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시즘 시대의 사랑
진실은 변덕스러운 것이다. 여기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3.3K 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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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경고 ⤴
필사적으로 꺼지지 않으려 버티는 불꽃의 흔적. 금방이라도 산산이 무너져 내릴 듯한, 금이 간 유리창. 사체의 잔해를 먹는 파리. 먹잇감을 휘감는 거미. 꿈틀대는 벌레가 장화 밑에 짓눌리며 내는 축축한 으스러짐 소리. 벗어 던진 옷 위에 놓인 안경 하나. 용서라고는 모르는 얼음처럼 푸른 두 눈. 피투성이 주먹. 두 사람 안에는 깊이 잘못된 무언가가 배어 있었고, 그들은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조르주 보노는 누벨플랑드르를 발아래 두고 있었다. 단 한 남자만 제외하고. 그 남자를 빠져나가게 둔 것은 치명적인 실수였다—밤이 가장 깊은 시각, 자신의 집무실 문틈으로 스며들게 내버려둔 것. 그곳에서는 모든 것이 풀어헤쳐졌고, 쾌락주의와 순수 사이의 구분도 남아 있지 않았다. 퀴어보다 더 나쁜 무언가, 더 도착적이고 더 악의적인 무언가. 도덕이 한낱 권고에 지나지 않는 세계에서조차 그것은 노골적으로, 관음적으로 잘못되어 있었다. 그들은 알았고, 개의치 않았다.
조르주 보노가 가장 잘하는 일은 거짓말이다. 물론 남들에게도 그렇다—그것은 그 절박한 마을의 토대 자체였다. 거짓말을 양식 삼아 살아가는 굶주린 사람들의 무리.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는 자신에게 거짓말을 한다. 그는 곁에 누운 따뜻한 몸을 감히 쳐다보지 못했다—피와 내장으로 뒤덮인 손가락이 그 위를 미끄러질 때마다, 연약함을 숨결로 내뱉으며 오르내리는 흉곽을. 그것은 그의 나약함을, 아니, 공들여 쌓아 올린 거의 난공불락의 방벽 뒤에 숨은 진짜 자신을 입증하는 증거였다. 진실은 변덕스러운 것이다. 여기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갈비뼈의 우리라니—그 안에 붙잡혀 있을 때보다 더 자유로웠던 적이 없으니 얼마나 역설적인 이름인가. 물론, 자기 자신의 것은 아니지만.)
그는 그 이름을 입에 담을 수 없고, 갈라진 입술을 그 금빛 피부에 누를 수 없고, 갈망을 멈출 수 없다. 그는 영원히 갈망을 멈추지 못할 것이다. 모든 것을, 오직 자기 혼자만의 것으로.
⏮
.묵침
?래그 왜 이정표 .봐 좀 습모 네 ,사소맙 오
.묵침
.게줄 아받 을물욕목 에중나 가내 면러그 ?래을않 지먹 침아 서와 ?응 ,자하작시 께함 를루하 운다름아 이
.묵침
.네이양모 은싶 고있 더 금조 에대침 .랑사 내 ,나구었있 기거 ,아
…
❚❚
지난 몇 주는 보노가 예상했던 것보다, 아니, 인정하려 했던 것보다 더 힘겨웠다. 첫해는 총독에게 그토록 많은 것을 약속하는 듯했다. 그의 강철 같은 의지 앞에 굽히고, 아버지처럼 자애로운 통치 아래 보살핌을 받는 백성. 그는 자신의 영토를 하나의 유기적인 몸으로 그렸다. 마을 사람 하나하나가 장기의 일부를 이루고, 그 모두가 조화롭고 질서 잡힌 새로운 사회를 향해 힘쓰는 몸. 존재가 뒤늦게 덧붙인 무법의 잔여에서 태어난 문명. 그리고 그 모든 것의 중심에서, 프랭크는 마을의 뛰는 심장이었고 보노는 그 뇌였다.
프랭크는 열정이었다. 그는 욕망이었다. 그는 회춘이었다. 그는 이상적인 남자였으며, 모두가 되려고 애써야 할 유일한 존재였다. 쇠약해져 가는 누벨플랑드르의 몸을 이루는 나약하고 허약한 이들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곳은 병들어 기침하는 마을이었고, 부패는 그 본질과 토양과 주민들의 영혼 곳곳으로 번져 나갔다. 연약한 양 떼 속 단 한 명의 남자에 지나지 않는 프랭크가 마을의 병을 고칠 수 없다 해도, 적어도 그 정신을 달래고 가장 타락한 쾌락을 안겨 줄 수는 있을 터였다. 이것이 총독과 그의 전령 사이에 맺어진 암묵적인 계약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즐거움을 줄 때가 아니었다. 적어도 보노가 동의했던 조건으로는 그랬다. 얼어붙은 이 한순간, 보노는 자신과 그날 밤의 손님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매일 밤 자신의 소굴에서 익숙하게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싶어 하던 긴장이 아니었다. 두 사람 사이의 은밀하고 암묵적인 합의로 실현되는, 그토록 조급하게 고대하던 짐승 같은 몸싸움도 아니었다. 그곳에서, 자신이 빚어낸 존재를 단단히 움켜쥐고 있다고 믿었던 손아귀가 풀렸다. 먹잇감의 피부를 할퀴고 흉곽 사이로 두 손을 찔러 넣어도, 그 뛰는 심장을 찾지 못할 수 있었다. 그의 프랭크의 눈에는 분노가 없었다. 적어도 아직은. 불안과 한 줌의 답답함만이 있었다. 보노에게는 아직 상황의 주도권을 되찾을 시간이 있었다. 그를 먹어 치우기 전에 관심 있는 척할 시간이.
날짜: ii년 니보즈월 15일
총독 각하,
누벨플랑드르의 수확량에 관한 분기 보고를 드립니다. 아래는 일꾼들이 가져왔으며 집계가 완료된 내역입니다.
• 감자 756 kg. 이 중 663 kg이 식용에 적합한 것으로 판정됨;
• 파스닙 381 kg. 이 중 299 kg이 식용에 적합한 것으로 판정됨;
• 돼지감자 455 kg. 이 중 322 kg이 식용에 적합한 것으로 판정됨;
• 밀 520 kg. 이 중 311 kg이 식용에 적합한 것으로 판정됨;
• 당근 11 kg. 전량 식용 불가;
• 우유 15 l.
식량의 양으로 보아, 마을의 안전을 위해 어느 정도의 배급제가 필요할 것 같아 우려됩니다. 동료들에게는 이미 하루에 한 번 제공할, 비교적 충분한 양의 식사를 고안하도록 지시해 두었습니다. 감자 백 그램가량, 파스닙 35 그램, 돼지감자 50 그램과 빵 두 조각으로 구성해야 할 것입니다. 각하, 이 계획에 반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셔야 합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 모든 일이 외딴집에 사는 그 노파 때문이라는 소문이 벌써 퍼지고 있습니다.
뭐라고? 물론이지. 그래, 듣고 있어, 보노가 대답한다. 한 손이 젊은 남자의 목덜미 위를 유령처럼 스친다. 세월과 고된 일에 닳은, 거칠고 굳은살 박인 손끝이 지금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부드럽게 아래로 선을 그린다. 손가락이 프랭크의 셔츠 깃에 걸리자 아주 미세한 당김이 생긴다. 손가락이 방향을 바꾸고 손바닥도 합세하더니, 이제 보노는 옷감 아래에서 그의 어깨를 가볍게 주무른다. 전기가 흐르는 듯한 아릿함. 그의 손길을 뒤쫓는 소름. 보노는 프랭크를 바라보지만 보지는 않는다.
피부 위로 손을 끌어 움직이는 동안, 프랭크가 무슨 말을 하든 보노에게는 들어오지 않는다. 프랭크의 셔츠는 단추가 풀려 있어, 보노는 손이 그의 등을 따라 아래로 거닐게 둔다. 그 등은 매끄럽다. 흉하고 늙었으며 과거의 희미해져 가는 흉터가 남은 보노의 등과는 다르다. 망가진 화폭. 숨소리가 더 뚜렷해지고 가슴속에서는 일정한 북소리가 울리는 가운데, 보노의 손이 무언가를 찾는다—어쩌면 유대를.
프랭크가 다시 말을 하며 문서로 된 보고서를 읽어 주자, 보노는 더 가까이 몸을 기울인다. 들으려는 것이 아니라 보려는 것이다. 그는 말할 때 움직이는 입술을 지켜보며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빛이 후광처럼 윤곽을 비추는 동안, 그는 흐릿한 옆얼굴의 실루엣을 지켜본다. 꿈속에서는 그 남자의 얼굴이 또렷이 보인다. 자신의 수치스러운 처지에도, 서서히 닥쳐오는 실명에도 얽매이지 않고.
우습기도 하지. 그는 어떤 식으로든 늘 눈이 멀어 있었다. 어쩔 도리가 없었다.
꿈속에서 그들은 다른 어딘가에 있다. 자신들이 이곳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보노는 서로 떨어지는 순간 세상이 그를 끌고 가기라도 할 것처럼 가장 소중한 이의 피부를 움켜 할퀸다. 그를 품에 안는 것은 통째로 삼키기 위해서다. 그 몸과 영혼을 자기 것으로 소유하기 위해서다. 계절이 셀 수 없이 돌고 돌아도 두 사람은 서로의 품 안에 그대로, 움직임 없이 남는다. 모든 것이 고요하다. 어떤 것에도 답은 주어지지 않는다. 원자는 온전하고, 결합은 끊어지지 않는다. 그가 폐에 있는 힘을 모두 끌어모아 비명을 질러도, 소리는 나지 않는다.
조르주. 이봐, 듣고는 있는 거야? 조르주!
그리고 그는 견딜 수 없도록 비명을 지르고 싶다.
▶
시간 속에 멈춰 선 조그마한 집. 돌과 나무로 지은 소박한 건물. 이 안에서는 가장 순수한 형태의 사랑이 남긴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가까운 숲에서 꺾어 온 꽃들, 벽난로, 그린 초상화가 들어 있었을 액자들, 평생에 걸쳐 모은 잡동사니. 그 집의 침대에는 두 남자, 보노와 프랭크가 누워 있었을 것이다. 둘 다 깨어 있었겠지만, 일어난 지 오래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마을 전체의 가망 없는 운명을 걱정하며 괴로워할 필요가 없었으므로 둘 다 늦잠을 잤을 것이다. 보노는 먼저 나서서 상대를 위해 든든한 식사를 준비했을 것이다. 서로를 향한 사랑과 보살핌으로 가득한 작은 배려들이 일상이 된 두 사람에게, 그 다정한 행동도 그 일부가 되었을 것이다.

“여보, 아침 준비됐어!” 프랭크에게서는 아무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겠지만, 보노는 그답지 않은 침묵을 곧바로 알아차리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보다는 마침내 보금자리라고 부를 수 있게 되었을 이곳을 찬찬히 바라보았을 것이다. 그런 다음 흡족한 미소를 띠고 부엌 창가에 서서 지평선을 바라보았을 것이다. 변함없이 너무도 푸르고, 너무도 구름 한 점 없고, 너무도 해가 없으면서도 여전히 빛으로 가득한 정지된 하늘은 외면한 채, 그는 집 주변의 장엄한 자연에 경탄했을 것이다. 꽃들이 피어나고, 풀은 누벨플랑드르에서보다 푸르며, 숲은 더없이 즙 많은 과일로 가득하고, 그들만의 텃밭은 신에게 버림받은 그 정착지에서 보았던 그 무엇보다 비옥했을 것이다. 바로 그곳에서 보노는, 죽음이 자신과 프랭크를 갈라놓을 때까지 누렸을 행복한 나날을 위해서라면 백성을 배신한 보람이 있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였을 것이다.
…
“아, 거기 있었구나, 내 사랑. 침대에 조금 더 있고 싶은 모양이네.”
침묵.
“이 아름다운 하루를 함께 시작하자, 응? 와서 아침 먹지 않을래? 그러면 내가 나중에 목욕물을 받아 줄게.”
침묵.
“오 맙소사, 네 모습 좀 봐. 표정이 왜 그래?”
침묵.
여전히 생각에 잠겨 있던 보노는 프랭크가 아직도 아침을 먹으러 오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식사는 식었을 것이고, 희미한 걱정이 평온한 마음을 흐트러뜨렸을 것이다. 보노는 프랭크의 명랑한 활력과 자신만만한 태도, 사교적인 성품을 떠올렸을 것이다. 진정한 민중의 사람이 아닌가! 그의 침묵은 그 모습과 대조를 이루었을 것이고, 그 때문에 보노는 두 사람의 부부 침실로 그를 찾아갔을 것이다.
그가 방에 들어섰을 때, 아무 감정도 드러내지 않는 프랭크의 시신 옆 구석에는 카메라를 든 형체 하나가 서 있었을 것이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깨달음에 사로잡혀 그 자리에 얼어붙은 보노를 렌즈가 응시했을 것이다. 정확히 무엇인지는 그 순간 보노도 알지 못했겠지만, 이 현실에는 균열이 생겨 있었다.
주변의 선명한 색채는 시시각각 빛이 바래고, 그가 평생의 사랑을 위해 요리한 접시에는 곰팡이가 피어날 것이다. 그의 시야는 갑자기 흐려질 것이다. 삶의 어떤 기적이 그를 점점 쇠약하게 만드는 역겨운 장애를 치료해 주기라도 한 듯, 그때까지 줄곧 선명하게 보였다는 사실도 알아차리지 못한 채. 날카로운 윙윙거림이 그의 감각을 압도할 것이다. 그는 뒤로 물러나 벽에 몸을 기댈 테지만, 집의 벽 네 면이 모두 무너져 내리면서 그가 극장 한가운데 서 있다는 사실이 드러날 것이다. 맞은편에서는 수백 명의 형체가 저마다 카메라를 그에게 겨눈 채 눈물 어린 그의 연기에 박수를 보낼 것이다.
그곳에서 보노는 공황에 사로잡혀 침실에서 유일하게 남은 문으로 달려갔다가, 침실 바로 바깥 복도에 놓인 안경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몇 년 전 자신이 했던 선택을 떠올릴 것이다. 자기 보존보다 열정을 좇았던 일, 자신의 욕망을, 그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이 환상을 좇았던 일을. 그러고는 이 상상의 산물이 저절로 무너져 내리고 있다는 것을, 그 모든 기쁨의 세월이 거짓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감각이 없어진 얼굴을 손으로 더듬다 코에서 피가 흐르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저지른 일들이 더 떠오를 것이다.
어쩌면 이 허구는 그들의 진실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누벨플랑드르에서 꿈은 짓뭉개져 돼지들에게 던져지기 위해 존재하며, 그 돼지들은 노동자들의 하루치 영양분이 되었다가, 다시 밭의 비료가 된다.
⟲
프랭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보노와 눈높이를 맞춘다. 보노는 멍한 상태에서 깨어나 손을 거둔다. 프랭크는 자신이 진지하다며, 자기가 정말 하려는 말에 귀를 기울이라고 말한다.
프랭크는 마을이 얼마나 망가졌는지, 주민들이 어떤 처지인지 이야기한다. 이곳에 와서 굶주리다 죽으면서도 다른 삶이 있다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들. 거짓말도 연기도 이제 지긋지긋하다고 말한다. 멀리 떠나고 싶다고, 숨통이 조이거나 의무에 발목 잡히지 않을 곳으로, 보노와 단둘이 가고 싶다고 말한다. 그 말들이 보노를 스치며 어지러이 몰아치고, 보노는 이를 악문다.
그럴 수 없다는 거 알잖아. 보노가 그를 노려본다.
프랭크가 왜냐고 묻는다.
이유는 알잖아. 계약 위반이야. 우리 사이에는 합의가—
프랭크는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한다. 그가 보노를 조롱하기 시작한다. ‘계약 위반’이시란다! 언제나 계약, 합의, 거래 타령이지. 내가 이 모든 것에 진절머리가 나는 이유가 바로 그거야, 알아? 나를 봐라, 나는 총독님이시다, 너희는 내 말을 들어야 하고 내 계약을 따라야 한다, 안 그러면 죽는다. 따르지 않으면 어차피 죽는다…… 미안해. 씨발. 난 그냥—여기서 죽고 싶지 않아.
프랭크가 두 손에 얼굴을 묻는다. 보노는 본능적으로 그를 안으려 손을 뻗지만, 프랭크가 밀쳐 내자 뒤로 비틀거린다.
한 번만이라도 솔직하게 말해 봐. 프랭크가 그를 올려다보며 말한다. 네가 정말 원하는 게 뭐야?
너를 아프게 하고, 피 흘리게 하고, 네가 내 소유라는 걸 일깨워 주는 것. 다시는 이런 어리석은 생각을 하지 못하게. 침묵.
그가 말을 잇는다. 박아 댈 몸뚱이? 두들겨 팰 애완동물? 망가뜨릴 장난감? 넌 뭔가를 망가뜨리는 게 좋지? 그러면서 고치는 법은 하나도 모르잖아.
보노는 차갑게,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말을 이어 가는 프랭크의 얼굴에는 상처받은 기색이 역력하다.
네가 아무 문제도 없는 척할 때, 네가 나를 그만큼 멍청하게 본다는 걸 깨닫는 기분이 얼마나 끔찍한지 알아?
프랭크가 그를 더 뒤로 밀친다. 보노는 입을 벌리지만 아무 말도 나오지 않는다.
그러니까—난 그냥—이해가 안 돼. 그가 말한다. 넌 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 나를 대하는 게—그 사람들한테 거짓말하는 것처럼 나한테도 거짓말하잖아. 그가 창밖 어딘가를 손짓으로 가리킨다.
나도 그 사람들 중 하나인 거야. 네가 거느린 예쁘고 어린 것들 중 다른 하나로 나를 갈아치워도 달라질 건 없겠지. 그러니 네가 왜 그렇게까지 나를 붙잡으려는지 정말 모르겠어. 정말로. 말 좀 해 봐, 응? 총독님, 말해 보시라고.
갑자기 그의 입꼬리가 올라가며 미소가 번진다.
아, 알겠다—넌 무서운 거구나, 이 빌어먹을 마을 사람들이 알아챌까 봐, 네가—
보노가 프랭크의 얼굴을 후려치자 안경이 바닥으로 떨어지며 달그락거린다.
그러자 두 남자는 서로에게 기어오르고 할퀴며 격렬한 광란에 휩싸인다. 욕설이 벽에 부딪혀 울리고, 몸이 나뒹굴며 쿵 소리를 낼 때마다 낡은 가구들이 덜컹거린다. 그 광경에는 아름다운 구석이라고는 없는데도, 아드레날린과 흘린 피가 빚어낸 전기 불꽃이 두 사람 사이에서 튀는 듯하다. 육욕과 피학성에서 오는 쾌감 비슷한 것이 이 방에 감돌고, 두 연인은 고양된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끝내 보노가 프랭크의 두 손목을 움켜쥔다. 승리, 그만한 짐승에게 기대할 법한 결과다. 그는 프랭크가 몸부림치며 욕하는 모습을 잠시 지켜보다가 멈춘다. 보노의 코에서 흐르는 피가 프랭크의 속옷을 붉게 물들이지만, 서로에게 시선을 고정한 두 사람은 알아차리지 못한다. 보노가 손아귀의 힘을 풀자 프랭크는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그가 문 쪽으로 절뚝거리며 걸어간다. 보노는 머릿속에서 무언가 폭발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가지 마, 보노는 생각한다. 가지 마, 그가 속삭인다.
프랭크가 돌아서서, 이제 제 앞에 무릎을 꿇은 보노의 눈을 들여다본다.
보노가 같은 말을 되풀이한다. 가지 마…… 난……
네가 필요해.
난—
보노가 기침으로 토해 낸 축축한 장기 하나가 두 남자 사이의 바닥에 철퍽 떨어진다. 그것은 제 붉은 웅덩이에 누워 필사적으로 경련한다. 아, 그래, 심장이다. 이제 이렇게 드러난 채, 오직 그의 사랑만이 볼 수 있도록. 그들은 차갑고 단단한 바닥 위에서 그 가련한 장기가 맥동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보노는 자신이 당장이라도 죽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프랭크가 미소 짓는다.
남의 고통에서 오는 쾌감.
입술이 부딪치고, 뒤섞이고, 하나로 녹아들려 한다. 프랭크는 보노의 입가에 남은 피를 맛본다. 어쩌면 그는 이런 모습의 보노를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진짜 절박함을 고스란히 내보이는 모습. 눈 속에 동시에 깃든 갈망과 수치심. 그래, 맞아, 프랭크는 입을 맞추는 사이사이 생각한다. 넌 내 앞에서 무너지려고 여기에 있는 거야.
보노에게서 또 한 번 소리 없는 비명이 터진다. 아, 그럴 수만 있다면—
그럴 수만—
만신창이가 된 나머지 내장도 쏟아 낼 수만 있다면. 하고자 하는 말을 할 수만 있다면. 그를 안고, 자신만의 것으로 삼기를 얼마나 절실히 필요로 하고, 갈구하고, 열망하는지 인간의 언어로나마 표현할 수 있다면.
말할 것인가, 죽을 것인가? (그는 차라리……)

뜨거운 숨결을 주고받는 소리 말고는 방 안이 고요하다. 속삭이는 명령. 잦아드는 촛불. 뱀처럼 얽힌 팔다리. 공기가 위험하다. 이 방에서 파시즘이 태어난다.

텔레파시. 보노는 말하지 않고 말하고 싶다.
왜 꼭 나를 아프게 해야 해, 내 사랑? 네가 떠나 버릴 거라는 생각만큼 나를 죽이는 건 없어. 너를 위해서라면 불에 탈 수도 있다는 걸 알잖아. 네가 내키는 대로, 나는 사람을 죽일 수도 있어. 다 빌어먹으라지. 내가 어질러 놓은 걸 치우려다가 유리 조각에 손을 베었던 때를 기억해? 화가 나서 그 창문을 깨뜨렸지만, 너한테 화가 났던 건 아니야. 나는 너한테는 절대로 화낼 수 없어. 피 흘리는 네 손바닥을 내 손바닥에 맞대고 싶었어. 우리의 피가 하나로 섞이게, 우리가 서로의 일부가 되게 하고 싶었어. 세상의 그 무엇도 내게서 너를 빼앗아 가게 두지 않을 거야. 네 상처를 핥아 줄 텐데. 네 고통을 삼켜 줄 텐데. 나에게, 오직 나에게만 속하고 싶지 않아? 넌 모든 걸 가질 수 있어. 내가 모든 걸 줄 수 있어. 가지 마. 사랑해.

하지만 그의 세계에서 텔레파시는 실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모든 것이 끝나고, 나눌 감각이 더는 남아 있지 않을 때, 우리는 여기, 다시 처음으로 돌아온다. 조르주 보노, 그가 더럽힌 몸 곁에. 이제 그 몸은 너무나 차갑다. 침대는 두 사람이 함께 눕기에는 너무 작다. 그의 입은 말라 있고, 해야 할 말은 너무나 많지만 영영 입 밖으로 나오지 않을 것이다.
조르주 보노는 홀로 깨어나 자신의 마을, 자신의 사람들을 맞이할 것이다. 아침이 오면 배신도 찾아올 것임을 그는 안다.

세계는 열기의 리듬, 춤추는 불길의 리듬에 맞춰 나타났다 사라지며 맥동한다. 의식이 타닥거리며 살아나고, 그와 함께 살을 태우는 듯한 고통이 찾아온다. 눈을 뜬 남자는 붉고 금빛인 불길을 본다. 격노한, 용서 없는 불길을.
그의 맞은편에 시신이 하나 있다.
그는 울부짖지만 소리가 없고, 시신도 잠잠하다. 세계는 영원히 불타며 무너진다. 그가 몸에 남은 모든 감각을 쥐어짜 제 연인, 제 사랑에게 조금씩 다가가려 애쓰는 동안, 불도 그와 함께 고통에 울부짖는 듯하다. 그는 처참하게 훼손된 제 몸을 돌아볼 생각도 없고, 지옥불이 자신을 향해 아가리를 벌릴 때 울리는 고통 어린 비명에도 신경 쓰지 않는다.
이제 그의 품 안에, 모든 것의 끝이 있다. 시신의 두 눈은 감겨 있지만, 세 번째 눈은 열린 채 피를 흘린다. 남자의 손가락이 닿을 듯 말 듯 그 얼굴 위를 맴돈다. 이마에 총알만 한 구멍이 뻥 뚫려 있는 것 말고는 얼굴에 흠이 없다. 그가 그 얼굴을 애도하고, 울부짖는 불도 그러는 듯하다. 세상은 우리처럼 아름다운 사람들을 위한 곳이 아니야.
아니, 시신이 말없이 말한다.
언제부터 네가 아름다웠지? 그런 말은…… 능력 있고 타고난 게 넉넉한 사람들에게나 어울리지. 그런데 말이야, 내 사랑, 네 꼴을 좀 봐! 불길이 타닥거리는 가운데 시신이 웃는다. 솔직히 넌 역겨워! 지금도 그렇지만, 넌 늘 혐오스러웠잖아? 분명 오래전에 깨달았을 텐데.
남자가 시신에게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시신은 그를 무시한다.
나를 봐, 네가 나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보라고. 눈 돌리지 마. 네 손, 네 살은 죄를 짓도록 만들어졌어. 나를 봐.
남자는 세 번째 눈을 들여다보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새로 맺힌 눈물이 시신의 얼굴 위로 떨어진다.
넌 그 사람이 아니야, 그가 시신에게 말한다.
그래, 아니지. 나는 너야, 내 사랑, 시신이 대답한다. 네가 보고 있는 것, 그게 네게 어떤 의미든, 그건 죽었어. 이렇게 될 운명이었던 거잖아, 안 그래? 너만 빼고 전부 죽었어.
그리고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남는 것은 그것이 전부다. 남자 하나, 시신 하나, 그리고 아무것도 없음.
글
CamaradeAlbab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