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밤을 기록합니다GLOBAL HORROR ARCHIVE
미간행MIDNIGHT GALLEY
내 서재 0

낯선 사람이 우리 파티에 몇 시간이나 섞여 있었다

나는 대학이 있는 도시에 사는데, 근처에 놀이공원과 관광지도 많다. 외곽 도시에는 출입이 통제되는 주거 단지 전체가 거대한 휴가용 임대 주택으로 채워진 곳도 있다. 이런 집 중에는 수영장과 게임룸, 영화 감상실이 딸려 있고, 실제로 누가 그렇게 많이 쓰겠나 싶을 만큼 침실이 많은, 사실상 대저택이나 다름없는 곳도 있다.

몇 달 전, 친구 하나가 그런 빌라를 주말 동안 빌려서 종강 파티를 열었다. 인터넷에 공지를 올려 누구나 오게 하는 식의 파티는 아니었다. 친구는 자기 친구들과 우리 또래 사촌 몇 명을 초대했고, 초대받은 사람은 누구나 몇 명씩 더 데려와도 됐다.

나는 남자친구와 함께 갔다. 사람이 가장 많았을 때는 아마 30명에서 40명 정도가 집 안팎에 흩어져 있었을 것이다. 밖에 있는 수영장 옆에 있는 사람들도 있었고, 주방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도 있었고, 게임룸에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위층에는 영화 감상실도 있었는데, 사람들이 계속 드나들었다.

그중 일부는 거기서 자고 갈 생각이어서, 집 안 여기저기에 하룻밤 묵을 짐과 핸드백, 충전기, 담요가 놓여 있었다. 대부분은 나중에 돌아갈 예정이었다.

그 남자를 처음 눈여겨본 건 파티가 시작되고 한두 시간쯤 지났을 때였다. 우리 또래로 보였고, 아마 스무 살을 조금 넘겼을 것이다. 당장 눈에 띄는 구석은 전혀 없었다. 평범한 옷차림으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아주 편안하게 행동하고 있었다.

나는 친구의 사촌 중 누군가와 함께 왔겠거니 했다. 그 사촌들의 친구를 내가 전부 만나 본 건 아니었으니까. 게임룸 근처에서 그 남자가 내 남자친구와 다른 남자 몇 명하고 이야기하던 모습이 기억난다. 내가 다가가자 그 남자는 이미 모두와 아는 사이인 것처럼 대화에 끼어들었다. 심지어 몇 사람의 이름도 알고 있어서, 나는 의심하지 않았다.

누군가 처음으로 내게 그 남자가 누구냐고 물었을 때는 솔직히 웃겼다.

친구 하나가 나를 따로 불러 그 남자가 누군지 아느냐고 물었고, 나는 파티를 연 친구의 사촌 중 누군가와 같이 온 줄 알았다고 말했다.

우리는 다들 술을 마시고 있었기 때문에, 한동안 그 일은 농담거리가 됐다. 사람들은 서로 누가 그 남자를 초대했느냐고 계속 물었지만, 진지하게 걱정하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

그러다 누군가가, 차에서 술과 다른 물건들을 가져오려고 밖에 나갔던 일행과 그 남자가 함께 현관으로 들어오는 걸 본 기억이 있다고 했다. 마침내 누가 그 일행에게 물어봤더니, 그들도 그 남자를 모른다고 했다.

그들은 그 남자가 자기들 바로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온 건 기억했지만, 원래 파티에 있던 사람이 잠깐 밖에 나갔다가 들어오는 줄 알았다고 했다. 그중 한 명이 별생각 없이 그 남자가 들어오도록 문을 잡아 줬던 것이다.

그때 우리는 다들 “그래서 이 사람은 대체 누구야?”라며 웃고 있었다.

이상하긴 했지만, 워낙 사람이 많아서 우리는 여전히 뭔가 사정이 있겠거니 했다. 초대한 사람이 밖에 있을 수도 있었다. 이미 가 버렸을 수도 있었다. 술에 취한 누군가가 사람을 초대해 놓고 잊어버렸을 수도 있었다.

그 남자는 구석에 서서 사람들을 빤히 쳐다보거나, 누가 봐도 위험해 보이는 행동을 하고 있지 않았다. 사람들과 잘 어울렸고, 함께 게임도 했고, 다른 사람들처럼 파티 곳곳을 돌아다녔다.

한번은 내가 사람들이 대화하는 자리 근처에 서 있었는데, 그 남자가 집이 얼마나 큰지 이야기했다. “방이 엄청 많네요. 근데 사람도 진짜 많고. 다들 대체 어디서 자요?” 같은 말을 했다.

이미 사람들이 누가 자고 가고 누가 돌아갈지 이야기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상한 질문으로 들리지는 않았다. 누군가가 소수만 자고 갈 거라고 설명해 줬다. 커플 몇 쌍은 침실을 쓰기로 했고, 영화 감상실에는 등받이를 뒤로 젖힐 수 있는 큰 좌석들이 있어서 몇 명은 아마 거기서 잘 거라고 했다.

파티 중에 사람들이 위층에 올라가는 주된 이유는 영화 감상실이었다. 밤 내내 사람들이 그곳에서 뮤직비디오를 보고 어울려 놀았기 때문에, 누가 올라가거나 다시 내려오는지 아무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날 밤늦게, 친구 하나가 술에 너무 많이 취했다.

다른 친구가 그 친구를 부축해 위층으로 데려가, 자면서 술이 깨도록 침실 하나에 눕혀 줬다. 그 방은 자고 갈 사람 몇 명이 함께 쓰고 있어서 가방과 다른 물건들도 놓여 있었다. 부축해 준 친구는 사람들이 계속 드나들 예정이기도 하고, 지나가는 사람 누구나 상태를 살필 수 있도록 침실 문을 열어 두었다.

조금 뒤, 위층으로 부축해 줬던 그 친구가 괜찮은지 확인하러 다시 올라갔다.

침실 문은 거의 완전히 닫혀 있었다. 분명 열어 두고 나왔지만, 처음에는 아래층이 시끄러워서 누군가 닫았겠거니 했다고 한다.

문을 열자, 그 남자가 방 안에 우리 친구와 단둘이 있었다.

우리 친구는 여전히 침대에서 정신없이 자고 있었다. 그 애의 핸드백이 근처에 열린 채 놓여 있었고, 그 남자는 침대 옆 협탁 앞에 서서 그 애의 휴대폰을 들고 있었다.

방에 들어간 친구는 곧바로 그 남자에게 뭐 하는 거냐고 물었다. 그 남자는 휴대폰이 울려서 누구 것인지 알아보려던 참이라고 했다. 그러더니 아까 누군가 토하는 소리가 들려서 그 애가 괜찮은지 확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내 친구는 그 애를 알지도 못하면서 침실에 단둘이 있을 이유가 없고, 특히 문까지 사실상 닫혀 있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그 남자는 오해하고 있는 거라며, 자기는 그저 도우려 했을 뿐이라고 계속 말했다. 말다툼 소리에 술에 취한 친구도 그 남자를 쳐다보고 누구냐고 물을 만큼은 잠에서 깼다.

그러자 다른 친구가 아래층을 향해 소리치기 시작했다. 누가 이 남자를 데려왔느냐고 묻더니, 같이 온 사람이 누구든 둘 다 나가라고 했다.

사람들이 위층으로 올라와 복도에 모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다들 누군가 나서서 자기가 데려왔다고 할 줄 알았다. 정말이지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친구 중 한 명의 남자친구는 우리보다 훨씬 더 거리낌 없이 따지는 편이다. 그가 그 남자에게 다가가 누구와 함께 왔느냐고 직접 물었다.

그 남자는 자기가 아는 사람들은 이미 갔다고 말했다. 친구의 남자친구가 그 사람들 이름을 물었다.

그 남자는 성을 빼고 이름 하나를 댔지만, 누구를 말하는 건지 아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자 그 사람과는 최근에 알게 된 사이라 이름을 잘못 알았을 수도 있다고 했다.

누군가가 아까는 파티를 연 친구의 사촌 중 한 명과 아는 사이처럼 굴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그 남자는 우리가 잘못 이해한 거라고 했다. 자기 말로는 그 사촌들을 안다고 한 적은 없고, 파티 중에 그 일행과 어울리고 있었다고만 했다는 것이다.

친구의 남자친구는 여기 있는 사람 중 아무도 당신을 모르니 나가라고 했다.

나를 정말 찜찜하게 한 건 그 남자가 끝까지 너무 침착했다는 점이다. 화를 내지도, 창피해하지도, 긴장하지도 않았다. 그저 어깨를 으쓱하며 “아, 미안해요. 아무나 와도 되는 파티인 줄 알았어요. 그렇게 심각한 일도 아니잖아요.” 같은 말을 했다.

그러고는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나갔다.

몇 초 동안 다들 그냥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 남자가 너무 아무렇지 않게 굴어서, 우리가 과민 반응을 하는 바람에 술에 취해 착각한 사람을 괜히 쫓아낸 건가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

그러다 자고 있던 친구가 자기 핸드백을 확인했다. 현금 일부가 없어져 있었다.

그제야 모두 자기 물건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차 열쇠를 찾지 못했다. 다른 여자애는 지갑이 없어져 있었다. 또 다른 사람은 에어팟을 찾지 못했다.

우리 중 몇 명이 집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들이 위층 영화 감상실을 살펴보다가, 누군가 등받이를 젖힐 수 있는 좌석 하나에 달린 수납함을 열었다.

그 안에는 한데 모여 있을 이유가 전혀 없어 보이는 물건들이 여럿 들어 있었다.

지갑 두 개, 차 열쇠 한 묶음, 에어팟, 시계 하나, 낱장 지폐, 장신구 두어 점이 있었다. 운전면허증 두 장은 지갑에서 따로 꺼내져 수납함 바닥에 놓여 있었다.

두 신분증 모두 파티에 와 있던 여자애들의 것이었다.

전부 주인이 제각각이었고, 집 안의 서로 다른 곳에서 가져온 물건들이었다. 한 사람은 주방에 지갑을 두었었다. 차 열쇠는 수영장으로 나가는 문 근처 탁자 위에 있었다. 에어팟은 게임룸에 있던 재킷 안에 들어 있었다.

그 남자가 물건을 가져가기 전에 우리가 추궁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집 밖으로 나간 물건은 없었다. 하지만 누군가 그걸 전부 모아서 영화 감상실 안에 숨겨 놓은 건 사실이었다.

물건 하나하나를 전부 그 남자가 옮겼다고 증명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 남자는 바로 조금 전에, 옆에 우리 친구의 핸드백이 열린 채 놓여 있는 침실에서 그 친구와 단둘이 있으면서 휴대폰을 들고 있다가 발견된 참이었다.

사람들은 그 남자가 밤사이 위층에 여러 번 올라갔던 것도 떠올리기 시작했다. 위층에는 영화 감상실이 있었고 사람들이 계속 오갔기 때문에 아무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이다.

왜 곧바로 경찰에 연락하지 않았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아마 있을 거라는 걸 안다.

파티에서는 많은 사람이 술을 마시고 있었고, 그중에는 마셔서는 안 되는 사람들도 있었다. 다들 경찰이 와서 그 남자를 흔히 있는 불청객 정도로 취급하고, 오히려 집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더 신경 쓸까 봐 걱정했다. 누구도 파티를 연 친구가 곤란해지거나 빌린 집에서 쫓겨나게 하고 싶지 않았다. 돌이켜 보면 그래도 신고했어야 했던 것 같다.

집을 친구 이름으로 빌렸기 때문에, 그 친구가 숙소 관리자와 리조트 보안팀에 연락했다. 우리 나머지 사람들은 그 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친구가 전해 준 소식으로만 안다.

그 집에는 현관을 향한 카메라가 있었고, 단지 곳곳에도 보안 카메라가 있었다

현관 카메라에는 우리가 기억하던 그 일행이 차에서 돌아오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그 남자는 일행보다 몇 피트 뒤에서 혼자 집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일행이 문에 도착하기 직전에, 그 남자는 걸음을 빨리해 그들과 보조를 맞췄다. 일행 중 한 명이 문을 잡아 주자, 그 남자는 아무 말 없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 일행은 그 남자가 원래 우리와 함께 있던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안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그 남자가 그 일행과 함께 온 줄 알았다.

보안팀은 그 남자가 우리 빌라에 들어오기 전에 단지 안을 돌아다니는 영상도 더 찾아냈다. 처음에 어떻게 출입문을 통과했는지는 알아내지 못했다. 그 남자는 내 친구의 예약과 아무 관련이 없었고, 그 남자 이름으로 된 방문증도 없었다.

숙소 관리자가 친구에게 말해 준 바에 따르면, 그들은 그 남자가 주변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 인근 빌라들을 알아보고 해당 숙소를 빌린 사람이나 관리자에게 연락했다고 한다. 그 남자를 알아보거나 자기 손님이라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숙소 관리자는 리조트 측에 몹시 화가 났다고 한다. 단지에서 보안이 매우 철저하다고 홍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떻게 된 건지,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이 출입문을 통과하고 단지 안을 돌아다니다가 임대 주택 안으로 걸어 들어오는 동안 아무도 제지하지 않았던 것이다.

몇 주 동안 친구는 더 이상 아무 소식도 듣지 못했다. 그러다 숙소 관리자가 다시 친구에게 연락했다.

보안 요원들이 다른 날 리조트 안에서 그 남자를 또 제지했다. 그때 정확히 뭘 하고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는 투숙객도 아니었고 누구의 방문객으로도 출입 승인을 받은 명단에 올라 있지 않았다. 보안 요원들은 그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우리 파티가 찍힌 영상 속 인물과 동일인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흔한 이름이 아니라서 친구가 그를 검색해 봤다. 친구는 그 남자와 일치하는 페이스북 프로필을 찾았고, 이어 법원 기록과 예전에 나온 지역 기사도 찾아냈다.

그는 이전에 절도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적이 있었다. 숙소 근처 동네의 한 집에 침입해 지갑과 전자기기, 그 밖의 소지품을 훔친 혐의로 체포된 적도 있었다.

우리에게 벌어진 일 이후 법적으로 어떻게 처리됐는지는 모른다. 친구는 영상과 관련 정보가 수사 기관에 전달됐고, 그 남자는 리조트 출입이 영구 금지됐다는 말을 들었다. 실제로 집 밖으로 가져간 물건은 없었으니, 우리 파티에서 벌어진 일로 그가 기소됐는지는 잘 모르겠다.

나는 아직도 그가 얼마나 쉽게 안으로 들어왔는지 생각하곤 한다. 그는 억지로 대문을 뚫고 들어오거나 집에 침입한 게 아니었다. 그저 사람들 무리 뒤를 따라 걸어 들어와서는 모두가 알아서 짐작하게 내버려 뒀다.

그는 몇 시간이나 머물렀다. 우리와 이야기를 나누고, 사람들의 이름을 알아내고, 우리 중 몇 명이 그곳에서 잘 계획이라는 말도 들었다.

친구가 그때 다시 위층으로 올라가지 않았다면, 그가 얼마나 더 머물렀을지, 또 무슨 짓을 했을지 모르겠다.

가장 무서운 건 아무도 그를 수상하게 여겨 캐묻지 않았다면, 아마 그가 우리와 함께 그 집에서 밤을 보냈을 거라는 점이다.

게시자 /u/courtfo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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