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밤을 기록합니다GLOBAL HORROR ARCHIVE
미간행MIDNIGHT GALLEY
내 서재 0

마법의 왕국

내용 주의: 피, 죽음과 죽어가는 과정.

’65년 여름 디즈니랜드에서 일할 때, 그곳은 내가 대형 쓰레기통에서 발견한 것을 빼더라도 충분히 이상한 곳이었다. 때는 육십 년대였고, 마법의 왕국은 머리 긴 히피들의 입장을 아무리 막아도 그 시대를 벗어날 수 없었다. 피터 팬과 크고 나쁜 늑대는 둘 다 LSD에 취해 있었다. UCLA에서 공학을 전공하던 짧은 스포츠머리의 내 가장 친한 친구는 왕국의 주된 해시시 공급책이었지만, 나는 그 친구의 고객은 아니었다(약물 앞에서는 겁쟁이였으니까). 디즈니 본인은 이미 죽었고, 머리는 리버사이드의 유명한 극저온 보존 탱크로 옮겨졌으며, 메인 스트리트 위층의 개인 숙소에서 술 취한 행세를 하는 것은 그를 복제한 오디오 애니매트로닉스 인형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모노레일 아래 매달려 공원에 몰래 들어오려던 아이 하나가 직원 주차장 곳곳에 흩뿌려졌고, 청소부들은 그것을 치우기를 거부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한 여자는 마터호른 놀이기구를 타다 일어서서 두개골의 절반을 잃었는데, 이 일 역시 신문에 실리지 않았다. 언론만 그런 게 아니었다. 애너하임 경찰은 디즈니 씨에게 골칫거리를 안길 생각이 없었다. 설령 조사가 이루어져도 아무 결과도 나오지 않았다.

타탄체크 치마를 입고 승마용 채찍을 든, 여러 언어를 구사하는 여자 관광 안내원들이 가장 많은 급여를 받았고, 미키와 미니를 비롯한 탤런트 주식회사 소속 캐릭터들이 그 바로 아래였으며, 정글 놀이기구의 ‘선장들’은 그보다 한 단계 아래였다. 작은 검은 나비넥타이를 매고 식탁을 치우는 보조 종업원이라면, 설령 허크 핀처럼 생겼더라도(내가 그랬다. 붉은 머리에 주근깨가 있었고, 그 덕에 채용됐다) 밑바닥 중에서도 밑바닥 취급을 받았다. 소속 노조는 요식업 노동조합 103 지부였다. 급여는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 그야—여기는 지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이었으니까, 그렇지 않은가?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판타지랜드 II에서 식탁을 치우고 테라스와 보행로를 쓸다 보면, 놀이기구 쪽에서 거듭 외치는 피터 팬의 목소리, “좋아, 모두들, 자, 출발!”과 백설공주 놀이기구의 사악한 왕비가 외치는 “사과 하나 먹으렴, 아가야!” 소리만 들렸다. 집에 돌아와 방에서 잠을 청할 때조차 그 외침이 들렸다.

‘손님들’은 좀처럼 알아채지 못하는 문들이 있었고, 그 문을 통과하면 무대 뒤 직원 구역으로 갈 수 있었다. 그곳에서 잠깐 눈을 붙이려고 탁자에 머리를 내려놓으면 관리자가 한 대 후려쳤다. “자면 안 돼!” 그는 소리쳤다. 그 남자는 벌써 십 년째 여기서 일하고 있었고, 이십 년 뒤에도 여전히 여기 있을 거라는 걸 나는 알았다.

왕국 본부의 한 방에서 진행된 신입 교육 때, 두꺼운 고형 파운데이션을 바른 남자가 커다란 마호가니 탁자 뒤에 앉아 있었다. 우리가 육군 졸병들처럼 그 앞에 서자 그가 말했다. “여기 마법의 왕국에 있는 동안 여러분은 무대 위에 있는 겁니다. 여러분은 디즈니 씨를 대표합니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얼마 전, 예쁜 백설공주였던 한 아가씨가 직원 구역으로 통하는 문을 지나면서 담배에 불을 붙였습니다. 말할 필요도 없이, 그 아가씨는 더 이상 우리와 함께하지 않습니다 . . . ”

보조 종업원이라면 누군가 찻잔 놀이기구에서 토했을 때 초록색 톱밥을 써야 했다. 대개 놀이기구에서 내리자마자 토하곤 했다. 톱밥을 뿌리고 기다렸다가, 전부 쓸어서 작은 쓰레받기에 담아야 했다. 손님들 중에는, 특히 유명인들 중에는 자기 식탁 아래를 쓸지 못하게 하는 이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쓸어야 했고 그러다 고함을 듣곤 했다. 쓰레기통은 직원 구역의 대형 쓰레기통에 비워야 했는데, 그곳 아스팔트 위에는 망가진 덤보와 피터 팬과 찻잔들이 악몽처럼 널려 있었다. 대형 쓰레기통은 엄청나게 컸고 좀처럼 비우지 않아 악취가 났다. 조심하지 않으면 그 안으로 떨어질 수도 있었다.

어느 날 내가 바로 그렇게 됐다. 쓰레기통을 들고 있다가 균형을 잃어 다섯, 여섯 피트 아래로 떨어졌고, 플라스틱과 종이와 질척하게 뭉개지는 소스 더미에 부딪혔다. 숨이 턱 막힌 채 몸이 멎고 나자, 다른 무언가가 느껴졌다. 쓰레기 같은 감촉이 아니었다.

내가 누운 곳까지 햇살 한 줄기가 뻗어 있었고, 몸을 조금만 일으키면 내가 무엇에 기대 누워 있는지 볼 수 있었다. 보통 쓰레기통 안에 씌우는 것보다 훨씬 큰 검은 쓰레기봉투 하나가 벌어져 있었고, 그 안에서 무언가가 빠져나와 있었다.

팔이었다.

케첩인지 피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 모를 것이 묻은 창백하고 예쁜 팔. 나는 어둑한 빛 속에서 계속 눈을 깜박였다. 몸 아래의 쓰레기를 느끼며, 나도 이미 피와 케첩을 뒤집어쓴 건 아닌지 생각했다.

그 팔은 어깨 가까이에 주름을 잡아 풍성하게 부풀린 파란색과 빨간색 소매에서 나와 있었다.

나는 그 의상을 알았다. 다른 사람들처럼 나도 공원에서 본 적이 있었다. 탤런트 주식회사의 예쁘고 창백한 여자들이 그 옷을 입고 걸어 다니며 미소 짓고 있었다. 놀이기구에서도 봤다. 보조 종업원이 되기 전에 딱 한 번 탔을 때, 놀이기구 속 백설공주가 입고 있었다.

팔은 움직이지 않았다. 처음 생각했던 것만큼 희지도 않았다. 죽은 것처럼 잿빛이었다.

나는 손을 떨고 속이 뒤집히는 채로 한쪽 무릎을 세워 몸을 일으켰지만, 곧바로 넘어졌다. 다시 시도했고, 한 손으로 몸을 지탱하자 똑바로 버틸 수 있었다. 그러면서 다른 손으로는 검은 쓰레기봉투를 잡아당겨 몸을 좀 더 꺼냈다.

그녀의 두 팔과 머리를 꺼내고 나니, 피부에 묻은 붉은 것이 케첩이 아니라 피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것은 말라 있었고, 내 팔에 묻은 케첩은 젖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녀를 빤히 바라보며 만져 보고 싶었다. 섬뜩하긴 했지만, 살아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다. 내 손이 그녀의 피부 가까이 다가가자 그녀의 팔이 움직였고, 나는 하마터면 비명을 지를 뻔했다.

긴 속눈썹과 붉은 입술이 있는 그녀의 얼굴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입술은 거의 움직이지 않았지만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날 두고 가지 마”라는 말 같았다.

“뭐라고?”

“그러면 . . . 난 죽어. 난쟁이들은 날 숨겨 줄 수 없어. 그 여자가 날 찾아낼 거야 . . . ”

대체 어떻게 말을 할 수 있는 걸까? 그녀는 죽어 있었다. 죽지 않았다면 저렇게 잿빛으로 변하지는 않잖은가?

“맛보지 말았어야 했어.” 속삭임이 이어졌다. “하지만 너라도 그랬을 거야 . . . ”

그러더니 그녀의 입에서 무언가가 기어 나오기 시작했고, 이번에는 정말로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 • • •

나는 계속 비명을 질렀고, 마침내 근육질의 팔 하나가 나를 끌어 올려 쓰레기통 밖으로 꺼내 주었다. 옷도 갈아입지 않고 곧장 메인 스트리트의 보안실로 가서 시 경찰을 불러 달라고 했다. 그들은 내키지 않아 하며 먼저 이유를 설명하라고 했다. 왕국에서 일어난 일은 왕국 안에 묻어 두어야 한다는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내 모습과 목소리가 미친 사람 같았으므로, 아마 나를 공원 밖으로 내보내고 싶었을 것이다.

나는 낙관하지 않았다. 어쨌든 애너하임 경찰이었으니까. 경찰서에서도 여전히 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틀림없이 얼굴에는 소스와 피가 묻어 있었을 것이다. 나는 내가 무엇을 보고 만졌는지 말했고, 직접 가서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공원 보안 직원들은 아직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는 걸 나는 알았다.

• • • •

결국 시 경찰서에 서른 번째로 전화를 걸었을 때, 공원 측의 답변은 간단하다는 말을 들었다. 내가 발견한 것은 사람이 아니었다. 놀이기구에 쓰이는 오디오 애니매트로닉스 캐릭터였고, 당시에는 공원 작업장의 기술자들이 캐릭터를 수리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 그냥 버렸다. 그편이 훨씬, 훨씬 저렴했다. ‘내부’ 세무상 손비 처리라던가, 그런 이야기였다.

나는 믿지 않았다.

“부검은 했습니까?” 나는 전화로 직원에게 물었다.

“인형을요?” 접수 직원이 웃었고, 곧 누군가가 조용히 하라고 했다. 그는 서둘러 “끊어야겠습니다”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나는 결국 그녀의 팔에 손을 댔을 때 어떤 감촉이었는지 기억했다.

따뜻했다.

• • • •

여러 해가 지난 뒤, 결혼하고 아이들도 생겼을 때 나는 가족을 데리고 왕국에 갔다. 이십 년 동안 다시 온 적이 없었고, 그곳은 예전과 달랐다. 적어도 나는 스스로에게 그렇게 말했다.

아내는 그 이야기를 알고 있었고 걱정했다.

“좀 어때?” 판타지랜드 II의 찻잔 놀이기구 옆에서 아내가 물었다. 백설공주 놀이기구는 여전히 달라진 것 없이 그 자리에 있었지만, 우리는 타지 않기로 합의해 두었다.

“괜찮아.”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되풀이했다. “괜찮아 . . . 괜찮아 . . . ”

내 목소리는 컸고, 그 안에서 뭔가 이상한 것이 들렸다. 떨림이 아니라, 좀 더 기계적인 무언가였다.

“정말 괜찮아, 키스?”

“괜찮아.” 나는 다시 말했고, 느닷없이 덧붙였다. “마귀할멈은 이제 그 애를 잡을 수 없어.”

어딘가에서, 내 머릿속인지 바깥인지 모를 곳에서 뚜렷한 딸깍거리는 소리가 났다. 하지만 제니퍼는 알아채지 못한 듯했고, 아니면 무시했다. 아내는 내 틱 증상을 알았다. 여러 해 전부터 알고 있었다.

“마귀할멈은 이제 그 애를 잡을 수 없어.” 나는 되풀이했다. 제니퍼는 나를 이상하게 바라보고 주위에 들은 사람이 없는지 살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고 아주 행복해하는 두 아이를 찻잔 놀이기구 앞의 긴 줄로 데려갔다. 그동안 나는 움직일 수가 없어 꼼짝도 하지 못한 채 서 있었고, 딸깍거리는 소리는 계속됐다.

이 이야기가 마음에 드셨나요? 다음 방법 중 하나로 저희를 후원해 주세요:

• 전자책 구매• 직접 구매 (ePub/Mobi/PDF)

• 아마존 (Kindle)

• 반스 앤드 노블 (Nook)

• 웨이틀리스 (ePub/Mobi)

• 애플 iBooks

• 코보 (ePub)

구독(Patreon)

PASS THE STORY ON

이 밤을 함께 읽어요.

XThreadsTelegramWhatsApp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