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캠핑 사이트에서 벌어진 가정폭력 사건
안녕하세요. 최근에 겪은 일을 친구에게 이야기했더니 여기에 올려 보라고 권하더군요.
제 연인과 저는 둘 다 28살이고, 지난주 오리건 해안에서 약혼했습니다. 약혼한 다음 날 밤부터 해안에 있는 캠핑장에서 이틀 밤을 묵기로 했어요. 그 캠핑장에는 유르트와 RV 구역이 있고, 차를 세우고 텐트를 칠 수 있는 순환 도로 구역도 있습니다. 가족 단위로 온 사람들도 많았고, 다들 좋은 날씨를 즐기고 있었어요. 저희는 차를 세우고 텐트를 치는 사이트에 묵었고, 옆과 맞은편에도 사이트가 있었습니다.
해 지기 전에 도착해 텐트를 쳤습니다. 맞은편 사이트에서는 남자 둘이 모닥불을 둘러싸고 앉아 일찌감치 술을 마시고 있더군요. 그중 한 남자는, 여기서는 ‘문제의 남자’라고 부를게요, 어떤 여자에 대해 큰 소리로 불평하고 있었습니다. 그 여자가 개*년이고 병적인 거짓말쟁이라며 분통을 터뜨렸죠. “입만 열면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이야. 자기 엄마한테까지 거짓말을 한다니까!” 저는 그 일을 별로 마음에 두지 않았습니다. 뭐, 누구나 가끔은 쌓인 걸 풀어야 하니까, 하고 생각했고, 그가 말하는 여자는 캠핑장에 없는 사람이라고 짐작했어요.
이제 막 약혼자가 된 연인과 저는 해변에 가서 일몰을 보고, 어두워진 뒤 돌아와 텐트 안에서 쉬었습니다. 며칠 전에 『펫 세마터리』를 샀는데, 번갈아 가며 서로에게 그 공포소설을 읽어 주었어요. 약혼자는 눈을 감고 이야기에 푹 빠져 있었고, 아직 잠들지는 않은 상태였습니다. 한편 저는 책을 읽으면서도 맞은편 사이트에서 벌어지는 일에 한쪽 귀를 기울이고 있었어요. 문제의 남자는 아까보다 훨씬 취해서 혀가 꼬인 채로 여전히 그 여자에 대해 큰 소리로 불평하고 있었습니다. 그제야 그의 분노가 향하는 대상이 그 남자, 그리고 다른 남자와 같은 사이트에 있다는 걸 깨닫고 등골이 서늘해졌어요. 그때가 대략 11:30pm이었고, 나머지 사이트는 모두 조용했습니다.
“너 뭐야, 멍청이야? S-T-U-P-I-D! 멍청한 개*년.” 그는 끊임없이 여자를 몰아세웠고, 여자는 제가 알아들을 수 없을 만큼 작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몇 분 뒤, 남자는 여자에게 자기 손을 잡아 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읽던 것을 멈추고 연인을 쿡 찔러, 가까운 곳에서 끓어오르는 분노에 조용히 주의를 돌리게 했어요. 예상대로, 여자는 손을 잡아 달라는 부탁을 거절한 것 같았습니다. (와, 대체 왜 그랬을까요?) 바로 그때 남자가 돌변했습니다.
문제의 남자는 큰 소리로 흐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이 씨* 개*년아, 왜 내 손을 안 잡아 줘? 왜 내 손을 안 잡아 주냐고?!” 그는 삼십 초쯤 딸꾹질을 하며 울부짖었습니다. 그러더니 접이식 의자들을 집어 던지는 듯한 소리가 났어요. 친구가 그만하라고, 진정하라고 애원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친구는 문제의 남자가 벌이는 난동에 질려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남자는 여자에게 끔찍한 욕설을 거듭 퍼부으며, 씨* 정말 싫다고 했어요. 그러고는 여자를 “씨* 죽여 버리겠다”고 몇 번이고 말했습니다. 일 분 동안 악을 쓰고 나더니 물을 가지러 가겠다고 했습니다. 씩씩거리며 무거운 걸음으로 멀어지는 소리가 들렸어요.
연인과 저는 긴장한 채 말없이 누워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저희 텐트는 그쪽 사이트에서 바로 보이는 위치였고, 조금도 주의를 끌고 싶지 않아서 헤드램프를 껐습니다.
몇 분 뒤, 문제의 남자가 비틀거리며 돌아왔습니다. 목소리는 낮고 위협적이었고, 독기까지 서려 있었습니다. 그는 주문을 외우듯 여자를 “씨* 죽여 버리겠다”고 혼자 몇 번이고 으르렁거렸습니다. 사람이 사람보다 괴물에 더 가까운 소리를 내는 건 처음 들어 봤어요. 공포가 가슴을 움켜쥐었고 온몸이 차갑게 식었습니다. 머릿속에 온갖 생각이 휘몰아쳤어요. 총을 가지고 있을지도 몰라. 저렇게 취했는데, 여자를 쏘려다가 총알이 우리 텐트를 뚫고 들어오면 어떡하지? 우리한테서 삼십 피트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저 여자를 죽이려는 걸까? 다른 사람들도 분명 듣고 있을 텐데, 왜 아무도 아무것도 안 하지?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총알 하나가, 이런 느닷없는 총격이, 행복한 우리 약혼을 끔찍한 비극으로 바꿔 버리는 걸까?
남자는 여자에게 위스키 한 잔을 더 따르라고 명령했습니다. 저는 약혼자를 붙잡고 휴대전화와 헤드램프를 챙겨, 이 틈에 도움을 구하러 텐트에서 빠져나왔습니다. 점점 험악해지는 현장에서 거리를 벌리고, 그곳과 우리 사이에 건물 하나라도 두고, 도움을 받을 방법을 찾을 생각이었습니다. 이 캠핑장에서는 휴대전화 신호가 전혀 잡히지 않았어요.
연인이 헤드램프를 켜려 하자 저는 재빨리 말렸습니다. 우리 쪽으로 조금도 주의를 끌고 싶지 않았어요. 우리는 그들의 사이트를 조용히 지나갔고, 여자가 남자를 달래려고 위스키 한 잔을 따르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캠핑장 앞쪽에 있는 공원 관리소까지 갔지만 불이 꺼져 있었습니다. 전화할 번호나 깨울 수 있는 관리원이 있는지 지도를 살폈지만, 점점 심각해지는 가정폭력 사건이 벌어질 때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았습니다.
말도 안 되게 운이 좋게도, 신호가 꽉 차게 잡히는 지점을 발견해서 경찰에 전화했습니다. 우리가 있는 위치와 벌어지고 있는 일을 알렸어요. 신고 접수 담당자와 통화하고 일 분 뒤, 경찰관에게 전화가 왔고 저는 같은 이야기를 다시 했습니다. 20분 뒤에 도착하겠다고 하더군요. 장난해요? 20분 뒤면 그 여자는 죽어 있을 수도 있는데!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기다렸습니다.
이십오 분 뒤, 경찰관 세 명이 나타났습니다. 저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다시 설명하고, 제발 가서 그 여자를 도와 달라고 애원했습니다. 경찰은 목격자라며 저와 연인의 인적 사항을 받아 적었고, 저는 내키지 않았지만 알려 주었습니다. 저는 경찰을 몹시 싫어해서 제 정보를 아예 갖고 있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이 일이 법정까지 가고 그 여자에게 목격자 증언이 필요해진다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하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그래도 가까운 곳에서 가정폭력이 벌어지고 있는데, 강압적으로 인적 사항을 요구하고 경찰관 세 명이 모두 우리 정보를 받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어쨌든요.
경찰은 남자를 심문했고, 결국 그날 밤 유치장으로 데려갔습니다. 저희는 잠자리에 들었고, 다음 날 아침 저는 공원 관리원들에게 사건을 알렸습니다. 알고 보니 그 커플은 캠핑장에서 이틀 밤을 더 묵을 예정이었고, 그래서 저는 사이트를 바꿔 달라고 요청했어요. 다시는 그들 근처에서 잘 수 없었습니다. 특히 우리가 신고했다는 걸 남자가 조금이라도 눈치챘다면 더더욱요.
제가 관리소에 있는 동안 경찰이 그를 사이트에 다시 데려다주었습니다. 연인은 관리원들이 그에게 하는 말을 들었어요. “어젯밤에 꽤 요란했나 보네요? 무슨 일이에요?”
그러자 문제의 남자는 어제 발작약을 안 먹었고, 약을 먹지 않으면 저렇게 행동하게 된다면서, 캠핑장에 계속 머물게 해 달라고 애원했습니다. 관리원들은 머물러도 된다고 했고, 다시는 발작약 먹는 걸 잊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글쎄요, 저는 발작약을 안 먹으면 살인하려 드는 괴물이 된다면 절대로, 정말 절대로 약 먹는 걸 잊지 않을 것 같네요. 어처구니없는 행동이었고, 어처구니없는 변명이었습니다.
저희는 사이트를 옮겼고, 둘째 날 밤은 술에 취해 분노를 터뜨리는 소란 없이 즐겁게 보냈습니다. 그 여자가 무사하고, 그 끔찍한 남자를 떠날 힘과 도움을 얻기를 바랍니다.
이 이야기에서 한 가지만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부디 방관자 효과 때문에 누군가를 보호하기 위한 행동을 멈추지 마세요. 용기를 내는 사람이 되어 먼저 나서서 도와주세요. 근처 사이트에서는 다른 누구도 신고하지 않았고, 남자가 워낙 큰 소리를 내고 있었으니 저희만 들었을 리는 없다고 확신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성자 /u/MsBabyBlu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