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 0.5 - "수중 폐소공포 의무실"
⚠️ 콘텐츠 경고 ⤴
글: 퍼시 간 - 백룸 레벨 평론가
게시일: 02/08/2026
체험일: 23/01/2026
생존 등급 3
자원: 2/5 식량을 찾기 어려움
탈출: 3/5 탈출하기 어려움
환경: 4/5 극심한 환경적 위험
엔티티: 2/5 일부 적대적 존재가 있음
이곳은 내가 레벨 0의 정전 구역에서 발견한 쓰레기 같은 하위 레벨이다. 여기로 돌아가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아직도 밤이면 그곳을 생각하며 잠들지 못한다. 어느 복도를 들여다보든 그곳의 복도가 보이고, 샤워를 할 때마다 그 물이 다리에 닿는 감촉이 느껴진다. 이 후기로 딱 한 번만 경고하겠다. 이곳에는 가까이 가지 마라.
'여기에 너무 오래 있었어… 이제는 그 빌어먹을 윙윙거리는 소리가 그리울 지경이야. 지금 머릿속에 새겨진 건 더러운 물이 똑똑 떨어지며 울리는 소리와 다리로 물을 헤치고 나갈 때 크게 철벅거리는 소리밖에 없어. 하반신은 검게 변했고 완전히 퉁퉁 불었어. 어디든 조금만 스쳐도 피부가 찢어져. 머리가 물속으로 잠기니까 잠깐 쉬면서 잠을 잘 수도 없어. 이렇게 무력하고 지친 적은 한 번도 없었어. 정말로 쉴 방법이 전혀 없어. 누군가 와서 구해 줬으면 좋겠어. 하지만 난 혼자야… 나를 통째로 삼켜 버린 이 복도에 혼자 있어.'
~ 침수 통로의 물 위에 떠다니던 일기에서 발견한 기록.
나는 그곳에 꼬박 일주일 동안 갇혀 있었다. 처음 이곳으로 노클립해 들어오자마자 겪기에는 너무나 끔찍한 경험이었다. 하루 종일 컴퓨터로 일하고 그 앞에서 잠들었는데, 자는 동안 노클립해서 눈을 떠 보니 레벨 0이었다. 처음 정신이 들었을 때는 자각몽을 꾸는 줄 알았다. 아니라는 걸 깨닫기 전까지는. 끝없이 이어지는 노란 방들에 하루쯤 갇혀 있다가 얼마 후 정전 구역을 발견했다. 그 빌어먹을 시끄러운 조명도 사라지고 어둠 속에 혼자 있으니 거의 평온하기까지 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로 탈출하기가 얼마나 힘들지 깨닫기 전까지는. 그곳에 갇혀 있던 나는 익숙한 윙윙거림에 이끌려 수중 폐소공포 의무실로 들어갔다. 그곳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발견했는데, 안에서 무엇이 기다리는지 알았다면 절대 그 계단을 내려가지 않았을 것이다.
침수 통로

수많은 복도 중 하나
1 - 3일 차 — 입구
이 레벨에서는 젖어서 곰팡이가 핀 빨랫감과 화학약품 보관장 안쪽의 악취가 났다. 얼마나 지독한지 처음 며칠 만에 부비동염에 걸렸다. 벽지는 레벨 0과 같았지만 더 보기 흉한 옅은 크림색이었고, 물 아래쪽에서는 가닥가닥 벗겨져 있었다. 물은 무릎 높이였고 너무 더러워서 바닥이 보이지 않았다. 갈색 물 위에 기름처럼 보이는 얼룩이 떠다녔다. 조명은 짧은 파란색 직사각형 모양으로 천장 곳곳에 달려 있었고, 수시로 불꽃이 튀는 해진 전선에 매달려 있었다. 그중 하나가 물속으로 늘어져 나를 죽일까 봐 내내 겁에 질려 있었다. 첫날이 지나자 레벨 0의 윙윙거림이 그리워졌다. 그 복도에 울려 퍼지는 메아리는 귀가 먹먹할 만큼 컸고, 나중에는 물속에서 다리를 움직이는 소리에도 귀가 아팠다.
나는 이 하위 레벨의 초입에서 사흘 동안 길을 잃고 헤맸다. 그 사흘 내내 한숨도 못 잤다. 출구를 찾겠다는 생각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도 몰랐다. 너무 피곤해서 하수 같은 물속에 그냥 주저앉아 벽에 축 늘어져 기댔는데, 코만 간신히 물 위로 나왔다. 그 빌어먹을 레벨은 잠을 자면서 숨 쉬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차갑고 더러운 물속에서는 잠들기도 어려웠고, 잠들더라도 오래 가지 못했다. 눈을 뜨니 머리가 물속에 잠겨 있었고, 나는 최대한 빨리 일어섰다. 그다음 날은 구토가 멈추지 않았다. 물속에 있던 바이러스나 세균 때문이었을 것이다. 결국 구토로 탈수가 너무 심해져 입술을 움직일 때마다 갈라졌다. 물이 너무 마시고 싶어서, 그토록 오염되고 갈색인 늪 같은 물조차 이상하게 구미가 당겼다.
'처음 그곳을 발견했을 때는 0보다 훨씬 더 끔찍할 줄 몰랐어요. 그곳은 조용한 윙윙거림과 낮아진 습도로 사람을 서서히 길들여요. 정전 구역에서 벗어날 길도 내주고요. 나중에는 0보다 더 싫어졌어요. 복도에서 나는 소리만으로도 사람이 미칠 수 있다는 게 기가 막혔죠.'
~ M.E.G. 요원 - 마이클 로버츠.
4일 차
레벨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벽지가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보기 흉한 나무 벽이 드러났는데, 목재에는 벌레 먹은 사과처럼 깊은 구멍이 파이도록 썩은 부분들이 있었다. 조명은 더 길쭉한 모양으로 바뀌었고, 레벨 0처럼 매달린 천장 타일에 부착되어 있었다. 간식이 실린 카트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나는 신이 나서 주머니와 입에 간식을 쑤셔 넣었다. 벽에 등을 대고 반대쪽 벽에 발을 댄 채 조금씩 올라가 천장 타일을 통과해 천장 안으로 기어들어 가려고 했지만, 공간이 너무 좁아서 실패했다.
병원
5일 차
복도 끝에서 턱을 발견했다. 그 너머에는 새로운 구역이 있었고, 나는 그 발견이 더없이 반가웠다. 달라진 건축 양식이 눈에 들어오는 느낌은 처음 안경을 썼을 때처럼 황홀했다. 병원은 정말 지독하게 더러웠다. 바닥에는 기름때가 끼어 있었고, 천장 타일은 제자리를 벗어나 있었으며, 잔해가 길을 막고 썩은 살 냄새가 사방에 가득했다. 하지만 앞선 구역에서 그렇게 오래 지내고 나니 디즈니랜드나 다름없었다. 가장 반가운 건 침대였다. 수중 폐소공포 의무실에 들어온 뒤로 잠조차 못 잤기에, 축축하고 나프탈렌 냄새가 나는 침대였어도 백룸에 온 이래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병원 안에서도 유독 심하게 망가진 방
6일 차 — 익사자
잠든 방의 문을 순전히 우연히 잠가 둔 것은 행운이었다. 문을 거세게 두드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기 때문이다. 문이 불규칙하게 흔들리고 덜컹거리는 동안 나는 뒷걸음질로 방구석까지 물러났다. 너무 무서워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엔티티를 마주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곳에 있는 내내 서서히 쌓여 가던 두려움이 그 순간 한꺼번에 끓어올랐다. 나는 이 세상이 아닌 어딘가에 갇혀 있었다. 문 반대편에서 물을 배수구로 쏟아 버릴 때처럼 꾸르륵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마침내 문 두드리는 소리가 멎자 안도했고, 조심스럽게 문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알고 보니 놈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놈은 거의 젤라틴 같았다. 형태는 인간과 비슷했지만 본질은 인간과 거리가 멀었다. 얼굴은 뇌졸중이라도 온 것처럼 축 처져 있었고, 다리는 바닥을 미끄러져 다니는 덩어리에 불과했다. 내가 뒷걸음질 치자 놈은 꾸르륵거리며 팔을 뻗고 나를 향해 느릿느릿 미끄러져 오기 시작했다. 나는 복도를 달렸고, 놈은 보통 사람의 걸음보다 조금 빠른 속도로 따라왔다. 처음에는 맥이 빠진다고 생각했다. 놈은 그 끝없는 병원의 복도에서 몇 시간 동안 나를 쫓아다니며, 나를 향해 절박하게 숨이 막히는 소리를 냈다. 몇 번이나 달려서 도망쳤는데도 익사자는 매번 따라붙었다. 오랫동안 모습을 보지 못했을 때조차 내가 어디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아마 백룸식 불멸의 달팽이였던 모양이다. 몇 시간씩 걸으니 너무 지쳤지만, 속도를 늦추면 잡힐 터라 그럴 수도 없었다. 입은 바짝 말랐고 침수 통로로 들어가는 입구만 쉬지 않고 거듭 발견했지만, 그 쓰레기 같은 곳으로 돌아갈 생각은 없었다. 결국 긴 복도 끝에 다다르자 침수 통로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레벨이 역겨운 장난이라도 치는 것 같았다. 뒤돌아보니 익사자가 길을 막고 있었다. 여전히 꾸르륵거리며 달팽이처럼 나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혼자 욕을 내뱉고는 결국 체념한 채 차갑게 고인 물속으로 다시 뛰어들었다. 익사자도 나를 따라 들어왔지만, 물에 닿자마자 비명을 지르더니 빌어먹을 스파이더맨 3의 샌드맨처럼 걸쭉한 반죽이 되어 녹아내렸다.
나는 복도를 되짚어 병원으로 돌아가 턱 위로 올라선 뒤, 탈진해서 곧바로 쓰러졌다. 몇 시간 동안 쉬지도 않고 그놈을 떼어 내려고 애썼던 터라 놈이 죽은 것을 보니 안도감이 들었다.
'익사자는 먹잇감을 천천히 쫓으며, 둘 사이의 거리와 관계없이 먹잇감이 어디 있는지 항상 알고 있다. 이 엔티티가 따라잡기를 바라는 게 아니라면 먹잇감에게는 멈춰서 쉴 틈이 없으며, 결국 탈진해 의식을 잃거나 포기하고 놈의 먹이가 된다.'
~ GPD - 익사자.
7 - 8일 차
그 뒤 며칠 동안 내가 기대하는 건 꿈을 꾸는 일뿐이었다. 잠깐이라도 잠들려고 일부러 숨을 참거나 머리를 부딪쳐 기절했다. 잠들 때마다 꿈이라는 것을 알았고, 실제로는 여전히 그곳 바닥이나 어느 병원 침대에 정신을 잃고 누워 있다는 것도 알았다. 하지만 그곳에서 나갈 길을 찾으리라는 희망은 버린 지 오래였고, 자는 동안 무언가 나를 공격하든 스스로 뇌를 손상시키든 상관없었다. 집에 있는 꿈을 꿨다. 젠장, 일하는 꿈까지 꿨다. 때로는 꿈속에서 사과나무 앞에 누워, 다시는 볼 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햇빛과 평온함을 그저 만끽했다. 진짜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그곳에서 가족과 이야기를 나눴다. 내가 실제로 처한 고립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고 싶어서였다. 그들은 나와 동떨어져 있었고 실제 가족과는 전혀 달랐다. 얼굴조차 가족의 얼굴이 아니었다.
억지로 기절하려고 애쓰거나 무의식 속 현실에 잠겨 있지 않을 때면, 나는 건성으로 식량과 물을 찾아다녔다. 그것들을 발견하면 실망스럽기까지 했지만 억지로 먹고 마셨다. 상상 속 관객이 내가 실패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장면만 머릿속에 떠올랐기 때문이다. 나는 살아남았다. 하지만 분명히 말해 두겠다. 그곳에서는 정말로 익사자에게 잡혀 주거나 하루쯤 물 마시기를 거르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
9일 차 — 출구
9일 차에 금속 격자로 된 계단을 발견했다. 계단은 고요하고 차가운 주차장, 레벨 1로 내려가고 있었다. 기뻐하지도 못했다. 안도감이 너무 커서 숨도 쉬지 못한 채 그저 무릎을 꿇었다. M.E.G. 사람 몇 명이 정신을 잃고 바닥에 누워 있던 나를 발견했다. 나는 너무 정신이 없어서 몸에 어떤 상처가 났는지도 몰랐다. 다리는 체액이 찬 물집과 병변으로 뒤덮였고, 온몸에는 감염된 열상이 나 있었다. 의사들은 하루만 더 방치했다면 패혈증이 와서 십중팔구 죽었을 거라고 했다.

나의 분홍 양, 나의 색이 다른 포켓몬, 나의 네잎클로버.
그곳에 있을 때는 꿈만이 그곳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 줬지만, 이제는 그곳이 꿈속까지 따라온다. 매일 밤 나는 그 복도에, 그 병원에 있다. 몇 달이 지났는데도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 이제 그만 불평해야 한다고, 그만 생각해야 한다고 스스로 되뇌지만, 괜찮게 보낸 날조차 잠이 들면 그곳은 기어코 다시 나를 찾아온다. 리뷰 페이지를 시작하고 이곳에서의 새 삶을 고향에서 살던 삶과 최대한 비슷하게 꾸리려 애쓰면, 식은땀도 끈질긴 악몽도 멎기를 바랐다. 자, 여러분, 이렇게 다 털어놓았다. 내 고생담을 재미있게 읽었기를, 그리고 이곳을 찾아 나서지 말라는 경고를 새겨들었기를 바란다.
다시 갈 수 있다고 해도 100백만 년이 지나도록 절대 가지 않을 것이다(이미 충분히 분명하지 않았다면 말이다). 출구는 믿기 어려울 만큼 찾기 힘들고, 그 으스스한 분위기는 느리지만 확실하게 나를 좀먹었다. 알파 기지의 M.E.G. 직원 몇 명에게 이 레벨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더니, 출구를 몇 군데 더 알려 주었다.
'오랫동안 갇혀 있던 레벨에서 출구를 찾으면 얼마나 기쁠 수 있는지 상상도 못 할 거예요. 레벨의 첫 번째 구역에 고인 물에서 이상하리만큼 맑은 부분을 찾았던 기억이 나요. 그 부분은 더 따뜻했고 염소 냄새도 났어요. 머리를 물속에 넣었다가 다시 내밀었더니 레벨 37에 와 있었어요.'
~ M.E.G. 연구원 - 보니 맥레이.
'한동안 걷다 보니, 어느새 병원이 레벨 109로 바뀌어 있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저를 잡아먹으려 드는 하운드와 마주친 게 반갑기까지 할 정도였죠.'
~ M.E.G. 요원 - 마이클 로버츠.
M.E.G. 공지
레벨 0.5 - "수중 폐소공포 병동"은 23/01/2026에 발견되었다. 발견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전까지 이 레벨을 탈출한 사람이 없었던 것인지 아니면 새로 생긴 레벨인지 의문이 제기된다. 아무도 이곳을 탈출하지 못했을 가능성은 낮다. 그럴 만큼 탈출이 어렵지는 않기 때문이다(이곳에 대한 새로운 보고가 갑자기 쏟아지고 있다는 점도 있다). 앨리슨 브라운 박사에 의해 새로운 레벨 생성 현상이 감지되었다는 가설이 널리 제기되고 있으며, 가까운 시일 내에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 레벨은 아직 연구되지 않았으므로 방문하거나 찾아 나서지 않기를 권고한다. 관련 정보를 알고 있다면 알파 기지로 연락해 주기 바란다. ~ M.E.G. - 레벨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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