿지 않는다. 그래도 습관적으로 하나를 더 집어 주머니에 넣었다.
오늘 밤 안개는 비현실적일 만큼 짙었다. 나는 지독한 야근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려던 참이었다. 주 고속도로는 대형 사고가 난 탓에 완전히 막혀 있었다. 길이 뚫릴 때까지 기다릴 수도 있었지만, 피곤하고 조급했다. GPS가 제안한 오래된 우회도로로 가기로 했다. 두 번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냥 핸들을 꺾었다.
한두 마일쯤 지나자 아스팔트가 뚝 끊겼다. 길은 패이고 진창이 된 벌목용 오솔길로 바뀌었다. 나무들이 도로에 바짝 붙어 있어서 나뭇가지가 차창을 긁었다.
갑자기 휴대폰에서 이상하고 날카로운 알림음이 울렸다. 화면이 깜빡이더니 파란 경로선이 온통 회색으로 변했다. 메시지 상자가 떴다. "지도에 없는 구조물에 진입 중. 속도 제한됨."
나는 화면을 빤히 쳐다봤다. 말이 되지 않았다. 그러더니 "목적지까지 남은 시간" 표시가 오류를 일으켰다. 숫자가 사라지고, 지도에서 차갑고 건조한 알림이 빠르게 쏟아져 나왔다.
"전방 정체." "감지됨: 정지 물체 114개." "감지됨: 열린 문 114개." "정차를 준비하십시오. 당신의 문은 115번입니다."
바로 그 순간, 듣고 있던 팟캐스트가 끊겼다. 스피커에서 잡음이 나더니 희미한 선율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엄마가 예전에 내게 불러주던 자장가였다. 하지만 가사가 달라졌다.
"자거라, 자거라, 마크... 우리가 다시는 집에 돌아가지 못한다니 안타깝구나..."
나는 전원 버튼을 세게 눌렀지만 오디오는 반응하지 않았다. 노래는 계속 반복됐다.
다시 도로를 봤다. 길바닥은 온통 진흙이었는데, 누군가 그 한가운데에 선명한 붉은색 이중선을 반듯하게 그어 놓았다. 갓 흘린 피처럼 보였고, 진흙과 섞이지 않은 채 그 위에 고스란히 얹혀 있었다. 휴대폰의 회색 GPS 경로선이 그 선과 정확히 겹쳤다.
나는 계속 천천히 차를 몰았다. 일 분쯤 뒤 안개가 걷혔고, 나는 안전벨트에 가슴이 멍들 만큼 세게 브레이크를 밟았다.
앱에 오류가 난 게 아니었다. 말 그대로였다.
도로 양쪽이 차로 꽉 차 있었다. 범퍼와 범퍼가 맞닿은 끝없는 행렬이 어두운 숲속까지 이어졌다. 문은 하나도 빠짐없이 활짝 열려 있었다. 차들은 죽어 있는 것 같았다. 마른 진흙이 두껍게 엉겨 붙고 낙엽이 뒤덮여 있었다. 나는 혼잣말로 속삭였다.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야? 이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간 거지?" 희미한 전조등 불빛 속에서 사람들이 두고 간 물건들이 보였다. 세단 뒷좌석에 고정된 빈 유아용 카시트, 대시보드 위의 안경, 조수석 위에 펼쳐진 지갑.
엔진은 공회전 중이었고, 그 소리가 귀청이 터질 듯 크게 느껴졌다. 그때 GPS 알림음이 울렸다.
"경로 안내가 종료되었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화면 아래쪽, 도로명이 표시되어야 할 자리에 이렇게 적혀 있었다. "종착점."
그러더니 철컥 하는 큰 소리와 함께 차 문 잠금장치가 모두 풀렸다. 머리 위 실내등이 켜져 나를 표적처럼 환히 비췄다.
나는 엄지로 잠금 버튼을 세게 눌렀다. 철컥 소리와 함께 문들이 잠겼다. 이 초 뒤, 잠금장치가 다시 풀렸다. GPS가 도착 절차를 강제로 실행하고 있었다.
나는 온 힘을 다해 잠금 버튼을 누르고 있다. 휴대폰 신호가 끊겨 가고 있다. 한 손으로 이 글을 쓰고 있다.
저 안개 속에서 방금 차 문 하나가 쾅 닫혔기 때문이다. 묵직한 금속성 충격음이었다.
그러고는 더 가까운 곳에서 또 하나. 이어서 세 번째.
누군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늘어선 차들을 따라 걸어오고 있다. 열려 있는 문을 하나씩 닫고 있다. 그리고 곧장 나를 향해 오고 있다.
나는 즉시 시동을 껐다. 잠금 버튼에서 손을 떼고,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숨을 죽였다.
마지막으로 문이 닫힌 곳은 바로 내 차 옆이었다. 창문 바로 밖 진흙에서 묵직한 장화 소리가 들린다. 엄지에 쥐가 나기 시작했고, 잠금장치는 풀리려고 내 손가락에 맞서 딸깍거린다.
내 차 문 바로 뒤에서 무거운 발걸음이 진흙을 철벅이며 지나갔다. 그림자가 창문 위로 드리워져 안개 속의 희미한 빛을 가렸다. 잠깐 동안 모든 것이 멈췄다. 그러더니 장화 소리가 붉은 선을 따라 앞쪽 어둠 속으로 서서히 멀어져 갔다.
나는 다시 시동 키를 돌릴 엄두도 내지 못한 채 이 어둠 속에 앉아 있다. 숲은 조용하다. 내가 옳은 선택을 했는지 모르겠다. 그때 손이 주머니 속 무언가에 스쳤다. 아까 집어 넣었던 두 번째 포춘 쿠키였다. 나는 그것을 쪼갰다. 쪽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당신의 문은 115번입니다."
게시자 /u/JaySterlingBoo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